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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재산 피해 넘치는데… 물폭탄 더 쏟아진다 [전국 휩쓴 폭우]

충청권 시간당 100㎜ 극한 호우
서산 16일부터 누적 강수 500㎜
침수차량서 발견된 남성 끝내 사망
연달아 사고지점 인근서 80대 익사
기상청 "중부권 비 소식 더 남아"
중대본 "지자체장 대피명령 검토를"

인명·재산 피해 넘치는데… 물폭탄 더 쏟아진다 [전국 휩쓴 폭우]
보트 타고 구조 작업17일 충남 예산군 고덕면 용리에서 중앙119구조본부 충청강원 119특수구조대 대원들이 보트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뉴스1
충청권에 시간당 최대 100㎜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폭우에 둑이 붕괴되고 하천이 범람하면서 1000여명의 주민이 대피한 것은 물론, 일부 구간 열차 운행이 중단되고 도로도 통제됐다. 폭우에 차량이 침수되고 토사가 한꺼번에 쓸려 내려오면서 사망자와 부상자가 나왔다.

17일 충청권 시·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밤부터 이날까지 충남 서산에 누적 5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기록적인 폭우로 마을이 잠기면서 성연면 성연삼거리 일대 주민들이 인근 자치센터로 대피했다.

당진시 채운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도 빗물이 들이치면서 차량 여러 대가 침수됐다. 폭우에 홍성 갈산천이 범람했고, 당진천에 유입되지 못한 빗물은 주변 시장으로 흘러 들어갔다.

둑이 무너지면서 범람한 하천 물이 농경지와 민가를 덮치기도 했다. 밤사이 누적 349.5㎜의 호우가 내린 아산 곡교천 일대 제방이 이날 오전 무너지면서 빗물이 인근 마을과 농경지를 삼켰다. 이날 오후 기준 충남지역 임시 대피 인원은 284가구 1026명, 호우피해 신고 건수는 총 948건으로 집계됐다.

매몰사고 등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17일 오전 청양 대치면 한 주택에서 집안에 있던 2명이 산사태로 매몰됐다가 구조됐다. 소방당국에 구조된 2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7시 52분에는 공주 정안면 태성리 마을회관 뒤편에서 유출된 토사 제거에 나섰던 주민 3명이 작업 도중 토사에 매몰됐다. 이들 중 1명은 중상, 나머지 2명은 경상을 입었다.

서산시 석남동에서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침수 차량에서 심정지 상태의 60대 남성 A씨를 발견해 서산의료원으로 긴급 이송했으나 끝내 숨졌다. 소방당국은 첫 번째 사망자가 나온 지점 주변에서 80대 남성 B씨가 물에 빠져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당진에서는 배수작업에 나선 소방당국이 침수된 지하실에서 80대 남성 C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집중 호우로 충남지역에만 이틀간 누적 강수량이 최대 500㎜를 넘어섰다. 보령댐은 홍수 조절을 위해 이날 오후 수문을 열어 초당 300t을 방류하기도 했다. 산림청은 대전·세종·충남지역의 산사태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당진대전고속도로 당진분기점' 등 서산·당진 인접 고속도로와 보령 도로 2곳은 토사 유출로 통제됐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 해미IC∼서산IC 구간도 통행이 차단되는 등 빗물과 쓸려 내려온 토사에 일부 고속도로가 끊겼다.

기상청은 앞으로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앞으로 대전·세종·충남에 추가로 내릴 비의 양은 50~100㎜, 많은 곳은 150㎜ 이상으로 전망됐다.

한편 김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장관 직무대행)은 회의를 개최하고 "충남 서산, 당진, 태안 등의 시장·군수들에게 '대피명령' 권한을 적극 검토할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중대본은 풍수해 위기 경보 최상위인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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