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남편의 저축액부터 부부의 중요한 결정까지 친정 가족 단체 대화방에 공유하던 아내가 남편의 성과급으로 처가 식구들과 한우 파티까지 벌였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남편은 이사 비용으로 모아두려던 돈을 상의 없이 사용한 아내와 갈등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최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는 결혼한 지 1년 된 30대 남성 A씨가 아내와 처가 식구들의 지나치게 가까운 관계로 겪는 어려움을 털어놨다.
두 사람은 지인의 소개로 만나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A씨는 연애할 때부터 아내가 친정 식구들과 자주 연락하는 모습을 접했다. 특히 아내는 남동생과 하루에도 수십 차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를 주고받을 만큼 가까운 사이였다고 한다.
당시 A씨는 가족끼리 사이가 좋은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외식이나 여행 사진을 아내가 가족 단체 대화방에 공유하면 장모가 사진 속 음식을 직접 만들어 사위에게 대접할 정도였다. A씨 역시 이러한 처가의 모습에 호감을 느꼈다.
그러나 연애가 이어질수록 두 사람이 함께 결정할 일에도 처가 식구들의 의견이 반영되기 시작했다.
한번은 영화관에서 A씨가 보고 싶은 작품을 고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아내는 곧바로 영화 포스터를 친정 가족 단체 대화방에 보내 어떤 작품이 좋을지 물었다.
아내는 남동생이 다른 작품을 추천하자 기존 영화의 예매를 미루고 선택을 바꿨다. 여행을 준비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부부가 정한 숙소라도 장모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면 예약을 변경했다고 한다.
결혼을 준비할 때는 예복 색깔까지 처가 식구들의 의견에 따라 달라졌다. A씨는 남색 예복을 원했지만 결국 장모와 처남이 추천한 검은색 예복을 골랐다. 예식장과 신혼집 가구를 결정할 때도 아내는 남편보다 친정 식구들에게 먼저 의견을 구했다.
개인적인 금융정보도 처가에 알려졌다. A씨는 처남이 자신의 적금 규모를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저축액까지 친정 가족 단체 대화방에 공유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혼한 뒤에도 아내의 사진 공유는 계속됐다. 남편이 새 옷을 사거나 머리를 자르면 사진을 촬영해 친정 단체 대화방에 올렸고, 점심으로 무엇을 먹었는지도 알렸다. 부부 사이에 다툼이 생기면 다음 날 처가 식구들에게 전화가 오기도 했다.
남편은 자신의 사진을 동의 없이 공유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아내는 "가족인데 뭐가 문제냐"고 되물었다. 이후 사진을 올리기 전에 허락을 받겠다고 약속했지만 같은 행동이 반복됐다고 한다.
부부 사이의 갈등은 남편의 승진을 계기로 더욱 커졌다. A씨는 성과급을 받아 이사 비용으로 모아둘 계획이었지만 아내가 이를 친정 가족 단체 대화방에 알렸다. 이후 어느 날 퇴근한 A씨가 집에 들어서자 처가 식구들이 모여 한우를 먹으며 승진을 축하하고 있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당황한 남편은 처가 식구들 앞에서는 불만을 표현하지 않았다. 가족들이 돌아간 뒤에야 아내에게 왜 자신과 상의하지 않고 성과급을 사용했는지 물었다.
아내는 남편의 문제 제기에 "가족이잖아. 우리 가족한테 고기 한번 쏘는 게 그렇게 아까우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A씨가 문제 삼은 것은 한우를 대접하는 비용이 아니라 자신과 상의 없이 결정했다는 점이었다. 그는 "무슨 일만 생기면 처가 단체 대화방에서 결정하고 나한테는 통보만 한다"며 불만을 전했다.
두 사람은 이후 금전 문제나 중요한 일정은 부부끼리 먼저 의논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내가 여전히 친정 식구들의 의견을 먼저 따르면서 A씨는 갈등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부가 서로 이해하며 관계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선을 넘거나 위반은 없었기 때문에 남편이 이해하고 아내와 함께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박지훈 변호사는 친정과의 친밀한 관계와 부부의 의사결정은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아내가 친정 식구들과 가까운 점은 이해할 수 있지만, 부부의 돈과 중요한 결정을 가족들과 먼저 논의하고 남편에게 통보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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