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인기 자동차 모델 차이위신(蔡育辛, 29세)이 프로포폴 투여 후 혼수 상태에 빠져 19일 만에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사진=SNS]
[파이낸셜뉴스] 대만의 인기 자동차 모델 차이위신(蔡育辛, 29)이 프로포폴 투여 후 뇌사 상태에 빠져 있다 19일 만에 사망했다.
싱가포르 디지털뉴스플랫폼 머더십(mothership) 등 보도에 따르면 '차 모델계의 린즈링(대만 여배우)'이라 불리며 활동해온 그는 불면증 치료를 위해 5월 말경 비수술 진료기관을 찾았다. 그러나 마취제 오남용과 관리 부실로 인해 뇌사 판정을 받고 가족 결정에 따라 생명유지장치가 제거됐다.
사건은 타이베이에 위치한 '페어리 클리닉(Fairy Clinic)'에서 일어났다. 차이위신은 이곳에서 진정 목적의 정맥 마취제인 프로포폴을 투여받았다. 그러나 약물 투여 직후 심장이 멈추며 응급이송됐다. 병원에서는 이미 뇌사 상태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19일간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채 인공호흡기로 생명을 유지하다 6월 중순 공식 사망 선고를 받았다.
프로포폴은 짧은 작용시간과 빠른 회복으로 수술 마취 및 진정 시 사용되는 약물이나, 심박수 감소, 호흡억제, 저혈압, 심정지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다. 집중적인 생체 신호 감시 장비가 갖춰진 의료 환경(수술실 또는 중환자실)에서만 사용이 허용된다. 하지만 해당 병원에서는 이에 대한 기본적인 안전 기준이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담당 의사 우샤오후(吳劭虎)는 진술에서 "투여 중 외부 볼일로 자리를 비운 사이, 본인의 지시 없이 약물의 주입 속도가 증가했다"고 해명했다. 약물 주입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진 것이 직접적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건 발생 당시의 폐쇄회로(CC)TV 영상이 삭제된 사실까지 확인되면서 의료 과실 은폐 시도에 대한 수사도 병행 중이다.
'우유 주사'라는 별칭, 프로포폴 '정맥 마취제'
프로포폴은 빠른 진정 및 수면 유도 효과로 널리 사용되는 정맥 마취제로, 외과 수술, 내시경, 진단 시술 등에 단기간 의식 소실이 필요할 때 주로 활용된다. '우유 주사'라는 별칭처럼 흰색의 유탁액 형태로 투여되며 투약 후 수십 초 내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프로포폴은 호흡 억제, 혈압 저하, 심박수 감소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반드시 수술실이나 중환자실처럼 생체신호 감시 장비가 갖춰진 환경에서 전문의의 감독 하에 사용돼야 한다. 특히 대량 혹은 고속 투여 시 심정지, 뇌손상, 사망에 이를 수 있어 투여 속도는 물론 용량 관리가 중요하다.
국내에서도 프로포폴은 마약류관리법상 향정신성의약품(향정)으로 지정돼 있으며 의료목적 외 사용은 불법이다. 보건당국은 프로포폴의 중독성과 오남용 위험을 감안해 일반 진료나 미용 목적으로의 사용은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무분별한 투약 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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