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비자물가지수 0.1% 내려
디플레 위기 속 소비정책 안먹혀
지난해 9월부터 꾸준히 경기부양책을 펴고 있는 중국에서 4개월 연속으로 물가 수준이 내려갔다. 이러한 상황에는 최근 중국 자동차 업계의 과도한 출혈 경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경제매체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9일 발표에서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0.1% 내려갔다고 알렸다. 이는 지난 3월과 4월(-0.1%)의 하락률과 같으며, 시장 전망치(-0.2%)보다는 작다.
중국의 CPI 상승률은 춘제(음력설) 소비 특수로 인해 지난 1월 0.5%를 기록했으나 2월에 0.7%를 기록했다. 중국 당국은 2월 수치가 춘제로 인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고 주장했으나 3~4월 상승률 역시 마이너스(-)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3.3% 내리며 3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하락폭은 4월(-2.7%)보다 0.6%p 커졌으며 시장 전망치(-3.2%)보다 컸다.
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디플레이션) 위기에 처한 중국은 소비재 '이구환신(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운동 등 다양한 소비 촉진 정책을 펴고 있지만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올해 미국과 무역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중국 내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면서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아울러 홍콩 투자사 핀포인트 자산운용의 지웨이장 회장은 CNBC를 통해 중국 자동차 업계의 출혈 경쟁을 지적했다. 비야디(BYD)를 비롯해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최근 대대적인 가격 할인에 나섰다. 지난 1년간 중국 시장에서 제품이 출시된 후 가격이 인하된 모델은 약 200종이며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4개월간 가격이 인하된 모델도 약 60종에 달한다. 자동차 기업들의 가격 전쟁은 5월 들어 더욱 격렬해져 이달까지 약 100종에 달하는 모델의 자동차 가격이 인하된 것으로 추산된다. 인하 폭은 넓게는 5만위안(약 950만원)이 넘는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제조업의 수익률은 지난 2017년 7.8%에서 지난해 4.4%로 떨어졌다. 지웨이장은 "자동차 분야의 가격 전쟁은 첨예한 경쟁이 가격을 떨어뜨리는 또 다른 신호"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중국의 수출 분야가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중국이 디플레이션과 싸우려면 중국 내 수요에 의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9일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지난 5월 수출액이 미국 달러 기준 지난해 동월 대비 4.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5%)보다는 낮은 수치다. 수입액은 같은 기간 3.4% 감소해 시장 전망치(0.9%) 대비 대폭 줄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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