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제2여객터미널 확장공사를 완료하고 새롭게 오픈한 서편 탑승구역을 '아트윙'으로 조성했다고 11일 밝혔다. 아트윙 프로젝트는 항공기 탑승구역 복도 공간을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활용해 공항을 찾는 여객들에게 공공미술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이용하는 여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실버 라이닝: 구름의 뒤편’은 구름 가장자리에 빛나는 은빛을 의미하며, 공항이 전달하고자 하는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전시는 빛과 공기를 소재로 활용하거나 구름의 이미지를 차용한 국내외 작가 4팀의 설치작품 12점과 영상작품 1점으로 구성됐다. 출발 복도 초입의 노드 광장에서는 박근호 작가의 미디어 설치 작품 '라이트 캐쳐-홈'이 빛으로 따뜻한 환영의 인사를 건넨다. 이어 225번 출국 게이트 앞에서는 안성석 작가의 영상 작품 '어린이'가 상영돼 어린이를 구름에 비유하며 미래의 무한한 가능성을 상기시킨다. 에스컬레이터 구간에서는 막스 슈트라이허 작가의 설치작품 '플로팅 자이언츠'와 '알토큐물루스(고적운)'가 꿈같은 신비로운 장면을 연출하며 여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복도 끝 야외정원에서는 바래 작가의 작품 '에어 오브 블룸 2024'가 지속 가능한 도심의 미래를 표현하며 여정을 마무리한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인천공항의 새로운 시설에 기획전시가 더해져 여객에 더욱 큰 놀라움과 감동을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 다채로운 볼거리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세계 최고의 가고 싶은 공항으로 발돋움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내년 4월 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2024-12-11 14:58:56[파이낸셜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4단계 확장과 함께 '아트 포트(Art Port)'의 정체성을 완성시키는 '아트 프로젝트' 성과를 30일 최초 공개했다. 이번 '아트 프로젝트'에는 여객들의 대기 시간을 예술적 경험으로 승화시키고, 단순한 이동의 기능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메가 허브 공항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공항공사 측의 비전이 담겨 있다. 4단계 확장 사업을 통해 동북아 경제와 문화의 새로운 중심지로 비상해 세계와 연결되는 대한민국의 관문으로써의 '아트 포트'를 지향한다고 공항공사 측은 설명했다. '아트 프로젝트'는 4단계 동·서편 출발 복도의 각 9개의 아트 파빌리온(총길이 약 1930m, 총면적 8000㎡ 규모)과 국내외 유명 작가가 참여한 기획 전시, 전통 공연 등으로 구성됐다. 인천공항을 찾은 전 세계 여객들에게 비일상적인 예술의 경험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한국적 콘텐츠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해석해 동편과 서편에 달리 적용함으로써 서로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동편은 전통 건축물과 공연, 민화의 요소를 현대화한 채병록 작가의 아트 파빌리온 '복(福), 바람의 색동'으로 완성된다. 또 서편은 세계적인 작가 존원(JONONE)이 직접 한국을 여행하며 얻은 영감을 색으로 표현한 아트 파빌리온 '코리아 재즈(Korea Jazz)'와 현대미술 트렌드를 보여주는 기획 전시로 선보인다. 여객들은 동편에서는 콘텐츠와 스토리를 통해, 서편에서는 다채로운 컬러 팔레트를 통해 자기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기존 3단계 구역이 컬러 시스템을 통해 동·서편을 구분했다면, 4단계 구역은 한국이라는 콘텐츠를 해석하는 관점과 작품 제작 방식의 차별화를 통해 이용자들이 목적지까지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웨이 파인딩(Way finding)'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공항공사 측은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서편 곳곳에 기획 전시 '실버라이닝: 구름의 뒤편'이 오는 12월 11일부터 2025년 4월 8일까지 열린다. 박근호(참새), 안성석, 막스 슈트라이허, 바래(BARE) 등 국내외 작가 4팀이 참여한 전시로,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공간인 공항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공항의 공간적 서사에 'K콘텐츠' 구현 4단계 동편 출발 복도에서는 한국 전통 건축물 '승재정'을 중심으로 '신(新) 왕가의 산책' 퍼레이드와 국악 공연 등 전통적 모티브에서 출발한 K-콘텐츠가 펼쳐진다. 전통으로부터 현대적 미감을 찾아내는 작가로 잘 알려진 채병록은 민화 속 길상(吉祥)의 상징들을 분석하고 재조합해 여객들에게 격려와 기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행운의 길'을 동편 파빌리온에 조성했다. '복(福), 바람의 색동'은 위트 있게 변용된 민화 속 형상에 모던하게 변주한 색동 컬러를 적용하고, 시트 커팅이라는 수공예적 방식을 통해 제작됐다. 이를 통해 공간은 전통적이면서 동시대적인 미감이 담긴,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시각 언어로 재탄생했다. 붉은 해와 노란 달이 뜬 산수화처럼 보이는 작품은 '일월오봉도'를 연상시키는데, 멀리서 바라보면 'Incheon Airport'라는 거대한 알파벳 문자도가 숨겨져 있다. 긴 복도를 따라 일렬로 늘어선 독립 구조물의 벽면에는 한국의 기상을 상징하는 호랑이를 비롯해 십장생의 자연물(해·산·물·돌·구름·소나무·불로초·거북이·학·사슴·대나무 등), 책가도를 비롯한 기물들이 병풍처럼 펼쳐지며 게이트로 이동하는 여객들을 바라본다. 출발 복도 가장 안쪽에 다다르면 '승재정'을 중심으로 한 전통 조경과 하늘이 만들어내는 초현실적인 풍경이 나타난다. 해태, 주작, 용과 같은 영험한 신수들과 안전을 수호하는 물고기들이 대나무 뒤로 슬며시 모습을 드러내는 신비의 정원이다. 정원의 한 쪽에는 모던하게 변주한 색동의 띠가 리드미컬한 궤적을 그리며 여객의 'Great Fortune(만복)'을 기원하는 피날레를 구성한다. 채병록 작가는 "모듈화된 것 같은 공항 이미지를 벗어나 화사하고 긍정적인 기운을 받아 편안하고 즐거움이 깃든 공간으로 구성했다"며 "여행과 일, 만남과 헤어짐 등 여객들의 모든 순간에 행복과 만복이 깃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추상 회화로 펼쳐진 '다이내믹 코리아' 서편 출발 복도에서는 어반아트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존원(JONONE) 작가가 서울, 인천, 전주, 경주, 제주 등 한국의 지역을 여행하면서 얻은 영감을 '코리아 재즈'라는 타이틀 아래 컬러로 표현했다. 존원 작가 특유의 추상표현기법을 '색을 가지고 놀자(Playing with colors)'라는 콘셉트로 풀어낸 작품으로, 재즈 같은 즉흥성과 자유로움을 발산한다. 아트 파빌리온의 앞면은 추상미술로, 뒷면은 구상 기법으로 조성돼 앞뒤가 다른 반전 매력을 연출한다. 작가는 3단계의 난색 계열에서 출발해 지역적 영감을 색상 계획에 적용한 뒤 전체적인 흐름을 토대로 톤온톤의 무드를 구성했다. 노드 광장을 지난 여객들은 무지개처럼 떠오르는 컬러 그러데이션과 과감한 필력이 리듬감을 그려내는 거대한 화폭을 마주하게 된다. 각자의 게이트로 향하는 여객들이 찬연한 색채의 세상 속을 거닐며 인생 여정에 대한 설렘과 기대를 채워갈 수 있는 공간으로, 여행과 공항의 의미를 새롭게 제시한 셈이다. 존원 작가는 "예술은 박물관과 갤러리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장소에도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신념"이라며 "사람들이 마치 삶의 타임라인을 따라 여행하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작품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그가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는 '여행'이다. 존원 작가는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접하면서 세계가 결국 하나라는 점을 배워간다"며 "수많은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공항이 새로운 형태의 박물관으로서 선사하는 예술적 영감을 모두가 누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1-29 20:42:14【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전남에서 추석 연휴 기간 가볼 만한 관광 명소는 어디일까? 전남도가 한가위를 맞아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친지와 함께 추억을 만들 여행지 11곳을 추천하며 답을 내놓았다. 14일 전남도에 따르면 여수 엑스포해양공원 빅오쇼는 바다를 배경으로 설치된 '디오(The-O)'라는 원형 조형물 안에 분수, 화염, 레이저 등을 활용한 멀티미디어 해상 분수쇼다. 공연 기간은 오는 11월 30일까지 수·목·금·토(오후 2시·4시·6시·8시·8시 30분), 일요일과 공휴일(오후 2시·4시·6시·8시) 세계박람회장 일원에서 열린다. 추석 연휴 기간에도 휴장 없이 운영한다. 광양 도립미술관은 옛 광양역 자리에 건립된 현대미술관이다. 동시대 현대미술의 다양성과 예술의 확장성을 보여주기 위해 지역 미술사를 아우르며 세계 미술의 현황을 공유하는 전시를 통해 세계적 미술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0월 20일까지 개최되는 '2024 허영만 특별 초대전'을 관람할 수 있다. 추석 당일 17일은 휴무다. 함평 용천사 꽃무릇공원 일대에서는 지난 12일부터 4일간 일정으로 모악산 꽃무릇 축제가 열리고 있다. 꽃무릇을 배경으로 마련된 포토존에서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다. 용천사 뒤편의 산책로, 대형 분수대, 전통 야생화단지 등도 조성돼 있어 볼 만하다. 영광 물무산 행복숲은 숲속 둘레길 10㎞, 맨발 황톳길 2㎞, 유아숲 체험원, 편백 영상원, 소나무 숲, 예술원, 가족 명상원, 하늘공원, 등산로 3.5㎞, 운동기구가 조성된 종합 산림복지 숲이다. 맨발 황톳길은 황토의 건강함과 질퍽거리는 재미를 느끼며 힐링할 수 있어 가족과 함께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질퍽한 황톳길 0.6㎞와 마른 황톳길 1.4㎞ 구성돼 있어 이용자 편의에 따라 선택 체험할 수 있다. 해남 산이정원은 '산이 곧 정원이 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전남 최초의 정원형 식물원이다. 다양한 조형물로 꾸며진 동화정원, 가든뮤지엄, 웨딩가든 등 해남군 산이면 산세와 어우러진 정원의 매력에 빠져볼 수 있다. 14일부터 5일간 '추석맞이 한마당' 이벤트도 운영한다. 플리마켓, 지역 특산품 판매와 함께 민속놀이 체험과 가야금산조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구례 천은사 상생의 길은 사찰에 들어서는 첫 번째 문(일주문)에서 시작해 천은사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소나무 숲길과 천은저수지를 한 바퀴 도는 3.3㎞의 순환형 산책로다. 상생의 길은 장애인, 노약자 등 교통약자를 배려한 무장애 시설(0.7㎞)을 비롯해 자연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7곳, 수달 등 야생동물을 배려한 자연 친화형 탐방로(0.4㎞) 등 편의시설을 갖춰 남녀노소가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목포 고하도 해상데크는 해식애 절경과 어우러진 목포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이색적 산책로다. 2개 코스로 이뤄져 있다. 용머리탐방로(931m)로 가면 이순신 장군 동상과 거북선 조형물을 볼 수 있고, 해안동굴탐방로(768m)로 가면 태평양전쟁 때 만들어진 해안동굴을 둘러보며 역사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고하도 전망대에 올라 탁 트인 다도해 풍경을 감상하면서 일상에서의 근심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다. 진도 사천리 무장애숲길은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 등 모두가 안전하게 산책할 수 있는 숲길 1.3㎞와 자연 훼손을 최소화해 조성한 0.5㎞의 둘레길로 조성됐다. 편백나무로 가득한 숲길에서 피톤치드를 마시며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인근 운림삼별초 공원에는 한옥체험관, 삼별초 홍보관 등 편의시설이 있어 관광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강진 가우도는 섬 모양이 소의 멍에를 닮아 지어진 이름이다. 저두출렁다리(438m)와 망호출렁다리(716m)로 연결됐다. 가우도를 한 바퀴 돌아보는 제트보트 체험, 모노레일을 타고 청자 도요지 강진의 상징 청자타워에 올라가 줄에 매달려 활강하는 짚트랙은 짜릿함을 만끽할 수 있다.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생태탐방로 함께해(海)길(2.5㎞), 출렁다리를 이용해 산과 들꽃, 바다를 감상하며 산책하기에 좋다. 고흥 금산 거금도는 해안경관이 빼어나 국토교통부 주관 '남해안 해안 경관도로 15선'에 선정된 곳이다. 국도를 따라 오천쪽으로 달리면 다도해 비경이 펼쳐진다. 거금생태숲은 면적 330만㎡에 야생화 군락지, 숲 관찰로, 구름다리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 힐링과 생태교육을 위한 장소로 인기가 많다. 특히 구름다리에서 바라본 다도해의 아름다운 비경은 풍광이 아름다워 등산객, 관광객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순천 낙안읍성은 조선시대 성곽과 마을이 원형에 가깝게 보존돼 600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14일부터 29일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 30분 다채로운 주말 상설 공연을 개최한다. 추석 연휴 기간 매일 오후 2시 30분에 전통 공연이 펼쳐지며, 상설체험장 8곳, 전통혼례 체험, 농촌체험 등 조선시대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한편 전남 관광객들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전남관광플랫폼(JN TOUR)을 내려받아 회원 가입 후 '남도 숙박할인 빅이벤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남도 외 주소지를 둔 관광객에게 숙박요금을 할인해 준다. 도내 숙박업소 이용 시 1박 기준 숙박료에 따라 10만원 이상은 4만원, 7만원 이상은 3만원, 7만원 미만은 2만원의 할인 혜택이 있다. 또 인기 체험상품을 정가 대비 50% 할인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1플러스 1 블루투어 특별행사'도 열리고 있다. 심우정 전남도 관광과장은 "무더위가 가고 결실의 계절 가을을 알리는 추석 명절이 찾아왔다"면서 "전남을 방문하는 가족·친지들과 함께 가을의 정취가 느껴지는 명소를 여행하며 추억을 만들어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9-14 09:23:51한강의 옛 모습을 아시는가? 겸재 정선이 1741년에 그린 진경산수화 '압구정'을 보면 잠실 쪽에서 바라본 한강의 멋진 풍광이 펼쳐진다. 강 건너편은 두모포로 오늘의 옥수동이다. 두모포 뒤편으로 남산이 보인다. 권신 한명회가 노후를 보내려고 지은 '갈매기와 사귀는 정자'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1동 어림이다. 겸재는 '경교명승첩'과 '양천팔경첩'에 예술사진 뺨치는 한강 그림 수십 점을 남겼다.한강은 불과 반세기 만에 천지개벽을 했다. 물길이 뱀처럼 구불구불 굽이치는 곳에 퇴적물이 쌓여 형성된 섬에서 금빛으로 반짝이는 모래와 바람에 나부끼는 수양버들, 갈대가 지천인 자연하천은 사라졌다. 조선시대 한강의 이름은 경강이었다. 삼전도(송파)에서 양화진(합정)까지를 경강이라고 불렀다. 남산 기슭 한강진 나루터 일대를 지칭하던 한수가 한강의 어원이다. 시인 T S 엘리엇은 "역사란 언제나 동떨어진 원인에서 기묘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설파했다. 옛사람들은 한강을 하나의 강이 아니라 동호, 서호, 남호, 행호로 나뉜 4개의 호수라고 미화했다. 동호는 동호대교 아래이고, 서호 혹은 서강은 마포 지역이다. 용산강으로도 불린 남호는 동작진과 노량진 구간이다. 행호는 행주대교 일대를 말한다. 한강은 시인 묵객들의 문화공간이자 풍류의 장이었다. 19세기 초만 해도 매년 1만척을 헤아리는 황포 돛배가 사람과 물자를 싣고 오가던 물류의 강이었다. 광적인 인구의 서울 집중과 한국전쟁 이후 휴전선 한강철책이 설치되면서 한강 잔혹사를 초래했다. 세월이 흘러 한강은 진짜 호수가 됐다. 역사의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결정타는 1967년 제1차 한강개발과 1982년 제2차 한강종합개발이었다. 한강은 잠실대교 아래 잠실보와 김포대교 아래 신곡보라는 2개의 수중댐에 갇힌 거대한 어항이 됐다. 수심 2.5m의 인공호수는 텅 비었다. 석도, 무동도, 부리도, 저자도, 선유도, 백마도는 한강변을 메워 택지를 조성하는 골재로 쓰였다. 잠실도와 뚝섬, 서래섬, 여의도, 난지도는 이름만 섬일 뿐 육지가 됐다. 크고 작은 섬들이 사라지면서 모래톱과 습지도 더불어 자취를 감췄다. 여름에는 강수욕장으로, 겨울엔 스케이트장과 썰매장으로 변신했던 한강은 이제 없다. 60㎞에 이르는 콘크리트 호안에 갇힌 강폭 900m의 드넓은 강물은 마치 비행기 활주로를 닮았다. 모두 3차례의 한강개발로 말미암아 한강의 풍광과 쓰임새가 달라졌다. 지도를 다시 그려야 할 판이다. 최고 2㎞에 이르던 강폭은 아파트와 도로로 둔갑했다. 물줄기가 끊기고, 섬이 사라진 한강은 아예 다른 강이다. '하늘엔 조각구름 떠 있고, 강물엔 유람선이 떠 있고'라는 1991년에 나온 유행가의 가사는 실현되지 않았다. 유람선과 요트가 떠 다니는 한강은 한바탕 꿈이었다.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건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도 구호만 요란했을 뿐 한강 복원에는 손이 미치지 않았다. 2011년 박원순 시장의 수중보 철거 선거공약도 무위로 돌아갔다. 목하 오 시장이 내년 9월 운항을 목표로 한강 수상버스 도입을 추진 중이다.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로 이름을 바꾼 듯하다. 영국 런던 템스강의 리버버스가 그 모델이다. 그러나 출퇴근용 리버버스는 6년 전 서울시가 추진했다가 타당성 조사 결과 낙제점을 받아 폐기된 사실은 말하지 않는다. 또 신곡수중보는 여전히 한강 서해 쪽 수계를 차단하고 있다. 수중보가 있는 한강은 반쪽짜리다. 한강변 접근성도 나아진 게 없다. 올림픽대교와 강변북로 그리고 강변 아파트숲과 둔치가 사람들의 통행을 막고 있다. 현재도 운행 중인 수상택시와 유람선이 파리를 날리는 까닭이다. 관광용 유람선도 장사가 안 되는데 출퇴근용 수상버스가 유지될지 의문이다. '눈에 보이는' 수상버스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한강의 자연성 회복이 백배 천배 더 화급하다. 한강의 옛 모습이 그립지 아니한가. 노주석 논설고문 joo@fnnews.com
2023-09-27 16:34:07600년 도읍 서울의 1번지로 불리는 종로에는 국내 최초 대형 주상복합상가로 손꼽히는 세운상가와 낙원상가가 반세기를 넘겨 터줏대감처럼 터를 잡고 있다. 탑골공원 뒤편에 자리한 낙원상가는 국내 최대 악기상가로 유명하지만, 이 건물 지하로 깊숙이 내려가 보면 전통장터인 낙원시장도 함께 둥지를 틀고 있다.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일쑤다. 종로 한복판 지하에 재래시장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 지하에선 작은 시골장터 같은 소박한 낙원시장이 서민들과 오랜 세월을 함께했다. 어둡고 허름한 주상복합건물 지하공간에서 각종 먹거리와 청과물들이 여전히 거래되고 있다. 다소 음침하지만 이색적인 도심 지하속 재래시장 풍경을 접할 수 있다. 또한 낙원시장에선 여느 거리 장터와 마찬가지로 막걸리와 함께 소박한 전통음식들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지난 1970~80년대 만해도 국내 1세대 주상복합건축물인 세운상가와 낙원상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가였다. 오늘날로 친다면 타워팰리스형 쇼핑몰이라고 할 수도 있다. 세운상가는 초창기에 아파트와 상가가 함께 들어섰지만, 지금은 상가로만 활용되고 있다. 세운상가와 낙원상가는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낙후된 종로 일대를 재건하기 위해 대규모로 추진한 국영사업으로 손꼽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세운상가 준공식에 김현옥 당시 서울시장과 함께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세상의 운이 모두 모인다'는 뜻을 지닌 세운상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컸다. 세운상가는 용산전자상가가 등장하기 전까지 국내 최초 전자·전기제품의 메카의 역할을 했다. 세운상가에선 잠수함 부품도 만들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컴퓨터부품, 오디오, 전축까지 온갖 전기·전자 제품을 팔았다. 낙원상가는 세계 최대 악기상가로 한때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세계적인 헤비메탈그룹 메탈리카조차 지난 1998년 내한했을 때 낙원상가를 가장 가보고 싶은 곳으로 손꼽았다. 역사를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낙원상가 일대는 조선왕조와 구한말 시대를 통틀어 국내 최고의 동·서양의 음악 연주회가 정기적으로 열리던 곳이었다. 낙원상가 옆 종묘에선 조선왕조 500년간 종료제례악이 울려퍼졌다. 종묘제례악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이자 유네스코 등재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이다. 그래서인지 인근 낙원상가 일대에는 전통 국악기 상점들도 여전히 제법 많다. 또한 바로 옆 탑골 공원에선 대한제국 시절에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클래식 연주회가 정기적으로 공연됐다. 낙원상가 일대가 동양과 서양 음악의 성지였던 셈이다. ■피맛길 따라 수백년간 상권 이어져낙원상가와 세운상가가 자리 잡은 종로 일대는 원래 조선시대 상업 특구의 첫 탄생지였다. 조선 초기부터 현대까지 역대 집권자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종로 일대 상권 개발을 한 셈이다. 조선의 왕들은 종로 인근 상가 건설에 대한 관심이 컸다. 조선 초기에 종로 일대에는 국가가 직접 설립 및 임대하는 상인 거리가 조성됐다. '시전행랑(市廛行廊)'으로 불린 이들 조선시대 관설 상점들은 나라에서 직접 가게를 건설하고 상인들에게 임대해 세금을 받았다. 지금으로 치자면 쇼핑몰 거리를 정부가 직접 건설하고 임대사업을 하는 것과 같다. 시전행랑은 조선의 3대 임금인 태종때 3차에 걸친 대규모 토목, 건축공사 끝에 수천여칸 규모로 조성했다. 근대에 세운상가와 낙원상가를 건설하기 전보다 먼저 대규모 상가 건설이 이미 조선 건국 초기에 이뤄진 것이다. 수도 한양 내 도심시장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태종은 시전행랑 공사기간 동안 여러 번 인부들에게 술을 내리는 등 은전을 베풀었고, 공사에 대해 흡족한 마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종은 시전행랑과 가옥들이 대형 화재로 전소되자 크게 한탄하면서 즉시 복구를 지시하기도 했다. 종로는 초기에는 길 이름이 없었지만 시전행랑이 설치된 뒤로 인파가 구름처럼 모이면서 운종가(雲從街)라고 불렸다. 이후 보신각이 있는 큰 도로라고 해 종로라고 했다. ■권력자마다 심혈 기울인 거리상권시전행랑이 들어선 마을은 피마동(避馬洞) 또는 피맛골이라고 불렸다. 이 마을은 종로1가동·종로3가동·서린동에 걸쳐 이어졌다. 피마동을 따라 이어진 길목은 '피맛길'로 불렸다. 피맛길은 종로 인근 왕궁으로 오가는 양반들이 타고 다니는 말을 피하기 위한 길이라는 뜻이다. 양반들에게 머리를 조아려야 하는 서민들에게 고관대작들을 태우던 말들을 피해서 뒷길로 다닐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피맛길은 민본주의를 내세웠던 정도전이 한양 도성을 설계할 때 백성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만든 길이라고도 전해진다. 하지만 정도전을 죽이고 왕권을 강화한 태종 이방원은 피맛길을 따라서 대규모 국립상점인 시전행랑을 건립했다. 그 규모는 1400여채에 달했다. 시전행랑을 통해 세수가 늘어나 재정이 튼튼해지면서 조선 왕권 강화에는 큰 도움이 됐다. 시전행랑 발굴 유적지는 종각역 1번 출구에 나오면 곧바로 만날 수 있다. 서울 도심개발 속에 시전행랑 유적지가 피맛길을 따라서 함께 발견됐다. 시전행랑 유적지는 조선 왕의 직속 사법기관인 의금부 터와도 맞닿아 있다. 누명을 쓰고 의금부에 투옥됐던 이순신 장군이 졸병으로 강등돼 백의종군 길을 떠난 첫 출발지라는 표식이 이곳에 함께 있다. 머나먼 백의종군길에 나서는 장군의 초라한 뒷모습을 시전행랑의 조선 상인들이 하염없이 지켜봤을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민족 1호 백화점도 종로서 시작오늘날 종로 일대를 방문하면 유독 '육의전'이라는 간판을 내건 상점들이 눈에 많이 띈다. 종로 일대 일부 시전은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물품을 공급하는 대신 특정 물품에 대한 전매특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중 비단, 명주, 종이, 어물, 모시, 무명을 파는 점포가 가장 번성하였는데 이를 육의전이라고 했다. 육의전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종로 일대 상점들의 브랜드가 됐다. 심지어 일제강점기에는 우리 민족 1호 백화점인 화신백화점이 조선시대 육의점이 있던 터에 자리를 잡았다. 현재 종로타워 마천루가 들어선 곳이 화신백화점이 원래 있던 자리다. 종로타워 앞에 가면 육의전이 있던 곳이라는 표식을 만날 수 있다. 일본 자본의 백화점들이 명동지역에 주로 자리한 반면, 조선인이 운영했던 화신백화점만은 민족의 상권인 종로에 자리했다. 화신백화점은 같은 시기에 들어선 대형 일본 자본 백화점들과 대등하게 경쟁했다. 화신백화점의 전신은 민족자본으로 1890년 설립한 화신상회다. 화신상회는 금·은·귀금속품을 전문으로 거래하는 상회로 운영하였는데, 화신상회 제품은 대표적인 한국공예품으로 인정받았다. 현재 종로 일대에는 귀금속 상점들이 여전히 활발히 상권을 이루고 있어서 그 명맥을 잇고 있다. ■세운지구 '제 3의 부활' 시동세운상가는 오세훈 서울시장 부임 이후 다시 변신을 준비 중이다. 오 시장은 "세운재정비촉진지구를 보면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힌 적이 있을 만큼 재개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지난 10년간 멈춰 있던 세운지구 재정비사업은 이르면 2024년 착공한다. 서울시의 2040 도시기본계획에 따르면 창덕궁에서 종묘와 남산을 연결하는 세운지구 일대 녹지축 조성 계획이 담겼다. 오 시장은 재개발과 녹지 확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세운지구 개발 복안을 갖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2006년 세운지구 일대를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해 주변을 개발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문화재 고도제한 심의 등으로 사업이 지연됐다. 이후 지난 2012년 박원순 전 시장은 지역 보존을 위해 건물 높이 제한을 강화하고 사업 구역을 세분화해 개발이 장기간 표류했다. 오 시장의 계획안대로 고층빌딩과 녹지축이 조화롭게 형성되려면 부지 중심에 있는 세운상가를 비롯한 저층 노후건물을 부수고 새로 지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1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박 전 시장이 조성한 세운상가 공중보행로도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또한 일대 층고 규제를 다시 완화하고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한 대가로 민간 사업자에게 부지 일부를 기부채납받아 이를 공원이나 녹지로 조성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오 시장은 "높이 제한을 풀면 시민에게 돌아가는 녹지 공간이 더 늘어나게 된다"며 "민간이 적극적으로 개발계획을 제안할 수 있도록 공공에서 선제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도심 재개발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혀왔다. ◆파이낸셜뉴스는 연중기획으로 '길 위에 장(場)이 선다'를 연재합니다. 서민들의 애환이 깃든 전통시장, 근대 상가, 지역 특화 '시그니처 상권' 등 다양한 팔도 상권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3-01-29 18:16:03서울 서대문구가 2019년 새해 일출 조망 명소인 지역 내 안산 봉수대에서 서대문문화원 주관으로 새해 소망을 기원하는 해맞이 행사를 연다. 이날 오전 6시 30분 서대문구청 뒤편 안산 ‘만남의 광장’ 입구에는 참여 주민들을 위해 따뜻한 차와 떡이 준비된다. 이곳에서 6시 50분 출발해 안산자락길의 ‘연흥약수터’와 ‘무악정’을 지나 헬기장을 거쳐 7시 40분까지 ‘봉수대’에 오른다. 이어 새해 기원문 낭독이 진행되며 오전 7시 47분으로 예상되는 일출에 맞춰 ‘희망의 해오름 만세삼창’을 외치고 해돋이를 감상한다. 또 해맞이 큰북 치기도 진행된다. 봉수대 정상에는 대형 복주머니 포토존이 있어 누구나 새해맞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현재로는 새해 1월 1일 서울 기온이 영하 7도로 평년(영하 5.4도)보다 약간 낮을 전망이다. 또 당일 전국에 구름 많음(구름이 하늘의 60~80%를 가릴 때)으로 예보돼 있어 구름 사이로 해맞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산, 인왕산, 남산 등 서울 경관이 한눈에 들어오는 서대문구 안산에는 순환형 무장애 숲길인 자락길이 조성돼 있어 명품 트레킹코스로 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순환형인 만큼 접근성도 뛰어나 서대문구청은 물론 한성과학고, 금화터널 상부, 봉원사 등에서 이곳으로 갈 수 있다. ‘만남의 광장’을 통하지 않고도 1월 1일 시간에 맞춰 안산 봉수대로 오르면 누구나 해맞이 행사에 함께할 수 있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기자
2018-12-27 22:08:30완연한 봄을 맞아 에버랜드의 새하얀 벚꽃들이 꽃망울을 활짝 터뜨렸다. 올해 에버랜드의 벚꽃은 지난 5일부터 첫 개화가 시작돼 '용인에버 벚꽃축제'가 시작하는 13일경 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버랜드 벚꽃은 진해 군항제, 여의도 벚꽃축제 등 국내 유명 벚꽃 축제들이 끝난 후 만개해 막바지 벚꽃 관람 명소로 꼽힌다. 110종 120만 송이 튤립축제가 한창인 에버랜드는 형형색색 튤립에 새하얀 벚꽃까지 더해지며 상춘객들에게 최고의 봄꽃 풍경을 선사한다. 에버랜드 벚꽃 감상의 백미는 용인 8경에 선정될 만큼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호암호수 앞산 벚꽃동산과 호수 주변 벚꽃터널이다. 호암호수 맞은편 산에 조성된 벚꽃동산에는 왕벚, 산벚 등 1만 그루가 넘는 벚나무가 목련, 영산홍, 개나리, 진달래, 철쭉 등 다른 봄 꽃들과 함께 어우러져 일대 장관을 연출한다. 50년 이상된 왕벚나무들 사이로 뻗어 있는 호수 주변 벚꽃터널에는 화려한 자태의 벚꽃 잎이 꽃비가 되어 내리는 모습이 연출되는데, 전국의 유명 사진 작가들이 모여들 만큼 인기 있는 벚꽃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에버랜드 내에는 고공회전 어트랙션 허리케인부터 이솝빌리지로 내려가는 100미터 이솝벚꽃길은 물론, 포시즌스가든 뒤편 산으로 펼쳐지는 벚꽃구름과 우주관람차에서 자동차왕국으로 이어지는 매직벚꽃길 등 여러 곳에서 아름다운 벚꽃을 만날 수 있어 놀이기구와 벚꽃의 정취를 동시에 즐기기 제격이다. 이 외에도 영동고속도로 마성톨게이트부터 에버랜드 정문까지 이르는 2.2Km 구간의 벚꽃 가로수길은 차 안에서 벚꽃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벚꽃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에버랜드는 벚꽃이 만발한 호암호수와 에버랜드를 무대로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용인에버 벚꽃축제'를 개최한다. 축제 기간 호암호수 일대에는 벚꽃액자, 벚꽃링 등 벚꽃을 활용한 다양한 포토스팟이 조성되며, 인스타그램 벚꽃축제 인증샷 이벤트를 진행해 에버랜드 연간이용권, 1일 이용권 등 푸짐한 선물도 증정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8-04-09 08:46:44【 경주=김장욱 기자】"경주타워 '구름 위에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할까요"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원 내 경주타워 전망대에 위치한 '구름 위에 카페'가 입소문을 타면서 경주를 대표하는 힐링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7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경주타워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은 뒤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82m를 올라 도착한 관람객들은 전망을 보자마자 탄성을 지른다.'구름 위에 카페'는 경주 보문단지 풍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곳으로, 여행 중 쉬어가며 커피 한잔을 즐길 수 있다.전망대 뒤편으로는 경주엑스포 공원 내 아사달 조각공원, 시간의 정원, 솔거미술관, 연못(아평지)과 블루원 워터파크까지 볼 수 있어 눈이 시원해지는 시각적 경험을 할 수 있다.경주타워와 '구름위에 카페'는 주말 1000명 이상, 평일에도 600~700명 이상이 찾고 있다. 특히 '구름 위에 카페'는 품질 좋은 원두를 사용한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머핀, 프레즐, 기타 음료 등도 마찬가지다.휴가 기간 가족들과 함께 경주를 찾은 김세미씨는 "TV를 통해 경주엑스포공원을 보고 찾아왔는데 경주타워 전망대에 이런 카페가 있는 줄은 몰랐다"며 "여행 중 커피를 한잔 하면서 풍경을 보고 있으니 저절로 힐링이 되는 것 같고 '구름 위에 카페'라는 이름도 낭만적"이라고 말했다.우윤경 매니저(바리스타)는 "경주엑스포 직영으로 이윤을 남기기보다는 시민과 관람객들에게 편안하고 좋은 쉼터를 제공한다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gimju@fnnews.com
2017-08-07 18:22:32【경주=김장욱 기자】"경주타워 '구름 위에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할까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원 내 경주타워 전망대에 위치한 '구름 위에 카페'가 입소문을 타면서 경주를 대표하는 힐링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7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경주타워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은 뒤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82m를 올라 도착한 관람객들은 전망을 보자마자 탄성을 지른다. '구름 위에 카페'는 경주 보문단지 풍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곳으로, 여행 중 쉬어가며 커피 한잔을 즐길 수 있다. 전망대 뒤편으로는 경주엑스포 공원 내 아사달 조각공원, 시간의 정원, 솔거미술관, 연못(아평지)과 블루원 워터파크까지 볼 수 있어 눈이 시원해지는 시각적 경험을 할 수 있다. 경주타워와 '구름위에 카페'는 주말 1000명 이상, 평일에도 600~700명 이상이 찾고 있다. 특히 '구름 위에 카페'는 품질 좋은 원두를 사용한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머핀, 프레즐, 기타 음료 등도 마찬가지다. 휴가 기간 가족들과 함께 경주를 찾은 김세미씨는 "TV를 통해 경주엑스포공원을 보고 찾아왔는데 경주타워 전망대에 이런 카페가 있는 줄은 몰랐다"며 "여행 중 커피를 한잔 하면서 풍경을 보고 있으니 저절로 힐링이 되는 것 같고 '구름 위에 카페'라는 이름도 낭만적"이라고 말했다. 우윤경 매니저(바리스타)는 "경주엑스포 직영으로 이윤을 남기기보다는 시민과 관람객들에게 편안하고 좋은 쉼터를 제공한다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주엑스포는 경주타워, 쥬라기로드, 첨성대 영상관을 이용할 수 있는 통합이용권과 석굴암HMD 트래블 체험, 가상현실(VR) 알바트로스 체험, 문화센터 내 4D 체험, 실크로드 관람열차 등 체험 4종, 솔거미술관 박수근 특별전 등을 묶은 패키지 이용권을 소셜커머스와 현장에서 35%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17-08-07 08:51:31‘이때가 아니면 언제 인터뷰를 해볼 수 있을까’ 싶어 얼른 이들을 만나고자 했다. 드디어 정규 3집 앨범 ‘뷰티풀(Beutiful)’을 들고 온 노리플라이다. 정규앨범을 ‘완전함’이라고 보는 이들의 기준에 맞춘다면 무려 6년 6개월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촉촉한 봄비가 내리던 오후 한적한 카페, 정욱재가 검은 점퍼 후드를 뒤집어쓴 채 들어왔다.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는데 “최소한의 짐으로 여행을 다닌다. 최근 다녀온 해외 워크샵에도 쇼핑백만 가져갔다”는 말을 듣자 웃음이 터졌다. 터벅터벅 등장한 정욱재의 한 손에는 어김없이 대충 접혀진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 “제가 2014년도에 군대 전역을 하고 그동안 순관이 형이 솔로 활동을 했죠. 전 금방 나올 줄 알았어요. 그런데 계속 늦어지더라고요. 각자 곡을 써오는데 서로 스타일이 다르거든요. 저는 이정도면 됐다, 하는데 형은 꼼꼼한 면이 있어서 완벽하게 하는 스타일이에요. 저에게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죠.”(정욱재) 때마침 권순관이 도착했다. 검은 외투에 단정한 스카프까지, 말끔한 차림새를 하고 들어선 권순관은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정욱재는 정반대의 따뜻한 그린티라테를 마시고 있었다. “전 계속 들어보는 타입이에요. 작업 기간을 세진 않았지만 노래를 몇 만 번은 들은 것 같아요. 막판에 가사나 이미지들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용기를 얻었어요. 데모 속에 파묻혀 있는 곡을 듣다가 ‘이건 너무 아깝다’ 싶어서 작업에 돌입했죠.”(권순관) 데모는 약 3~40곡정도. 권순관은 노리플라이가 아닌 솔로 색깔에 맞다고 생각되는 노래는 과감히 제외했다. 그렇게 차근차근 모인 곡이 총 13트랙이다. 타이틀곡 ‘집을 향하던 길에’는 회사 직원들의 가장 많은 공감을 얻어 선정됐다. 곡수가 많은 정규앨범에서 타이틀을 고르다보니 더욱 고심했다. “정규앨범이야말로 뮤지션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결과물인 것 같아요. 전 실제로 좋아하는 음악을 앨범 통째로 듣는 스타일이에요. 영화도 장면 장면 보면 잘 모르잖아요. 최근에는 무슨 내용인지 알고 있는 ‘문라이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봤는데, 호흡이 다르더라고요.”(정욱재) 권순관은 ‘노래의 기승전결’을 언급하며 앨범을 순서대로 듣기를 권했다. 노리플라이가 음악을 만들 때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도 각각의 개성보다 그것들이 한데 뭉쳤을 때 어우러지는 조화다. “사운드, 가사, 목소리, 톤... 그게 다 한 덩어리라고 생각해요. 뭔가 하나가 튀어서 ‘난 이걸 잘해’ 이럴 수도 있지만, 노래 전체적인 것을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정욱재) “노래를 만드는 건 스트링, 베이스, 보컬 등의 하모니를 계속 듣고 체크하면서 ‘최적’을 찾아가는 과정이에요. 하면 할수록 좋아지는 게 믹싱이라고 생각해요. 믹싱하면 할수록 또렷해지는 한 덩어리죠.”(권순관) 노리플라이가 장고 끝에 꺼낸 주제는 ‘아름다움’이다. 이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는, 어찌 보면 역설적인 아름다움을 찾아냈다. 혹자는 노리플라이를 향해 ‘시대의 역행’ ‘아날로그’라고 하지만, 일상의 감정을 좀 더 조심스레 지켜보고 세밀하게 다루는 쪽에 가깝다고 느껴졌다. “보여지는 것들이 아니라 눈이 어두워서 보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에요. 아름답다는 게 주관적이잖아요. 아름답게 보고자 했을 때 그 빛이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힘들었던 순간도 지나고 보면 가치가 있듯, 해석에 따라 아름다움이 결정되는 것 같아요. 일상적인 것들, 손때 묻은 것들도 당연한 물건들인데 사실 삶을 가장 빛내주는 것들이죠. 그런 것들을 들여다보고 싶었어요. 큰 세계인데 작은 세계라고 생각했던 것들.”(권순관) “아무래도 환경 공부를 하다 보니 환경 철학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여기에서는 가치 없는 것들이 없거든요. 다들 쓸모가 있기 때문에 하나하나 아름다운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요. 벌레마저도 아름다운 자연이죠. 가까운 주변도 이런 시각으로 본다면 세상이 좀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싶어요.”(정욱재) 두 사람은 요즘 자신의 삶을 빛나게 해준 주변의 가치로 모두 ‘사람’을 꼽았다. 권순관은 “(주변 사람들과 나) 서로에게 답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업 스타일과 성격이 전혀 다른 둘이 10년 넘게 호흡하며 서로 맞춰가고 이해하는 과정 또한 마찬가지다. 최소한의 라인과 글자로 이루어진 ‘뷰티풀’ 커버에는 초록색 잎사귀가 우거져있다. 앨범 속 재킷은 투명한 하늘, 하얀 꽃, 반사되는 물결, 희미한 그림자와 같은 사진으로 구성됐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평온해진다. “제일 신경 썼던 건 흐름과 감정, 그리고 ‘노래를 들었을 때 과연 이미지화될 수 있을까’였어요. 영상이나 영화음악 등은 그림에 노래를 빌려 이미지화하지만, 저희는 음악 하나만으로 설명해야 하잖아요. 감정적으로 얼마나 전달될 수 있을지 생각해요. 스스로 납득되지 않으면 주저하기도 하고, 자신이 없으면 빼기도 하고요. 선공개곡 ‘여정’도 원래 뺐다가 다시 넣은 곡이에요.”(권순관) 앨범 뒤편에는 정욱재가 직접 찍은 사진들도 실려 있다. 노랫말 부근에는 권순관이 직접 적은 곡 설명도 적혀있다. 정욱재는 “뜰 수 있는 곡보다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곡들로 채워 넣었다”고 말했다. “막연한 믿음일 수도 있지만, 유행과 주류를 좇지 않으려는 우리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묻어난 앨범임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곡이 주는 감동의 힘을 믿어요. 곡마다 가사를 통해 전하는 메시지가 각각 드러나게 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들었을 때 아티스트의 생각과 신념이 묻어날 거예요. 깊이가 다르게 느껴지고요. 뜬 구름 잡는 소리나 풋사랑을 이야기하기에는 저희가 너무 성숙해졌죠. 음악적으로 연륜이 쌓인 시간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 같아요.”(권순관) 어느덧 데뷔한지 10년이 흘렀다. 노리플라이의 음악이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곤 할 수 없다. 특히나 ‘뷰티풀’은 멤버들이 30대가 되고난 뒤 처음으로 낸 정규앨범이다. 세월의 겹이 쌓인 앨범은 더욱 신중하고 견고해졌으며, 선배가수로서의 무게감도 더해졌다. “아티스트의 반열에 올라가는 게 이 앨범의 목표이기도 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음악을 충분히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누군가는 그런 위치에 서 있어야 하지 않나 싶기도 했고요.”(정욱재) “항상 생각을 깊이하고 스텝을 무겁게 움직여야 한다는 부담은 있어요. 이걸 제대로 해야 넘어갈 수 있는 신중함 같은? 리스너를 설득시키지 않은 상태로 후배들 앞에 마주할 수 없으니까요. 앞서갈 생각도 없고, 모두 다 같이 가야하는 것 같아요.”(권순관) 눈 여겨 보고 있는 후배가 있냐고 묻자, 권순관은 “음악의 결이라든가 아티스트, 보컬 역량을 모두 갖추고 있다”면서 조소정을 언급했다. 멜로망스도 거론했다. 두 뮤지션 모두 노리플라이와 같은 소속사의 레이블 소속이던 터라, 민망했는지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라며 웃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노리플라이는 합주를 위해 떠나야 했다. 인터뷰 당시 노리플라이는 단독 콘서트를 코앞에 두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편견일 수도 있지만, 이토록 감수성이 흘러넘치는 음악과 가사를 쓰는 노리플라이라면 분명 책을 많이 볼 것이라는 궁금증을 풀어놨다. 장욱재는 “10대 시절 책을 많이 봤다”면서 20년도 더 된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의 그가 생각을 떠올리는 최적의 루트는 여행이었다. 권순관은 “아버지가 책 관련 업계에 종사하고 계셔서 그런지, 약간 활자 중독이 있다. 스마트폰이든 뭐든 글자를 봐야하는 게 있다. 그래서 읽는 것들이 좀 많다”고 재미있는 답변을 내놨다. 노리플라이와 함께한 시간의 여운은 길었고 아름다웠다. 정말로 주변에는 늘 아름다운 것들이 공존하고 있었다. 노리플라이는 자연스럽게 이 어려운 깨달음을 던졌다. 노래 또한 어두운 곳, 곁에 머물며 조용히 빛을 발할 것이다. 권순관이 “살면서 빛날 수 있는 순간에 이 노래가 있다면 충분하다”고 이번 앨범을 한 마디로 정리한 것처럼 말이다. /fnstar@fnnews.com 이소희 기자
2017-04-10 10:0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