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21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뉴시스
이란은 난공불락이라는 신화가 깨졌다.
이스라엘이 13일(현지시간) 새벽 이란을 기습 공습하면서 이란이 뿌리까지 흔들렸다.
CNN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 수도 테헤란의 깊숙한 곳까지 폭격해 그동안 이란 정권이 공들여 쌓아온 난공불락의 신화를 산산조각 냈다고 전했다.
겉보기로는 이란이 성공적으로 막아낸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이란은 지난 12일에 걸친 공습전 속에서 이스라엘에 반격했고, 텔아비브 같은 주요 도시들에 상당한 타격을 주면서 28명의 목숨도 앗아갔다.
이란 내 반체제 인사들 사이에서도 이란의 반격이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이란은 군 수뇌부가 대거 사살되고, 심장부가 난도질당하면서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내부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바로 탄압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란 관영 파스 통신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이스라엘 용병’이라며 25일까지 700명을 체포했다.
중동의 최장수 권력자인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체면을 완전히 구겼다.
이란을 35년 넘게 통치했고, 2005년 이후 잇단 시위도 모두 물리쳤던 그였지만 이스라엘과 미국이 공습하는 동안 통신도 거의 끊긴 채 지하 벙커에 은신해 있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하메네이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해 24일부터 발효됐지만 아직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고 있다.
체면을 구긴 정권은 내부 단속과 체제 강화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란 책을 쓴 이란 전문가 아라시 아지지는 이란 사람들이 체제 경직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처받은 정권이 정치인들과 시민들의 운신의 폭을 더 좁히려 할 것으로 이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지지는 이란 정권의 탄압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도 이란 공격이 외려 보수파를 더 결속하게 만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서구와 이스라엘은 결코 신뢰할 수 없으며 협상은 그저 이란을 약화시키려는 전술이라는 믿음을 더 공고히 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들은 정권의 체제 수호 의지가 강화되고, 밑에서는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충돌하는 가운데 이란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지금은 단정할 수 없게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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