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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임신중지 약물 합법화 결정..내년 상반기 중 병원서 처방

성평등부 등, '임신 중지 약물 도입' 발표
불법 유통되던 '미프진', 7년 만에 합법화
임신 9주이하 제한, 첫 2년은 병원서 처방
약물 남용 등 부작용 우려도..반대 여론도

정부, 임신중지 약물 합법화 결정..내년 상반기 중 병원서 처방
정부가 임신 중지 약물을 내년 상반기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임신 중지 약물을 내년 상반기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임신 9주 이하로 제한하고, 시행 첫 2년은 병원에서 처방·조제하는 방식으로 도입된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에 병원에서 합법적인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정부는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임신 중지 약물 '미프진' 도입 방안을 공식화했다. 임신중지 약물 도입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였는데, 지난 7월 허용 방안을 검토하라는 대통령의 지시로 속도를 냈다.

임신 중지 약물 합법화는 2019년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에 대한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나온 지 7년 만이다.

정부는 그간 암암리에 유통됐던 임신 중지 약물을 합법화해 여성 안전·건강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국가 의료체계에서 안전하게 관리하겠다는 의지다.

한 총리는 "찬반 논쟁 속에 더 이상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여성의) 안전하고 현실적인 해법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했다"고 말했다.

임신 중지 약물은 임신 9주(63일) 이내의 임신에 대해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도입 초기 2년 동안 의료기관에서 의사가 직접 처방 및 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 기간 부작용과 약물 사용 환경의 안전성을 검토한 뒤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한 총리는 "제반 여건이 갖춰지면 의사 처방과 약국 조제 방식으로 전환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필요한 입법과 제도 정비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신 중지 약물의 합법적 도입에 대한 논란은 수년간 이어졌다.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헌재는 당시 최대 22주까지 낙태할 수 있는 시한 등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며 국회에 관련 법 개정을 주문했다. 그러나 낙태 찬반 논란이 거세지면서 지금까지 법 개정은 미뤄졌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이날 정책 설명 브리핑에서 "그동안 제도적 미비로 안전하게 의료체계에 접근할 수 있는 개인의 권리가 보장되지 못했다"면서 "임신중지를 할 수밖에 없는 사회경제적 상황에 처한 여성들의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신 중지 약물 합법화를 위해서는 관련 법은 물론, 불법유통, 사후관리, 미성년자 처방 등 여러 제도와 규제를 제·개정해야 한다.

성평등부는 미성년자의 보호자 동의 없는 처방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원 장관은 "청소년기의 경우 심리·정서적 측면에서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며 "보호자 동의 여부는 전체적인 청소년 보호체계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해서 신중하게 검토하고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신 중지 약물 도입을 위한 허가·심사 계획을 마련한다.

현재 임신중지 약물은 임신 63일(9주) 이내 사용을 조건으로 신청된 상태다. 식약처는 안전성과 효과, 품질을 확보하고 의약품 위해성 관리계획 등 허가 신청자료를 심사할 방침이다.

내년 1·4분기 중에는 임신 중지 약물이 합법적으로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관계자는 "업체가 물량 확보 등 준비해야 할 부분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전제하에 내년 1·4분기 도입이 목표"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단계적 도입 절차를 수립하고, 임신중지 약물에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검토한다.

이번 임신 중지 약물 합법화를 놓고 약물 남용 부작용 등 여러 우려와 반발도 예상된다.

한 총리는 "생명의 가치에 대한 우려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인공임신 중지에 대한 권장보다는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를 폭넓게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