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유학생 A씨는 교민 대피 지원을 받아 요르단으로 탈출한 뒤, 자신의 피란 과정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사진=유튜브 마땅한게없네 채널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교민과 유학생들의 피란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유학생이 자신의 탈출 과정을 담은 ‘브이로그 영상’을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세계 최초 전쟁 피란 브이로그'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이 영상을 올린 A씨는 자신을 이스라엘 대학에서 유학 중인 학생이라고 소개했다.
A씨는 영상을 통해 새벽의 공습 사이렌, 방공호 대피, 국경 탈출, 귀국 여정까지 직접 겪은 상황을 생생하게 담았다.
그는 "지난 13일 새벽 3시(현지 시각) 경보음에 잠에서 깨어 방공호로 향했다"라며 “기숙사 창밖으로 미사일이 떨어지는 장면을 직접 봤다. 하루 동안 경보 알림이 100번 넘게 울렸다”고 밝혔다.
이어 “그 시간대 사이렌이 울린 건 처음이었고,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느꼈다”고 했다.
A씨는 4개월 전 예약해 둔 6월 16일 항공편으로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이스라엘과 이란 간 긴장 고조로 인해 해당 항공편이 취소됐다.
이후 그는 이스라엘을 떠나기 위해 비행기표를 알아봤지만 비행기 티켓 가격이 치솟아 예매하지 못했다. 일부 티켓 가격은 900만원을 웃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이스라엘 한인회와 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인근 국가인 요르단까지 이동했다고 밝혔다.
A씨는 피란 당일 오전 6시 기숙사를 떠나 요르단행 버스에 올랐다. 그는 다른 교민들과 함께 이스라엘을 빠져나와 요르단 국경을 넘었고, 암만 시내의 한인 가정에서 하룻밤을 머물렀다.
이후 공항으로 이동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와 카타르 도하를 경유, 총 18시간 넘는 여정 끝에 한국 땅을 밟았다.
그는 “암만 공항에서 영상을 편집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정전이 발생해 비행기가 안 뜨는 줄 알고 너무 무서웠다”고 토로했다.
해당 브이로그 영상은 23일 오후 기준 조회 수 120만회를 넘어섰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브이로그에 미사일이 나오는 건 처음본다", “피란 브이로그라는 장르가 실존할 줄 몰랐다”, “부모님 마음은 얼마나 타들어갔을까”, “무사해서 다행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외교부에 따르면 22일 기준 이란에는 약 70명, 이스라엘에는 약 460명의 우리 국민이 각각 체류 중이다. 이스라엘과 이란에 체류 중인 일부 교민들은 정세가 악화하기 전 이미 자력으로 항공편 등을 통해 대피했거나 현재 남아 있는 우리 국민들도 임시로 거처를 옮기거나 추가로 대피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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