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파이낸셜뉴스] 식품·유통기업이 이달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연다. 최근 가공식품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정부가 기업들을 만나 소비자 부담이 크다는 데 공감대를 모은 결과다. 다만, 할인행사에 따로 정부 예산은 쓰이지 않는 만큼 기업들이 새 정부 ‘물가안정’ 우선 기조에 발맞춰 가는 모양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여름휴가철 가공식품 할인행사에서 라면은 농심 최대 43%, 오뚜기 1+1, 팔도 최대 50% 등을 할인할 계획이다. SPC는 식빵, 샌드위치 등을 최대 50% 할인한다. 동서식품은 커피류를 최대 40%, 코카콜라음료는 최대 50%를 할인한다. 롯데웰푸드 역시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아이스크림을 판매한다. 이마트 등 유통기업은 외식물가 잡기 할인행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 4일 식품·유통업계와 간담회를 개최했다. 업계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 완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여름 7~8월에 중점적으로 할인행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라면, 빵 등 소비자물가 체감도가 높고 원재료 가격 부담이 다소 완화된 제품과, 아이스크림, 주스, 삼계탕 등 여름 휴가철에 소비가 많은 제품을 중심으로 할인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물가상승률이 높았던 김치는 주요 김치업체 종가집, 비비고 등이 참여해 온라인, 홈쇼핑, 오프라인을 통해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8월 이후에도 정부는 가공식품 물가 관련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업계와 협의를 지속할 계획이다. 그간 농식품부는 커피·코코아 등 수입 원재료에 할당관세 적용(21개 품목), 올해까지 커피·코코아 수입 부가가치세 면세 등을 추진해 왔다. 또한 식품업계 원료구매자금 관련 본예산을 1056억원에서 추경을 통해 200억원을 더 늘렸다.
다만, 가공식품 할인지원은 정부 예산이 투입되지 않는다. 정부와 식품·유통 기업 간 대화를 통해 할인을 조율한다.
반면 농축산물 할인지원은 나랏돈이 쓰인다. 소비자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 경감을 위해 농식품부 지정 국산 신선 농축산물에 대해 1주일 1인 1만원 한도 20% 할인을 한다. 전통시장은 2만원 한도, 30%까지 지원한다. 올해 본예산만 1080억원이다. 1월 설 맞이, 10월 추석 맞이, 11월 김장 재료 등에 맞춰 할인 지원한다.
주원철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인상된 가격 자체를 낮출 계획이 없나’는 질문에 “가격은 기업이 결정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이어 ‘현재 할인이 가능하면서 애초에 왜 가격을 올렸는가’라는 질문에 “기업 수익구조를 감안하면 일시적으로 (할인)하는 게 기업 입장에서 합리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6% 올랐다. 올해 들어 1월(2.7%), 2월(2.9%), 3월(3.6%), 4월(4.1%), 5월(4.1%)로 상승세다. 가공식품 중 가장 많이 오른 상위 10개 품목은 △오징어채(48.7%) △양념소스(21.3%) △차(20.7%) △초콜릿(20.4%) △유산균(14.5%) △고추장(14.2%) △김치(14.2%) △커피(12.4%) △잼(12.2%) △맛김(12.0%) 순이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