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정상화 추진 TF 운영결과
前사무처장, 尹관저서 비공식회동 정황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국수본에 수사 의뢰
처리과정서 前국장 순직도 처장 '직내괴' 소지
李 응급헬기 사건, 전원위 외 사항 의결서에 포함
"서울대-부산대 전원·이송, 권한범위 내 이뤄졌다는 추가진술"
정일연 국민권익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권익위원회 정상화 추진 TF 운영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민권익위원회 정상화 추진 TF가 '김건희 명품백 사건', '이재명 헬기이송 특혜 논란', '류희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이해충돌 사건' 등 과거사에 대해 기존 결정이 잘못됐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렸다. 정승윤 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해당 과거사건에 압력을 행사하면서 위원회 내부 의견과는 다른 결론을 도출됐다는 판단이다. 권익위는 해당 과거사 결정에 대해 수사의뢰·과태료 부과·제도개선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명품백 사건 처리기한 마지막날 尹관저 비공식회동"
정일연 권익위원장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권익위 정상화 추진 TF 운영 결과를 발표했다. TF는 지난 3월 16일부터 이날까지 총 54일 간 운영됐다.
우선 김건희 명품백 사건과 관련해선 정 전 부위원장에게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봤다. 정 전 부위원장이 명품백 수수 사건 처리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과 비공식적으로 회동하고, 사건 처리를 고의로 지연했다는 판단이다. TF 조사에 따르면 정 전 부위원장은 지난 2024년 3월 18일 대통령 관저에서 윤 전 대통령과 접촉했다. 청탁금지법상 사고 처리기한인 60일이 되는 시점이다. 권익위는 이와 관련해 국가수사본부에 추가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정일연 권익위원장은 "명품백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건 당사자와 접촉한다는 것 자체가 부당한 접촉"이라며 "그 접촉 과정에서 다른 청탁이 있었는지 의심이 되기 때문에 그 부분에 관해서 수사 의뢰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품백 사건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전 부패방지국장 순직에도 정 전 부위원장이 관여했다는 게 TF의 결론이다. 정 전 부위원장이 고인에 대해 회의 발언권 제한, 주요 사건 업무 배제, 무분별한 비난이 '직장 내 괴롭히'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고 봤다. 이에 현 소속기관에 비위행위를 통보하고, 권익위 차원에서 고인 및 유가족에게 사과하기로 했다.
정 위원장은 "고인이 언론이나 국회 등에 내부정보를 전달했다고 의심하고 공공연하게 고인을 비난하는 일들이 있었다"며 "직원들의 진술, 확대간부회의에서 사무처장이 직접 발언한 내용들이 다 기록에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李헬기이송, 행동강령 위반 판단 부적정…병원 진술 바뀌었다"
TF는 2024년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헬기이송 특혜 논란 사건과 관련해서도 정반대의 의견을 냈다. 당시 담당부서의 '제도개선 의견 송부' 판단과 달리 정 전 부위원장이 전원위 의안 외 사항을 포함시켜 행동강령 위반 결정을 주도했다는 설명이다.
정 위원장은 "TF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 간 전원과 헬기 이송은 권한범위 내에 이뤄진 것이라는 추가 진술을 고려할 때, 사건처리 당시 행동강령 위반으로 본 것은 부적정했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 병원 관계자로부터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 간 헬기 이송은 '병원 간 공식적 전원 협의 결과'에 따른 것이고, 부산대병원 의사는 헬기 이송을 요청할 수 있는 의료진 권한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는 등 기존 진술과는 다른 취지의 진술이 나온 점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TF 조사 과정에서 병원 측 의사 선생님들의 진술이 많이 바뀌었다. 그 바뀐 부분에 기초해서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이라며 "과정에서 진술이 바뀌었기 때문에 지금 진술이 맞는지, 그전의 진술이 맞는지 따져 묻는다면 저희로서도 대답하기 어렵다. 다만 다시 객관적으로 조사해보니까 이런 문제점이 있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권익위 운영 제도개선 추진
이외 류희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사건, 유철환 위원장 민원개입 사건과 관련해서도 고위간부의 개입 또는 사적이해관계 동원 또는 의무 회피 등 문제 소지가 다분하다고 봤다. 이에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하는 한편, 유 전 위원장에 대해선 수사기관에 고발할 계획이다.
TF는 이번 과거사 조사결과를 토대로 향후 유사사례 재발을 방지하기로 했다.
△회의운영 △사건처리 △민원처리 △인사운영 등 4개 분야에 대한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사건처리 관련 상급자 부당지시 방지 방안 마련, 부당지시 세부 기준 구체화, 대표성 있는 인사위 구성 등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위원장은 "이번 TF는 그동안 논란이 된 사안을 국민의 시각에서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재발방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결정으로 인해 고통을 받은 사건 관계자 및 국민 여러분께 권익위를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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