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태국에서 수학여행을 가던 버스에 화재가 발생해 학생·교사 등 25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1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방콕 북쪽에 인접한 빠툼타니주의 고속도로를 달리던 스쿨버스에 불이 났다. 한 구조대원은 현지 매체를 통해 "사고가 난 버스는 서부 우타이타니주의 초등학교·중학교 학생을 태우고 중부 아유타야·논타부리주로 수학여행을 가던 중 타이어가 터지면서 장벽에 충돌했고 버스의 액화천연가스(LNG) 연료통에 불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찍힌 영상에는 버스가 화염에 휩싸여 불타고 있고,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모습이 담겼다. 수리야 증룽르엉낏 교통부 장관은 "초기 보고들에 따르면 학생 38명과 교사 6명 등 44명이 (버스에) 타고 있었다"면서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이 중 학생 16명과 교사 3명 등 19명이 탈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사망자 수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화재 이후 25명이 실종됐고 이들의 행방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누틴 찬위라꾼 부총리 겸 내무장관도 "아직 현장 조사가 끝나지 않아 정확한 사망자 수를 확인할 수 없지만 생존자 수와 비교하면 25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운전자는 살아남았지만 도망친 것으로 보이며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버스에서 빠져나온 19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한 명의 어머니로서 부상자와 사망자의 가족들에게 깊은 조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10-02 06:15:25[파이낸셜뉴스] 중국의 문화대혁명(1966~76년) 당시 교사 구타 등 폭력을 주도한 홍위병의 상징인 쑹빈빈(宋彬彬)이 지난 1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년 77세. 쑹빈빈은 문화대혁명 초기인 1966년 8월 18일 천안문 성루에 올라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의 팔에 직접 홍위병을 상징하는 붉은 완장을 채워준 인물로 유명하다. 당시 마오 주석은 쑹에게 이름이 ‘논어’에 실린 겉과 속이 조화를 이룬다는 의미인 “문질빈빈(文質彬彬)의 빈인가?”라고 물었다. 쑹이 “그렇다”고 말하자 마오는 “무력이 필요하지 않나(要武嘛)?”라고 말했고, 이때부터 쑹은 ‘야오우(要武)’로 이름을 바꿨다. 쑹은 마오 주석에게 이름을 새로 받은 직후 "내가 평생 잊을 수 없는 하루였다"라며 "위대한 뜻의 이름을 얻었으며, 마오 주석은 우리에게 방향을 밝혀줬다. 우리는 폭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쑹은 학생이 교사를 구타하고, 자식이 부모를 고발하는 등 전국적인 무장투쟁을 선동하며 폭력 시위를 주도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당시 고등학생이던 쑹이 모교의 볜중윈(卞仲耘) 교감 등 7~8명을 직접 구타해 숨지게 했다는 말도 돌았다. 실제로 넷플릭스가 최근 제작해 세계적으로 흥행한 드라마 '삼체(三體)' 도입부에서 홍위병이 교사를 구타해 숨지게 하는 장면을 본 많은 중국인은 쑹빈빈을 떠올렸다고 한다. 문학이 끝난 뒤 쑹은 1980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가 세월이 지나 2014년에야 모교를 찾아 잘못을 빌었다. 쑹은 교정의 볜중윈 교감 흉상에 머리 숙여 사과한 뒤 "학교 질서를 앞장서 파괴하고 선생님들을 괴롭혔다"며 ‘나의 사죄와 감사’라는 제목의 글을 읽었다. 이어 “문화대혁명은 한바탕의 대재앙이었다”며 “평생 괴로웠고 후회했다”고 했다. 하지만 볜 교감의 유가족은 사과를 거부했다. 벤 교감의 남편인 왕징야오 전 중국과학원 역사 연구원은 “볜 교감이 죽은 지 48년이 지났지만, 당시 일을 계획하고 사람을 죽인 이들은 여전히 법을 어기고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은 채 자유롭게 살고 있다"라며 "사건의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홍위병의 거짓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했다. 문화대혁명 기간 중국의 상당수 중고생과 대학생들은 '홍위병'이라는 이름으로 마오쩌둥이 만든 정치적 대중운동조직에 동원됐다. 당시 이들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박해를 받아 사망한 사람은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쑹빈빈은 보스턴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시민권까지 얻어 영국계 회사의 오너 겸 CTO로 재직했다. 베이징부속사범대의 명예동문 90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19 08:12:48[파이낸셜뉴스]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용산초 교사 사망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 중 한 명이 최근 복수의 누리꾼을 고소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용산초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 A씨가 지난달 말 일부 누리꾼을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협박 등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이들이 자신이 이사 간 지역의 온라인 카페 등 온라인커뮤니티 상에서 자신을 특정해 '동네에서 추방하자'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협박성 문구의 현수막 등을 내걸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를 개시한 건 맞지만 수사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2019년 유성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교사 B씨는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냈다는 이유 등으로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고소를 당하는 등 수년간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지난해 9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인사혁신처가 B씨의 순직을 인정한 가운데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은 지난달 26일 학교 관계자 2명과 학부모 8명 등 10명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불송치했다. 이에 B씨 유족 측은 대전경찰청에 이의신성처를 제출했으며, 유족 측과 함께 B씨의 순직 인정과 가해자 엄정 수사를 촉구해 온 대전교사노조와 전국 교원단체들은 지난 1일 재수사를 촉구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7-03 07:43:04【파이낸셜뉴스 경기=노진균 기자】 경찰이 경기 의정부시 소재 호원초등학교 이영승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 학부모 및 학교 관계자 등을 수사한 결과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해 수사를 마무리한다. 의정부경찰서는 호원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관련, 학부모 3명과 전·현직교장 등 학교 관계자 5명 등 총 8명을 수사한 결과 혐의 인정할 만한 증거 발견할 수 없어 불송치를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9월 경기도교육청 수사 의뢰 및 유족으로부터 학부모 3명과 전·현직교장 등 학교 관계자 5명 등 총 8명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고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배경 등을 규명하기 위해 고인의 가족, 동료 교사, 학부모 등 21명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고, 고인의 휴대전화 및 학부모 휴대전화에 대해 포렌식 수사를 진행했다. 8개월간 수사를 진행해 온 경찰은 자녀의 치료나 결석 문제 등으로 학부모들이 이 교사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해 괴롭힘 등 업무방해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구속 요건을 충족할 만한 혐의가 없다고 결론 냈다. 특히 초등학생이 커터칼에 베인 사건과 관련해 학생의 학부모가 이 교사의 입대 뒤에도 연락해 8개월에 걸쳐 500만원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 경찰은 "이 교사가 먼저 치료비를 제안했고 강압이나 협박은 없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초등학생이 다친 사건과 이 교사가 사망한 시기의 차이가 약 6년 정도 돼 연관성을 찾기 어려웠다"며 "종합적으로 고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피고소인들의 범죄 혐의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2016년 호원초에 부임했던 이영승 교사는 2021년 12월 극단적 선택을 했고, 이 교사가 학부모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경기교육청이 지난해 9월 감사를 진행한 뒤 업무방해 혐의로 학부모 3명에 대해 수사 의뢰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이 교사의 유가족이 학부모 3명을 강요 등의 혐의로, 호원초 전·현직 교장 등 학교 관계자 5명을 직무 유기 등의 혐의로 각각 고소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05-22 10:26:58[파이낸셜뉴스] 현장 체험학습 도중 일어난 교통사고로 강원지역 초등학생이 사망하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당시 학생들을 인솔했던 교사들이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전국 교사들이 탄원서에 서명하며 재판부에 현명한 판단을 호소하고 나섰다. 25일 현재 전국 교사와 시민 등 3만5000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탄원서에 서명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원교사노조 등 교원노조·단체들 역시 해당 교사들을 돕기 위한 움직임을 벌이고 있다. 사고가 일어난 초등학교 A교장은 “현장 체험학습 사고로 인해 재판받게 된 인솔 교사 2명을 위해 탄원을 부탁한다”며 “이들은 학생 안전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했음에도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다”고 운을 뗐다. A교장은 “학교는 다양한 사전 준비와 안전교육 진행, 대비책을 마련했음에도 안타깝게 한 아이를 체험학습에서 잃었다”며 “어떤 위로의 말과 표현으로도 부모 가슴의 아픔을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돌발 사고였음에도 선생님들은 ‘교사로서 무한 책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교직을 천직 삼고 학생을 자식 삼아 생활하는 두 선생님이 이제는 사고의 아픔에서 벗어나 사랑하고 아끼는 아이들 앞에 힘을 내 설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22년 11월 발생했다. 당시 속초시 노학동 한 테마파크에 현장 체험학습을 위해 방문한 10대 학생이 움직이던 버스에 치여 변을 당했다. 검찰은 당시 학생을 인솔하던 교사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첫 공판은 내달 19일 춘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3-26 06:27:54[파이낸셜뉴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사망 교사에 대한 유족들의 순직 신청이 인정됐다. 교육계에 따르면 인사혁신처는 27일 서이초 A교사의 유족에게 순직 인정 사실을 통보했다. 지난해 7월 18일 서이초에서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던 A교사는 학교 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채 발견됐다. A교사는 평소 학부모 민원과 문제학생 지도에 고충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 조사 결과 '학부모 갑질' 등 구체적인 혐의점은 발견하지 못했다. A교사의 죽음은 수많은 교사들이 참여한 교권 회복운동으로 이어져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교권회복 4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결과를 낳았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A교사 순직 인정과 관련해 "서이초 선생님의 명예를 지키고 교육 전문가로서 모든 선생님을 존중하는 중요한 결정이 내려졌다"며 "오늘의 결정이 교육공동체가 서로를 보듬고 다시 일어서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약속한대로 촘촘하고 두터운 교육활동 보호 안전망으로 모든 선생님을 보호하며 가르치는 즐거움이 있는 학교, 배우는 행복이 가득한 학교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교육감은 "어떤 말로도 참척의 아픔을 헤아릴 수 없지만 가장 애타게 이 순간을 기다려 온 유가족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인사혁신처는 지난해 8월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출근길에 폭행당해 숨진 초등교사에 대해서도 순직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02-27 18:02:10[파이낸셜뉴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사건을 종료했다. 교사 A씨가 아이들 지도와 학부모·업무 관련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는 가운데 개인 신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극단적 선택에 이른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에 교사노조측은 강하게 반발하며 재수사를 요청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4일 "사망한 교사 A씨가 지난해 서이초 부임 후 학교 관련 스트레스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면서도 "논란이 있었던 학부모의 지속 괴롭힘이나 폭언, 폭행, 협박, 강요 등 범죄로 볼 만한 행위나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서이초 사건 이후 일부 교사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학부모의 괴롭힘 등이 제기돼 왔다. 경찰은 고인이 학부모와 주고받은 하이톡(업무용 메신저)과 문자메시지, 업무용 PC·노트, 일기장 등을 확보해 분석했다. 다만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인 아이폰의 비밀번호를 열지 못한 만큼 실제 괴롭힘이 있었는지 단정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사망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이른바 '연필 사건' 관련해 경찰은 A씨와 직접 연락한 양쪽 학부모 2명의 휴대폰을 포렌식했다. 하지만 통화녹음은 발견되지 않았다. 사건이 벌어진 이틀간 A씨 휴대폰과 연동된 태블릿PC에서 확인한 통화 내역과 하이톡에서는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또 A씨와 가까운 동료 교사 2명과 만든 단톡방에서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내용이 있었지만 관련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은 단톡방에서 개인번호로 전화가 왔다고 호소했던 부분에 대해 학교 일반전화를 개인번호로 착신 설정해 오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교사노조측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서울교사노조는 14일 입장문을 통해 “국과수의 심리 부검 결과 학급 아이들 지도 문제와 아이들 간 발생한 사건, 학부모 중재 등 학교 업무 관련 스트레스가 있었다는 것은 교육활동 침해 행위가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교육활동 침해 행위를 한 학부모 등을 엄정 조사하고 관련 법률을 적극 적용해 협의점을 찾아야 함에도 혐의없음으로 종결한 것에 유감을 표하며 재수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서초경찰서는 지난 7월 18일 A씨가 숨진 채 발견된 이후 사망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20명 규모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경찰서장을 팀장으로 형사, 수사, 사이버, 수사 심사 등 각 기능이 참여해 사건 현장 감시 및 검시 결과 등을 바탕으로 수사해 왔다. 유족, 동료 교사, 친구, 지인, 학부모 등 총 68명을 조사했고 A씨 부임 첫해인 2022년 정황 등을 확인했다. 이후 법의학자, 의사, 변호사 등이 참여하는 변사사건심의위원회를 거쳐 검찰과 상호 의견 제시·교환을 통해 최종 결론을 도출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3-11-14 11:38:06【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을 겪다가 숨진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이영승 교사에 대해 사망 2년 만에 순직 결정이 내려졌다. 경기도교육청은 인사혁신처가 이 교사의 사망에 대해 이같이 판단했다고 20일 밝혔다. 앞서 인사혁신처는 지난 18일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를 열어 이 교사의 순직 인정 여부를 논의했다. 이 교사는 학부모 3명으로부터 악성 민원을 겪다가 2021년 12월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이 교사의 죽음에 대해 학교 측은 단순 추락사로 보고했지만, 이 교사 유족 측은 이 교사가 학부모들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린 끝에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경기도교육청 조사로 이 교사가 부임 첫해인 2016년 담임을 맡은 6학년의 한 학생이 수업 시간 도중 페트병을 자르다가 손등을 다친 일로 이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린 사실이 밝혀졌다. 이 교사는 이 학부모에 사비를 들여 8개월 동안 50만원씩 400만원을 치료비로 제공했으며, 이 학부모 말고도 다른 두 명의 학부모로부터 각기 다른 이유로 악성 민원을 겪어온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들 학부모는 현재 이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한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SNS에 "학부모들의 지속적 민원으로 인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준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의 결정에 감사드린다"며 "도 교육청은 이런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교현장에서 국가의 책무를 다하시는 선생님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선생님 홀로 모든 일을 감당하시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학교에서 숨진채 발견된 (고)故 김은지 교사의 경우 경기도교육청 조사 결과, 학부모 악성 민원과의 명확한 연결 고리를 밝혀내지 못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3-10-20 11:50:08[파이낸셜뉴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사망 경위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에 전국의 교사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성의 없는 수사 결과를 규탄한다"며 "경찰은 성역 없는 수사와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국민과 교사들이 품은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10일 서면 기자간담회에서 서이초 교사 사망 경위와 범죄 혐의 여부를 수사 중이지만,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고인의 사망 동기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심리 부검을 의뢰했다고도 했다. 전교조는 "경찰은 현장 교사들의 진상규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자, 추가조사를 진행할 것처럼 태도를 보였으나 결국 또다시 '혐의없음'이라는 결정을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달이 넘는 시간을 허비했다"며 "심각한 교권 침해가 있었는지, 학교 업무와 생활지도로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학교를 비롯한 교육 당국의 책임은 없었는지 등 그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경찰은 심리 부검을 통해 사건을 처리한다고 말해 전국 교사들의 분노를 유발했다"며 "정부와 경찰은 서이초 교사 죽음을 개인사로 정리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교조는 서이초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6일까지 교사와 시민 2만5000명에게서 받은 서명을 첨부해 이날 서울경찰청에 민원을 제출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3-10-13 11:04:25【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교육청이 2년 전 경기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숨진 사건과 관련, 악성 민원 등 지속적인 괴롭힘을 일삼아 온 학부모 3명을 '공무집행 방해'로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21일 오전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의정부 호원초등학교에서 지난 2021년 발생한 초임교사 2명의 잇따른 사망사고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위해 도교육청은 지난 8월 10일부터 9월 18일까지 4개 부서, 총 13명의 합동대응반을 구성해 감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고(故) 이영승 교사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행위 사실을 확인해, 학부모 3명을 수사 의뢰했다. 먼저 학부모 A씨는 자신의 자녀가 수업시간 중 페트병을 자르다가 커터칼에 손이 베인 사건으로 인해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두 차례 치료비를 보상받음에도 불구하고, 고인이 군 복무 중에도 지속적으로 만남을 요청하고 복직 후에도 학생치료를 이유로 지속적인 연락을 취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이렇게 A학부모는 이 교사로부터 월 50만원씩 총 8차례 걸쳐 400만원을 치료비를 따로 받아냈다. 그런가 하면 B학부모는 지난 2020년 3월부터 11월까지 이 교사 사망 당시까지, 코로나19시기 출석 인정 문제를 두고, 무려 400여건에 달하는 문자를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C학부모는 또래 학생들과 문제가 있었던 자녀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이 교사에게 해당 학생의 공개사과를 요구했고", 이 교사가 "학생인권 문제로 어렵다"고 답변하자 학교방문과 지속적인 전화민원 등 무리한 생활지도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이들 3명의 학부모가 이 교사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침해했다고 판단,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또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학교 관계자에 대해서는 징계위원회를 열고,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도교육청은 특히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는 되로 유가족 측이 요청할 경우 '순직' 절차를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6개월 사이를 두고 숨진 또 다른 교사인 고(故) 김은지 선생님에 대해서는 교육활동 침해행위의 주체와 유형 등 구체적인 연관성을 확인할 수 없었다. 앞서 지난 2021년 6월과 12월 의정부 같은 초등학교에 근무하던 이 교사와 김 교사가 각각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학교 측은 두 교사에 대한 각각의 사망 경위서에 '단순 추락사'로 교육청에 보고해 추가 조사는 없었으며, 서울 소재 관할 경찰 수사도 그대로 종결됐다. 이 사건은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진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인 선택을 계기로 뒤늦게 알려졌다. 두 교사 역시 학부모 민원 때문에 힘들어했다고 유족들은 주장했다. 임태희 교육감은 "지금도 어려움을 겪는 선생님이 계시리라 생각한다."며 "선생님이 교육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기관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상적인 교육활동은 어떠한 경우에도 보호해야 한다. 그러한 관행을 확실하게 바로잡겠다"며 "어떠한 일도 소홀하게 여기지 않고, 철저하게 대처해 경찰 수사 의뢰와 같은 유형의 조치를 분명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3-09-21 10:2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