5월 국내 전기차 판매 62.7% 급증
1~4월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도 34.6% 상승
배터리 사용량 증가에도 국내 배터리3사 점유율 하락세
서울 시내 한 쇼핑몰에 설치된 전기자동차 충전소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수요 둔화에 부딪친 국내외 전기차 수요가 신차 및 보급형 모델 등을 중심으로 다시 꿈틀대는 모양새다. 다만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수요 증대에도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1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등록된 신차 중 전기차는 전년 동월 대비 62.7% 급증한 2만1727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과 비교해도 26.2% 늘어난 수치다. 구체적으론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0% 늘어난 750대가 등록됐고, 올해 새로 출시된 기아 EV4와 무쏘 EV도 각각 1553대, 1166대가 팔리며 전월 대비 257.8%, 131.3%씩 판매가 늘었다.
특히 수입 전기차의 판매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신형 모델Y 주니퍼를 국내 출시한 테슬라는 지난달 6570대를 판매하며 전월 대비 354.0%, 전년 동월 대비 57.7%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를 국내 출시한 BYD도 지난 4월부터 출고를 시작한 지 두 달여 만에 누적 1066대를 판매했다. 아토3는 지난달 513대가 팔리며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세계적으로도 올해 전기차 시장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총 대수는 약 580만8000대로 전년 대비 약 34.6% 상승했다.
전기차가 배터리 업계의 주요 먹거리인 만큼,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도 같은 기간 늘어났다. 올해 1~4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308.5GWH로 전년 동기 대비 40.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성장세에도 국내 배터리 업계의 고민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커지는 파이에도 중국 업체들에 점유율을 내주고 있어서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올해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4.6%포인트 하락한 17.9%로 집계됐다.
중국 CATL와 BYD는 각각 38.1%, 17.3%로 점유율 1, 2위를 차지했다. 특히 CATL의 점유율은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았다.
내수 위주의 폐쇄형 생태계를 가져 특수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을 제외하더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1~4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하이브리드 포함)에서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5.1%포인트 하락한 39.0%를 기록했다.
CATL은 점유율 29.6%로 비중국권 시장에서도 1위를 수성했다.
LG엔솔(21.8%)과, SK온(10.1%), 삼성 SDI(7.8%)는 각각 2·3·4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기차 시장에서의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강세는 보급형 모델 등에 공급되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배터리에서 우위점이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은 결국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았던 전기차가 대중화되는 갈림길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국내 배터리 업계가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선 LFP, LMR등 가격 경쟁력 있는 배터리로 보급형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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