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밤에 잠을 자다가 자주 깨는 증상은 불면증이나 수면 습관의 문제로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의 경우, 일정한 시간대에 반복적으로 잠에서 깬다면 단순한 불면증으로 넘기기보다 혈당 변화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는 전문의의 경고가 나왔다. 야간 저혈당이나 고혈당이 수면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안철우의 호르몬TV'에서 "당뇨가 있는 분들의 경우 불규칙하게 잠에서 깨는 게 아니라 특정 시간대 반복해서 잠에서 깬다면 당뇨 때문에 불면 증상이 생긴 건 아닌지 의심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가 영상에서 다룬 불면증과 혈당의 관계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지난 27일 직접 묻고 들었다.
밤에 자꾸 깨는 이유, 혈당 때문일 수도
눈길을 끄는 부분은 혈당이 지나치게 낮아지는 저혈당과 반대로 지나치게 높아지는 고혈당 모두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차이는 있다.
안 교수에 따르면 야간 각성을 일으키는 경우는 고혈당이 더 흔한 편이다. 고혈당이 되면 갈증이 심해지고 소변량이 늘어나면서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잠에서 깨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밤새 목이 마르거나 입이 바짝 마른 상태에서 잠에서 깬다면 혈당이 갑자기 올라 탈수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반면 야간 저혈당은 특정 시간대에 나타나는 증상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안 교수는 "저혈당이 주로 새벽 2~4시께 나타날 수 있으며 식은땀, 심장 두근거림, 불안감 등이 동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야간 저혈당에 대한 주의가 더 필요한 이유는 잠을 자는 동안 발생하기 때문이다. 깨어 있을 때라면 저혈당을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지만, 수면 중에는 증상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갈 가능성이 있다.
/사진=유튜브 '안철우의 호르몬TV' 갈무리
밤에 자주 깬다고 모두 혈당 문제는 아니지만…
야간 혈당을 살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밤 사이 혈당 변화가 아침 혈당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반동성 고혈당'이다. 수면 중 혈당이 70㎎/dL 미만으로 떨어지는 저혈당이 발생하면 그 반동으로 아침에 혈당이 높게 치솟는 걸 말한다. 저혈당에 대한 위험을 감지한 우리 몸이 혈당을 올리려고 글루카곤, 코르티솔, 아드레날린 등 호르몬을 분비해 포도당을 만들어낼 때 나타난다.
안 교수는 밤에 저혈당이 발생한 사실을 모른 채 아침에 높은 혈당만 확인하면 저녁 인슐린이나 약을 더 사용하는 등 잘못된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아침에 측정한 혈당 수치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야간 혈당의 흐름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안 교수는 연속혈당측정기를 활용하면 밤사이 혈당 변화를 전체적으로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면의 질에도 신경 써야 한다. 혈당과 수면은 한쪽이 다른 한쪽에 영향을 주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단순히 6~7시간을 잤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깊은 잠을 얼마나 잤는지, 수면이 중간에 반복적으로 끊기지는 않았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수면 중에는 자신이 완전히 깬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미세각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영상에서는 이런 미세각성이 교감신경을 활성화하고 혈당을 흔들 수 있으며, 다시 혈당 변화가 수면을 방해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안 교수는 실제 진료에서도 "어제 잠을 설쳤다"고 말하는 환자의 다음 날 공복혈당이 올라가 있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특히 공복혈당은 수면과 스트레스의 영향을 받고, 식후혈당은 식사와 운동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닥터톡: "하룻밤 2번·일주일 3번 이상 깬다면"…안철우 교수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밤에 자주 깬다고 해서 모두 혈당 문제는 아니다. 신장 기능 저하, 당뇨병성 자율신경병증에 따른 방광 문제, 남성의 전립선 비대, 수면무호흡증 등도 밤에 자주 깨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밤에 자주 깨는 사람들 가운데, 혈당 문제를 의심할 만한 증상은 어떤 것이 있을까.
Q. 밤에 깨는 여러 이유 중 혈당과 관련됐다고 의심할 만한 증상은 무엇이며, 어느 정도 반복되면 혈당 검사를 받아야 할까.
A. 하루 수면 중 두 번 정도 깨거나,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잠에서 깨는 것이 반복되면서 식은땀이나 두근거림, 갈증, 잦은 배뇨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혈당 이상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실제 저혈당이 아니라 상대적 저혈당이다. 평소 혈당에 비해 50% 이상 떨어졌을 때처럼, 절대적인 수치가 저혈당 기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몸이 반응할 수 있다.
Q. 당뇨병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도 밤에 반복적으로 깨거나 새벽에 식은땀·두근거림·갈증 등을 경험한다면 혈당 이상을 의심해 볼만 한가.
A. 저혈당이 아닌 상대적 저혈당이나 혈당 스파이크의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혈당 스파이크의 경우, 최근 식곤증 등을 설명하는 개념으로 널리 쓰이고 있지만, 반복해서 나타난다면 당뇨병 같은 대사 이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몸의 신호로 볼 수 있다. 잔파도가 쓰나미가 되는 것처럼, 혈당 스파이크가 자주 일어나면 혈당 문제가 생길 수 있다.
Q. 새벽에 저혈당을 인지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A. 야간 저혈당은 자고 있을 때 발생하기 때문에 인지하기가 어려운 만큼, 연속혈당측정기(CGM)의 알람 설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저혈당이 확인됐을 때는 초콜릿보다는 당이 들어 있는 음료처럼 빠르게 흡수될 수 있는 것을 먼저 섭취하는 것이 좋다. 궁극적으로는 식사를 시작해서 혈당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Q. 당뇨병 환자가 밤에 자주 깨는 것을 단순 불면증으로 생각해 수면제나 수면 보조제부터 찾는 경우도 있다.
A. 혈당 문제로 생기는 대사적 불면증은 원인이 되는 대사 문제를 해결하면 2차적으로 수면 문제도 잘 해결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무조건 수면제부터 찾기보다는 먼저 혈당을 비롯한 대사적인 원인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멜라토닌과 같은 호르몬 요법을 고려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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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protected]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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