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민원으로 세상을 뜬 대전 초등 교사의 유족들이 지난해 9월9일 오전, 교사가 재직하던 유성구 한 초등학교에 교사의 영정사진을 들고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용산초 교사 사망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 중 한 명이 최근 복수의 누리꾼을 고소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용산초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 A씨가 지난달 말 일부 누리꾼을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협박 등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이들이 자신이 이사 간 지역의 온라인 카페 등 온라인커뮤니티 상에서 자신을 특정해 '동네에서 추방하자'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협박성 문구의 현수막 등을 내걸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를 개시한 건 맞지만 수사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2019년 유성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교사 B씨는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냈다는 이유 등으로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고소를 당하는 등 수년간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지난해 9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인사혁신처가 B씨의 순직을 인정한 가운데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은 지난달 26일 학교 관계자 2명과 학부모 8명 등 10명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불송치했다.
이에 B씨 유족 측은 대전경찰청에 이의신성처를 제출했으며, 유족 측과 함께 B씨의 순직 인정과 가해자 엄정 수사를 촉구해 온 대전교사노조와 전국 교원단체들은 지난 1일 재수사를 촉구했다.
1일 오전 대전경찰청 앞에서 박상수 용산초 사망교사 유족 측 법률대리인(앞줄 왼쪽 세번째)과 교원단체가 ‘사건 전면 재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대전 교사노조 제공,뉴스1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