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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속도조절론에 선 그은 엔비디아 "새로운 규제 불필요"

앤스로픽 대표 '드림포스' 참석
"속도조절, 기술 동결 의미 아냐"
규제 없는 오남용 피해 우려 표명
젠슨 황 "속도·안전 동시 달성"
트럼프 '사기극 주장' 에 힘 실어

AI 속도조절론에 선 그은 엔비디아 "새로운 규제 불필요"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드림포스 2026'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서 인공지능(AI)을 만드는 앤스로픽과 AI 구동용 반도체를 만드는 엔비디아가 향후 AI 발전 속도에 대해 정반대의 의견을 냈다. 앤스로픽 측은 안전을 위해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엔비디아는 공학적으로 안전을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지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기업 세일즈포스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연례 '드림포스'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연단에 올라 AI의 안전한 활용을 위해서는 자체 점검, 업계 표준 정립, 국제 공조를 포함한 3단계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자신이 AI 성능 향상을 예견했지만 AI 발전이 이토록 빠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AI 속도조절론은 기술을 동결하자는 뜻이 아니다"라며 "AI 기술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모데이는 이미 지난해부터 AI 개발이 규제없이 너무 빨리 진행되고 있다며 오남용 피해를 우려했다. 그는 지난 12일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인간의 AI 통제력 상실 △테러 공격에 AI 사용 가능성 △AI 기반의 경제 공격 가능성 등을 지적하며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게시글이 공개되자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AI CEO, 구글의 AI 자회사인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CEO를 비롯한 AI 개발사 수장들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아모데이가 옳다고 밝혔다.

그러나 AI 산업 육성을 국가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모데이의 의견에 반대했다. 그는 14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AI와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병든 음모가 진행되고 있다. 그것을 반기는 유일한 나라는 중국"이라며 "AI에서 이기는 자가 승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음모론자들, 반역을 꾀하는 자들, 배신자들, 그리고 정보 유출자들"을 향해 경고하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지 말라"고 적었다. 아울러 트럼프는 자신이 "사기극을 깨부수는 사람"이라고 강조한 뒤, 이런 사기극의 주체가 "급진좌파 멍청당원들(Dumocrats·민주당원들을 비하하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모데이에 대해서도 "완벽한 작은 천사인 척하고 있다"라고 적었다.

트럼프는 같은 날 미국 대륙 반대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행사에 참석 중이던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게 전화를 걸어 '사기극' 주장을 되풀이했다. 아울러 미국의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은 15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AI 논란에 대해 "11월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일 뿐이라는 건 굳이 입밖으로 얘기할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개월 동안 이상할 정도로 침묵을 지키던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갑자기 마이크 앞으로 달려가 AI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5일 드림포스 행사에 함께 참석했던 젠슨 황은 아모데이와 다른 주장을 펼쳤다. 젠슨 황은 AI 속도 조절에 대해 "안전은 최우선 과제이지만 또한 공학적 문제"라며 "속도, 안전은 서로 상충되는 선택지가 아니며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AI가 매우 복잡하기는 하지만 결국은 '연산 체계'일 뿐이라면서 이처럼 복잡한 체계를 시험할 수 있는 환경을 올바르게 구축하고, 안전에 확신이 없다면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출시하지 않으면 된다고 지적했다.

젠슨 황은 AI 안전을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시장의 통제력이 이미 작동하고 있으며 새로운 법도, 새로운 규제도 필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개별 기업이) 시장에서 인정받을 만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속도를 조절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