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9월 인상 확률 94% 반영
베선트 "리플레 정책 끝내야"…엔저 시정 압박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1일(현지시간) "다음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포함해 매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 여부를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중동발 유가 상승과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확대, 엔화 약세에 따른 물가 상승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국도 일본에 리플레이션 정책 종료와 엔저 시정을 요구하면서 BOJ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압박했다. 이에 시장에서 오는 17~18일 열리는 BOJ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될 확률은 94%까지 치솟았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우에다 총재는 전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우에다 총재는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유가 상승과 AI 관련 수요 확대, 엔화 약세를 인플레이션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전망에 부합하는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며 "물가의 상방 위험도 고려해 정책 운용을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지금까지 약 다섯 차례 금리를 인상했고 그 영향은 조금씩 누적돼 나타난다"며 기존 금리 인상의 파급 효과도 함께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은 9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도탄리서치 등에 따르면 익일물 금리스와프(OIS) 시장에 반영된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전날 오후 기준 94%에 달했다.
금리 인상 전망이 짙어지면서 일본 국채 매도세도 거세졌다. 장기금리 지표인 신규 발행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한때 3.015%까지 상승했다. 1996년 9월 이후 약 30년 만의 최고치를 이틀 연속 경신했다.
미국과 이란의 공격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도 채권 매도를 부추겼다. 우에다 총재는 최근 금리 급등을 "중동발 인플레이션 압력과 AI 관련 자금 조달, 각국 재정정책에 대한 평가가 반영된 글로벌 금리 상승을 따라간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BOJ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압박했다. 그는 전날 G20 폐막 기자회견에서 "일본에 리플레이션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리플레이션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정 지출을 늘리고 통화 공급을 확대해 물가와 경기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리는 정책을 말한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달 30일 우에다 총재, 31일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과 잇달아 회담했다.
베선트 장관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추진한 아베노믹스로 물가상승률이 2%를 넘어섰다며 "리플레이션 정책은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은 다카이치노믹스"라며 디스인플레이션을 전제로 한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우에다 총재에게 "엔화의 상당한 저평가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이 단호한 시장·통화정책 조치를 취하는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우에다 총재는 두 사람의 회담에 대해 "다양한 주제를 놓고 유익한 논의를 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미국이 일본의 정책 정상화를 압박하는 배경에는 일본 금리 상승이 미 국채시장에 미칠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기관투자가들이 환율 위험이 있는 미 국채 대신 수익률이 높아진 일본 국채로 자금을 옮기면 미 국채 수요가 감소해 미국 금리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가타야마 재무상은 일본의 확장 재정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성장을 중시하면서 재정의 지속 가능성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며 각국의 우려는 "놀라울 정도로 없었다"고 말했다. 장기금리가 3%를 넘어선 데 대해서는 "금리는 다양한 요인으로 결정된다"며 구체적인 평가를 피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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