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전시교육청은 11일 악성민원에 시달리던 40대 교사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것과 관련, 원인 조사에 나섰다. 시교육청은 직원 5명으로 구성된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려 관련 사건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단은 숨진 교사 측이 '묵살당했다'고 주장한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여부와 학부모들의 악성민원 등을 중점 확인할 예정이다. 오는 22일까지 조사를 벌인 뒤 관련자 징계나 수사기관 고발 여부를 결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시교육청은 지난 8일 교육청 주차장에 별도로 마련한 추모 공간을 오는 15일까지 운영키로 했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사안과 관련 있는 교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게 된다"면서 "조사 기간이 더 필요하면 유동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교사노조는 오는 15일 오후 6시 시교육청 앞에서 전국교직원노조 등과 추모 행사를 열 계획이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3-09-11 16:50:42[파이낸셜뉴스] 대전에서 한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8일 대전 유성경찰서와 초등교사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대전지역 초등학교 40대 교사 A씨가 지난 5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7일 끝내 숨졌다. 노조에 따르면 24년차 교사인 A씨는 2019년 유성구 내 한 초등학교에 근무할 당시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고 2020년에는 무고성 아동학대로 고소까지 당했다. 이후 아동학대 혐의는 1년간 조사를 받은 끝에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 그럼에도 관련 학부모들은 A씨에게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민원은 3년간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올해 근무지를 다른 초등학교로 옮겼으나 최근까지도 트라우마를 호소해왔다고 한다. 특히 최근에는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접하고 당시의 고통이 떠올라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은 노조에 "A씨가 2019년부터 이어진 아동학대 피소와 악성민원으로 인해 매우 힘들어했고 정신과 치료도 받았다"라며 "특히 유성구에 거주하던 A씨는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들과 생활반경이 겹처 일상에서 원하지 않게 마주치는 경우가 잦아 더 괴로워했다"라고 밝혔다. 최근 서울 서초구와 양천구, 경기 용인시, 전북 군산시 등 각지에서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교사들은 무너진 교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약 20만명의 교사들이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 교권 회복 집회를 열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9-08 09:45:47[파이낸셜뉴스]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용산초 교사 사망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 중 한 명이 최근 복수의 누리꾼을 고소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용산초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 A씨가 지난달 말 일부 누리꾼을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협박 등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이들이 자신이 이사 간 지역의 온라인 카페 등 온라인커뮤니티 상에서 자신을 특정해 '동네에서 추방하자'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협박성 문구의 현수막 등을 내걸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를 개시한 건 맞지만 수사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2019년 유성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교사 B씨는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냈다는 이유 등으로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고소를 당하는 등 수년간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지난해 9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인사혁신처가 B씨의 순직을 인정한 가운데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은 지난달 26일 학교 관계자 2명과 학부모 8명 등 10명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불송치했다. 이에 B씨 유족 측은 대전경찰청에 이의신성처를 제출했으며, 유족 측과 함께 B씨의 순직 인정과 가해자 엄정 수사를 촉구해 온 대전교사노조와 전국 교원단체들은 지난 1일 재수사를 촉구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7-03 07:43:04[파이낸셜뉴스] "우리 아이들에게 엄마 잘못이 아니라고, 엄마가 매정하게 떠난 게 아니라… 사회적 아픔으로, 사고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해줄 수 있으니까…" 수년간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사망한 고(故) 대전용산초 교사 A씨의 남편 B씨는 25일 "(순직 인정에 대해) 기쁘다고 할 수도 없고 슬프다고 할 수도 없는 복잡한 심경"이라며 "아내의 명예가 조금이라도 회복된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사혁신처는 이날 순직유족급여 심의 '가결' 결정을 A씨 유족에게 통보했다. 지난해 12월 유족이 A씨의 순직 청구를 한 지 6개월여 만으로, 지난 19일 인사혁신처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를 거쳐 순직이 최종 결정됐다. A씨 남편은 애써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하며 "아내의 소식이 전국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아픔을 겪는 선생님들에게 그나마 작은 희망과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용산초 교사 A씨는 지난해 9월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만에 숨졌다. 그는 2019년 유성구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중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냈다는 이유 등으로 해당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고소를 당하고 검찰 조사 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았음에도 수년간 악성 민원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교육청은 진상조사를 거쳐 해당 사건을 교육활동 침해로 인정했고, 학교 관리자를 중징계 처분하는 한편, A씨의 순직 신청 절차를 지원해왔다. 대전시교육청은 “동료 선생님들의 헌신적 노력과 지역사회의 관심이 순직 결정에 큰 역할을 했다”며 “선생님들이 교육적 소신과 신념을 갖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하는 교육활동 보호의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A씨 근무 학교 교장과 교감 등 관리자와 학부모 관련 수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진 대전경찰청은 곧 수사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다. 이윤경 대전교사노조 위원장은 "함께 힘들어했던 많은 교사가 눈물을 흘리며 고인의 순직을 환영하고 있다"며 "교권 침해로 인한 비극의 되풀이를 막고 교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이 아직 많다"고 입장을 밝혔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6-26 08:22:36[파이낸셜뉴스] 대전에서 악성 민원을 지속해 교사를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지목된 가해 학부모가 이사 간 동네로 추정된 곳에 현수막이 나붙었다. 7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전 유성구 소재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 붙은 현수막을 찍은 사진들이 게재됐다. 현수막에는 “개과천선해서 우리 동네에 이사 온 거니? 아님 또 사건 만들려고 이사 온 거니?” “네 자식만 귀하냐! 내 자식도 귀하다!!” “뺨에 손이 맞지 않게 조심히 다니시오! 그 뺨이 누구 것이든 당신 아들 손보다 귀하오!” 등의 문구가 담겼다. 가해 학부모의 자녀가 전학 간 학교의 학부모들이 그를 지탄하는 현수막을 내거는 등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이다. 가해자 가족의 이사 소식은 지난 4일 대전의 한 지역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졌다. 학부모 A씨는 ‘OO초 살인자 집안’이라는 글을 올려 “OO초 5학년 O반 OOO. 전학은 어제 왔고, 학원은 일주일 전부터 다니고 있었다. 애 엄마가 학원에 붕어빵 사 들고 와서 다 같이 먹으라고 했다더라”는 소식을 전했다. 해당 글을 본 다른 학부모들은 '너무 충격이네요. 왜 하필 우리 동네로…', '그 아이 담임선생님이 제일 걱정되네요. 안 변할 텐데…', '학교에 항의 전화하겠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이후 6일 A씨는 가해 학부모의 자녀가 학원을 그만뒀다는 소식을 전했다. 앞서 지난 9월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40대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만에 숨졌다. 대전 교사노조와 동료 교사들에 따르면 그는 2019년 유성구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중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냈다는 이유 등으로 해당 학부모 등으로부터 아동학대 고소를 당하고 수년간 악성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1-07 17:13:04[파이낸셜뉴스] 두 달 전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의 악성 민원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운데, 가해 학부모와 그의 자녀가 대전 내 다른 지역에서 목격됐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학부모를 비판하는 성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A씨는 "OO초 5학년 O반 OOO. 전학은 어제 왔고, 학원은 일주일 전부터 다니고 있었다. 애 엄마가 학원에 붕어빵 사 들고 와서 다 같이 먹으라고 했다더라. 대단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애먼 사람 죽여놓고 네 자식은 소중하냐"고 분노하며 "'동네 일원으로 받아줘라. 갑질하면 같은 사람 된다'는 분들은 기사 한 번이라도 제대로 봤냐. 사람이 할 짓이라고 생각하냐"고 지적했다. 이어 "(가해 학부모의 자녀가) 친구 목 조른 이야기를 마치 무용담처럼 말하고 사소한 일에 화도 잘 내고 이미 아이들 사이에서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며 "그 인성, 그 성격 어디 가겠냐"고 우려를 금치 못했다. 그러면서 "저는 월요일에 학교에 전화할 거다. 학원도 상황을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전화할 거다"라고 덧붙였다. A씨의 글에는 다른 주민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댓글에는 "저도 학교에 항의 전화하겠다", "교장실에 민원 넣겠다" 등 의견이 이어졌다. 앞서 지난 9월5일 대전에서는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40대 교사 B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 올해로 20년 차 교사였던 B씨는 2019년 대전 유성구 소재의 초등학교에 근무하면서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 여기에 2020년에는 무고성 아동학대로 고소까지 당했다. 이후 아동학대 고소는 무혐의 처분이 나왔고 올해 근무지를 다른 학교로 옮겼으나 트라우마(사고후유장애)를 호소해왔다. B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후 지역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가해 학부모들을 향한 분노가 쏟아졌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11-05 19:34:58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은 아동학대 혐의를 씌우지 않는 내용 등을 담은 '교권보호 4법'이 이번주 본회의 상정을 앞둔 가운데 교육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선 교사들은 학부모들의 교사들을 향한 아동학대 고소 남발 등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법안 손질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교사 면책권이 과도하게 부여될 경우 아동의 권리를 침해하는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주장도 날을 세우고 있다. ■정당한 교육활동 면책 부여19일 국회와 교육계 등에 따르면 교원지위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 등 '교권 보호 4대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해 면책을 부여하는 내용의 아동복지법 개정안(강기윤 국민의힘 의원),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회에 발의돼 있다. 교권보호 4법 개정안은 교사의 학생생활지도를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게 핵심이다. 정당한 지도가 정서적 학대로 분류돼 교사에 대해 아동학대 가해자로 신고를 남발하는 행위를 막자는 취지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로 검경의 수사가 진행된 사건 1만2483건 가운데 1.2%가 안 되는 147건이 처벌받는 데 그쳤다. 대부분 무죄로 결론이 난다는 의미다. 다만 교권보호 4법에 거론된 '정당한 교육활동' 등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는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나치게 넓게 인정하면 아동 권리침해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한국아동복지학회, 한국아동권리학회는 관련 법 개정에 대해 "아동의 고유한 권리를 침해하면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인권 보호 체계를 후퇴시킬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도미향 동서울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기존 아동복지법은 정서적 학대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미인데, 일부 애매한 부분이 있다는 이유로 조정되면 아동 보호가 미흡해질 우려가 있다"며"모든 형태의 학대, 방임, 착취로부터 아동을 보호해야 한다는 유엔아동권리협약(UNCRC) 19조를 대전제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당한 교육활동 범위'에 대한 혼란도 예상된다. 특히 체벌이 아닌 정서적인 부분의 경우 판단이 쉽지 않아 소모적 논쟁이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지난 7일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의 초등 교사를 상대로 한 조사 과정에서 국제아동권리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이 '정서학대' 의견을 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아동 권리를 강조하는 단체에서 과도한 잣대를 적용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후원 취소도 발생했다. ■교육 특수성 고려해야현장에선 교육활동의 특수성을 고려해 아동학대 신고 남용 행위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행법상 교사에 대해 아동학대로 경찰 등에 신고가 들어가면 무조건 수사가 진행된다. 교사가 정당한 지도행위를 했더라도 무혐의가 밝혀지기 전까지는 조사 대상이다. 아동학대 무혐의로 결론 나더라도 교사가 무고죄로 학부모에게 법적 대응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때문에 교사들 사이에선 아동학대 혐의가 씌워질 것을 우려해 학생 지도행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윤미숙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 대변인은 "아이들이 인내심과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싫은 것도 참고 해내도록 지도하는 게 교사의 역할이라는 점을 교육 전문가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라며 "아동학대에 대한 신고 자체를 막지는 못하더라도 지나치게 신고를 남발하는 사례는 가려내 수사가 개시되지 않도록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법 개정을 일방적으로 서두르는 방식이 아니라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해결책을 찾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법은 최소한의 규범인데 법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로 논의가 쏠리고 있는 것은 잘못됐다"며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정부 또는 국회 차원에서 사회적 대타협을 시도하는 문화 없이 법 개정만으로는 교육활동에 대한 논란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3-09-19 18:27:12[파이낸셜뉴스]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은 아동학대 혐의를 씌우지 않는 내용 등을 담은 '교권보호 4법'이 이번주 본회의 상정을 앞둔 가운데 교육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선 교사들은 학부모들의 교사들을 향한 아동학대 고소 남발 등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법안 손질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교사 면책권이 과도하게 부여될 경우 아동의 권리를 침해하는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주장도 날을 세우고 있다. 면책이 다시 아동 권리 침해19일 국회와 교육계 등에 따르면 교원지위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 등 '교권 보호 4대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해 면책을 부여하는 내용의 아동복지법 개정안(강기윤 국민의힘 의원),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회에 발의돼 있다. 교권보호 4법 개정안은 교사의 학생생활지도를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게 핵심이다. 정당한 지도가 정서적 학대로 분류돼 교사에 대해 아동학대 가해자로 신고를 남발하는 행위를 막자는 취지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로 검경의 수사가 진행된 사건 1만2483건 가운데 1.2%가 안 되는 147건이 처벌받는 데 그쳤다. 대부분 무죄로 결론이 난다는 의미다. 다만 어디까지를 면책 범위로 둘 것인가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면책 범위를 넓힐 경우 아동 권리 침해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한국아동복지학회, 한국아동권리학회는 관련 법 개정에 대해 "아동의 고유한 권리를 침해하면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인권 보호 체계를 후퇴시킬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도미향 동서울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기존 아동복지법은 정서적 학대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미인데, 일부 애매한 부분이 있다는 이유로 조정되면 아동 보호가 미흡해질 우려가 있다"며"모든 형태의 학대, 방임, 착취로부터 아동을 보호해야 한다는 유엔아동권리협약(UNCRC) 19조를 대전제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당한 교육활동 범위'에 대한 혼란도 예상된다. 특히 체벌이 아닌 정서적인 부분의 경우 판단이 쉽지 않아 소모적 논쟁이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지난 7일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의 초등 교사를 상대로 한 조사 과정에서 국제아동권리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이 '정서학대' 의견을 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아동 권리를 강조하는 단체에서 과도한 잣대를 적용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후원 취소도 발생했다. 교육 특수성 고려해야현장에선 교육활동의 특수성을 고려해 아동학대 신고 남용 행위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행법상 교사에 대해 아동학대로 경찰 등에 신고가 들어가면 무조건 수사가 진행된다. 교사가 정당한 지도행위를 했더라도 무혐의가 밝혀지기 전까지는 조사 대상이다. 아동학대 무혐의로 결론 나더라도 교사가 무고죄로 학부모에게 법적 대응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때문에 교사들 사이에선 아동학대 혐의가 씌워질 것을 우려해 학생 지도행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윤미숙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 대변인은 "아이들이 인내심과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싫은 것도 참고 해내도록 지도하는 게 교사의 역할이라는 점을 교육 전문가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라며 "아동학대에 대한 신고 자체를 막지는 못하더라도 지나치게 신고를 남발하는 사례는 가려내 수사가 개시되지 않도록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법 개정을 일방적으로 서두르는 방식이 아니라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해결책을 찾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법은 최소한의 규범인데 법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로 논의가 쏠리고 있는 것은 잘못됐다"며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정부 또는 국회 차원에서 사회적 대타협을 시도하는 문화 없이 법 개정만으로는 교육활동에 대한 논란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3-09-18 16:19:16[파이낸셜뉴스] 4년간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가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이유가 공개됐다. A씨는 아동학대로 고소되기 전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신고까지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YTN 뉴스라이더에 따르면 A씨는 시험시간에 뒤돌아본 학생에게 ‘넌 0점’이라고 말했다는 이유 등으로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학부모에게 고소당했다. 색종이를 갖고 노는 아이를 혼냈다거나, 다른 학생의 책에 우유를 쏟은 학생에게 똑같이 책으로 사죄해야 한다고 말한 것, 다른 학생의 뺨을 때린 학생에게 공개적으로 ‘선생님이 어떻게 할까’ 묻고, 교장실로 데려가 지도를 받게 한 뒤 혼자 교실로 돌아오게 했다는 이유로도 아동복지법 위반이라고 고소당했다. 학부모는 이런 내용을 근거로 들며 ‘자신의 아이가 정신적 피해를 봤다’고 A교사를 경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10개월 후 A교사는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아동복지법, 아이의 신체적·정서적·정상적 발달에 해 입히는 모든 행위 '아동학대'로 규정 이에 대해 박소영 교사노조 정책실장은 “아동복지법은 아이의 신체적, 정서적, 정상적인 발달에 해를 입히는 모든 행위를 아동학대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위축됐다’ ‘불쾌감을 느꼈다’ ‘트라우마를 갖게 됐다’ 이런 것이 근거가 돼서 얼마든지 선생님을 아동학대로 고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생님이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면 수사를 받게 되고 이것이 기소 처분이 나면 거기에 대한 수사를 또 받게 되는데, 그런 과정 중에 선생님을 대변해 주거나 보호해 줄 만한 변호사를 학교에서 지원해 주지 않는다”며 “A선생님 역시 개인적으로 변호사를 고용해서 대응한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교사는 아동학대로 고소되기 전인 지난 2019년 12월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학폭위 신고까지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아이들 앞에서 자신의 아이를 혼내거나 교장실에 손을 잡고 들어가 안 좋은 인상을 남겼다는 이유로 학부모 B씨가 A교사를 신고한 것이다. 대전 교사, '학폭 가해자'로 몰려 신고도 당해…변호사 "처음 보는 경우" 학폭위는 학생 간에 일어나는 폭력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기구지만 B씨는 A교사를 상대로 학폭위 신고를 넣었다. 이후 같은달 12일 열린 학폭위에서는 A교사에 대해 ‘해당 없음’ 결정이, B씨의 자녀에게는 학내외 전문가에게 심리상담 및 조언을 받는 1호 처분을 내렸다. 이와 관련 유족측은 생전 고인에게 악성민원을 제기했던 학부모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3일 대전교사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숨진 A교사의 유족과 자문 변호사, 노조 관계자들이 함께 만나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생전 고인에게 악성민원을 지속해서 제기했던 학부모 4명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명예훼손, 사자명예훼손, 강요, 협박 등의 혐의로 형사 고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대전시교육청에는 공무상 재해를 인정해 순직 처리를 요청할 계획이다. 고인이 악성민원에 시달리며 당시 근무했던 학교의 관리자에 대해서는 교보위 미개최 사유, 학폭위 결정 사실관계 등을 확인한 후 고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9-13 23:34:40[파이낸셜뉴스]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으로 숨진 대전 초등학교 교사의 유가족 측이 고인이 생전 악성 민원으로 고통을 받았을 때에도, 학부모들을 신고하는 행위는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교사로서 학부모 신고 못하겠다는 아내.. 속앓이만" 12일 숨진 교사의 남편 A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내가 학부모들로부터 고통을 받아왔다. 하지만, 교사로서 이들을 신고하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해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통받는 아내를 지켜보기만 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 때문에 지금껏 속앓이만 해왔다고 전했다. A씨는 이번 사고로 인해 가족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이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 아직 학교에 가려 하지 않아서 집에서 24시간 계속 돌보고 있다"라며 "활동에 제약이 많다. 힘을 내려고 하는데도 많이 힘들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교사의 두 자녀는 모두 초등학생이다. 두 자녀 모두 초등학생.. 불안감에 등교도 못해 이와 관련해 대전교사노조는 13일 교사 유족을 만나 가해 학부모에 대한 경찰 고소·고발 여부와 가해 학부모에 대한 입장, 교사 순직 요청 등 사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매체에 "유족분들이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당장의 입장이나 고소·고발 관련해 자세히 논의된 내용은 없다. 계속해서 유족들의 회복을 돕는 데 힘쓰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고인은 이달 5일 대전 유성구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틀 뒤인 7일 숨졌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9-13 08:3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