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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순직하면 로또 당첨"…현직 소방관이 전한 씁쓸한 현실

"소방관 순직하면 로또 당첨"…현직 소방관이 전한 씁쓸한 현실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경기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영결식 이후 한 현직 소방관이 순직을 '로또 당첨'에 빗댄 말을 전하며 소방관들의 현실을 털어놨다. 그는 가족에게 남겨질 조의금을 생각하며 위험한 화재 현장에 들어가는 심정을 글로 밝혔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에서는 김진석 소방위의 순직 이후 현직 소방관이 작성한 글이 확산했다.

글을 쓴 소방관은 누군가가 "소방관 순직하면 가족은 로또 맞은 거임. 소방공무원 6만 명이 조의금 모으면 10억임"이라고 말했다며 순직 소방관 유족에게 전달되는 조의금 문제를 꺼냈다.

해당 소방관은 순직자가 발생하면 전국의 동료들이 유족을 돕기 위해 조의금을 모은다고 전했다. 그는 "소방서에서 일하다 죽으면 전국의 소방공무원들이 십시일반 조의금을 모아서 전달한다. 공무원이 평생 일해도 모을 수 없는 큰돈"이라며 "지방에 아파트 한 채는 얻을 수 있고 남은 건 아이들 대학 교육까지 시킬 정도는 된다"고 말했다.

위험한 화재 현장에 들어갈 때 가족을 떠올리는 소방관들의 심정도 전했다. 그는 "그래서 우리끼린 죽어도 꼭 불 끄다 죽어야 한다는 말을 농담처럼 한다. 그러나 그 농담은 사실 농담이 아니라 주문이다. 뜨거워도 들어가야지, 죽어도 불 끄다 죽어야지, 불 끄다 죽으면 내 가족은 걱정 없으니까. 용기를 내게 만드는 주문"이라고 밝혔다.

글의 마지막에서도 그는 순직을 로또에 비유한 표현을 다시 사용했다. "당신 말처럼 우리는 긁으면 100퍼센트 당첨되는 로또다. 덕분에 없던 용기를 쥐어짜서 현장에 뛰어들 수 있다"며 "죽어도 불 끄다 죽어야지. 주문을 왼다"고 적었다.

게시물을 읽은 누리꾼들은 소방관의 생명을 금전적 보상과 비교할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가족의 목숨을 대가로 억만금을 줘도 필요 없다", "어떤 소방관도 화마에 희생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댓글도 달렸다.

순직을 로또 당첨에 빗댄 표현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일부 누리꾼은 "로또라니, 나는 내 남편이 죽으면 10억을 줘도 안 받는다", "사람이 죽었는데 로또라니"라고 반응했다.

소방관들의 안전을 위한 장비와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들은 "장비와 기술들이 더 보급되고 발전하길 바란다", "돈으로 목숨값을 매기는 구조 자체가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김진석 소방위는 지난 16일 경기 부천의 공장 화재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하던 중 순직했다. 당시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기까지 약 20분밖에 남지 않았지만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고인의 영결식은 지난 19일 경기 부천체육관에서 열렸다.

소방 예산을 둘러싼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발언도 김 소방위의 순직 이후 다시 비판받았다.
추 지사는 지난 13일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비판이 커지자 추 지사는 지난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저의 발언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소방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20일에는 소방공무원 노동조합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사과했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