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도시정상회의에 주요연사로 공식 초청
서민 주거 안정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지속 확대
양적 확대 넘어 품격있는 주거공급
오세훈 서울시장(왼쪽 두번째)이 3일(현지시간) '세계도시정상회의 시장포럼'에서 '미리내집' 등 서울의 주택정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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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오스트리아)=이설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60여곳의 세계 주요도시 시장들에게 저출생 및 주거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정책인 '시프트(SHift)', '미리내집' 등을 제시했다. 인구밀도가 높고, 개발 가능한 토지의 면적이 제한적인 서울과 같은 환경에서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다는 사실을 공유했다.
유럽 출장 중인 오세훈 시장은 3일(이하 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2025 세계도시정상회의 시장포럼'에 주요 연사로 참석해 대표적인 장기전세주택 모델인 시프트와 저출생 및 주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미리내집 등 서울의 혁신적인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소개했다.
이날 발표는 서울시의 2018년 '리콴유상' 수상과 2023년 성공적인 시장포럼 개최 성과를 인정받아 공식 초청을 받은 뒤 이뤄진 것이다.
오 시장은 '주택공급 정책' 세션 첫 연사로 나서 '삶의 질을 높이는 서울의 임대주택 혁신'을 주제로 서울의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서울은 땅이 좁고, 인구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서 신축에 그치지 않고 노후 주택을 매입해 리모델링하거나 민간 주택을 임차해 공급하는 방식을 함께 활용하고 있다"며 "현재 운영 중인 공공임대주택 43만3000 가구 중 약 70%를 바로 이런 방식으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서울의 공공임대주택 비율은 2010년 5.3%에서 2024년 11.2%로 증가했다. 오 시장은 공공임대주택 확대 전략의 대표사례로 중산층을 위한 한국 최초의 장기전세주택 모델 시프트와 아이를 낳을수록 거주기간이 늘어나는 미리내집 정책을 소개했다.
오 시장은 "시프트는 도심에 거주하고자 하는 중산층을 위한 장기 안정형 임대주택으로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고, 보증금도 주변 시세의 50~80% 이하로 굉장히 저렴하다"며 "운영 결과, 시프트에 입주했을 때 기존 공공임대주택 전체 평균보다 자녀수와 입주 후 출생자녀수가 더 높게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어 "미리내집은 입주 후 자녀를 한 명만 낳아도 20년간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하고, 두 명을 낳을 경우 시세보다 10%를, 세 명을 낳으면 20% 저렴하게 살던 집을 우선 구매할 수 있다"며 "앞으로 매년 4000호 이상으로 공급을 대폭 확대할 계획인데, 이는 서울의 연간 혼인 건수의 약 10% 수준에 달하는 규모다"라고 전했다.
오 시장은 오는 9월 서울에서 개최하는 '세계대도시협의회 창립 40주년 기념 총회'와 '스마트라이프위크(SLW) 2025'에 세계도시 시장들을 초청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한편 오 시장은 전날인 2일 시장포럼 의장인 치홍탓 싱가포르 국가개발부장관을 만나 스마트시티, 주택정책 등 양국의 공동 관심 정책과 주요 현안 관련 협력방안 논의했다.
이어진 환영 만찬에서는 미카엘 루드비히 오스트리아 빈시장, 피터 첸처 독일 함부르크 시장 등 도시 지도자들과 네트워킹을 통해 서울의 매력을 다시 한번 알렸다.
오 시장은 이날 빈 박물관에서 마티 분즐 관장을 만나 서울시립미술관 운영 전략과 현재 진행 중인 서소문본관 리노베이션 현황도 공유했다.
1959년 개관한 빈 박물관은 약 4년에 걸친 대규모 리노베이션을 거쳐 2023년 12월 재개관 후 연평균 관람객 수가 기존 13만명에서 65만명으로 약 5배 증가하는 등 공공문화시설 리노베이션 성공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건물 위에 한 층 높이의 노출 콘크리트 구조 신관을 증설, 전시 공간이 두 배 이상 확대됐다.
빈 박물관을 둘러본 뒤 오 시장은 "이 곳은 리노베이션을 하면서 수직 증축을 계획했는데, 원래 건물이 하중을 버틸 힘이 없으니 그 위에 별도의 건물을 하나 올려서 증축했다"며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관 리모델링을 위한 실시설계 시 빈 박물관과 소통하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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