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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현대차 “美공장 관세 빼달라”..여야, 20일 방미해 설득

삼전·현대차 “美공장 관세 빼달라”..여야, 20일 방미해 설득
[앤드루스공군기지=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앤드루스공군기지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5.07.16.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여야는 16일 주요기업들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관세정책 관련 요청사항을 취합했다. 오는 20일 방미해 미 정부와 의회를 설득할 사안들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대규모 대미투자를 한 기업들은 이 자리에서 적어도 미 공장에 필요한 소재와 부품 등은 관세가 부과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기업들 "美공장에 쓰이는 소재·부품에 관세 매기면 이중관세"

여야 168명의 의원들이 소속된 한미의원연맹에서 조정식 더불어민주당·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필두로 13명의 의원들은 관세협상 지원을 위해 오는 20일 5박 7일 일정으로 방미할 예정이다. 이에 방미단 의원들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 SK하이닉스, HD현대, 한화오션,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 등 미 관세 영향을 받는 주요 기업 임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건의사항을 취합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간담회 직후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핵심은 철강과 자동차는 품목별 관세를 물고 있고 상호관세도 동시에 추진되고 있어 조속히 타결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최근 2년 간 우리나라가 대미투자 1위국인데 이같은 상황이 감안되지 않고 있어 적극 어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대미투자는 관세협상을 위해 부각할 사안일 뿐 아니라 미 현지 공장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직결돼있다. 김 의원은 “미 공장을 짓는 과정에 들어가는 소재와 부품까지 관세를 매기면 이중관세이고, 이를 공급하는 중소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지을 시간과 여력이 없어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삼전·현대차 “美공장 관세 빼달라”..여야, 20일 방미해 설득
조정식 한미의원연맹 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열린 '미국 의회에 대한 이해 및 한미 의회 교류 전략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경태 회장. 사진=뉴시스

李정부 '농축수산물 개방' 카드, 여야 모두 부정적

이재명 정부가 협상카드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농축수산물 개방에 대해선 여야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과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과정에서 보듯 국내 여론이 민감해하는 사안이고, 무엇보다 미국이 흑자를 보고 있는 부문이라서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간담회 직후 “5억달러 대미흑자를 줄여야 할 텐데 농산물보다는 액화석유가스(LNG)와 석유, 전략자산인 비행기 등 고가 품목 수입을 늘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임미애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MBC라디오에서 미국산 소고기 수입 규제를 콕 집어 “미국산 소고기가 30개월령이 넘게 되면 분쇄육으로 오게 되는데, 무엇이 섞일지 알 수가 없어서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에 관한 문제가 된다”며 “이명박 정부의 FTA 협상 때처럼 개방하겠다고 하면 국민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삼전·현대차 “美공장 관세 빼달라”..여야, 20일 방미해 설득
서울 한 대형마트 미국산 소고기가 진열된 모습. 사진=뉴스1

여야 '반도체·원전·선박' 강점 활용해 관세협상 제언

그 외에 한미의원연맹은 첨단기술과 에너지 협력을 주효한 협상카드로 보고 정부에 제언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반도체와 원자력발전소 건설, 선박 기술에서 독보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연맹 공동회장인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미래연구원 주최 국회외교안보포럼에서 “관세협상을 단순한 현안이 아니라 AI(인공지능), 반도체, 에너지, 우주 등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하는 토대로 삼자고 하려 한다”고 말했다.

공동회장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이 원전을 지으려 하는데 기술, 비용, 소요기간 면에서 한국을 따라잡을 수 없고 알래스카 LNG 가스관 사업 참여도 바라고 있다”며 “이를 잘 활용하면 상당한 수준으로 협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의원연맹이 방미하는 같은 기간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미 정부를 찾을 예정이다.
이에 이날 간담회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 관계자들이 참석해 관세협상을 위한 협력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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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미 통상협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uknow@fnnews.com 김윤호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