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22일 "'육대전' 페북(페이스북) 페이지 계정으로 군대 내 부실 급식 제보가 쏟아진다"며 "오래 전부터 있던 문제인데 아직도 이러고 있다니 안타깝고 한심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자신을 국방부 직할부대인 국군지휘통신사령부(국통사)의 예하부대 장병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지난 20일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부실 급식'을 제보했다. 제보한 사진과 글에서 장병은 "저희 격리장병들에겐 국방부의 지침이 닿지 않습니다"면서 격리자 급식에 문제가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부실 급식)원인은 예산부족의 무관심이거나 (군부대의)예산유용범죄 둘 중 하나일 것인데 후자일 가능성이 크고, 어느 쪽이든 문제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은 정상 배식을 주장하다 어물쩍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그 뒤에도 시정은 되지 않고 제보는 이어지고 있다"며 "군 관련 업무는 아니지만 국민의 일을 대신하는 공직자로서 많이 수치스럽고 죄송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는 노무현 대통령님의 일갈도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지사는 "(군인들은)분단국가에서 태어난 죄로 2년간 일상과 격리돼 고된 국방의무를 다하고 있는 이들"이라며 "군대의 특성인 엄격한 조직생활을 감수하며 목숨을 걸고 국민의 안전과 나라를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보된 사진을 보면 나라를 위해 청춘을 바치는 이들에 대한 세계 10위 경제력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이 제공하는 식사로는 믿기지가 않는다"며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는 명령이 일선부대에 제대로 하달되지 못했거나 명령이 묵살된 것이라면 이 역시 지휘체계의 미작동을 드러내는 중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이 지사는 "병사들의 휴대전화가 없었다면 밝혀지지 않았을 장병들의 인권 보호시스템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근본적 재점검이 필요하다"며 "부실 급식 문제 외에도 각종 폭력 등 인권 침해, 갑질, 군무외 사역 강요 등 군 내 부조리와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하기 위해 '군 인권 옴부즈만'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1-05-23 14:14:12[파이낸셜뉴스] 서울 서초구의 한 중학교가 부실 급식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초 A중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는 맘카페에 “오늘 A중학교 급식”이라며 자녀가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급식 사진을 첨부했다. 이를 보면, 식판에 밥과 국과 반찬 한 종류, 유산균 음료가 놓여 있다. 국에는 건더기로 콩나물 두부만이 들어 있고, 반찬 하나의 공간을 제외한 식판이 텅텅 비어 있는 모습이다. 사진을 올린 학부모는 "오늘 급식이다. 깍두기와 순대볶음 반찬 2찬뿐이다. 언제까지 (사태가 해결되길) 기다리고만 있어야 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A중학교 홈페이지에 공개된 점심 식단표에 따르면, 이날 학생들에게 제공된 메뉴는 칼슘찹쌀밥·두부김치찌개·순대야채볶음·포기김치·엔요다. 통상 기본적으로 나오는 김치를 제외하면 반찬이 한가지만 제공된 셈이다. 같은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 역시 "중1 아이에게 오늘 급식 이렇게 나왔냐고 물으니 맞다더라. 이러니 아이들이 뭐 사 와서 먹으려고 하는데, 이것도 못 하게 해서 화장실에서 (몰래 사 온 음식을) 먹는다더라" "저희 아이도 오늘 저렇게 나온 게 맞고, 먹다 버렸다더라. 남편이 군대도 저렇게 안 나온다고 경악한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일부는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기도 했다. 해당 학교는 조리원 단 2명이 1000명이 넘는 학생의 끼니를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의 민원을 받은 서초구는 구 홈페이지 ‘구청장에 바란다’ 답변을 통해 "학교 측에 급식의 질 개선(학교 급식 3찬에서 4찬 변경 요청) 관련 내용 문의 결과, 5월부터 반찬의 가짓수가 3찬에서 다시 4찬으로 조정됐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뉴스1에 전했다. 그러면서 "학교 급식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소관 기관인 강남서초교육지원청 및 A중학교와 연락해 조속한 조리원 증원 등을 건의했다"라며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서 차기 발령 시 A중 조리원 배치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전달받았고, 학교 측에서는 조리 종사원 충원을 위해 현재 채용 공고 중임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5-06 16:55:24[파이낸셜뉴스] 최근 초복을 맞아 푸짐한 점심식사를 제공받은 육군 간부가 관련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미담이 나온지 이틀도 채 지나지 않아 육군 한 부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 장병에 대한 부실 급식 논란이 또 불거졌다. 코로나로 격리된 병사의 급식.. 친형이라는 사람이 공개 13일 군 관련 제보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현재 7군단 예하부대에서 복무하고 있는 병사의 친형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코로나19 사태가 점점 해제되어가고 있지만 얼마 전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동생은 7군단 격리시설에서 격리를 하게 되었다”며 “동생이 5일 동안 격리하면서 보내온 격리자 급식이 너무 부실하였기에 하소연하고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 제보했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오늘 동생한테 받은 급식 사진”이라며 식판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을 보면 큰 반찬칸에 케첩이 조금 담겨있으며, 케첩을 담아야 할 작은 칸에는 동그랑땡이 담겨 있다. "군대는 까라면 까는거 맞지만, 이건 아니죠" A씨가 공개한 또다른 식판 사진에는 큰 반찬칸에 처음부터 절반으로 잘려 나온 다짐육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A씨는 이어 “동생은 격리 해제될 때까지만 참으면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지만 이러한 형태의 부실 급식들(을 받는 대상)이 저의 동생 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형제, 자식들일 수도 있기에 글을 작성했다”며 “‘군대에서는 까라면 까는 거다’ 와 같은 말들을 듣고 지내면서 코로나 격리 때는 위와 비슷한 급식이 나와 다른 인원이 제보를 할 때에도 나는 군인이니 참아야 한다는 식으로 참아왔지만 저 뿐만 아니라 저의 동생까지 이런 대우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A씨는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께서도 군대를 전역하셨거나 복무 중이시고 이러한 자식들을 둔 부모님의 입장이라면 이런 격리자 대우가 옳지 않다고 생각해 주시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다”고 덧붙였다 누리꾼 "3년 전으로 돌아간 듯, 눈물난다" 해당 게시글과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분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어느 부대인지는 몰라도 (관련자) 처벌해야 할 듯” “나라 지키는 군인들에게 저런 밥을 주다니..군인들은 사람도 아닌가” “3년 전으로 돌아간 듯 하다” “미치겠다” “7군단 나온 사람으로서 눈물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7군단 측은 사실상 ‘부실 급식’을 시인한 것으로 보인다. 육대전에 따르면 7군단 측은 해당 게시물에 대해 “최근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해 격리된 장병들에게 도시락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정량(1인표준량)에 미치지 못하는 급식을 제공한 사실을 확인하였다”며 “앞으로 군단은 급식분야 실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시스템을 개선하여 격리 장병들에게 양질의 급식을 제공하겠으며, 생활여건 전반을 재점검하고 보완하여 유사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지휘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7-14 06:27:42[파이낸셜뉴스] 부실 급식으로 병사들의 불만이 쏟아지던 군에 랍스터와 초밥 식사가 등장했다. 5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27사단 통신대대 장병이 보낸 급식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 속 식판에는 랍스터와 빵, 스파게티 등이 담겨있다. '부실 급식' 논란으로 종종 뭇매를 맞던 군 식단과는 아예 다른 모습이다. 해당 장병은 “입대 전 느끼던 군 부실 급식에 대한 불안감이 자대에 오고 난 후 싹 사라졌다”며 “저희 부대의 급식은 이기자부대의 힘든 훈련을 버티고 이겨낼 수 있던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군대에서 랍스터나 초밥을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항상 더위 속에서 365일 일하는 급양 관리관님, 그리고 조리병 전우님들 항상 감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이거 만드신 조리병님들 보상휴가가 시급하다” “꾸준히 잘 좀 먹이자” “진짜 이렇게 나오면 민방위도 끝났지만 회사 그만 두고 어떻게든 재입대 한다” “국군 장병 처우가 조금씩 개선되는 것 같아서 보기 좋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 같은 식단은 7월부터 장병 1인당 1일 기본급식비를 기존 11,000원에서 18.2% 상승한 13,000원으로 책정돼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급식비 인상은 식자재 물가 상승 등을 감안하고 '선택형 급식체계 도입'과 장병들의 급식 질을 높이기 위해 내린 조치이다. 해당 조치는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제2차 추가경정예산에 따라 장병 급식비 예산이 1,125억 원으로 증액한 데 따른 조치이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2022-10-07 08:24:01[파이낸셜뉴스] '부실급식' 논란이 빚어졌던 군부대 급식이 크게 개선되었다는 제보가 인터넷 공간에 올라와 화제다. 3일 오후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육군 1군단 9사단 예하 부대에 근무 중이라는 장병이 보내온 부대 내 급식 사진 10장이 공개됐다. 급식 사진 제보자는 "요즘 부실급식으로 이야기가 많은데 저희 부대는 급양관리관이 새로 오면서 급식의 퀄리티(질)가 굉장히 좋아졌다"며 "모두에게 자랑하고 싶다"고 제보 이유를 밝혔다. 또 "더운 날씨에도 열심히 조리해 주는 급양관리관을 비롯해 조리병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나도 9사단인데, 예하부대 어디냐"며 "우리(부대)는 밥 수준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군대 다녀온 사람들은 다 안다"며 "저렇게 준비하면 취사병이 죽어나간다는 것과 '보여주기식'이라는 것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군생활을 하는 장병들에게 충실한 급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우리 집보다 식단이 좋은 것 같다"며 "나라를 지키는데 이 정도는 먹어야 한다"고 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2-07-04 07:56:05[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9일 "2~4인 침대형 생활관을 만들고 군 급식체계를 개선하겠다"며 군심 공략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 평화번영위원회를 통해 병사복지 5대 공약을 발표하고 "국가 공동체에 헌신하는 병사들이 제대로 대우 받고 복무 중에 미래를 준비해나갈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병사월급 200만원대 인상, 병사 휴대폰 통신요금 반값 인하 등을 약속했던 이 후보가 병사 복지에 중점을 둔 공약으로 군심 잡기에 나선 것이다. 우선 이 후보는 군인 상해보험을 전면 시행해 병사들의 건강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현재 공무 중 사고는 군인재해보상법에 의해 지원하고 있지만 보상하는 사고의 범위나 보상 수준이 미흡하다"며 "성남시와 경기도에 도입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군 상해보험을 전면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입대일부터 전역 후 귀가일까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사고 피해를 보장하는 방향이다. 군 내 인프라 확충과 시설, 제도 개선도 적극 추진한다. 이 후보는 낙후된 신병교육시설을 전면 개선, 노후화된 생활관을 안전하게 바꾼다는 계획이다. 특히 침상형 생활관을 2~4인실의 침대형 생활관으로 바꾸고 식당과 샤워장, 화장실도 현대식으로 개선한다. 이 후보는 노후화가 심한 훈련소를 시작으로 신병교육시설을 순차 개선할 방침이다. 지난해 '부실급식'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군 급식제도와 관련해서는 민간 외주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후보는 "현재 군 교육기관에서 시범운영 중인 급식의 민간 외주 전환을 적극 확대하고 민간 조리인력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다. 병사들이 식단 편성에 참여토록 하고, 병사가 선호하는 표준 레시피 개발도 추진한다. 식자재 조달의 경우, 편성된 식단표에 따라 조달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품질이 인증된 로컬푸드를 우선 구매토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 후보는 군 복무 취득학점을 연간 12학점에서 18개월 기준 21학점으로 확대한다. 군 복무 중 최소 한 학기를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후보는 '군 복무 경험 학점 인정제'를 모든 대학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 후보는 "사회봉사와 리더십 등 일부 분야에 한정된 커리큘럼을 주특기, 정비 등 군 관련 분야로 확대해 군대에서의 경험이 학업의 연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자격증 취득이나 전문분야 교육이 필요한 병사에게 원격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체계도 마련한다. 마지막으로 이 후보는 원하는 도서를 볼 수 있도록 E-book 포인트를 지급할 예정이다. 이 후보는 "모든 병사에게 E-book 포인트를 지급해 도서 선택권을 존중하고 국내 도서업계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철저한 보안 대책 마련을 전제로 학습과 독서를 위한 태블릿 PC 사용 허가도 검토한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은 세계 6대 군사 강국의 반열에 올라섰다"며 "이런 성과는 자신의 찬란한 젊음을 국가에 묵묵히 바치고 있는 청년의 노고와 헌신 덕분이다. 군 복무가 자랑스러운 경험이자 미래 설계에 유익한 삶의 과정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2-01-19 10:36:46[파이낸셜뉴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합참은 1월 2일부터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 등 17명을 현장에 투입해서 군 초동 조치와 이동 경로 등 당시 상황 전반을 현장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월북자에 관해 "미상 인원 관련해선 현재 관계 기관과 공조해 확인 중"이라며 월북 발생 후 북한군 동향에 대해 "현재까지는 어제와 상황 관련해서는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없으며 추가로 설명할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2일 국민 보호 차원에서 대북통지문을 발송했고 현재까지 북한의 답변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민간인 통제선 일대 CCTV(폐쇄회로 카메라)에 지난 1일 낮 12시께 이 월북자의 얼굴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의 명확한 영상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1일 강원도 고성 동부전선 최전방 철책을 넘어 월북한 인원은 '2020년 11월 귀순했던 30대 초반의 탈북민'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 탈북민의 간첩 활동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군인에게 '경계실패'는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될 수 없는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더우기 한번 실패는 ‘실수’지만 반복되는 실패는 ‘실력’이다. 접경지대 경계의 실종된 실력은 안보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으로 군의 본분을 잃어버렸다는 질타받을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현 정부 들어 군당국은 수많은 경계실패로 지탄을 받아왔다. 2019년 ‘삼척항 귀순’은 단호한 대북 군사대응을 강조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충격적일 정도로 군의 허술함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건이었다. 2021년 1월 동일한 부대인 22사단 지역 내에서 ‘오리발 귀순’이 발생하자 군당국은 “22사단 부대구조 재창설”과 “AI활용 과학화경계시스템”을 내세우며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1년도 지나지 않은 신년 1월 벽두부터 경계실패가 재현됐다. 현장병력의 안일한 경계의식과 미온적 대응도 문제지만 현 정부와 군당국이 자초한 정치적, 제도적, 문화적 측면도 적지 않다는 해석이다. 반 센터장은 "우선 정치적 측면에서 군의 '대적관 붕괴'에 책임이 크다"며 "주적개념 없이 최전방지역 경계의식이 높아질 리 만무하며 대적관이 사라진 군대문화에서 군사대비태세나 경계태세는 예전만큼 중요한 임무로 자리 잡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현 정권의 ‘평화담론’에 매몰돼 국방백서에서 주적개념을 없애고 북한군을 평화를 논할 대상으로 조성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반 센터장은 이어 "정치적 타협의 일환으로 탄생한 ‘9·19 군사합의’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이제 막 나타나고 있다"며 "접경지대가 군사적(작전 태세의)완전성을 보장해주는 지역이 아닌 군사적 긴장완화라는 명분으로 무장해제해야 하는 지역처럼 치부된 결과는 경계태세 이완"이라고 지적했다. 9·19군사합의는 기본적으로 신뢰구축조치의 일환이었지만 남북 군당국간 신뢰구축 증진에 기여한 것은 없고 경계태세만 이완시켰다는 방증이 이러한 반복되는 경계실패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9·19군사합의는 기본적으로 접경지대에서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킨다는 취지에서 핵심병력과 무기를 철수시키고 훈련도 약화시키면서 결과적으로 접경지대에서 군사대비태세를 약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이번 경계실패로 정부당국과 군은 이러한 비난의 중심에 서게 됐다 그러면서 반 센터장은 "2021년 22사단에서 경계실패 문제 발생 시 'AI 과학화경계'가 처방으로 제시된 바 있지만 전술·경계작전 등의 용병술 차원의 노력 없이 기술에만 의존한다면 군사적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지나친 기술의존론은 도리어 이번 사례처럼 경계태세만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 국방부는 감시장비 과학화 등 물리적 자산의 탓으로 돌리는 듯한 자세를 취한 바 있지만 이번 사건은 해이해진 ‘정신전력’을 정상화하지 않고는 물리적 전력만으로 경계태세 문제 해결이 요원하다는 경고의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송승종 대전대 군사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은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 된다"며 "더 큰 문제는 사건 자체보다 업무 과부하·인력 부족·보고체계 부실·매뉴얼 미준수 등의 미시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 정부 들어 우리 군에서 경계 실패, 명령 불복종, 급식 부실, 성추행·성폭행 사건 등이 끊임없이 그리고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송 교수는 "군사력 평가기관인 글로벌파이어파워(GFP)가 발표한 2021년 한국군은 군사력 순위 6위로 세계 138개국 중 선진군대임에 분명하다"며 "그러나 문제는 외형상 멀쩡하지만 치유가 힘든 말기암 환자가 된 격으로 내부가 치유 불능의 중병을 앓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송 교수는 "가장 큰 원인은 한국적 민군관계(civil-military relations)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라며 "군통수권자가 군대가 맞서 싸워야 할 상대를 명확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적이 분명하지 않은 군대는 거대한 소비집단으로 전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 발생하는 사건들은 증세에 불과하며 근본 원인을 치유하지 않으면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건들이 지속적, 반복적으로 발생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송 교수는 "최우선 과제는 민군관계의 기본을 정립하고 '군대가 어떤 적과 싸워도 이길 수 있는 물리적 능력과 함께 '정신적 의지'를 바로 세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군당국은 반복된 경계실패를 현장부대의 일시적 작전태만으로만 치부하지 말고 평화집착형 정치적 블랙홀, 대적관 없는 군대, 전술이 배제된 기술의존적 행태 등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문제 인식을 갖고 전 세계 군 평균 최고 학력집단의 ‘무능해진 군대’를 하루속히 ‘정상군대’로 복원시켜야 할 것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2-01-03 18:23:38[파이낸셜뉴스] 13일 민·관·군 합동위원회 박은정 공동위원장과 서욱 국방부장관은 국방컨벤션에서 ‘정의와 인권 위에 강하고 신뢰받는 군대 육성’을 위한 '대국민 보고'를 했다. 민·관·군 합동위는 병영내 성폭력, 고충처리, 부실 급식 문제 등 병영 전반에 걸친 문제점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을 위해 국민이 직접 참여해 현 실태를 점검하고, 제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민간 전문가(60.3%),유관부처 공무원(28.8%), 현역·예비역 장병(10.9%)으로 편성된 조직이다. 이번 '대국민 보고'에선 그 동안 각 분과위원회별로 논의를 진행해 오면서 73건을 의결하는 등 다양한 병영문화 개선방안을 토대로 군의 비전을 제시했으며, 향후 국방부 권고안 이행현황 모니터링과 정책적 자문역할을 수행하는 ‘민·관·군 합동위원회 자문단’도 새롭게 구성됐다. 장병 인권보호 및 조직문화 개선 분과에서는‘선진 민주국가 위상에 걸맞는 인권이 보장되는 군대’, 그리고 ‘자유롭게 소통하고 상식이 존중되는 강한 군대’를 위해 24개의 권고안을 의결했고,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보호 개선 분과에서는‘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하고 성평등이 보장되는 군대’를 위해 15개의 권고안을 마련했다. 장병 생활여건 개선 분과에서는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생활여건이 보장되는 군대’를 위해 17개의 권고안을 의결, 마지막으로 군 사법제도 개선 분과에서는 ‘사법 정의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구현되는 군대’를 위해 17개의 권고안을 도출했다. 박은정 공동위원장은 “합동위에서 제시한 권고안이 군의 특수성으로 인해 근원적인 문제를 당장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민·관·군이 함께한 노력의 결실들은 軍의 전향적 개선을 위한 마중물로서 역할을 다하여 군 조직문화와 인식전환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서욱 국방부장관은 “우리 군은 마련된 권고안을 토대로 장병들의 전반적인 병영 생활여건을 개선하고 선진병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합동위 여러분들께서 군의 변화와 혁신을 지켜보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성원해 줄 것”을 당부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1-10-13 11:25:32[파이낸셜뉴스]민·관·군 합동위원회 활동 기한을 하루 남긴 12일 장병생활여건개선분과위원회 소속 민간위원 4명이 중도 사퇴했다. 특히 이들은 국방부가 군 부대 급식개선 대책으로 경쟁조달 시스템을 도입키로 한 것에 강하게 반발하며 "국방부에 개혁을 맡겨둘 수 없다"고 질타했다. 합동위는 군 부대 인권 및 부실급식 개선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 직접 지시로 출범한 기구다. 이날 오전 군인권센터는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길청순 지역농업네트워크 서울경기제주협동조합 이사장,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장홍석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 및 익명의 위원 1명 등의 합동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군 급식의 근본적 개선은 급식 운영의 주체인 국방부가 직접 안정적으로 양질의 식재료를 조달 받을 수 있는 공공조달체계를 설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방부는 (부실급식 해결책으로) 식재료 경쟁조달이 유일한 대안이라며 고집을 꺾지 않아왔다"며 "국방부의 계획대로라면 장래의 군대 급식은 대기업 식재료납품업체가 잠식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합동위원들은 국방부가 컨트롤타워가 되는 공공조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을 수도 없이 반복해 전달했다. 그러나 말 그대로 ‘쇠귀에 경 읽기’나 다름없었다"며 "심지어 국방부 관계자들은 조달에 대한 기본적 개념도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국방부 스스로 개혁할 수 없다면 외부로부터의 수술이 불가피하다. 위원직을 내려놓고 바깥에서 군 급식의 바른 방향을 잡아갈 수 있는 싸움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군인권센터와 시민단체들은 '군급식 개선을 위한 전국공동대책위'을 선포하며 장기적 대응을 예고했다. 군급식 개선 대책위에는 전국먹거리연대와 농민의길, 접경지역생산자연합회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대책위 창립기자회견을 통해 국방부가 내놓은 '군 급식 종합대책' 자체가 "개선이 아닌 개악"이라고 질타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2021-10-12 11:03:05인천국제공항에 방역 지원을 나간 병사들에게 ‘부실 급식’이 제공됐다는 폭로가 나왔다. 육군에서 김치와 밥만으로 이뤄진 급식이 제공돼 논란이 발생한 지 2주도 되지 않아 또 부실급식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17일 군 당국에 따르면 전날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인천공항 검역지원 장병 부실급식’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자신을 9공수특전여단에서 근무 중인 장병이라고 소개한 제보자 A씨는 “저희 부대가 7월 초부터 인천국제공항 검역지원 임무를 시행하고 있다”며 “최근 검역지원 인원 중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자가 발생해 격리 실시 중에 있다”고 했다. A씨는 “식사로 전달해주는 급식이 너무 부실해 참다 참다 오늘(16일) 점심으로 나온 식사를 찍어 제보한다”고 했다. 사진을 보면 밥과 김치, 깻잎, 국이 담겨 있다. 밥은 비교적 많지만 국물에는 건더기가 보이지 않고 김치와 깻잎도 적어 보였다. 무엇보다 반찬 한 칸은 아예 텅 비어 있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20대 초반 강제로 군대간 것도 힘들텐데, 밥이라도 제대로 주자. 개밥보다 못한 거 먹이려고 군대 보내는 것도 아니고”, “(부실급식 논란이) 계속 터지는 데도 이렇게 주는 거 보면 장병을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다”, “편의점 도시락보다 못한 수준으로 먹이는 이유가 뭐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분했다. 9공수특전여단은 부실급식을 시인하며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9공수특전여단 측은 “지난 7월부터 인천공항 검역지원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지원 장병들의 숙식에 불편함이 없도록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검역지원 중 확진자와 접촉된 40여명의 지원 장병과 취사지원 인력까지 동시에 격리조치됨에 따라 일부 인원에게 원활한 급식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장병 급식과 관련해 보다 세심한 관심과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군은 이달 5일에도 부실급식 논란에 휩싸였다. 육군 5사단이 훈련 기간 중 원래 배식하기로 했던 식단이 아니라 밥과 김치만 배식한 경우가 5번이 넘는다는 제보가 육대전에 올라온 것이다. 제보자는 “그래도 군인이니 참고 버티려 했다”며 “훈련에 참여한 병사들의 노고를 인정해주지 않는 부대를 보며 제보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5사단 측은 “향후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장병 급식과 관련해 보다 세심한 관심과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1-09-16 20:4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