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전체 가계대출 6조5천억 ↑
당국 "당분간 증가세 이어질것"
불법·이상거래 단속 강화하기로
사업자대출부터 전수조사 돌입
주택 거래에 쓴 경우 전액 환수
지난달 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이 6조2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광풍이 불었던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 만에 최대치다. 금융당국은 최근 주택거래량과 대출 승인액 등을 감안할 때 대출 증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부동산 관련 불법·탈법·이상거래 단속을 통해 가계대출 안정세를 유도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9일 발표한 '6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6조5000억원 늘었다. 이 같은 증가 폭은 전월(5조9000억원)보다 확대된 것이자 지난해 10월(6조5000억원)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주담대가 6조2000억원 늘어나며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지난해 9월(6조8000억원) 이후 9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3000억원 늘며 전달(4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주춤한 것과 대비된다.
은행권에서 주담대가 특히 크게 늘어났다. 은행권에서 5조1000억원, 제2금융권에서 1조1000억원 각각 증가했는데 은행권은 전달보다 증가세가 커진 반면, 2금융권은 증가 폭이 줄었다.
은행 자체 주담대 증가 폭은 2조5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확대됐지만 정책성 대출의 증가 폭은 1조6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축소됐다.
2금융권에서는 상호금융권에서만 가계대출이 1조1000억원 늘어났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은 400억원 줄어들며 감소 전환했고, 보험과 여신전문금융회사가 각각 2000억원, 6000억원 줄었다.
주담대가 이처럼 급증한 이유는 지난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크게 확대된 주택거래가 시차를 두고 본격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1월 2만6000가구에서 5월 4만5000가구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의 경우 1만1000가구에서 2만2000가구까지 증가했다.
한은과 금융당국은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향후 가계대출 전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택거래량"이라며 "5~6월에 늘어난 주택거래량이 오는 7~8월까지 영향을 끼치면서 그때까지는 증가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6·27 대출 규제 발표 이후 은행권 주담대 신청액이 줄고 있지만 이미 체결된 주택거래와 대출신청 물량이 상당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6·27 대출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꼼수·편법 대출 움직임을 차단하고, 부동산 관련 불법·탈법·이상 거래에 대해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택 구입목적 주담대에 대한 6개월 이내 전입의무 준수 여부를 점검해 위반 적발 시 대출회수 등의 조치를 차질 없이 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일단 사업자대출을 전수 조사해 주택 거래 등 용도 이외의 사용이 확인되면 대출금 회수와 함께 신규대출 제한 조치를 하고, 탈세정보 수집을 강화해 고가주택의 편법증여 등 탈루 사실이 확인되면 세무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자금출처 의심 사례와 허위 계약신고 등을 점검해 위법사항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사안에 따라 수사의뢰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에 대한 6개월 내 전입 의무를 집중 점검해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대출을 전액 회수하는 한편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대출이나 대부업 등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지 않는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이번 대책의 진정한 성패는 풍선효과와 우회수단을 차단하며 정책을 일관되게 지속 추진하는 것에 달렸다"면서 "현장을 가장 잘 아는 금융회사에서 다양한 유형의 우회수단 등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이에 대한 방지방안을 마련해 전 금융권에 공유해 달라"고 주문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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