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의 10개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평균 연봉이 3조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조선해양 부실관리, 낙하산 인사 파견 등 비판을 받아온 산은의 자회사 CEO의 고연봉이 도마에 올랐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은에 제출받은 '2015년 산업은행 출자회사 CEO 연봉 현황'자료를 분석해 "산업은행 자회사(지분 15% 이상 보유) CEO의 2015년 평균연봉이 3억6000만원에 달했다"고 4일 밝혔다. 최고 연봉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하성용 대표로 8억3000만원에 달했다. 이어 산은캐피탈 구동현 대표 3억9000만원,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대표 3억4000만원, KDB인프라자산운용 김상로 대표 3억3000만원, 한국수출입은행 이덕훈 행장 3억2000만원, 한국감정원 서종대 원장 3억2000만원, 나노코 이종두 대표 3억원 순이었다. 이들을 포함한 상위 10개 자회사 대표의 연봉총액은 36억원에 달했다. 김 의원은 "산은 자회사 CEO들의 연봉이 일반 국민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며"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과도한 연봉 책정 관행이 시정될 수 있도록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점검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16-10-04 13:56:43미국의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지만 월가의 많은 고연봉 직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금융업 구인정보업체 인테그레이티드매니지먼트리소스를 인용, 금융위기가 발생한지 8년이 지난 현재 고정자산 부문 등 많은 직종이 크게 줄었다고 보도했다. 연봉 50만달러 지급 조건을 제시하며 서로 영입하려던 부채담보부증권(CDO) 구조전문가, 자기자산투자가인 프롭트레이더, 국채판매 관련 직종 모두 각종 규제와 전자거래 활용으로 급감했다는 것이다. 미국 노동통계청은 금융 관련 직종이 지난 2014년부터 2024년까지 8.4% 늘어나겠지만 금융위기로 실직한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뉴스 전문기자
2016-02-15 17:07:44고연봉 자격증 ‘빅3’에..변호사·전문의는 없네 면허형 국가자격취득자 가운데 항만, 포구 등에서 선박을 수로로 안내하는 도선사의 월소득이 878만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김미숙 선임연구위원이 146개 면허형 국가자격취득자의 월평균 소득을 조사한 결과, 도선사를 비롯해 원자로조종감독자면허(799만원), 조종사(운송용·자가용·사업용, 795만원), 전문의(766만원), 항공기관사(750만원), 변호사(738만원) 등이 700만원 이상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치과의사(685만원), 의사(583만원), 호텔경영사(580만원), 공인회계사(571만원), 한의사(565만원), 세무사(551만원), 아마추어무선기사(524만원), 한약업사(517만원), 경비지도사(504만원), 변리사(497만원) 등이 소득 상위 20개 자격증에 포함됐다. 또 전체 국가자격 취득자의 월평균 임금은 345만원인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 정규직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 245만원(통계청)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자격증과 동일한 직업을 가진 자격취득자가 전체의 90%를 넘어 자격증의 활용도도 매우 높았다. 자격별 가치평가에서 5점 만점에 4점 이상으로 평가된 자격증은 의사, 산림기술사, 치과의사, 한약업사, 한의사, 장제사 등 6개로 이들 자격의 취득자가 인식하는 자격의 가치가 높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김 선임연구위원은 "자격 취득 후 보수교육에 대한 법적규정에 일관성이 부족하고 체계적이지 못하다"면서 "동일한 면허 유형이라 할지라도 의무규정과 권고규정이 없거나 과태료의 차이가 있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기자
2012-11-27 17:34:32살고 싶은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로 롯데건설의 '르엘(LE-EL)'과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써밋', 현대건설의 '디에이치'가 3대장으로 꼽혔다. 파이낸셜뉴스가 지난 4월 20일부터 5월 10일까지 3주간 fn홈페이지와 부동산114, 리얼투데이,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및 건설업계와 함께 '제20회 fn하우징·건설 파워브랜드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르엘과 푸르지오 써밋, 디에이치가 최고급 프리미엄 아파트로 네티즌의 선택을 받았다. 르엘은 지방 거주자들과 연봉 6000만~8000만원 소득자의 선호도가 높았다. 푸르지오 써밋은 여성(30.2%)의 선호도가 남성(21.8%)보다 높았다. 디에이치는 주택을 구입하기 시작하는 젊은 층의 선택이 많아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대림산업의 '아크로'와 호반건설의 '호반 써밋'도 프리미엄 아파트 입지를 굳건히 했다. 이번 설문에서 돋보인 프리미엄 브랜드는 바로 르엘이다.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론칭해 6개월 만에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에 안착한 것이다.르엘은 한정판을 의미하는 '리미티드 에디션(Limited Edition)'의 약자인 'LE'와 '시그니엘', '애비뉴엘' 등 롯데의 상징으로 쓰이고 있는 접미사 'EL'이 결합해 완성된 명칭이다.가장 최근에 론칭한 프리미엄 브랜드인 만큼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컸고, 강남 4구 중에서도 집값이 가장 비싼 반포, 대치 등에서 분양을 이어가면서 집값 상승의 기대감으로 인해 응답자들의 선택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올해 3월 신반포 14차에도 르엘 브랜드를 적용해 평균 124대 1, 최고 208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오는 5월 분양 예정인 신반포 13차에도 르엘을 적용한다. 르엘이 적용되는 신반포 13차는 2·4분기 이후 가장 기대되는 분양단지에 꼽히기도 했다.롯데건설 관계자는 "기존의 고급화된 캐슬의 이미지를 이어가되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를 지닌 드러내지 않는 고급스러움을 담았다"면서 "롯데건설이 갖춘 모든 노하우를 집약해 최고급의 한정판 주거 상품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2020-05-26 16:02:50농협의 유통자회사 통합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매년 영업이익도 감소하고 있지만, 경영진 연봉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만희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2015년 대비 2017년 영업이익을 보면 농협유통은 83억원에서 48억원으로 이익이 반토막 났고, 부산경남유통은 21억원에서 8억원으로, 충북유통은 26억원에서 11억원, 대전유통도 10억원에서 4억원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이들 유통자회사 경영진의 연봉은 비교적 높다는 지적이다 농협유통은 영업이익이 48억원 임에도 CEO의 연봉은 2억원으로 나타났다. 부산경남은 7억원 영업이익에 연봉은 1억3000만원, 대전유통은 4억원 영업이익에 연봉은 1억2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만희 의원은 "일반 민간 회사라면 실적 부진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하든가 아니면 월급을 자진 반납해야 할 경영실적"이라며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농협경제지주는 2017년까지 농협하나로유통, 농협유통, 부산경남유통, 충북유통, 대전유통을 단일법인화해 소매유통사업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려 했으나 그러나 유통회사 자회사 통합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매년 영업이익도 이같이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의원은 "사실상 유통 대표들의 월급을 주기에도 벅찬 것이 지금농협 유통 자회사들의 현실"이라며 "농민의 생산품을 제값 받고 소비자에게 잘 팔수 있도록 돕는 조직이 아니라 임원들의 자리보전용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18-10-16 15:11:31【베이징=차상근특파원】 중국의 상장업체에서 100만위안(1억6500만원)이상 고액연봉을 받는 임원들이 1203명에 달한다고 중국증권망이 포브스중문판을 인용, 4일 보도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중국증시에 상장된 내국기업들인 A주시장 업체의 이사,감사 이상 고위임원들중 지난해 연봉이 100만위안을 넘는 사람은 1203명으로 처음으로 1000명선을 넘었고 그중 최고경영자(CEO)는 232명이었다. 이중 민간기업 CEO는 111명으로 핑안(平安)증권 CEO마밍쩌(馬明哲)가 987만위안을 받아 최고액연봉자였다. 그 뒤를 광파(廣發)증권 전 총경리 리잰융(李建勇)이 800만위안,민성(民生)은행 행장 훙치(洪岐)가 684만위안으로 각각 2,3위에 올라 금융업계의 고임금상황을 반영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개발업,정보기술,금융,의료의약업계가 각각 15,13,10,10명으로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국유상장사에서 연봉 100만위안 이상의 CEO는 121명으로 화뤼(華銳)풍력발전 총재 한준량(韓俊良)이 858만위안으로 최고액연봉자였고 중지(中集)그룹 총재 마이보량(麥伯良)이 596만위안,자오샹(招商)은행 행장 마위화(馬蔚華)가 531만위안을 받았다. 국유기업들에서는 금융,에너지·광업·무역,부동산개발,정보기술,의료의약 등의 CEO연봉이 높아 각각 18,17,13,10,10명순이었다. 연봉 100만위안 이상 CEO중 비교가능한 121명의 지난해 소속회사 매출증가율은 33%,순이익증가율은 47%였다. 홍콩증시 상장기업(H주)중에서 최고연봉 CEO는 롄상(聯想)그룹 양위앤칭(楊元慶)으로 7872만위안을 받았다. 그 뒤를 런허상예(人和商業) 총재 다용거(戴永革) 6745만위안,헝다(恒大)ㅂ동산총재 샤하이쥔(夏海鈞) 4796만위안 등의 순이었다. 포브스는 H주의 경우 상위 50위내 CEO의 보수명세를 보면 36%가 성과급이었고 32%는 스톡옵션 등으로 CEO의 보수는 더욱 다원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csky@fnnews.com
2011-08-04 18:16:36미국 정부가 공적자금을 받은 금융기관과 대기업 등 주요 7개사의 고액 연봉자 급여를 평균 50% 삭감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21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정부의 한 고위 관료는 이른바 ‘급여 차르(황제)’로 불리는 케네스 파인버그 특별위원장(사진)은 씨티그룹, AIG, 뱅크오브아메리카,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 GMAC, 크라이슬러파이낸셜 등 7개사의 경영진을 포함한 고액연봉자 175명의 총 급여를 50% 줄이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업들은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에 따라 대대적인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업체로 각사 상위 25명의 고액 연봉자가 파인버그의 결정에 영향받게 된다. 이에따라 AIG의 경우 최고 연봉자 급여가 모두 합쳐 20만달러를 넘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 정부의 급여 삭감안은 다음주 재무부가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nanverni@fnnews.com오미영기자
2009-10-22 15:24:36지식경제부 등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이 지난해 경영실적이 부진한데도 고액의 연봉을 받아간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지경부 산하 출연연 중 전자통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은 적자(당기순손실)를 내고도 직원 평균연봉이 8000만원을 웃돌았다. 29일 기획재정부의 경영정보통합공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전체 302개 공공기관 중 직원 평균연봉 상위 20개 공공기관 중 정부 산하 연구원 및 연구소는 7개로 나타났다. 이 중 전기연구원, 전자통신연구원, 기계연구원 및 부설 재료연구소, 에너지기술연구원, 화학연구원 등 6개가 지경부 산하 기관이다. 이들 6개 연구원의 직원 평균연봉은 7600만∼8700만원에 이르지만 경영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자통신연구원의 경우 지난해 14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직원들은 평균 8373만원의 연봉을 받았으며 기계연구원도 9억원 순손실에도 불구하고 평균연봉은 8257만원에 달했다. 또 에너지기술연구원과 화학연구원은 지난해 각각 1억4000만원, 6억90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직원들은 각각 7953만원, 7611만원의 연봉을 챙겼다. 또 연구원 중 직원 평균연봉이 8736만원으로 가장 높은 전기연구원은 2004∼2006년 3년간 순손실을 기록하다 지난해 어렵게 순이익(19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연구원은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자마자 직원들의 평균연봉을 11.4%나 인상했는데 이는 연봉 상위 20개 공공기관 중 한국벤처투자(12.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1800만원의 순이익을 남긴 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 직원들도 평균 8032만원의 연봉을 가져갔다. 이 밖에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도 지난해 12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직원들의 평균연봉은 7721만원에 달했다. 이처럼 정부 산하 연구원들의 방만경영이 도마에 오르면서 이들 기관장에 대한 사퇴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부가 지경부 및 교과부 산하 연구 기관장들에게 일괄 사표 제출을 요구하면서 현재 사임했거나 사퇴의사를 밝힌 출연연 기관장은 전자통신연구원장, 기계연구원장, 원자력연구원장, 한국과학재단 이사장, 국립중앙과학관장 등 5명으로 알려졌다. /hjkim@fnnews.com 김홍재기자
2008-04-29 18:04:58한국의 고급 기술인재 유출의 심각한 상황이 다시 확인됐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17일 발표한 인력 해외 유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인구 1만명당 인공지능(AI) 인재 순유출입은 -0.3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5위다. 대한상의가 자체적으로 고안한 두뇌수지 순위도 우리나라는 주요 43개국 중 33위다. 두뇌수지는 국내 전문인력의 해외 유출과 외국인 전문인력의 국내 유입의 차이를 보여주는 지표다. 해외로 이직한 전문인력 수가 급증하면서 두뇌수지 적자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게 상의 분석이었다. 기술인재 유출을 이대로 방치하면 첨단기업의 경쟁력 약화는 물론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 전체가 치명상을 입는다. 더욱이 이공계, 과학 인재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도 경각심이 필요하다. AI 종합경쟁력이 계속 뒤처지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기술인재 부족 탓이 가장 크다. 우리나라는 AI 특허 수가 세계 최상위이면서도 생성형 AI 기술의 기반인 파운데이션 모델은 겨우 1개다. 고급 인재의 기술계 진입은 늘지 않고 그나마 현장에 있던 과학인재는 고연봉을 좇아 해외로 빠져나간다. 지속적으로 성과를 낼 인재는 씨가 마르고, 그렇다 보니 AI 생태계가 자리를 못 잡는 악순환이 거듭되는 것이다. 인재가 있어야 관련 산업을 키운다. 방치하다가는 미래가 없다. SGI는 인재 유출 원인으로 단기실적 중심의 평가, 연공서열식 보상, 부족한 연구 인프라, 국제협력 기회 부족 네가지를 꼽았다. 그러면서 상위 성과자일수록 해외이주 비중이 높다고 우려했다. 유능할수록 떠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인데, 심각한 국가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재명 정부는 AI 3대 강국 등 AI를 국가 핵심 어젠다로 설정했다. 100조원 규모의 민관 투자 프로그램을 조성하겠다는 공약도 했다.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 인프라를 확보하고 전 산업과 AI 융합을 시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를 현실로 만드는 주체가 결국 고급 기술인재다. 지금이라도 AI 인재 확보전에 국가와 민간이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 미국의 AI 절대강자 지위를 위협하는 중국의 성장비결도 해외 인재 유치였다. 천문학적 비용을 지불해 해외 과학 석학을 우선 섭외했고, 자국 유학생의 유턴에도 지대한 공을 쏟았다. 우리가 적극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인재 유출을 막는 수준의 대책을 넘어 해외 인재를 대거 끌어올 적극적인 유인책까지 강구해야 한다. 말하자면 '브레인 게인'(Brain Gain) 전략이다. 이공계 인재 처우개선을 위한 기금을 만들어 대대적 연구지원에 나서는 것도 방법이다. 해외 인재의 주거시설이나 자녀교육 여건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유연한 근무조건과 파격적인 성과 보상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런 식이어야 인재가 다시 유입되고 선순환 생태계가 힘을 낼 수 있다. 최근 전격 발탁된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도 고민하는 문제일 것이다. 하 수석은 네이버의 AI 혁신을 주도한 대표적인 민간 기술 엘리트다. 그가 주창해온 '소버린 AI'는 이재명 정부의 AI 강국과 부합한다. AI 3강의 시작점은 인재 확보다. 이재명 정부 전체가 하 수석과 손발을 맞춰 특단의 전략을 짜보라.
2025-06-17 18:12:45"하룻밤 사이 인간 노동력이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될 것이다." 최근 이런 섬뜩한 경고문을 날린 이는 미국 오픈AI 대항마 앤스로픽의 최고경영자(CEO)인 다리오 아모데이다. 정확히 그날이 언제일지는 모르겠으나 머지않은 일이라고 장담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AI 투입 하루 만에 사무직 일자리 절반이 사라진다. 믿거나 말거나일 수 있겠으나 아모데이의 예상이 국내에서 현실이 된다고 가정해 보자. 머지 않은 어느 날 아침 AI 로봇들이 회사로 들이닥치는 순간 폭망하는 쪽은 현직 정규 근로자가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천하의 AI라고 한들 노조의 우산을 받쳐든 기존 인력을 단번에 위협할 초법적 힘은 없다. 아직 시장에 당도하지 못한 미래 근로자, 청춘들에게 돌아갈 자리가 AI 진입 로드맵에 따라 봉쇄됐을 공산이 크다. 대학 졸업장만 쥐고 있으면 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차를 끌고 와 직접 모셔가던 시절이 있었다. 1970년대 후반 '한강의 기적'이 취업전선에도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던 때다. 인사 담당자들은 입사권유 특강 경쟁까지 벌였다. 상경대생이 섭외 1순위였다. 1명당 5~6개 업체가 달라붙었다. 고도성장기 1980년대를 지나며 대규모 대졸 정기공채 시대가 막을 올린다. 기업들이 주로 원하는 인재상은 협력, 인화, 성실 세가지였다. 기업에는 범용 청년인재가 넘쳐났다. '학생들의 선택을 기다립니다'류의 기업 PR광고는 1990년대 전반기까지 계속됐다. "노래방 점수가 몇점이었느냐"가 면접 첫 질문이었다는 인간미 넘치는 회사 이야기가 광고로도 나왔다. 이 훈훈한 풍경이 자취를 감춘 것은 아시다시피 외환위기(일명 IMF)를 겪으면서다. 대졸 신입 채용문이 바늘구멍이 됐고, 청년실업이 뜨거운 이슈가 된 것도 이때부터다. 청년들의 기나긴 고통의 터널은 고학력 출신이 거듭 쏟아져나온 것과도 관련이 없을 수 없다. 풍요의 시기 직장을 골라잡았던 세대의 자녀들은 너나없이 대학에 갔다. 청년실업의 골이 깊어지던 2000년 초반 직장 내 대졸자 비율은 30%, 2020년대 들어서자 50%에 육박하더니 지난해 아예 50%를 넘어섰다. 국내 일자리 태반을 차지하는 중견·중소기업들이 사람을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르던 시기도 이때와 맞물린다. 눈 높아진 대졸 취준생에게 지방 중기의 험난한 업무가 눈에 들어올 리 만무했다. 지금 서울만 벗어나면 공장 인근 외국인 기술자들을 동네에서 심심찮게 본다. 이게 그런 이유다. 이제 중기는 외국인 없이는 공장을 못 돌린다. 총체적으로 엇박자인 우리의 인력실태를 돌아본다. 세계는 AI대전이 한창인데 전쟁에 내보낼 젊은 기술인재는 태부족이고, 의료인 지망 낭인들은 도처에 깔렸고, 가방끈만 늘리다 '그냥 쉬는' 청년인구는 50만명을 넘어섰다. 대기업에선 정작 필요한 인재를 못 찾아 채용을 못 늘리고, 그 대신 노조 철갑을 두른 풍요의 세대만 정년을 채운다. 쉬는 청년은 끝내 눈을 못 낮춰 자발적 장기백수 신세가 된다.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지만 이 불균형을 깨지 못하면 0%대 성장은커녕 마이너스도 못 면한다. 청년을 뛰게 할 정답은 대부분 알고 있다. 기업이 벽돌 찍어내듯 고연봉 일자리를 쏟아내면 되겠지만 이게 쉽지 않으니 전 부문 개혁을 말하는 것이다. 풍요의 세대만 누리는 무차별 정년연장 입법 논의와 때 되면 무조건 오르는 호봉제, 이것만 깊이 숙고해 방법을 찾아도 길이 있다. 일자리 편견, 학력 차별은 어디에도 쓸 데가 없다. 선거 막바지 터져나온 '고졸 출신이 갈 수 없는 자리' 운운한 유명인의 발언을 듣는 순간 손이 떨렸다. 상대방 후보 부인을 공격하다 튀어나온 우발적 발언이었겠으나 자신의 평소 생각이었을 것이라고 본다. 이런 저급한 사고가 부끄러움을 모르면 대졸자 눈엔 '대졸이 가선 안 되는 자리'만 보일 것이다. 투표일 아침이 밝았다. 후보들은 하나같이 일자리와 성장을 우선으로 외쳤다. 말한 만큼이라도 행동으로 보여달라. 그 많았던 청년들을 다시 뛰게 해달라.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2025-06-02 18:4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