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도 '에너지고속도로' 전략 핵심축으로 VPP 눈길
LG엔솔, 대명에너지 등 관련 수혜주에 관심 집중
테슬라 로고.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테슬라가 일본에서 가상발전소(VPP)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 흐름에 맞춰 한국도 VPP 산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중이며, 이재명 정부는 VPP를 ‘에너지고속도로’ 전략의 핵심 축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일본에서는 후요종합리스, 글로벌엔지니어링과 협력해 기업에 ‘파워월’이라는 가정용 배터리를 무상 제공하고, 원격으로 전력을 관리하는 VPP 사업을 전국 확대 중이다.
일본 정부는 VPP 확산을 지원하기 위해 2026 회계연도에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의 시장 내 매매를 촉진하는 제도적 프레임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전력 저장 기술의 상용화와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뒷받침으로 평가된다.
실제 일본 기업들도 VPP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도쿄전력 에너지 파트너는 종합상사 이토추, 에너지 회사 에네레스와 함께 가정용 축전지를 원격 제어하고 전력 공급을 조정하는 별도의 시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테슬라가 일본에서 추진 중인 VPP(가상발전소) 사업의 전국 확대는, 전기차 제조기업이 단순한 하드웨어 판매를 넘어 에너지 서비스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이는 전기차와 ESS 등 자사 제품을 기반으로 에너지 생산·저장·관리까지 통합하는 종합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상징하며,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 속에서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실제 테슬라 CEO 일론머스크는 자신의 회사가 분산형 전력 공급업체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이재명 정부는 VPP 기반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을 국가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에너지고속도로’라는 이름으로 고압직류 송전망과 VPP를 연계해 전국 인프라를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정부는 2029년까지 4조 384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VPP 통합 플랫폼 구축, ESS 인버터 안정화,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서해안 해상풍력처럼 특정 지역에 집중된 재생에너지를 고압 송전망으로 전국 산업단지 및 도시에 연결하고, 각 지역에서는 VPP를 통해 전력을 자급자족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RE100 산업단지 조성, 자가용 태양광·히트펌프 보급 확대, 녹색수소 실증사업 등도 함께 추진된다.
이같은 정책 방향에 맞춰 국내 기업들도 VPP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 LG에너지솔루션 △한전KDN △대명에너지 △GS에너지 등이 꼽힌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 제주 지역의 ESS 발전소를 통합 운영하며 VPP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저장된 전력을 실시간으로 조절하고,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줄이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향후 전국 단위의 ESS 연계를 통해 에너지 효율 극대화를 추진 중이다.
한전KDN 인공지능과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KDN VPP' 플랫폼을 개발해, 재생에너지·ESS·전기차 등 분산 자원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대명에너지는 태양광 및 풍력 발전소에서 생성된 전력을 예측하고, ESS와 연계해 VPP로 운영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GS에너지, 해줌 등과 함께 전략적 협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GS에너지는 에너지 유통과 발전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VPP 분야에 진출했다. ESS 기반의 전력 저장 기술과 연계해, 수요반응(DR)과 스마트 전력 거래 모델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대명에너지 등과의 협업을 통해 실증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슬라의 일본 내 VPP 전국 확대는 전 세계적으로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글로벌 기업인 GM, 포드, 구글 등도 vpp 사업을 추진 및 준비 중이다. 한국도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VPP를 새로운 에너지 산업의 중심축으로 키우고 있으며, 관련 기업들의 시장 진입도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라고 봤다. 이어 “앞으로 VPP가 한국의 차세대 에너지 인프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어 주목할 분야”라고 짚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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