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코픽스 소폭 하락 2.63%
시중銀 17일부터 변동금리에 반영
가계대출 풍선 효과 우려에 '고심'
주담대 모기지보험 중단 가능성도
당국, 부행장 소집 모니터링 주문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가 8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새 정부 출범 전후로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대출금리를 먼저 내렸다가는 특정 은행으로 가계대출이 쏠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은행의 예대금리차 문제를 거론함에 따라 추가 대출금리 인하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올해 순차적으로 완화한 비가격적 가계대출 제한 조치를 살펴볼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은행들이 늘어나는 가계대출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 비가격적 가계대출 방안을 다시 검토할 지 주목된다.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4월(연 2.70%)보다 0.07%p 낮은 2.63%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0.03%p 하락 이후 8개월째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2022년 6월(2.38%)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3.22%에서 3.14%로 0.08%p, 지난 2019년 6월 새로 도입된 '신잔액기준 코픽스'도 2.76%에서 2.71%로 0.05%p 각각 하락했다.
시중은행들은 17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에 이날 공개된 코픽스 금리를 반영할 계획이다. 은행들의 이날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3.38~5.93%에 형성돼 있다.
KB국민은행은 주담대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6개월)가 4.09∼5.49%에서 4.02∼5.42%로 0.07%p 낮아진다. 우리은행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6개월)도 4.01∼5.51%에서 3.94∼5.44%로 내린다.
금리인하기에 대출금리가 자연스럽게 내려가는 데다 이재명 정부가 은행법 개정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 대출금리로 가계대출 수요를 조절하는 것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하지만 강남권을 중심으로 불붙은 서울 아파트 거래가 마용성을 넘어 서울 강북권으로 확산되면서 은행들이 고민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약 6조원 증가한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12일까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약 2조원 급증하자 이날 전 은행권의 가계대출을 관리하는 부행장을 소집했다.
금융당국은 이 자리에서 은행별로 쏠림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은행별 비가격 자율조치를 통해 월별·분기별 모니터링를 강화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A은행 고위관계자는 "(연초에 세운) 관리계획 내에서 특정은행에 가계대출이 쏠리지 않게 잘 관리해달라"면서 "각 은행별로 (비가격적 조치가) 완화된 내용을 (가계대출 증가) 원인이 될 수 있으니까 다시 살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은행들은 대출금리 이외에 부동산 거래량 증가에 따른 가계대출 수요를 최대한 억누르기 위해서는 비가격적 가계대출 제한 방안을 다시 꺼낼지 고심하고 있다.
먼저 거론되는 것이 올해 은행들이 순차적으로 풀었던 주담대 모기지보험(MCI·MCG) 적용을 다시 중단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출한도를 줄일 수 있다.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도 다시 축소할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계약을 6월까지 하면 7월에 주담대를 받아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적용된다"며 "여름이 돼서도 가계대출이 계속 증가할 경우 비가격적 조치가 최선의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이주미 기자
gogosing@fnnews.com 박소현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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