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산지가격 작년보다 18%↑
산란계 고령화·조류독감 영향
여름 폭염에 생산량 더 줄 수도
고환율에 삼겹살 수입단가 상승
돼지고기 가격도 오름세 지속
최근 대표 서민식품인 계란과 삼겹살 가격이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가격 급등세가 최소 8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계란은 올여름 폭염과 산란계 사육면적 확대 등으로 구조적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와 산란계 농가 간 책임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계란 가격 올여름이 최대 고비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계란 가격 급등을 둘러싸고 담당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와 대한산란계협회가 책임소재를 두고 다투고 있다.
농식품부는 계란 가격 급등 원인에 대해 산란계 고령화,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질병 발생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를 주요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농식품부는 지난달 설명자료를 통해 "지난 3월 말부터 다수 농가에서 환절기 전염성 기관지염 등이 발생, 계란 생산량이 4~6%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농업관측 6월호' 보고서를 통해 계란 산지 가격이 특란 10개의 경우 최대 1950원으로 1년 전보다 18.5%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계란 유통구조에 문제가 있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산란계협회의 담합 여부도 조사할 예정이다.
반면 산란계협회는 최근 계란 가격 급등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안두영 대한산란계협회 회장은 "산지에서 농가가 판매하는 특란 30개들이 1판 가격은 6월 현재 5700원"이라며 "소비자가 구매하는 가격은 1판당 9000원이 넘는데 농가의 달걀 판매 수익률은 평균 4%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4만마리 미만 소규모 양계농가는 4%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산란계 사육면적 확대가 시행되면 계란 가격은 구조적인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 산란계의 마리당 사육면적을 기존 0.05㎡에서 0.075㎡로 50% 확대하는 정책을 준비 중이다. 2017년 유럽에서 발생한 '살충제 계란파동'의 후속 조치인 셈이다.
안 회장은 "2018년 도입된 산란계 사육면적 확대 규제가 오는 9월 시행 예정인데 기존 농가에 소급적용할 경우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헌법 13조 2항에 따른 불소급 원칙 위배로 헌법소원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올여름 폭염이 오면 산란율이 5~10% 내려갈 수 있어 계란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금겹살도 한동안 가격 상승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6월 축산 관측'에서 이달 돼지고기·소고기·계란 가격이 모두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6월 돼지 도매가격은 ㎏당 5900~6100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 평년 대비 8.9% 높은 수치이다. 농경연은 △도축 마릿수 감소 △국내산 가공용 원료육 수급 부족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삼겹살의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수입 단가가 높아졌고, 국내산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오른 측면도 있다.
특히 지난 4~5월은 야외활동이 늘면서 바비큐용 삼겹살 등 수요가 많은 시기였다. 올 5월까지 누적 돼지고기 수입량이 전년보다 12% 감소한 것도 공급 측면에서 가격 인상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해 대표 서민 먹거리들의 가격이 급등한 만큼 철저한 조사와 가격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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