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현행 수준 유지
기존 인상 효과·경제흐름 관망
11월 금통위서 추가 인상 유력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행 연 3.00%로 동결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연 3.00%로 동결했다. 소비자물가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불균형 요인이 여전한 만큼 강한 긴축 기조를 유지하되, 시장의 예상대로 이번 달에는 누적된 금리인상 효과와 실물 경제 흐름을 지켜보는 전략적 '숨 고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은은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0.25%p씩 올려 기준금리를 3.0%로 끌어올린 바 있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 금융통화위원 7명 모두 찬성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한은의 긴축 효과 점검과 속도 조절로 볼 수 있다.
물가 잡으려다 양극화의 골이 깊어지는 역풍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청년과 소상공인, '영끌' 가계와 한계기업 등 취약 부문에 이자부담 충격이 집중되는 'K자형 양극화' 우려를 염두에 두고 일시 제동을 건 셈이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가계·기업들의 이자 부담은 기준금리 인상 후 최소 5개월이 지나서 가시화하고, 0.25%p 인상 시 이자 부담이 7조원 가까이 늘어난다.
가계대출 증가폭도 9월 들어 한풀 꺾인 모습이다. 강력한 대출 규제 등에 따라 지난 9월 가계대출 증가 폭이 3조원대로 늘었던 전월에 비해 6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입주 물량 감소 등의 이유로 추세적인 가계대출 하락으로는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한은의 긴축 기조는 한층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물가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는 듯하나, 상당한 상승 압박에 직면해 있다. 중동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환율 상승 등으로 올들어 소비자물가는 2% 후반에서 3% 초중반까지 높은 수준이다. 이미 한은의 목표치(2%)를 넘어선 상황이다. 향후 중동 긴장이 고조되고, 반도체 호조에 따른 수요가 늘면서 물가 상방 압력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 14일 CNN 패널토론에서 '인공지능(AI) 투자 호황과 중동전쟁의 두 흐름이 교차해 물가가 오르고 있는 한국 상황'을 언급하면서 "상승 압박이 높아지는 물가를 안정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들어 높은 경제 성장세가 물가와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신 총재도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올해 2·4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급격한 증가세를 언급하며 "수요 측 요인에 의한 물가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올해 1~8월 경상수지 누적 흑자는 279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696억7000만달러)의 4배에 육박한다.
기대 이상의 반도체 수출 호조로 올해 경제성장률도 한은 전망치(8월)인 3.3%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은은 올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림으로써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고, 환율을 안정시키는 등 정책 대응에 나섰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일단 한차례 숨 고르기를 하면서 금리인상 효과를 점검하고, 향후 긴축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 은행권은 대체로 11월 및 내년 초 각각 0.25%p씩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금통위의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 결정회의는 오는 11월에 열린다.
아울러 오는 27∼28일 열리는 미국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긴축 결정 여부가 통화정책의 주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mail protected]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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