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신천지' 등 종교 집단이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정면으로 저격했다.
배 의원은 29일 자신의SNS를 통해 "전당대회를 앞둔 요즘 사회적 물의를 빚으며 각종 방식으로 정치적 세력화를 꿈꾸는 기독 사이비 단체들 얘기로 당이 어수선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내 차례가 올까 하는 흑심에 알면서도 몇 년간 ‘입꾹닫’(입을 꾹 다물었다는 의미) 해놓고, 이제 와 폭로 비방에 열을 올리는 노회한 영혼의 비굴한 소리를 국민은 혀를 차며 지켜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 의원이 언급한 ‘기독 사이비 단체’는 신천지, ‘노회한 영혼’은 홍 전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 독설을 주고받는 것 자체는 흔한 일이다. 하지만 과거 ‘홍준표 키즈’로 통했던 배 의원이 이런 독설을 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MBC 아나운서였던 배 의원은 퇴사 후 2018년 당시 당 대표였던 홍 전 시장의 인재영입 1호로 발탁돼 정치권에 데뷔했다. 배 의원은 바로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됐고 한동안 '홍준표 키즈'로 불렸다. 2021년 윤석열 전 대통령과 홍 전 시장의 대선 경선에서는 홍 전 시장 캠프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이후 배 의원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을 맡으면서 두 사람 사이는 벌어지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랬던 배 의원은 지난해 7월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된 뒤 친한동훈계로 자리매김했고, 이후 자연스럽게 홍 전 시장과의 거리는 더 멀어졌다.
한편, 홍 전 시장은 최근 2021년 자신과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이 출마했던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신천지·통일교 신도가 조직적으로 국민의힘 당원에 가입해 경선에 개입했다는 취지로 폭로했다. 29일에도 “종교 집단에서 불순한 목적으로 침투하는 책임당원은 십수만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천지가 윤 전 대통령을 도운 배경에는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신천지 압수수색을 두 번이나 청구 못 하게 막아 줘 그 은혜를 갚기 위해서였다"라고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