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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7000 되찾았는데…내 주식도 오를까, 반도체만 또 웃을까

외국인 8거래일간 9.2조원 순매도...코스피는 급락 전 수준 회복
유가·금리 함께 내리면 수혜 확대...고금리 지속 땐 AI 관련주 집중 가능성

코스피 7000 되찾았는데…내 주식도 오를까, 반도체만 또 웃을까
코스피가 63.01p(0.90%) 오른 7080.92에 장을 마감한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은 10.10p(1.21%) 오른 844.48에 장을 마감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코스피가 7000선을 회복한 가운데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가 함께 내려가야 상승 업종이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반도체·전력기기 등 관련 수혜 업종에 매수세가 집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외국인 9조원 순매도에도 급락 만회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3일 7080.92로 거래를 마쳤다. 14일 3.26% 급락한 6684.37에서 396.55p 오른 수치다. 18일과 21일 각각 2.66%, 1.65% 상승하며 낙폭을 만회했고, 이달 종가 기준 고점인 7051.64도 넘어섰다.

급락일을 포함한 14~23일 외국인과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9조1819억원, 6조4734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기타법인은 13조820억원, 기관은 2조5928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 가운데 금융투자가 3조627억원을 순매수했지만 투신과 연기금 등은 매도 우위를 보였다.

반도체 대형주는 지수 회복을 뒷받침했다. 23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25%, 1.20% 상승했다. 다만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하락 종목이 548개로 상승 종목 311개보다 많았다. 지수 상승에도 개별 종목의 움직임은 엇갈린 셈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중동 정세와 금리 등 증시를 압박하던 요인이 전환점을 넘어선 가운데 AI 투자심리 개선이 상승 동력을 키우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마이크론 실적과 9월 수출 지표, 삼성전자 잠정실적 등 반도체 모멘텀도 이어진다"며 "견조한 펀더멘털은 최근 압축적 상승을 정당화할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름값 내려도 금리는 5%대…상승 확산에 부담

반도체 중심의 상승세가 다른 업종으로 퍼질지는 미국 금리가 주요 변수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25일 5.16%를 기록했다. 반면 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9월 고점인 배럴당 105.8달러에서 92.4달러로 내려왔다. 유가 하락으로 물가 부담은 줄었지만 금리는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유가 하락만으로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9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상승 폭 0.41%p 가운데 물가 상승 기대가 높아진 영향은 0.02%p에 그쳤다. 나머지 0.39%p는 물가 상승 기대를 제외한 실질금리 상승분이었다. 최근 금리 오름세에는 물가 외의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의미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기술기업의 AI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 유가가 내려가도 금리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기업들이 설비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자금 수요가 늘어 금리에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전력기기 기업은 AI 투자에 따른 주문 증가로 고금리 부담을 상쇄할 여지가 있는 반면, 이러한 수혜가 적은 업종은 이자 부담이 이어져 실적 개선이 더딜 수 있다"라며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도 AI 관련주는 오를 수 있지만, 상승세가 다른 업종으로 확산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금리 함께 내리면 자동차·건설도 주목

유가와 금리가 함께 내려가면 수혜 업종이 넓어질 수 있다. 하나증권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인 2022년 5월부터 미국·이란 전쟁 발발 직전인 2026년 2월까지 업종별 수익률과 외국인 수급을 분석한 결과,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하는 구간에서는 유가 수준에 따라 강세 업종이 달라졌다.

서부텍사스산원유가 배럴당 80달러 수준일 때는 전력기기·반도체·방산·조선 등이 외국인 순매수와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70달러 구간에서는 건설·증권·운송·자동차 등으로 대상이 넓어졌고, 60달러 구간에서는 에너지·이차전지·화학 등이 부각됐다.

다만 향후 유가가 내려가더라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AI 수혜 업종에 상승세가 집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기술기업의 투자 확대가 금리 하락을 제한하는 동시에 반도체·전력기기 기업의 매출을 늘릴 수 있어서다.

미국 대형 기술기업들의 설비투자는 내년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기준 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오라클 등 5개사의 올해 설비투자 추정치는 8437억달러로, 7월 말보다 2.1% 상향됐다.
내년 투자 규모는 올해 추정치보다 31% 증가한 약 1조1000억달러로 전망됐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설비투자 증가율이 올해 3·4분기 정점을 통과했는지 판단하려면 4·4분기 투자 규모가 예상치에 부합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이는 내년 1월에나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늘면서 금리가 오르면 주가 상승이 여러 업종으로 퍼지기 어렵다"며 "미국 기술기업의 투자가 늘수록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정보기술 하드웨어·전력기기·반도체 등에 상승세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