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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서 업무 얘기했다더니" 180차례 숙박에 20억 보험 든 남편

"호텔서 업무 얘기했다더니" 180차례 숙박에 20억 보험 든 남편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결혼 24년 차 여성이 남편이 여성 보험 설계사와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가며 150만달러(약 20억8000만원) 규모의 보험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해 소송이 제기됐다. 남편은 현지 조사에서 해당 설계사와 180여 차례 호텔을 이용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류저우에 사는 한 여성은 남편이 최근 7년 동안 여성 보험 설계사를 통해 1000만위안(약 19억5000만원)이 넘는 보험상품에 가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SCMP는 중국 현지 매체 보도를 인용해 이 남성이 이미 낸 보험료만 515만위안(약 10억원)에 이르고, 앞으로 납부해야 할 보험료도 496만위안(약 9억7000만원)대라고 전했다.

아내는 남편의 보험 가입이 정상적인 재무 결정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남편이 부부 공동재산을 자신의 동의 없이 사용했고, 보험 설계사와의 부적절한 관계 속에서 고액 보험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그는 법원에 보험계약 무효 확인과 보험료 전액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중국 매체 펑황망은 현지 파출소 조사 기록을 인용해 남편이 해당 보험 설계사와 180여 차례 호텔을 이용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보험료 납부 과정에서 보험회사로부터 200만위안(약 3억9000만원)에 가까운 대출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내는 남편이 가정 재산을 보험료와 대출 상환 부담으로 묶어둔 만큼 계약 효력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험 설계사는 두 사람의 관계가 보험 영업과 고객 상담 과정에서 형성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호텔에서 만난 일에 대해서도 업무 논의를 위한 자리였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현지 매체들은 그가 호텔에서 업무 상담을 해서는 안 된다는 법 조항이 어디 있느냐고 취지로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불륜 여부를 넘어 부부 공동재산과 고액 보험계약의 효력 문제로 번졌다. 중국에서는 혼인 기간 형성된 소득과 투자 수익 등이 부부 공동재산으로 분류될 수 있다. 배우자 한쪽이 일상적인 가계 지출 범위를 넘어 큰 금액을 사용했을 때 다른 배우자의 동의 여부가 법적 쟁점이 된다.

아내 측은 남편의 보험 가입이 가족을 위한 보장 목적이 아니라 보험 설계사와의 사적 관계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반면 보험계약 자체는 남편과 보험회사 사이에 체결된 민사 계약인 만큼, 계약 무효와 보험료 반환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별도 판단 대상이 된다.

중국 현지에서는 보험 설계사가 고객과 사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며 고액 계약을 유도했는지도 논의됐다. 보험상품은 장기간 보험료를 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가입자의 소득, 가족 재산, 대출 여부 등을 확인하는 절차가 중요하다. 이 남성처럼 이미 수억원대 보험료를 납부하고 추가 납부 의무와 대출까지 얽히면 가정 재산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SCMP는 이 사건이 중국 온라인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고 전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보험 설계사의 영업 방식과 남편의 재산 처분을 비판했고, 다른 쪽에서는 보험계약 자체와 사생활 문제를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현재 핵심 쟁점은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는지보다 고액 보험계약에 들어간 돈이 부부 공동재산에서 나온 것인지, 배우자 동의 없이 체결된 계약을 무효로 볼 수 있는지에 맞춰져 있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