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방공·공격 무기 지원, 러에 50일 내 휴전 압박 고관세 예고
러 핵무력 과시, 반격 태세 갖추면서 강대국 전쟁으로 확전 가능성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확전 차단 위한 국제사회 연대와 공조 필요
러-우 전쟁, 북한군 참전 상황.. 韓 위기관리, 국제연대 정책 검토해야
지난 4월 28일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이 공개한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북한군의 쿠르스크 전투훈련 모습. 뉴스1
[파이낸셜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략전쟁에서 수세적 입장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에 방공 무기뿐 아니라 대규모 공격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에 무기체계 지원은 나토가 미국산 무기를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에 소극적이었던 기존 방침과 배치되는 전향적 입장이다.
17일 외교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한 자리에서 오늘 체결된 협정에 따라 나토가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며 우리는 최상급 무기를 생산할 것이고, 이를 나토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러-우 전쟁에 직접적 개입할 생각이 없음을 거듭 강조하면서 50일 이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러시아에) 매우 혹독한 관세를 부과하고, 러시아와 거래하는 국가에는 2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관세율이 100% 정도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나는 무역을 많은 일에 사용한다"며 "(관세는) 전쟁을 해결하는데도 훌륭하다"고 덧붙였다.
뤼터 사무총장은 이번 협정과 관련 미국에서 구매한 군사장비를 우크라이나로 보내려는 계획에 독일, 핀란드,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영국, 캐나다 등이 참여 의사를 보인다면서 일부 국가는 장비를 우크라이나로 신속히 이동시키고, 미국이 나중에 (무기를) 채우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다. 속도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뤼터 총장은 또 우크라이나가 방공 시스템뿐 아니라 미사일, 탄약 등 대규모 군사 장비를 확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취임 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 합의를 끌어내려고 노력했으나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의해 번번이 좌절되고 있는 데 대한 대응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시사해 왔다. 이번 조치로 자신의 기존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미국의 무기 판매를 통해 수익도 올리는 실익을 택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 주도로 미 의회에서 러시아의 석유와 우라늄을 구매하는 국가에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금액보다 크게 상향된 500%의 관세를 부과하는 제재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방 외교·안보 전문가는 미국의 압박, 후속 조치에 러시아는 방송을 통해 핵무력을 과시하는 등 반격할 태세를 갖추면서 강대국 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모습은 협상과 거래가 문제를 봉합할 수도 있지만 군사적 긴장을 극대화할 수도 있는 지점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트럼프의 협상과 거래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과도한 기대와, 자국인 러시아가 강대국으로 부활했다는 푸틴의 과신이 충돌하는 지점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 교수는 푸틴은 구소련으로의 부활을 꿈꾸고 있지만 현재 러시아의 위상은 강대국과는 거리가 멀다. 역량보다 의지가 높아 발생하는 과잉팽창은 소련의 붕괴를 자초한 배경이었다. 이러한 역량과 의지의 불균형 정책을 지속한다면 자칫 러시아 내폭을 추동하는 기제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우발적 확전 가능성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가장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확전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 국제사회의 연대와 공조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게 반 교수의 견해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군이 참전한 상황에서 러-우 전쟁 확전은 한국에도 직접적인 안보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위기관리를 위한 국제적 연대에 한국도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구상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있다. AP·뉴시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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