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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와 수직 통합, 공장 셧다운까지 고려"...LG·롯데, 석화 생존 전략 가동

국내 석화업계 가동률 70% 붕괴 눈앞
생산능력 1500만t 중 1000만t만 가동

"정유사와 수직 통합, 공장 셧다운까지 고려"...LG·롯데, 석화 생존 전략 가동
(왼쪽부터) 주용윤 S&P 글로벌 상무, 김상민 LG화학 석유화학본부장, 나성화 산업통상자원부 국장,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남훈 산업연구원 원장, 김성원 국민의힘 국회의원, 엄찬왕 한국화학산업협회 부회장, 김민우 롯데케미칼 전략기획본부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제1회 국회미래산업포럼'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수익성 악화와 공급 과잉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면서 생존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정유사와의 원료 통합을 통한 설비 효율화, 롯데케미칼은 공정 셧다운 및 단지 간 가동률 최적화 등을 시나리오 중 하나로 검토하며 수익성 방어 방안을 모색 중이다.

2일 국회에서 열린 '제1회 미래산업포럼'에서 김상민 LG화학 석유화학본부장은 "업스트림 및 폴리올레핀 구조조정에 있어 단순한 수평 통합보다는 정유사와의 수직 통합이 더 효과적"이라며 "납사를 공유하면 설비 운영 효율이 높아지고 원가도 5%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석화 업스트림 제품은 원가의 약 90%가 납사(80%)와 유틸리티(전력·열 10%)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납사를 자체 생산하는 정유사와의 통합은 고정비 부담이 적고 비용 구조 개선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김 본부장은 "통합 시너지를 내려면 손자회사 지분 규제 같은 구조적 장벽도 함께 해소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롯데케미칼도 일부 공정 셧다운과 단지 간 생산 최적화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김민우 롯데케미칼 전략기획본부장은 "전체 가동률을 낮추기보다는 수익성이 낮은 공정을 셧다운하고 나머지는 집중 가동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며 "내부 분석 결과 시황이 악화된 현재에도 일부 공장을 집중 가동하면 지속 가능성이 확보된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실행 단계는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올해 1·4분기 롯데케미칼의 기초화학 부문 가동률은 △납사분해(NC) 74.3% △폴리에틸렌(PE) 79.8% △폴리프로필렌(PP) 81.4% △페트(PET) 40.7%로 2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면 첨단소재 부문은 고부가 합성수지(ABS)를 중심으로 87.2%의 가동률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기업들의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산업 전반의 위기는 심화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다운사이클이 지속될 경우, 3년 내 석유화학 기업의 절반만 지속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산단 내 1~2개 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연관된 2·3차 협력업체까지 연쇄 도산할 가능성도 있다.

김지훈 BCG 대표파트너는 "이제는 버티기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며 "정유사와 협력해 액화석유가스(LPG)·에탄·헤비오일·아스팔텐 제거유(DAO) 다양한 원료를 유연하게 운용하는 전략이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NCC 설비의 약 8% 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 로드맵을 내놨지만 정작 업계가 요구하는 전력·열 등 원가 절감 대책은 빠져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 대책에 온실가스 감축 목표나 전력요금 절감 방안 등 핵심 내용이 빠졌다"며 "현장의 애로를 반영한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이와 관련해 후속대책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성화 산업부 국장은 "사업재편 이행 과정에서 제기되는 금융·경쟁법·통상 이슈 등 애로사항을 반영해 후속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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