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가디언 “이상고온, 열섬으로 급증…서울시, 처리에 고민 중”
지난 6월 30일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정상에 러브버그 무리가 대량 출몰한 가운데 계양구청 공원녹지과 산림보호팀 관계자들이 방역 및 날벌레 트랩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서울 등 대도시를 '습격'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에 외신도 주목했다. 서울 등 자치구들은 러브버그의 침입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 중이며 시민들의 인내심은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 가디언은 30일 서울 시민들이 소위 ‘러브버그’의 침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벌레는 한국 수도권 전역의 하이킹 코스와 도시 지역을 휩쓸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인천 계양산의 하이킹 코스와 전망대가 검은색 카펫처럼 곤충에 뒤덮인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됐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가디언은 ‘플레시아 롱기포스(Plecia longiforceps)’라고 불리는 이 곤충이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니는 독특한 습성 때문에 한국에서 '러브버그'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설명과 함께 수컷은 3~4일 만에 죽고, 암컷은 약 1주일 동안 살면서 습한 땅에 수백 개의 알을 낳고 죽는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 중국 남동부, 대만, 일본 류큐 제도의 아열대 지방에서 유래한 이 벌레가 지난 2022년 한국에서 처음 확인됐다는 소식도 덧붙였다.
가디언은 러브버그의 대량 출몰 이유로 기후 위기와 도시 개발, 기온 상승을 꼽았다. 서울의 도시 열섬 효과로 인해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는 전문가 의견도 전달했다.
이로 인해 러브버그 관련 서울시 당국에 접수된 민원은 2023년 4418건에서 지난해 9296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인천시는 올해 하루에만 100건이 넘는 민원이 접수됐다.
러브버그 퇴치를 두고 한국이 격렬한 논쟁에 휘말렸다는 소식도 가디언은 전했다.
서울시 당국이 최근 공식 발표를 통해 “외모는 혐오스럽지만, 실제로는 유익한 곤충”이라고 밝히면서 "만약 화학 살충제를 무차별 살포하면 다양한 다른 생물을 죽이고 인간에게도 해를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서울시는 "(러브버그는) 꽃에 수분을 공급하고 애벌레는 유기물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한다"며 "물지도 않고 질병을 옮기지도 않는 등 인간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고도 했다.
가디언은 서울시의 설명에도 시민들의 인내심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서울연구원 조사를 근거로 들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주민의 86%가 생태학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벌레를 해충으로 간주하고 바퀴벌레와 빈대에 이어 세 번째로 불쾌한 곤충으로 꼽았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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