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오세훈표 소득보장정책 실험이자 대표적 K-복지모델인 디딤돌소득의 지원을 받은 가구의 탈(脫)수급 비율과 근로소득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수급자격 박탈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한 결과로 분석된다. 디딤돌 2년차, 탈수급 비율 3.8%p 상승서울시는 2년간 디딤돌소득의 지원을 받은 가구의 2년차 탈수급 비율(수급자가 자립하여 더 이상 지원을 받지 않아도 되는 비율)이 1년차 4.8% 대비 3.8%p 상승한 8.6%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근로소득이 늘어난 가구도 1차년도 21.8%에서 31.1%로 9.3%p 대폭 늘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한 '2024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에서 "한국도 부모 소득에 따라 교육기회의 차이가 커지면서 계급이 고착화되고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디딤돌소득을 받은 많은 가구들이 지원금을 자녀교육에 활용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계층 이동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딤돌소득은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것으로 2022년 7월 시작했다. 시범사업을 위해 2022년에 중위소득 50%·재산 3억2600만원 이하 484가구를 선정했고, 2023년엔 대상을 중위소득 85% 이하로 확대, 1100가구를 선정했다. 올 4월엔 가족돌봄청년과 저소득 위기가구를 중심으로 총 492가구를 추가로 선정했다. 지원집단은 중위소득 85% 대비 가구소득 부족분의 절반을 3년간 지원받는다. 예컨대 올해의 경우 디딤돌소득 지원가구에 선정된 1인가구의 소득이 0원일 경우 중위소득 85%인 189만4000원 대비 가구소득 부족분의 절반인 94만7000원을 매월 지급하고 있다. 만약 가구소득이 50만원인 1인가구라면 부족분의 절반인 69만7000원을 매월 지급받는다. 디딤돌소득은 정해진 소득 기준을 넘어도 자격이 유지되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소득이 줄더라도 자동으로 급여가 지급된다. 또 일할수록 가구소득이 증가하도록 설계돼 있어 근로 의욕을 저하시키지 않는다. 디딤돌로 자립, 근로소득으로 이어져분석 결과 디딤돌소득이 현행 제도 대비 높은 탈수급률을 보이고 있음이 확인되면서 지원가구 자립의 발판이 되고 있음이 입증됐다. 지원받은 가구의 31.1%(476가구)는 근로소득이 늘어나는 의미 있는 성과도 냈다. 1차년도 21.8%(104가구) 대비 9.3%p 높아지면서 근로유인 효과가 약한 현행 제도의 단점을 보완했다는 평가다. 일을 하지 않는 이른바 '비(非)근로가구'의 근로유인 효과도 관찰됐다. 일을 하지 않는 가구 중 디딤돌소득을 수령 후 근로를 시작한 비율은 비교가구 대비 3.6%p나 높았다. 이외에도 디딤돌소득을 받은 가구들이 지원금을 자신의 상황에 맞게 활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 미취학 아동이 있는 가구는 늘어난 소득으로 일하는 시간은 조금 줄이고 그 시간을 돌봄에 할애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구주가 여성일 경우엔 이러한 경향이 더 크게 나타났는데 디딤돌소득이 경제적 압박으로 돌봄이 부족했던 가구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교육훈련비를 비교가구 대비 72.7% 더 지출하는 등 장기적으로는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도 늘었다. 서울시정의 목표인 계층이동 사다리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저축액도 비교가구보다 11.1% 높아 자산형성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현행 제도는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 후 급여액에서 일부 차감하기 때문에 자산형성 유인을 저해할 수 있지만 디딤돌소득은 자산이 급여액에 영향을 주지 않아 저축에 대한 욕구를 높여준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디딤돌소득을 받은 가구의 의료비와 식료품비 등 필수재 소비지출이 비교가구에 비해 컸다. 정신건강 개선효과도 높았다. 정신건강 개선 효과는 근로유인 효과가 높았던 가구, 특히 평상시에 일을 하지 않던 가구에서 더 크게 나타나 근로와 정신건강의 밀접한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디딤돌소득 시범사업의 평가를 맡은 서울대 경제학부의 이정민 교수는 "사회보장제도가 가장 필요한 집단은 누구인지, 근로 요인을 제고할 수 있는 사회보장제도는 어떤 형태인지, 사회적 투자가 될 수 있는 복지제도는 무엇인지,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복지제도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디딤돌소득 실험을 통해 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4-10-07 16:17:23[파이낸셜뉴스] 대한변리사회는 8일 직무발명보상금의 세금 부담을 없애는 '소득세법 개정안'(최수진 국민의힘 의원 대표발의)'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변리사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직무발명보상금이 비과세 기타소득으로 전환돼 연구자들의 과도한 세금 부담을 줄이고, 일선 연구현장의 혁신 발명 의욕을 고취시킬 것이라고 지지 입장을 내놨다. 직무발명보상금이란, 종업원이 업무와 관련해 개발한 직무발명의 권리를 회사에 승계하는 대신 그에 합당한 보상금을 받는 것을 말한다. 변리사회는 직무발명보상금은 현행 소득세법상 근로소득으로 분류되고 있으나, 회사로부터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받는 근로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의 성격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직무발명보상금을 기타소득으로 비과세 대상이라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 변리사회는 "현행 소득법상 직무발명보상제도는 과도한 세부담으로 연구 및 산업현장의 발명 의지를 고취 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연구 의욕을 저하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게다가 "과세가 지나치다 보니 발명자 보상금을 낮춰 연구비 등 다른 형태로 보전하거나 우회경로를 통해 절세를 모색하는 풍선효과도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4-07-08 16:16:47[파이낸셜뉴스] 올해 1~2월 걷힌 국세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조8000억원 늘어난 58조원으로 집계됐다. 기획재정부가 29일 발표한 '2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1∼2월 두 달간 국세수입은 58조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조8000억원(7.0%) 증가했다. 세목별로 부가가치세가 17조6000억원으로 3조7000억원(26.7%) 늘었다. 주식 거래대금 증가 등에 힘입어 증권거래세도 두 달간 2000억원(23.7%) 증가했다. 반면 소득세는 24조1000억원으로 작년보다 3000억원(1.3%) 감소했다. 1월에 6000억원 늘었지만, 지난달 9000억원 감소했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소득세 증가 등이 지속되고 있지만, 주요 기업의 성과급 감소로 근로소득세가 감소했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예를들어 삼성전자는 반도체 실적 부진의 영향으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직원의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주요 대기업의 성과급 한파가 이례적인 근로소득세 수입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2월 한 달간 국세수입은 작년 같은 달보다 7000억원(6.4%) 증가한 1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03-29 13:07:22[파이낸셜뉴스] 계속되는 고물가에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근로 소득은 5분기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사업소득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부모급여 등 정책 효과에 힘입어 4·4분기 가계 소득은 2분기 연속 증가했다. ■실질 근로·사업소득 '동반 감소' 2월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의 월평균 소득은 502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3.9% 늘었다. 소득항목별로 보면 가장 비중이 큰 근로소득은 316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1.5% 늘며 12분기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증가 폭은 지난 2021년 1.3%로 감소한 뒤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해 전반적으로 고용 상황은 좋았지만, 취업자 수 증가세가 전년에 비해 둔화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 소득은 67만1000원으로 17.7% 증가했다. 부모 급여 등 자녀양육 관련 지원금이 늘어난 결과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실질적인 근로 및 사업 소득은 오히려 1.9%, 1.7% 뒷걸음질쳤다. 실질 근로소득과 사업 소득이 모두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1년 1·4분기 이후 11분기 만이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4·4분기는 근로 소득과 사업 소득 모두 수치상으로는 1%대 증가율을 보였지만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마이너스"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83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5.1% 증가했다. 소비 지출 증가율은 2022년 3·4분기 이후 1년 반째 소득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소비 지출은 월세 등 주거비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주거비가 포함된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9.5% 늘며 전분기(7.9%)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소득에서 비소비 지출을 뺀 월 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5% 늘어난 404만4000원을 기록, 처음으로 400만원을 넘어섰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21만원으로 0.1% 늘었고 처분가능소득 대비 흑자액을 뜻하는 흑자율은 29.9%였다. 가계 지출은 4·4분기 381만3000원으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5.2% 늘었다. 소비자 물가 상승을 고려 한 실질 소비 지출은 식료품·비주류음료(-3.4%), 의류·신발(-4.2%), 가정용품·가사서비스(-3.5%) 등에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적인 금액은 늘었지만 손에 들어온 실물은 줄었다는 의미다. 고물가에 서민 월평균 29만원 '적자 살림' 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서민층부터 허리띠를 졸라맨 모습이다.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117만8000원으로 전년보다 4.5% 늘었다. 근로소득과 이전소득은 증가했지만 사업소득과 재산소득은 감소했다. 4분기 전체 소득분위 중 1분위만 가계 지출과 소비 지출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분위 가구의 가계 지출은 147만원으로 0.5%줄었다. 1분위 소비 지출은 1.6% 감소했다. 특히 교육비(-52.4%) 지출을 가장 많이 줄였다. 1분위 가구는 월 평균 29만1000원의 적자 살림을 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적자액은 29.4%였다. 반면 고소득 가구인 5분위 가구의 4·4분기 월 평균 소득은 1080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3.6%) 늘었다. 가계지출은 721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0% 늘어 모든 분위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1분위 처분 가능 소득이 5분위 처분 가능 소득보다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분배 지표는 소폭 개선됐다. 4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30배로 1년 전(5.55배)보다 축소됐다. 이에 대해 이 과장은 "(분배 개선을 위한) 정부 정책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02-29 09:47:24[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직장인이 내는 근로소득세 수입이 오히려 늘어나면서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10년 새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법인세, 양도소득세 등 세금 수입이 감소해 역대급 세수 부족이 발생한 가운데 나타난 수치로 이목을 끈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소득세 수입은 59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7000억원(3.0%) 늘었다. 법인세는 기업 실적 악화와 부동산 침체 장기화 등으로 23조2000억원 줄었다. 또 양도소득세(-14조7000억원), 부가가치세(-7조9000억원), 교통에너지환경세(-3000억원)가 모두 줄어든 가운데 근로소득세는 늘어난 것이다. 이에 근로소득세가 전체 국세(344조10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4.5%에서 지난해 17.2%로 높아졌다. 2013년 이후 근 10년간 가장 높은 비중이다. 근로소득세는 월급, 상여금, 세비 등 근로소득에 부과되는 세금을 말한다. 근로자의 급여에서 원천징수된다. 근로소득세 수입은 취업자 수 증가, 명목 임금 상승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최근 10년간 근로소득세의 증가율은 168.8%였다. 이는 같은 기간 총국세 증가율(70.4%)보다 두배 이상 높은 것이다. 근로소득세 증가세가 전문직, 자영업자 등 개인 사업자가 내는 종합소득세 수입 증가율(96.7%)도 넘어섰다. 한편 지난해 취업자 수는 2841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32만7000명 늘었다. 상용근로자 수는 1569만2000명에서 1617만명으로 증가했고 상용근로자 임금은 2022년 월평균 410만원에서 2023년(1∼10월) 419만원으로 높아졌다. 다만 근로소득세 수입 증가율은 3.0%로 2019년(1.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소득세 하위 과표구간 조정과 근로장려금(EITC) 확대 등 근로소득세 부담을 완화하려는 조치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근로소득 세율 6%가 적용되는 과세표준 구간은 지난해부터 1200만원 이하에서 1400만원 이하로 올랐다. 15% 세율이 적용되는 구간은 1200만~4600만원 이하에서 1400만~5000만원 이하로 높아졌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02-11 16:50:52[파이낸셜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표 복지정책 '안심소득' 시범사업의 첫 성적표가 나왔다. 1차 중간조사 결과 현행 복지제도 하에서 지원을 받지 못했던 이들까지 혜택을 누렸다. 또 더 이상 지원을 받지 않아도 되는 '탈수급' 비율도 한층 높아져 근로의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20일과 21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023 서울 국제 안심소득 포럼'을 개최하고 안심소득 시범사업 1차 중간조사 결과를 최종 발표했다. 안심소득은 저소득층 가구를 대상으로 중위소득과 가구소득 간 차액의 절반을 지원하는 제도다.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형' 복지 모델이다. 지난해와 올해 1단계와 2단계로 나눠 진입 시점을 설정, 총 1584가구가 시범사업에 참여해 결과를 살피고 있다. 안심소득은 기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미처 보듬지 못한 이들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단계 시범사업에 참여한 484가구 중 현행 복지제도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 가구 비율이 54.1%에 달했다. 절반 이상이 기초생활보장제의 혜택은 받지 못했지만, 안심소득 지원은 받은 셈이다. 근로의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시범사업 참여 가구 중 4.8%는 올해 11월 기준 가구소득이 중위소득 85%를 넘어서 더 이상 안심소득 지원을 받지 않게 됐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시는 안심소득이 현행 복지제도에 비해 근로 의욕을 저해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 밖에도 근로소득 증가와 정신건강 개선 등에서도 효과를 냈다. 시범사업 참여가구 중 21.8%의 근로소득이 증가했다. 우울감도 비교집단 대비 16.4% 가까이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날 포럼에 앞서 오 시장은 201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에스테르 뒤플로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와 국내 실정에 맞는 복지제도를 논의했다. 역대 최연소 노벨경제학상 수상 기록을 세운 뒤플로 교수는 지난 20년간 40여개국을 직접 찾아다니며 빈곤 문제 해결에 힘을 써온 인물이다. 오 시장은 "가난의 대물림을 막고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복지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절실함 하나로 많은 반대와 우려 속에 시범사업을 시작했다"며 "더 많은 시민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새로운 복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2023-12-20 07:32:10[파이낸셜뉴스] 지난 18일 세수 재추계 결과 올해 '펑크' 규모는 51조9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법인세와 양도소득세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며 예상보다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 주 요인이다. 반면 직장인들이 내는 근로소득세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세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13.2%에서 지난해에는 15.3%, 내년에는 17.8%까지 오를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19일 국세청에서 받은 ‘월별 세목별 세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7월까지의 누적 근로소득세입은 37조원으로 전년 동기 36조9000억원보다 1000억원 정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물가 상승에 따라 세입 규모 자체는 순증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여타 세목이 쪼그라드는 동안 홀로 규모를 키우고 있다는 점이 지적받고 있다. 7월까지의 예산 대비 결손 세수액은 43조4000억원이다. 주범은 법인세와 양도세다. 기업실적 악화의 영향으로 법인세 신고분은 전년(55조4000억원) 대비 19조1000억원(36.3%) 감소했다. 지난해의 초과세수의 주요 원인 역시 법인세였던만큼 기저효과의 영향도 있지만, 양도세와 동반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경기 침체의 여파가 크게 나타난 셈이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며 부동산 시장도 침체가 지속되자 양도세는 전년(20조7000억원) 대비 11조1000억원이 줄었다. 전년동기 대비 53.6% 감소한 수치다. 법인세와 양도소득세 등 2개의 세목이 30조2000억원, 전체 세수결손의 70%를 차지한다. 소득세를 따로 떼놓고 보더라도 7월까지의 누적 소득세 감소(12조7000억원)는 87%는 양도세 감소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영업자와 개인사업자 등에 부과되는 종합소득세도 12조4000억원으로 전년(14조8000억원)보다 2조4000억원(16.2%)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결손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꾸준하게 직장인 월급에 부과되는 근로소득세다. 7월 당월 기준으로도 5조8000억원이 걷혀 전년동월(5조5000억원) 보다 2000억원 정도 더 걷혔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말 근로소득세는 작년보다 1조원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납부 인원으로 봐도 일부 직장인에 대한 세부담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2021년 귀속분 기준 연말정산에 따르면 근로소득자 중 면세자는 704만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35.3%는 근로소득세를 내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 역시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며 취업자가 증가한 데다, 대기업 중심으로 임금이 오른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기업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기재부 모두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내년 정부 예산안 역시 지출을 2.8%수준까지 끌어내린 '긴축 재정'이다. 올해 감소한 법인세가 내년에도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서다. 결국 근로소득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법인세 비중이 줄며 내년 근로소득세의 국세 비중은 17.8%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고 의원은 “경기악화와 감세정책의 영향으로 법인세, 양도세, 부가세 등 세수가 줄줄이 쪼그라들었는데, 유리지갑인 직장인이 낸 세금만 증가하고 있다”며 “과세 속도에 정작 브레이크가 필요한 이들은 대기업이 아니라 직장인”이라고 설명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3-09-19 16:30:00[파이낸셜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표 복지모델 '안심소득 시범사업'이 시행 1주년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원가구의 절반 이상의 근로소득이 늘고 우울감과 스트레스 등 정신건강 개선의 조짐이 보이면서다. 서울시는 24일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2023 한국노동경제학회 하계학술대회' 중 서울안심소득 특별세션을 열고 안심소득 시범사업 1차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안심소득 시범사업은 서울의 저소득층 가구(중위소득 85% 이하, 재산 3억2600만원 이하)를 대상으로 중위소득과 가구소득 간 차액의 절반을 지원하는 제도다. 국내 최초의 소득보장 정책실험으로 추진 중인 오 시장의 대표적 복지사업 모델이다. 시는 중위소득 50% 이하인 1단계 시범사업 지원가구를 대상으로 지난해 7월부터 안심소득 첫 급여를 시작했다. 올해엔 중위소득 85% 이하로 대상을 확대해 2단계 지원가구 1100가구를 선정해 지난 7월부터 2년간의 지원에 돌입했다. 시는 1단계 시범사업 참여 1523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 안심소득 급여를 지급받은 가구와 받지 않은 가구의 비교에 나섰다. 조사 결과 필수 재화와 서비스인 식품과 의료서비스 소비가 각각 12%와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이들의 자존감과 우울감, 스트레스 등 정신건강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안심소득 급여를 받은 이들의 근로소득도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시가 진행한 소득재산 변동 정기조사 결과 근로소득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어섰다. 서울시 관계자는 "필수 생활비용의 증가, 정신건강 개선, 근로소득 증가 등 안심소득 시범사업 1단계 지원가구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긍정적 효과를 확인했다"며 "이와 함께 시범사업 효과를 안정적으로 담보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는 등의 과제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 같은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의 도시 및 연구기관과 함께 '세계 소득보장 네트워크'를 구축, 정책 발전을 위한 힘을 모은다는 방침이다. 이수연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안심소득 시범사업은 급여를 지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복지정책 도입의 타당성과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정책실험"이라며 "향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안심소득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대표적인 사회안전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2023-08-24 10:48:49[파이낸셜뉴스] 기업이 임직원에게 지급한 복지포인트가 근로소득에 해당하는 만큼 과세 대상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신명희 부장판사)는 한화손해사정이 마포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근로소득세 경정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한화손해사정은 지난 2015년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복지포인트가 과세 대상인 근로소득에 해당한다고 보고 원천징수 근로소득세를 신고·납부했다. 그러나 2021년 돌연 복지포인트가 근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전에 납부한 원천징수액과의 차액 4700여만원을 환급해달라는 취지로 경정 청구를 했고, 마포세무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화손해사정은 처분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 청구를 했지만 이 역시 기각됐다. 이에 지난해 1월 마포세무서장을 상대로 근로소득세 경정 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한화손해사정 측은 복지포인트가 근로기준법상 임금이나 소득세법상 근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공무원 복지점수가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들며 조세평등주의에도 위배된다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소득세법은 공로금·위로금·개업축하금·학자금·장학금 등 근로의 대가로 보기 어려운 복리후생적 성격의 소득들도 모두 근로소득에 포함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복지포인트는 비과세 대상 근로소득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복지포인트는 근로 대상으로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없어 근로기준법상 임금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와 관련해서도 원고 측은 해당사항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대법원은 사용 용도가 제한돼 있고 양도 가능성이 없는 점, 근로 제공과 무관하게 매년 초 일괄 배정되는 점, 단체협약·취업규칙 등에서 보수나 임금으로 명시하지 않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점 등을 근거로 복지포인트의 근로 제공 대가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고는 매년 초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직급·근속연수를 기준으로 복지포인트를 정기적으로 배정하고, 특근을 할 경우 포인트를 추가 지급했다"며 "또 퇴직 시 잔여 포인트가 소멸됐다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결국 복지포인트는 '근로를 전제로 그와 밀접히 관련돼 근로조건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서 근로소득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3-08-18 18:05:33''【파이낸셜뉴스 용인=장충식 기자】 경기도 용인시가 오는 7월부터 저소득 근로자들이 아프거나 다쳐 병원에 입원했을 경우 일정부분 수당을 지급하는 '상병傷病, 상해와 질병)수당'을 시범 시행한다. 이를 위해 시는 14일 용인시청에서 건강보험공단, 의료계, 경영계, 노동계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이상일 용인시장을 비롯해 박윤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용인서부지사장, 이동훈 용인시의사회장, 김은경 용인세브란스병원장, 정영진 강남병원장, 서석홍 용인상공회의소 회장, 조태희 용인시소상공인연합회장, 이상원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용인지역지부 의장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협약기관들은 몸이 아파 입원 치료를 받을 경우 일을 할 수 없는 근로자들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상병수당 제도가 시범사업을 통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협력할 예정이다. 이상일 시장은 "오늘 협약은 아프신 근로자분들이 상병수당 제도를 잘 활용하실 수 있도록 하는 첫걸음이라 생각한다"며 "근로자들이 아플 때 소득에 대한 걱정 없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시는 지난 4월 보건복지부가 전국 시·군·구를 대상으로 공개 모집한 상병수당 시범사업 2단계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상병수당 시행으로 용인시에 거주하거나 용인시 소재 사업장에서 일하는 15세 이상 65세 미만 근로자 중 소득 하위 50%(4인 가구 기준 648만2000원 미만) 취업자는 업무와 관계없는 질병 또는 부상으로 연속 3일 이상 입원할 때 해당 기간에 대해 지원 받을 수 있다. 또 입원과 연계해서 외래진료를 받게 될 때 해당 일수(대기기간 3일 제외)에 대해서도 지원받을 수 있으며, 지원액은 하루 4만6180원으로 1년 동안 최대 90일까지다. 지원 대상은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뿐 아니라 자영업자(3개월 월평균 매출 201만원 이상), 고용·산재보험에 가입한 예술인, 특수고용직 노동자(보험설계사, 신용카드 회원 모집인, 학습지 교사, 택배기사, 건설기계조종사 등), 플랫폼 노동자와 같은 비전형(비정규직) 근로자 등이다. 상병수당의 자세한 제도 내용 및 신청 방법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3-06-14 17:2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