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美中정상회담
농산물·희토류·틱톡 등 의제 협상 마무리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에서 무역전쟁 '휴전' 연장의 실마리를 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의 '부산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고위급 대표들은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이틀 동안 무역 현안 등을 논의하는 사전준비 회담을 갖고 타협점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신화통신, AP통신 등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이날 회담을 마무리한 뒤 양국 정상회담을 위한 "매우 성공적인 프레임워크가 만들어졌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농산물 구매와 틱톡, 펜타닐(일명 좀비마약), 무역, 희토류를 비롯한 전반적인 양자 관계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회담이 "건설적이고 광범위하며 심도 있었다"면서 "(양국) 정상이 매우 긍정적인 프레임에서 만날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진전을 이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베선트 장관은 양국 무역전쟁의 '휴전'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오는 30일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미국 협상대표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취재진에게 미중 정상이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가질 수 있는 단계로 무역협상이 나아가고 있으며, 양국 관리들이 무역합의 제안의 최종 세부내용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모든 주제에 대해 광범위한 협의였다. (무역전쟁) 휴전 연장에 대해서도 논의했고, 희토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면서 "우리는 정상들에게 검토를 요청할 만한 내용을 제시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양국 협상의 핵심 지렛대는 희토류와 관세다. 중국은 희토류라는 강력한 협상 카드를 쥐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진핑 주석은 회담에서 희토류 광물에 대한 중국의 독점적 지위를 내세워 막강한 협상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 "(시 주석과) 논의할 것들이 많다. 좋은 회담이 될 것 같다"고 낙관적인 자세를 보였다. 또 "그들(중국)은 양보해야 한다. 우리도 그럴(양보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자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와 첨단기술 수출제한 해제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50% 넘는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용 고성능 반도체 및 반도체 공장 설비에 대한 수출통제도 시행 중이다. 미국은 중국에 미국산 대두 수입 재개와 보잉 항공기 추가 구매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NYT는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