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한 마을의 약방에 아버지와 환자로 보이는 여자아기가 와 있었다. 의원은 잠시 출타를 한지라 약방을 비운 상태였다. 이들이 의원을 기다린 지도 벌써 반나절 정도 지나자 드디어 의원이 도착했다. 의원이 약방의 대문에 들어서는 것을 보더니 아이의 아버지는 허겁지겁 다가가 “의원님 제 여식이 갑자기 벙어리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좀 해 주십시오.”라고 하면서 울먹였다. 의원은 ‘이게 무슨 일인가?’라고 생각했다. 여자아이는 손을 입에 대고 꽥꽥거리며 거위소리를 내고 있었다. 무언가 말을 하고 싶지만 혀가 움직이지 않는 듯했다. 가만 보니 혀뿌리가 수축해 말려 들어갔고 입술은 오므려져 있었다. 두 눈은 불타듯 벌건 상태였고 물고기의 눈알같이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놀란 토끼눈 같았다. 나이는 13세였다. 의원은 그 연유를 물었다. “이 아이는 어쩌다가 말을 못하게 된 것이요?” 그러자 아이의 아버지는 “제 여식은 본래 성질이 부잡한 아이로 오늘 아침에 이놈 때문에 집에 불이 날 뻔해서 크게 꾸짖고 몹시 화를 내었더니 급기야 말을 못하게 되었습니다.”라고 했다. 의원이 진맥을 해 보니 현삭(弦數) 맥이 잡혔다. ‘이것은 풍화(風火)로구나.’라고 진단했다. 현삭맥은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거나 놀랐을 때 나타나는 맥이다. 간(肝)과 심(心)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맥상이 보이면 근육이 갑작스럽게 수축을 하거나 경련을 일으키기도 하고, 상열감과 두통이 생기며 마비증상을 보인다. 의원은 급히 아문혈(啞門穴)에 3푼 깊이로 자침하고 나서 심경의 토혈(土穴)인 신문혈(神門穴)에 자침하고, 다시 심포경의 토혈인 대릉혈(大陵穴)에 자침하고 끝으로 백회혈(百會穴)을 자침했다. 그랬더니 잠시 후 수축해 말려 들어갔던 혀가 원래대로 돌아와 비로소 말소리를 내는데 낭랑하기가 병을 앓은 아이 같지 않았다. 여자아이의 아버지는 침술 한번으로 증상이 회복된 것을 보고 “제 여식은 풍이 아니었습니까? 말을 못하는 벙어리 증상에 약을 처방해도 좋아질까 말까 했을텐데, 침 한번으로 바로 치료하시다니요. 놀랐습니다.”라고 했다. 의원은 “이 증세를 만약 약을 써서 치료한다면 그 형세로 보아 먼저 우황청심원을 써야 했을 것입니다. 또한 의서에 보면 크게 놀라서 말을 못하게 될 때는 밀타승산(密陀僧散)이 효과가 좋다고도 나와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옛날에 어떤 사람이 호랑이나 뱀을 보고 놀라 한참 말을 못하면 밀타승산을 먹였지요. 그러나 제가 이렇게 침으로 치료한 것은 증세가 갑작스럽게 생겼을 뿐만 아니라 제가 마침 출타를 해서 저를 오랫동안 기다리셨다기에 급히 침법을 시행했을 뿐입니다.”라고 했다. 사실 의원도 이렇게 바로 좋아질 줄을 몰랐다. 그래서 ‘이것이 바로 일도쾌차(一到快差)구나. 나로서도 신묘한 치험이로다.’라고 생각했다. 의원은 전에도 한 환자가 중기증(中氣症)으로 인해서 갑자기 인사불성이 되면서 말을 하지 못하게 되었는데, 합곡혈(合谷穴) 한 자리에 자침을 해서 바로 성문이 트이게 한 적이 있었다. 의원은 사람이 얼마나 놀라면 이렇게 실어증이 생길까 내심 궁금했다. 그래서 아침에 있었던 상황을 듣고자 청했다. 아이의 아버지는 애 엄마와 함께 새벽 밭일을 나갔다고 했다. 그리고선 딸 아이에게 아궁이 솥에 아침밥을 지어 놓으라고 했다. 그런데 아이는 밥을 하기 위해서 아궁이에 불을 지피다가 부엌 한 귀퉁이의 장작에 불이 옮아 붙었다. 다행히 부엌에만 불길이 머무를 때 부모가 때마침 도착해서 불을 끌 수 있었다. 조금만 늦었으면 온 집이 홀라당 탈 뻔했다. 딸 아이는 놀라서 마당 한가운데 멀뚱멀뚱 서 있었다. 아이의 아버지는 불을 끄고 나더니 아이의 손에 들린 부지깽이를 빼앗더니 아이를 두들겨 팼다. 그러면서 “이년아. 너 때문에 온 집이 불이 나서 망할 뻔했다. 너 같은 것은 필요 없으니 나가 죽어라.”라고 하면서 심한 욕설을 했다. 아이는 무척이나 너무 놀랐다. 자신 때문에 불이 나서 놀랐고, 아버지의 불호령 같은 화에 놀랐고, 나가서 죽어 버리라는 말에 두려운 충격을 받았다. 아이는 처음에는 울면서 잘못했다고 사정을 하더니 급기야 갑자기 말소리가 나오지를 않았다. 심한 충격과 놀람으로 인한 대경불어(大驚不語)가 된 것이다. 의원은 설명을 모두 듣고 나더니 “모든 병은 이처럼 까닭이 있어 생겼는데, 한 번의 침으로 좋아진 것을 보면 당신네 집안의 복이구려.”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다행히 집은 무사하니 아이를 더 이상 혼내지 말도록 당부했다. 그러면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안심을 시켰다. 마을에는 벙어리를 침 한방으로 고쳤다는 소문이 났다. 다음 날 몇 명의 의원들이 찾아와 물었다. “이처럼 갑작스런 증세를 침으로 쉽게 치료했으니 그 신기한 이치를 들을 수 있겠습니까? 효과의 기전을 설명하실 수 있겠습니까?” 질문을 말하는 투를 보니 ‘대충 침을 놓았는데 우연히 맞아떨어졌을 것은 아니겠냐?’고 여기는 것 같았다. 그러자 의원은 “보잘 것 없는 침술에 어찌 신기한 이치가 있겠습니까? 당신의 질문이 못마땅하고 비루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제가 아는 대로 답을 드리겠습니다. <내경>에 이르길 ‘실(實)한 경우에는 그 자식을 사(瀉)하고, 허(虛)한 경우는 그 어미를 보(補)한다’고 하였으니 제가 보기에 풍화(風火)가 크게 타올라 심(心)과 심포(心包)가 모두 실하니, 이때는 마땅히 먼저 불타오르는 기운을 제거한 후에야 뒤따르는 기운이 이에 쇠해지기 때문에 이처럼 침을 놓은 것 뿐입니다.”라고 했다. 의원은 이어서 “아이는 갑자기 벙어리가 되었기에 아문혈에 자침해서 독맥의 기운을 통하게 한 것이고, 이어서 심경인 토혈인 신문혈을 사(瀉)하여 정신을 안정시키면서 위로 타오르는 불기운의 강력한 세력을 제거한 것이며, 다음으로 심포경의 토혈인 대릉혈을 사하여 사기를 돋우는 망령된 화기를 깎아 내린 것이며, 마지막으로 백회혈을 취함으로써 막혀있던 기혈이 소통되게 한 것이니 비유하자면 연적(硯滴)의 윗부분에 난 구멍을 연 것과 같습니다.”라고 했다. 실즉사기자(實則瀉其子). 오행(五行)에서 어미[母]가 실하면 자식[子]을 사(瀉)하라는 이론이다. 실(實)하다는 것은 쓸데없는 사기가 몰려 있다는 의미다. 사(瀉)한다는 것은 기운을 꺾는 것이다. 일상에서도 어미가 설칠 때 그 자식의 기세를 누르면 결과적으로 어미의 기운도 누그러지는 것과 같다. 그래서 의원은 치성한 화(火)를 억누르기 위해서 그 자(子)에 해당하는 토(土)에 해당하는 혈자리를 사한 것이다. 오행의 상생상극 이론에 따라서 토를 사하면 수(水)가 강해지기 때문에 수가 화를 꺾어 결과적으로 화가 약해지는 것이다. 의원이 설명을 마치자, 또 다른 의원이 물었다. “이미 풍화(風火)가 크게 타올랐다고 했으면서, 의원님이 치료한 혈자리들은 단지 화(火)의 자(子)인 토혈(土穴) 뿐이고 목(木)의 자인 화혈(火穴)을 취하지 않았으니, 모(母)가 실하면 그 자(子)를 사(瀉)한다는 이치가 어디에 있습니까? 그게 아니라면 또한 풍(風)이 아니고 화(火)만 홀로 있는 증세를 풍화(風火)라 잘못 말한 것입니까?” 질문의 요지는 목(木)에 해당하는 풍(風)이 실하면 화(火)를 사(瀉)해야 하기에 심경의 화혈(火穴)인 소부혈이나 심포경의 화혈인 노궁혈, 간경의 화혈인 행간혈 등도 함께 사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의원의 질문을 보니 오행침 공부를 꽤나 많이 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치료를 했던 의원은 “의원님의 말이 언뜻 타당한 듯 하지만 그것은 깊은 뜻을 알지 못한 것입니다. 만약 풍(風)이 아니고 화(火)만 있는 것이라면 입을 벌리지 못하고서 갑자기 말하지 못하는 벙어리 증상이 어떻게 생겼겠습니까? 게다가 중경의 <상한론>에는 ‘궐음증(厥陰症)에는 혀가 말려 들어가고 음낭이 수축된다’고 하였으니, 풍목(風木)의 기운이 아니겠습니까?” 의원은 차분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지금 내가 침을 놓으면서 단지 화(火)의 토혈(土穴)만 취하고 목(木)의 화혈(火穴)은 취하지 않은 것은 이로써 충분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무릇 풍화(風火)는 원래 자모(子母)의 관계라서 단지 그 자(子)의 기만 사(寫)하면 그 모(母)의 기는 어쩔 수 없이 따라서 감해지게 됩니다.”라고 했다. 화(火)의 기운을 꺾으면 풍목(風木)의 기운은 저절로 안정된다는 설명이었다. 의원의 명쾌한 답변에 질문했던 의원들은 얼굴이 붉어지더니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되돌아갔다. 의원은 ‘옛날의 명의들은 단지 1~2혈만 취하고도 병이 나았는데, 요즘의 의원은 한가지 병에도 온몸에 난잡하게 침을 놓는 자들이 많도다. 그렇다면 침이 만개라도 부족할 것이다. 이는 옛 성인이 세운 법의 본뜻이 아니니, 어찌 몹시 부끄럽지 않겠는가?’라고 혼잣말을 하듯이 탄식했다. 이는 바로 <침구대성>에 적힌 ‘하나의 침이 경혈에 적중하면 병자는 바로 일어난다[一針中穴, 病者應手而起]’는 내용이 사실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 제목의 〇〇은 ‘병자(病者)’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우잠잡저(愚岑雜著)> 女子撮口症. 女子十三歲, 卒然喑啞, 舌本縮入, 兩眼如火, 魚目不轉, 以手攝口作鴉聲. 余料風火所致, 先針啞門三分, 次取手小陰經土字穴神門, 又取包絡經土字穴大陵, 末取百會一穴, 則縮舌乃平, 始發語音, 爽如不病兒. 此症若用藥治, 勢不得不先用牛黃淸心元, 隨症施治也, 非但症急, 余適出他, 回路逢着, 故如是施針, 幸得神效. 乃問其病發之由, 則曰此兒本是性急之兒, 而朝者其父, 以會事不敏, 大責激怒, 因發此病云云. 余乃悟曰, "病發有據, 治療偶合, 眞是汝家之福也." 或問曰, "如此急症, 如此易治, 其神奇之理, 可得聞乎?" 曰, "草莾之學, 豈有神奇之理乎? 然吾子不鄙辱問, 何惜一對乎? 經曰, '實者瀉其子, 虛者補其母', 以余所見, 風火大熾, 兩臟皆實, 則法當先除熾火之氣然後, 風木之氣乃衰. 是以先通督脈之氣, 而瀉小陰土穴, 以除炎上之熾勢. 次瀉包絡土穴, 以售助桀之妄權, 末取百會一穴, 以應五穴, 而使其壅滯之氣血易爲踈通, 比如開硯滴之上竅也." 或曰, "旣云風火大熾, 則君之所治者, 但是火之子土穴, 而不取木之子火穴, 烏在其實 則瀉其子之理乎? 抑亦非風而單火之症誤云風火耶?" 曰, "然吾子之言似有理 未知其蘊奧也. 若非風而單火, 則撮口之症何作? 且仲景傷寒論, '厥陰症舌卷囊縮云云者', 非風木之氣乎? 今余所針, 只取火之土穴, 不取木之火穴, 亦不煩說而易知, 夫風火元是子母, 則但瀉其子之氣, 其母之氣不得不隨減矣. 噫! 古之名針, 只取一二穴而愈疾, 今之人一病萬身針者有之. 此非古聖立法本旨也, 豈不痛惡乎?" 於是, 問者唯唯而退. 乃妄紀管見, 以俟後之知者. (여자촬구증. 13세 된 여자애가 갑자기 말을 못하고 혀뿌리가 수축해 들어가며 두 눈은 불타듯 벌게지고 물고기의 눈알같이 움직일 수가 없었으며, 손을 입에 대고 꽥꽥거리며 거위소리를 내었다. 풍화가 침입하여 나타난 결과로 판단하고, 먼저 아문혈에 3푼 깊이로 자침하고 나서 수소음경의 토혈인 신문을 자침하고, 다시 포락경의 토혈인 대릉을 자침하고 끝으로 백회혈을 자침하였더니, 수축해 들어갔던 혀가 원래대로 돌아와 비로소 말소리를 내는데 낭랑하기가 병을 앓은 아이 같지 않았다. 이 증세를 만약 약을 써서 치료한다면 그 형세로 보아 먼저 우황청심원을 써야 했으나, 융통성있게 치료한 것은 증세가 갑작스럽게 생겼을 뿐만 아니라 내가 마침 출타하였다가 돌아오는 길에서 만났기 때문에 이와 같이 침법을 시행하였고 다행히 신묘한 효험을 얻었다. 이어서 그 병이 나게 된 까닭을 물으니, 이 아이가 본래 성질이 급한 아이로 아침에 그 아비가 일처리가 민첩하지 못하다고 크게 꾸짖고 몹시 화를 내었더니 급기야 이 병이 생겼다고 하였다. 내가 그 말에 깨달으며 "병은 까닭이 있어 생겼는데 그 치료는 우연히 받게 되었으니, 이는 참으로 그대 집안의 복이로세." 하였다. 혹자가 물었다. "이와 같이 갑작스런 증세를 이같이 쉽게 치료했으니 그 신기한 이치를 들을 수 있겠습니까?" 하기에 내가 말하기를 "보잘것없는 배움에 어찌 신기한 이치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대가 욕되게 묻는 것을 비루하게 여기지 않았으니 어찌 대답하는 것을 아끼겠습니까? <내경>에 이르길 '실한 경우에는 그 자식을 사하고, 허한 경우는 그 어미를 보한다.'하였으니 내가 보기에 풍화가 크게 타올라 양장이 모두 실하니, 이때는 마땅히 먼저 불타오르는 기운을 제거한 후에야 풍목의 기운이 이에 쇠해집니다. 이 때문에 먼저 독맥의 기를 통하게 하고 소음경의 토혈을 사하여 위로 타오르는 불기운의 강력한 세력을 제거한 것입니다. 다음으로 포락토혈을 사하여 사기를 도우는 망령된 권세를 없앤 것이며, 마지막으로 백회혈을 취함으로써 앞의 5혈에 호응하여 그 막혀있던 기혈이 소통되게 한 것이니 비유하자면 연적의 윗부분에 난 구멍을 연 것과 같습니다." 혹자가 말했다. "이미 풍화가 크게 타올랐다고 했으면서, 그대가 치료한 것은 단지 화의 자인 토혈 뿐이고 목의 자인 화혈을 취하지 않았으니, 실하면 그 자를 사한다는 이치가 어디에 있습니까? 그게 아니라면 또한 풍이 아니고 화만 홀로 있는 증세를 풍화라 잘못 말한 것입니까?" 내가 말하기를 "그대의 말이 타당한 듯 하지만 그 깊은 뜻을 알지 못한 것입니다. 만약 풍이 아니고 화만 있는 것이라면 촬구증이 어떻게 생겼겠습니까? 게다가 중경의 상한론에는 '궐음증에는 혀가 말려 들어가고 음낭이 수축된다'고 하였으니, 풍목의 기운이 아니겠습니까? 지금 내가 침을 놓으면서 단지 화의 토혈만 취하고 목의 화혈은 취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로 번거롭게 말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니, 무릇 풍화는 원래 자모의 관계라서 단지 그 자의 기만 사하면 그 모의 기는 어쩔 수 없이 따라서 감해지게 됩니다. 아! 옛날의 유명한 침의는 단지 1-2혈만 취하고도 병이 나았는데 지금 사람은 1가지 병에도 온몸에 침을 놓는 자가 있습니다. 이는 옛 성인이 세운 법의 본뜻이 아니니, 어찌 몹시 부끄럽지 않겠습니까?"하였더니 이에 질문했던 자가 수긍하면서 물러났다. 이에 망령되이 나의 좁은 견해를 기록하여 후대의 아는 자를 기다린다.) <침구대성> 拯救之法, 妙用者針. 劫病之功, 莫捷於鍼灸. 故《素問》諸書. 爲之首載, 緩和.扁.華, 俱以此稱神醫. 蓋一針中穴, 病者應手而起, 誠醫家之所先也. 近世此科幾于絶傳, 良爲可嘆! (병에서 구하는 방법으로 묘한 작용이 있는 것이 침이다. 병을 물리치는 공은 침과 뜸보다 빠른 것이 없다. 그러므로 소문 등의 여러 책에서 첫머리에 싣고 완화와 편작, 화타가 모두 침을 가지고 신의란 칭호를 얻었다. 대개 하나의 침이 경혈에 적중하면 병자는 바로 일어나니. 진실로 의사가 가장 앞에 두어야 할 바이다. 근세 이 침과가 전해지는 것이 거의 끊겼으니 참으로 탄식할 만하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3-11-28 15:24:23옛날 기억을 떠올려보면 아이들끼리 주먹다짐으로 싸우다가도 한 쪽이 코피가 터지면 사실상 승부는 끝난 것으로 여기는 때가 많았다. 일단 피가 보이면 주위에서도 뜯어말리고 급하게 지혈부터 했다. 이럴 때 대부분 솜이나 휴지로 코를 틀어막게 되는데 코와 눈 사이 경혈점을 손가락으로 눌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손상된 혈관을 진정시키기 위해 냉찜질을 해주는 것도 좋은데 고개를 뒤로 젖혀 피가 목 뒤로 넘어가게 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이렇게 다쳐서 나는 코피도 있지만 특별한 이유도 없는데 수시로 갑자기 나오는 코피도 있다. 건조해진 코에 자극을 줘서 나는 경우도 있고 피로가 심해서 나는 경우도 있고 호르몬이 부족해서 생긴 허열(虛熱)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또한 스트레스 과잉으로 흥분해서 혈압이 올라가다 출혈이 일어난 코피는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다. 때마침 이 때 코피가 터져주면 열과 압력이 해소되면서 한숨 돌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중풍이 일어날 때 손끝과 발끝을 따서 혈압을 떨어뜨리는 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이 또한 반복되면 점점 병증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근본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간혹 레이저로 코 혈관을 지지는 경우가 있는데 코에서는 피가 안나지만 결국 눈이나 뇌처럼 다른 곳에서 다시 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므로 급해서 어쩔 수 없이 수술을 했다 하더라도 근본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좋다. 장동민 하늘땅한의원 원장
2020-04-02 18:56:55[파이낸셜뉴스 강근주 기자] 현대인은 요즘 남녀노소 모두 ‘수그리족’, ‘저두족(低頭族)’이 됐다. 근골격계 질환 발생이 이와 비례해 급증세를 보인다. 만성 통증이 창궐하지만 시대는 IT를 넘어 AI까지 가세하는 형국이다. 때문에 최근 KBS1이 방송한 다큐인사이드 휴머니튜드 케어를 보고 시청자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환자를 존중하는 치유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공감도 빠르게 확산됐다. 여일수 한국무술활법연구원장이 그 바람에 주목받고 있다. 무술활법이 휴머니튜드 케어와 공통분모가 많아서다. 여일수 원장은 “무술활법은 한마디로 무술적 자연치유 요법이다. 상대 존중과 신뢰에서 출발해 상호 교감으로 통증을 조금씩 완화해 본래 기능을 회복해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술활법은 고유 무술로 일부 무술인 사이에서 비급으로 전수돼 왔는데, 합기도가 근본”이라며 “힘을 가하지 않고 신체 근육의 부조화와 상하좌우 기의 밸런스를 조정해 재활을 돕는 수행법이자 무술’이라고 설명했다. 여일수 원장은 경호무도학과에서 합기도를 전공한 공인 8단이며, 진씨태극권, 동선진식태극권 12대 전승자인 다솔사 봉일암 동초대사로부터 태극권을 사사했으며, 검술 실력이 출중하다. 여일수 원장은 “무술활법은 인체의 역학적인 운동 원리를 무술적인 동작으로 전환해 중력에 의한 체중 부담과 장력의 의한 근육 긴장을 해소하면서 통증을 완화해 가는 동양의 오랜 무술적 운동치유 방법’이라고 설파했다. 또한 “무술활법은 그 기법과 방법이 무술적 동작이어야 하며 경락과 경혈을 압박하지 않기 때문에 경직돼 있는 근육조직을 누르는 행위는 상대를 더 긴장하게 만드는 살법”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손끝이나, 팔꿈치로 힘을 주며 압박하면 고통이 가중되는 만큼 결코 사용해선 안되는 방법’이라며 기존 근육이완 운동방식에 반기를 들었다. 여일수 원장은 “현대인은 육체적 과로와 정신적 피로에 찌든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며 무술활법 이용에는 신중한 선택을 강조했다. 현재 여일수 원장은 한국무술활법연구회를 이끌며 한국-중국-일본을 비롯해 세계 각국 활법단체와 교류-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무술활법 대중화에도 나섰다. 올해 초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무술활법 지도사’ 자격증을 정식 등록했으며, 10인 이상 단체나 모임에서 공개 세미나를 요청하면 즉각 달려가 한국 무술활법을 전수한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19-12-28 23:59:16동양의학에서 침을 놓는 자리인 경혈점에 인태반주사를 주입하면 통증을 완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태환한의원정형외과 조태환 원장과 이노한의원 박경미 원장은 새로운 복합부위통증증후군치료법을 주제로 한 논문이 국제통증학술지인 '저널오브페인앤드릴리프' 최신호에 게재됐다고 1일 밝혔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란 외상후 특정부위에 발생하며, 화끈거리거나 아리는 듯한 통증이 지속되는 만성신경병성통증이다. 연구팀은 동양의학에서 침을 놓는 자리인 경혈점에 인(人)태반가수분해물제제인 '라이넥'을 주입할 경우 통증완화 효과가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발목관절등 말초부위에 발생하는 통증이 머리, 목, 배, 가슴, 꼬리와 같이 몸의 중축을 이루는 부위와 연관성이있다는 것을 기반으로 양쪽 부위를 동시에 치료해 유의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한 연구팀에 따르면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의 경혈점에 동물실험을 통해 염증 억제 및 연골 조직의 파괴억제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진 라이넥을 주입한 결과, 감각을 느끼는 신체가 장바깥의 신경종말 부위가 2배 이상 활성화되면서 약물과 경혈자극의 효과가 상승적으로 작용했다. 조태환 원장은 "소화장애, 원기약화 등을 유발하는 일반 통증치료제를 대신해 생체자극효과, 생체재생촉진, 생체항상성 유지의 기전을 가진 라이넥을 경혈점에 주입함으로써 안전하고 더 효율적인 통증 제어가 됐다"고 설명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16-08-01 17:16:27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침과 뜸 치료시 감염 등의 위험 방지를 위해 '침 시술 안전관리' 등 3종의 국가표준(KS)을 제정해 내년 1월 2일부터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에 제정된 국가표준은 대한한의사협회,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지식경제부 표준기술력향상사업으로 개발됐으며 전통의학 세계시장 선점을 위한 국제표준(ISO)도 추진할 계획이다. 침 시술은 안전관리 지침으로 감염관리, 의료인의 수칙, 침 관리, 의료기기 멸균, 시술 안전관리, 침 시술 체크리스트, 위생적 손씻기, 침 시술로 발생 될 수 있는 이상반응 대처법 등을 담았다. 한의사는 침 시술 전 환자에게 금속 알레르기나 에이즈 같은 전염성 질환, 임신여부 등을 확인하고 침 시술 부위는 알코올로 반드시 소독을 하고 침시술시 의사나 환자의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환자가 바뀔 때마다 손을 씻고, 항상 멸균된 침을 사용하고 사용된 침은 반드시 분리해 별도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혈 표준은 인체에 침을 놓는 경혈 14경맥 361개 경혈의 명칭 및 위치와 인체 표면에서 경혈을 찾는 방법을 표준화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데 중점을 뒀다. 인체표면에서 경혈의 위치는 현대 해부학적 자세와 세계보건기구(WHO)경혈위치를 적용해 경략은 한글(한자),영문 순으로 표기하고. 경혈은 약호, 한글, 한자, 영문 순으로 알기 쉽게 표기했다. 뜸 표준은 시술 범위, 뜸을 뜨는 방법 및 뜸을 뜨는데 사용되는 각종 재료에 대한 시험방법, 포장 및 표기방법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뜸 재료는 국제표준에 따라 생물 안전성시험을 실시하여 세포독성, 감작성(알레르기), 자극성, 피내반응 및 전신(급성)독성시험 등을 통한 인체안전성을 확보하도록 규정했다.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21세기 신성장동력 산업인 한약재, 한방의료기기에 대한 표준을 개발해 국민의 건강보호와 국제표준으로 제정해 관련업계의 세계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11-12-29 09:59:52대법원 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13일 엄모씨(62)씨가 근육내자극치료(IMS) 시술을 한방침술로 오해해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을 내린것은 부당하다며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환자 7명의 몸에, 침이 꽂혀 있던 부위들은 한의사가 통상적으로 침을 시술하는 부위인 경혈에 해당하고, 침이 꽂혀 있던 방법도 침술의 자침과 차이가 없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원고의 시술행위는 한방의료행위인 침술로 볼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IMS시술이 한방진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보지 않아 양의사들이 행하는 IMS시술의 적법성 여부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엄씨는 태백보건소가 ‘의사이면서도 한의사만 할 수 있는 한방침술을 한다’는 이유로 지난 2004년 6월 검찰에 고발당해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후 면허정지처분을 받아 부당하다며 소송을 내 1심에서 패소하자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IMS시술은 긴장된 근육 깊은 곳에 침을 자입해 전기자극을 줘 근육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법으로 한방의료행위인 침술과 같다고 보기 어려운데 엄씨의 시술방법은 IMS시술에 해당한다”며 엄씨의 손을 들어줬다. /ksh@fnnews.com 김성환기자
2011-05-13 16:54:16가을철은 건조한 날씨와 함께 미세먼지, 꽃가루, 급격한 일교차로 인해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이 증상 악화를 겪기 쉬운 계절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 점막이 외부 자극에 과민 반응을 일으켜 재채기,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만성 질환으로, 이 시기에는 특히 면역력 관리와 체질 개선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 비염을 관리하기 위한 특화된 치료법을 제안하며, 개인의 체질과 상태에 맞춘 한약 처방과 침구 치료를 통해 효과적인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한의학적 관점에서의 알레르기 비염 원인을 비장과 폐 기능의 약화, 그리고 몸 안의 풍한(風寒)과 풍열(風熱) 상태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비장은 면역 체계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으며, 폐는 호흡기 계통을 담당하는 중요한 장기다. 따라서 비장과 폐 기능의 약화를 개선하는 것이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에서 핵심이다. 가을철 알레르기 비염 환자를 위한 한약 처방에는 청폐탕(淸肺湯), 소청룡탕(小靑龍湯), 방풍통성산(防風通聖散), 형개연교탕(荊芥連翹湯) 등이 있다. 이는 기혈의 순환을 돕고 폐와 비장의 기능을 강화하는 한약 처방이며, 각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맞게 맞춤형으로 처방된다. 한약 처방과 더불어 침구 치료는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을 즉각적으로 완화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특히 침술은 코 주변 경락을 자극해 콧물과 재채기 같은 증상을 완화하고, 전신의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해 면역 체계를 강화한다. 가을철에는 몸이 쉽게 건조해지고 기혈이 막히기 쉬운데, 침구 치료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해 비염 증상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폐경과 비경의 경혈을 자극해 폐와 비장의 기능을 강화하고, 코 점막의 염증을 줄여주는 치료가 진행돼야 하며 알레르기 비염에 약침 요법을 적용해 한약 성분을 직접 경혈에 주입하는 방법도 비염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일상생활에서도 몇 가지 관리법을 통해 증상 악화를 방지할 수 있다. 가을철은 대기가 건조하기 때문에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고, 코 점막의 건조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 면역력을 높이면 폐와 비장의 기능을 도와 비염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가을철 알레르기 비염은 면역력 저하와 폐 기능 약화가 주요 원인이므로, 한의학적 치료는 단순한 증상 관리에 그치지 않고, 체질 개선과 면역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환자 개개인의 체질에 맞춘 한약 처방과 침구 치료, 약침 치료를 통해 비염의 근본적인 원인을 개선하고, 장기적인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한의학적 치료의 강점이다. 그리고 첩약시범사업에 비염 한약이 적용되니 의료비 부담도 줄이고 삶의 질도 높여보자. 안덕근 자황한방병원 병원장
2024-10-17 18:08:43[파이낸셜뉴스] 프로 골퍼 최경주 선수가 지난달 29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커누스티 골프링크스에서 열린 PGA 시니어 오픈 챔피언십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만 54세 최경주 선수가 이번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기까지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 그는 지난 5월 한국프로골프(KPGA) 대회에서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운 뒤 진행한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어려움을 밝힌 바 있다. 허리 건강 악화로 수년째 고생하고 있으며, 4번과 5번 척추뼈에서의 허리디스크와 협착증으로 통증이 심했다고 말했다. 자생한방병원 이남우 원장은 "하지 마비나 대소변 장애처럼 중증도 이상의 허리디스크를 제외한 대부분은 비수술 치료로 충분히 호전 가능하다"라며 "그중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이나 침·약침치료 등을 병행하는 한방통합치료를 중심으로 통증을 완화한다"라고 2일 밝혔다. 최경주 선수는 철저한 자기 관리로 유명하다. 술, 탄산음료, 커피를 끊고 매일 아침 40분 이상 스트레칭을 비롯한 테라피와 마사지를 한다. 또한 전문적인 치료를 통한 건강 관리에도 나서며 허리디스크 악화와 재발 방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오래전부터 자생한방병원에서 약침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침 치료는 주변 근육의 경직을 이완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통증을 낮춘다. 아울러 한약재의 유효성분을 추출·정제해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 치료는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혀 통증을 줄이고 손상된 신경과 조직의 재생을 돕는다. 특히 허리디스크에 대한 약침 치료는 여러 논문을 통해 그 효과가 입증돼왔다. SCI(E)급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Neurology’에 게재된 자생한방병원 논문에 따르면 한약재인 두충, 방풍 등의 유효성분을 혼합한 신바로메틴 성분의 약침은 허리디스크로 인한 염증과 통증을 낮추고 디스크의 퇴행을 늦췄다. 구체적으로 염증을 유발하는 산화 스트레스 관련 물질(TNF-α, IL-1β)이 최대 80%까지 줄었고, 연골을 파괴해 디스크 퇴행에 관여하는 효소인 ADAMTS-5도 감소했다. 운동기능은 투여 10일차부터 크게 개선됐다. 신바로메틴은 자생한방병원과 서울대학교 천연물과학연구소가 발견한 순수 생약 성분으로, 2003년 미국 물질특허를 획득하기도 있다. 자생한방병원은 다양한 실험과 SCI(E)급 국제학술지를 통해 신바로 약침의 항염 효과, 뼈·연골 보호 및 재생 효과 등을 입증해 왔다. 최경주 선수가 받는 약침 치료도 신바로 약침으로 알려져 있다. 이 원장은 “노화를 피할 수는 없지만 체계적인 관리와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며 “초고령화 시대를 앞둔 만큼 규칙적인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 그리고 전문적인 치료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8-02 13:32:52[파이낸셜뉴스] 최근 영유아 대상 백일해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연령대의 백일해 환자 누적 건수는 총 512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명에 비해 366배로 급증했다. 특히 영유아는 면역 체계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함소아한의원 압구정점 이혁재 원장은 "최근 발생한 백일해의 확산은 집단 면역력 약화가 주요 원인"이라며 "예방을 위해 정해진 시기에 예방 백신을 접종하고,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12일 조언했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균 감염으로 주로 영유아와 소아에게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전염병이다. 주요 증상은 발작적인 심한 기침으로 기침 후 숨을 들이쉴 때 '쌕' 소리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심할 때는 기침이 무려 10주 넘게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서 ‘100일 동안의 기침병'이라는 뜻으로 ‘백일해’라고 불린다. 특히 영유아는 심한 기침으로 호흡곤란이나 청색증도 함께 나타날 수 있어 세심하게 상태를 살펴야 한다. 아이가 이러한 특징적인 기침 양상을 보인다면 즉시 의료 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백일해는 항생제 치료가 필수적이나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한방치료를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다. 특히 치료 후 호흡 곤란이나 피로감 등의 후유증이 남는 경우, 한방치료가 증상 완화와 건강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원장은 "백일해는 유행성 질환으로, 후유증 치료에 한의학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증상에 따라 풍열증, 허열증, 폐열증, 허약증 등으로 분류해 맞춤 치료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기침을 포함한 호흡기 질환의 기본 한방 요법으로는 인삼, 황기, 당귀 등을 사용해 면역력을 개선하고 기운을 보충하는 한약 치료와 폐 관련 경혈을 자극해 폐 기능을 강화하고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침과 뜸 치료가 있다. 장기간의 증상으로 약해진 체력 회복과 근력 강화를 위해 추나 치료와 약침 치료도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충분한 휴식, 수분 섭취, 따뜻한 음식 섭취 등의 생활 관리도 중요하다. 찬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 백일해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질환이기 때문에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개인위생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올바른 손 씻기와 기침 예절을 생활화하고, 외출 후와 식사 전후, 기침이나 재채기 후, 화장실 사용 후에는 반드시 비누를 사용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 기침할 때는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사용한 휴지나 마스크는 즉시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이혁재 원장은 "백일해 예방의 핵심은 예방 접종과 철저한 개인 위생 관리"라며 “백일해 후유증 개선에는 한방요법이 도움이 되며 맞춤형 한약 치료는 몸의 진액을 보충하고, 면역력을 강화해 유행 질환을 이겨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7-12 08:54:41[파이낸셜뉴스] #. 박 모 과장(37)은 더위에 약하고 땀도 많은 탓에 언제나 에어컨과 가까운 자리에 앉는다. 집에 있을 때도 에어컨을 항상 틀어놓고, 잠도 침대가 아닌 찬 바닥에서 잘 정도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한쪽 눈이 잘 감기지 않고 통증까지 느껴져 거울을 본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눈뿐만 아니라 입, 이마까지 일그러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것. 이에 박 과장은 회사가 아닌 병원으로 향했다. 최근 이어진 고된 업무에 장시간 얼굴에 찬 기운을 맞아 ‘안면신경마비’가 왔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아직 한여름에 들어서지도 않았건만 연일 폭염주의보 안내 문자가 쏟아진다. 이러한 날씨에 에어컨 없이 단 하루라도 살 수 있을까. 땀에 젖은 채 어느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상상을 해보자. 시원한 에어컨 냉기가 피부에 닿자마자 입꼬리가 올라가고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처럼 현대인의 여름날 삶의 질은 에어컨 유무에 따라 결정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에어컨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건강엔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여름철 실외와 실내의 급격한 기온 차이는 신경계 교란을 유발할 수 있는데, 특히 에어컨 찬바람이 안면에 장시간 직접적으로 전달될 시 혈액순환을 저하하고 안면근육의 수축을 야기해 ‘안면신경마비’ 위험을 높인다. 아울러 체온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면역력 저하도 안면신경마비의 원인이 된다. 실제 안면신경마비는 겨울과 환절기만큼이나 여름에도 다발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7, 8월 안면신경마비 환자 수는 1만 5983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해 겨울 12, 1월 환자 수 1만 6472명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안면신경마비는 쉽게 말해 얼굴 근육을 움직이는 안면신경이 마비되는 질환이다. 한쪽 안면 근육 움직임이 둔화돼 얼굴이 비대칭 형태로 굳는다. 입이 돌아가거나 눈이 잘 감기지 않고, 침 흘림, 눈물 흘림, 미각 장애, 청각 장애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기온 차이나 면역력 저하 외에도 수면 부족, 스트레스, 과로, 물리적인 충격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할 수 있다. 안면신경마비는 원인과 증상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중추성 안면신경마비’는 뇌혈관장애, 뇌경색, 뇌출혈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면역력 감소,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말초신경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이 둘을 구분하는 기준은 이마와 눈의 움직임 여부다. 중추성 안면신경마비는 이마 근육 사용과 눈의 움직임이 가능한 반면,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이마 근육과 눈을 움직이기 힘들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 침·약침치료, 한약처방 등의 한의통합치료를 통해 안면신경마비를 치료한다. 안면신경마비 치료를 위한 안면부추나요법(SJS 무저항요법)은 한의사가 직접 진료하는 수기치료법으로, 비뚤어진 안면 근육을 올바르게 교정하고 뭉쳐있는 근육을 풀어 통증과 기능 개선에 효과적이다. 지창혈(地倉穴), 양백혈(陽白穴) 등의 안면부 주요 혈자리에 침을 놓는 침치료는 얼굴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안면근육 경직을 푸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한약재의 유효성분을 경혈에 직접 주입하는 약침치료는 손상된 신경의 회복을 촉진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맞는 한약처방도 신경마비 개선과 더불어 면역력 향상, 체온 유지 등에 효과를 나타낸다. 대표적인 한약으로 와사해표탕, 이기거풍산, 견정산 등이 있다. 특히 와사해표탕은 자생한방병원의 연구를 통해 안면신경마비 치료에 대한 효과를 입증됐다. 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이 SCI(E)급 국제학술지 ‘염증연구(Journal of Inflammation Research)’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와사해표탕에 쓰이는 주요 한약재인 ‘택란’은 신경세포에 발생한 염증을 억제하고 신경 재생 인자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또한 안면신경마비는 허리디스크, 기능성 소화불량, 알레르기 비염, 뇌혈관질환 후유증, 월경통과 함께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 대상 질환에 포함된다. 이에 이전보다 더 낮아진 금액으로 첩약(한약)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안면신경마비를 피하는 것이다. 안면신경마비를 예방하려면 신체 면역력을 키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일주일에 2~3회씩 규칙적으로 운동하여 체력을 강화하고, 축적된 과로나 스트레스를 제때에 해소해야 한다. 또한 수면 시간을 충분히 보장해야 하며,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면 안면신경마비 위험도가 현저히 낮아진다. 매년 ‘역대 최악의 폭염’이 뉴스 키워드로 등장한다. 올여름도 기록적인 폭염이 예상되는 만큼 각종 여름철 질환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무더운 날씨지만 즐겁고 쾌적한 여름이 될 수 있도록 건강 관리에 힘써 보자. / 대전자생한방병원 김창연 병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6-24 17:0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