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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 '슈퍼 엘니뇨' 세계 경제에 먹구름…식량·물류·자원 비상

[파이낸셜뉴스]
역대 최악 '슈퍼 엘니뇨' 세계 경제에 먹구름…식량·물류·자원 비상
인도네시아 아체 베사르 지역의 논바닥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엘니뇨에 따른 가뭄으로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있다. 인도네시아 기상청은 내년 1월까지 엘니뇨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EPA 연합

전 세계 경제가 관측 사상 최악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엘니뇨의 직격탄을 맞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엘니뇨는 역대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심각한 식량난, 물류 대란을 부르고 구리 등 자원 생산도 차질을 빚게 만들 전망이다. 구리 공급 부족은 인공지능(AI) 붐을 탄 전력 수요 확대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도 있다.

역대 최악 엘니뇨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여러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 6월 엘니뇨 시작을 선언했다.

특히 관측 사상 가장 강력할 이번 엘니뇨는 내년까지 지속돼 세계 경제에 상당한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인디애나대 기후학자 크리스토퍼 캘러핸은 특히 가뭄 피해로 인해 열대 국가에 수조달러 손실이 예상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가뭄 충격으로 약 2%p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 전쟁으로 이미 비료, 농업용 경유 등의 가격이 오른 터라 농민들의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식량 대란

아시아 곡창지대의 쌀농사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식량 대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도 몬순 강수량은 예년보다 13%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쌀 작황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2023년 인도 쌀 수출 중단에 따른 가격 폭등 같은 식량 대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코코아, 설탕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양식 산업도 타격이 예상된다.

세계 최대 멸치 생산국인 페루는 수온 상승에 따른 어족 자원 황폐화를 막기 위해 올해 어획을 조기 중단했다. 3000억달러 규모의 양식 산업을 지탱하는 물고기 사료 가격이 사상 최고로 치솟았다.

물류 차질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파나마 운하는 엘니뇨에 따른 가뭄으로 운영이 상당한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이 운하는 고산지대를 뚫은 터라 해수면보다 높다. 이 때문에 계단식 갑문을 만들어 선박이 갑문 안에 들어오면 물을 채워 높인 뒤 다음 갑문으로 이동하는 식으로 운하를 통과한다. 선박 1척이 통과하는 데 물 약 19만t이 필요하다. 올 5~8월 강수량이 이전 평균보다 34% 급감한 터라 물 부족에 시달리면서 운하 통항이 차질을 빚고 있다.

파나마운하청은 이 때문에 하루 통과 선박 수를 36척에서 32척으로 축소했고, 대형 갑문을 이용하는 선박 통항료 경매 가격은 80만달러((11억원)이던 것이 지금은 250만달러(약 34억원)로 3배 넘게 폭등했다.

수자원 확보를 위해 파나마는 20억달러를 들여 최대 4개의 강물을 운하 수로로 우회시키는 공사에 착수했다. 미 육군 공병대와 계약을 맺었다.

구리 생산 비상

엘니뇨로 인해 구리 생산도 차질을 빚고 있다.

곡창 지대가 가뭄에 시달리는 가운데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 가운데 한 곳인 칠레는 기습적인 눈 폭풍으로 광산 가동이 중단됐다. 구리 생산업체 안토파가스타는 지난달 로스펠람브레스 광산에 500만㎥의 눈이 쌓여 광산 가동이 중단되자 올해 생산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데이터센터, 전기차(electrification) 등 전기화 속에 구리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공급마저 줄어들면서 전력 수급 차질이 심화할 수밖에 없게 됐다.

아프리카 가뭄 가능성도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2023~2024년 엘니뇨에 따른 가뭄으로 수력발전이 위축되자 잠비아 구리 생산이 타격을 받았다.

현재 파푸아뉴기니 주요 광산은 가뭄에 따른 수량 부족으로 강을 통한 물류가 차질을 빚고 있다.

[email protected]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