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들이 롯데, SK 등 대기업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을 줄줄이 하향조정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업황 전망이 악화하면서 실적 부진이 지속된 결과다.
26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이달 롯데건설,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대기업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향조정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5일 롯데알미늄 단기신용등급을 A2+에서 A20로 강등했다. 나신평은 전기차 캐즘에 따른 양극박 수요가 감소하고 해외 신규 공장의 낮은 수율 등으로 사업실적이 저하된 점 등이 강등 배경으로 꼽았다.
또 앞으로도 이러한 낮은 수준의 영업수익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등은 지난 18일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을 A+에서 A0 수준으로 하향조정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사업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점이 등급 하향의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대구 본동, 광주중앙공원 등 일부 지방 소재 진행 사업장의 미분양은 지속되면서 사업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권준성 나신평 연구원은 "롯데건설은 PF펀드 조성으로 PF유동화증권(잔액 2조원)의 만기가 2027년 3월까지 장기화됨에 따라 PF우발채무 차환위험에 대한 회사의 유동성 대응력은 이전대비 강화됐다"면서도 "다만, 잔여 PF 우발채무 관련해 금융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회사 자금 투입 가능성에 대해 지속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에서는 SK어드밴스드,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지오센트릭 등이 이달 줄줄이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조정되거나 등급이 하향됐다. 한국신용평가는 SK어드밴스드의 신용등급을 지난 25일 A-에서 BBB+로 강등했다. SK어드밴스드는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영업적자가 4년째 지속되고 있다.
한신평은 SK어드밴스드에 대해 "최근 중국의 미국산 프로판 관세 부과로 반사이익 수혜가 기대되지만, 누적된 신규 공급물량 수준을 고려하면 2027년 이후에나 수급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짚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9일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등급을 A0 수준을 유지했으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2024년 이후 전방 전기차 산업 판매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회사는 지난해 2910억원 규모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둔화된 실적이 단기간 내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의 등급(AA-) 전망도 17일 전방산업 부진으로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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