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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사는 문제만 아니다…美중간선거 뒤흔들 '4대 변수'

트럼프 중간평가·AI 데이터센터·이스라엘까지 표심 변수로
"하원 민주당 탈환·상원 공화당 수성 가능성 높아"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중간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이 연방 하원을 탈환하고 공화당은 상원을 지키는 '분점 의회'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역대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이 고전해온 구조적인 흐름에 고물가와 생활비 부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이탈까지 겹치면서 공화당의 하원 수성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장성관 D&A 미국전략실장 자문역은 1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을 탈환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지금은 몇 석 차이로 하원 다수당이 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장 자문역은 2024년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대의원과 태미 머피 연방상원 캠페인 정치부실장,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사무차장 등을 지냈다.

먹고사는 문제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장 자문역이 민주당의 하원 탈환 가능성을 높게 보는 첫 번째 이유는 중간선거의 역사다. 1934년 이후 대통령이 속한 집권당이 중간선거에서 하원 의석을 늘린 것은 1934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1998년 빌 클린턴, 2002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등 단 세 차례뿐이다. 대공황과 클린턴 탄핵 역풍, 9·11 테러 이후 국민 결집이라는 각각의 특수한 상황이 있었다. 장 자문역은 "미국 역사상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집권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 역사적이고 구조적인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선거를 좌우할 첫 번째 쟁점은 '먹고사는 문제'다. 경제성장률이나 주가, 국채금리보다 유권자가 주유소와 마트, 매달 날아오는 청구서에서 느끼는 체감경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장 자문역은 "표심을 움직이는 모든 선거의 1순위는 단연코 경제"라면서도 "경제지표가 아니라 체감경제"라고 강조했다. 휘발유·디젤과 식료품, 주거비 등이 대표적이다. '생활비 부담(affordability)'가 선거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른 이유다.

두 번째는 '트럼프 중간평가'다. 2024년 트럼프의 승리를 이끌었던 젊은 남성과 히스패닉 남성, 중서부 농업지역 등에서 지지층 이탈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트럼프가 중간선거를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로 만들 경우 핵심 지지층 결집과 달리 무당층에서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봤다.

세 번째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다. 전력과 물 사용, 전기료 상승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역 선거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뿐 아니라 일부 친트럼프 공화당 후보들도 지역 민심을 의식해 데이터센터 건설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네 번째는 이스라엘 문제다. 민주당에서는 젊은층과 진보층을 중심으로 이스라엘 무기 지원에 대한 반대가 커지고 있다. 공화당에서도 '아메리카 퍼스트'를 앞세운 해외 군사 지원 회의론이 나타나면서 전통적인 친이스라엘 정치구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하원 민주·상원 공화…트럼프 견제 강화


장 자문역은 이 같은 흐름을 종합해 민주당의 하원 탈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민주당의 압승보다는 비교적 작은 의석 차이로 다수당이 바뀔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상원은 다르다. 올해 선거 대상 35석 가운데 공화당 우세 지역이 많아 민주당의 다수당 탈환이 쉽지 않다. 장 자문역은 민주당에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도 50대50 정도로 예상했다.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견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장 자문역에 따르면 민주당은 집권 초기 생활비 부담을 낮추는 민생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에 대한 조사, 관세 등 행정부가 행사해온 권한에 대한 의회의 견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하원은 민주당, 상원은 공화당이 장악하면 워싱턴의 정치적 교착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장 자문역은 "하원까지 민주당에 넘어가면 의회는 더욱 교착 상태가 되고 의회와 행정부 관계도 더 비생산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먹고사는 문제만 아니다…美중간선거 뒤흔들 '4대 변수'
장성관 D&A 미국전략실장 자문역이 14일(현지시간) 뉴욕총영사관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미국 중간선거 전망과 그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병철특파원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