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렸던 국악 공연에 대해 "기생집을 만들어 놨나“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양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해를 살 수 있는 표현에 상처받은 분들께, 특히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이날은 무형유산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자 이영희 명인, 판소리 보유자 신영희 명창 등 국악인 20여 명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를 요구한 날이기도 했다. 양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4월 김 여사와 무형유산 원로·문하생의 청와대 오찬 간담회 당시 국악인들이 가야금 연주 등 공연을 한 데 대해 "이분들이 기생인가", "(청와대를) 기생집을 만들어놨다"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양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무리 좋은 의도라 하더라도, 이런 단어(기생)와 표현, 그리고 그 파생적 의미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사용한 것이 거칠었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신중하지 못했음을 반성한다"라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의 연주가 정당한 보상 없이 국가기관에 의해 착취당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바로 잡고 싶어서 담당 기관인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양 의원은 "누구를 대상으로 공연하는지도 알려주지 않고, 공연료를 주지 않아도 되는 사람으로 국가무형문화재를 취급하는 행태에 분노했다. 국가무형문화재를 '기생' 취급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라며 자신의 질의는 공연료도 지급하지 않고 홀대하는 국가유산청장과 대통령 부인 김건희를 비판함으로써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강조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0-15 06:56:40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국정감사 중 '기생집' 발언으로 논란을 산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당 차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양문석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참석한 국악인 공연을 두고 "기생집을 만들어놨냐"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명색이 국회의원인데 입에 담기 어려운 언어로 국악인의 명예를 더럽혔고 국회 얼굴에 먹칠을 했다"며 "의원 본인과 민주당 지도부의 책임있는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감장에서 공직자를 일렬로 줄세우는 갑질이나 막말, 욕설 등은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영상=서동일 기자 tekken4@fnnews.com 서동일 기자
2024-10-11 12:12:03[파이낸셜뉴스]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김건희 여사가 참석한 간담회에서 국악인들의 가야금 연주가 이뤄진 것을 두고 "기생집을 만들어 놨나"라는 발언까지 나오는 등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지난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굉위원회의 국가유산성체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지난해 4월 청와대 상춘재에서 김 여사와 무형유산 원로 및 문하생 등이 참석한 오찬 간담회가 테이블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를 ‘특혜성 공연’이라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때도 유사한 행사가 있었다며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공연 상납’ ‘기생집’이라는 표현도 썼다. 이에 대해 국악인들은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했다. 이날 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김 여사와 무형유산 원로 및 문하생 등이 참석한 오찬 간담회가 열렸고, 여기서 가야금 독주 및 판소리 제창이 있었다"라며 “문화 예술을 사유화한 것”이라고 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간담회 때 (공연을) 한다”고 설명했지만, 민 의원은 “김 여사를 위한 공연을 한 것인데 이제 와 간담회라고 거짓말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같은 당 양문석 의원도 “공연자들에게 출연료를 줬느냐”고 물어본 뒤, “출장비와 식비만 지급하고 출연료는 주지 않았다”는 답변을 듣자 “원로들이 제자들을 강제 동원해 대통령 부인 앞에서 '공연 상납'을 시킨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정승 판서 앞에서처럼 공짜 공연을 시키느냐. 이분들이 기생인가”라며 “(청와대를) 기생집을 만들어 놨나. 이 지X들을 하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에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2019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무형유산 보유자 120여 명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여기서도 가야금 명장 공연 등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배 의원은 “식사 자리에서 가야금을 연주한다고 해서 (연주자가) 기생이라고 생각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국악인들이 모멸감을 느낄 만한 표현”이라고 했다. 국악 관련 공공기관 원장 출신으로 당시 청와대 행사에 참석한 가야금 명인은 조선일보에 “식사를 겸한 청취 자리였고 무언가 한 사람만을 위한 공식 공연처럼 여겨진 자리가 아니었다”며 “무엇보다 ‘기생집’이란 표현은 국악 하는 여성들의 이미지를 권력자들 술자리에 대동되던 모습으로만 연상시키는 구시대적인 발언”이라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11 07:57:20무신 백도빈 김혁 (사진=영화사 숲) 백도빈과 김혁이 한심한 형제로 등극했다. 오는 25일 방송되는 MBC 주말드라마 ‘무신’에서 형제로 등장하는 백도빈과 김혁이 매일 기생집을 드나들고 집안에 시중드는 여종을 희롱하는 망나니로 등장해 한심한 형제로 등극했다. 이는 천연덕스럽게 자신의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두 배우의 맛깔 나는 연기 때문에 붙어진 수식어로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얄밉다’는 평을 이끌어낼 정도다. 또한 ‘무신’의 관계자 역시 ‘너무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잘해 미움 받는 것 같다’고 전하며 열연을 펼치고 있는 백도빈과 김혁을 극찬했다. 아울러 ‘무신’ 5회 방송분에서는 고려 최고의 무사로 거듭나게 될 김준(김주혁 분)의 권력 쟁탈을 알리는 격구 대회와 더불어 감칠맛 나는 망나니 서자 연기로 극의 재미를 배가 시키는 백도빈, 김혁의 열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무신’은 오는 25일 오후 8시40분에 방송되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soarhi@starnnews.com강혜인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관련기사 ▶ 하리수 졸업사진 공개, 미소년 시절 모습 "훈남이었네~" ▶ 김수현 질투폭발, ‘해품달’ 예고 공개에 여심 ‘흔들’ ▶ 보미 실수 고백, "남자아이돌 앞에서 방귀꼈다" 폭탄 발언 ▶ ‘빛과그림자’ 성지루, 손진영 가수 데뷔에 “상상도 못한 일” ▶ ‘빛과그림자’ 안재욱, 김뢰하 제압 ‘우호적 관계로 돌아서’
2012-02-22 15:08:59우리 국회의원들의 평균 문해력은 낙제점이다. 아이들이 국정감사와 청문회를 보고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와 대화의 방식을 배울까 겁이 난다. 그래서 국회방송의 중계, 방송 뉴스와 유튜브가 실어 나르는 국회 보도를 가급적 보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강의실에서 얘기한다. 문해력은 읽고 쓰는 능력이다. 즉 사물을 언어적으로 이해해 받아들이고 또한 이를 표현하는 능력이다. 16세기 구텐베르크의 인쇄기술 발명은 문자 중심 문해력 확장의 획기적인 계기였다. 보편적 학교 교육이 확대되고 서지의 대량 보급이 이루어지면서 문자 언어는 인류의 보편적인 커뮤니케이션 매개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래서 읽고 쓰는, 혹은 말하는 능력은 모든 이성적 사회 행위의 중요한 존립 기반이 되었다. 문해력의 첫 번째 요건은 사물을 지칭하는 언어의 '보편적 의미'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 있다. 지난 국회에서의 '이모(李某)'와 '이모(姨母)'의 에피소드는 대표적 표음문자인 우리 언어의 특성상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오류이기는 하지만, 엄중한 국회 청문회에서 국회의원이 한 이야기라고는 믿기 힘들다. 혹간에는 이 정도면 애교라고도 하고, 국민 언어교육의 필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라고도 한다. 어쨌든 기초 문해력 관점에서 낙제점 사례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문해력의 두 번째 요건은 언어의 '보편적 적용'의 문제다. 사물에 대한 적절한 비유적·은유적 표현은 언어에 생명을 부여한다. 그래서 더욱 사물의 보편적 핵심을 보다 정확하면서도 함축적으로 이해하게 한다. 그러나 비유와 은유의 부적절한 적용은 곡해를 낳고 나아가 엄청난 갈등과 상처를 남긴다. 최근 한 국회의원의 원로 국악인의 무료 공연을 '기생집 공연 상납'이라고 표현한 비유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앞으로도 최악의 문해력 답안지 사례로 자주 인용될 것 같다. 문해력의 마지막 요건은 사물을 둘러싼 '보편적 상황'에 대한 적절한 이해와 표현이다. 글을 읽을 때도, 일상의 사회생활에서도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오해와 갈등을 낳는다는 것은 지극히 단순한 삶의 지혜의 문제다. 그래서 학교의 문해력 학습은 국어 시간뿐 아니라 사회 교과와 일상의 생활습관 영역에서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국회 환노위 출석을 위해 국회를 방문한 뉴진스의 하니와 사진 한 장 찍자고 몰려든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국민 아이돌에 대한 열광적인 팬심의 순수한 발산이라고 이해하기는 매우 힘들다. 하니가 왜 국회에 왔으며, 무엇이 지금 국정에서 중요한 핵심인가 하는 상황을 완전히 망각했다. 그래서 또 하나의 문해력 낙제 점수 사례로 기억되어야 할 것 같다. 국회의원들은 국정감사와 청문회에서 일방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만 한다. 이 점에서는 여당과 야당 의원 모두 크게 다르지 않다. 주어진 3분은 자신의 시간이니 증인과 참고인은 입 닥치고 듣기만 하라고 겁박한다. 대답은 '예' '아니오'로만 하라고 한다. 그 3분이 정말 자신의 시간인가. 이것이 청문(聽聞)의 정신인가. 세상의 모든 일이 예와 아니오로 대답할 만큼 그렇게 단순한가. 이들이 원하는 것이 교시인가 대화인가. 우리 국회의원들이 과연 자신의 소중한 3분 동안 사물을 정확히 읽고, 이해하고, 표현할 준비를 충실히 마치고 출근하는지 묻고 싶다. 스스로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국민과 국정에 대한 문해력 점수는 몇 점이라고 보는가. 국회의원들의 문해력에 대한 국민의 심각한 문제 제기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작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우리 모두에게 큰 기쁨이었다. 필자는 문학평론가가 아닌 독자의 시각에서, 한강의 노벨상 수상을 견고한 근대 역사와 사회구조의 모순에 온몸으로 부딪히며 절규하는 치열한 인간 정신을 뼈를 깎는 노력으로 섬세하게 묘사해 낸 작가 정신의 성취라고 본다. 단어 하나하나에서, 문장 하나하나에서 작가가 혼신의 노력을 한 흔적이 선명하게 보인다. 글은 어렵게 쓰는 것이고, 말도 어렵게 하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 국회의원들이 먼저 배워야 할 문해력의 기본이다. 마동훈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2024-10-20 18:09:0922대 국회들어 국회의원에 대한 징계안 제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가 정쟁에만 몰두하는 사이 협치는 실종된 국회의 현주소라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에서 총 12개의 국회의원 징계안이 제출됐다. 반면 2020년 5월 30일 임기를 시작한 21대 국회에서는 같은 날까지 국회의원 징계안이 총 5차례 제출됐다. 22대 국회에서 대략 2.6배 많은 징계안이 제출된 셈이다. 최근 장경태, 양문석, 김영배 의원에 대한 징계안이 제출된 사유는 '막말 논란' 때문이다. 장경태 의원의 '이종호, 뻥카여도 상관없다', 양문석 의원의 '청와대 기생집', 김영배 의원의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혈세 낭비'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21대 국회와 비교했을 때 6개월 만에 2.6배 많은 징계안이 쏟아지면서, 징계안 발의가 남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조지연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민주당의 폭주와 격에 맞지 않는 발언들의 결과"라며 "명백한 사유들이 있어 제출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21대 국회보다 더 많은 징계안이 제출된 원인으로 '협치 실종'을 지목했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기생집', '혈세 낭비'와 같은 발언은 1차적으로 발언 의원 본인의 자질 부족에서 기인한 문제지만, 양당이 국회에서 사활을 건 전쟁 수준의 대치를 하고 있는 것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22대 국회가 '정치적 내전 상태'를 겪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회 개원식이 95일 지연되는 '최장 시간 지각' 사태를 언급하며 "문제가 생기면 협치를 하기보다 고소·고발과 윤리위 제소 등을 남발하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매번 국회에서 의원들에 대한 징계안이 제출되지만 실제 징계로 이어지는 사례는 드물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4년간 징계안은 53건이 발의됐지만 가결은 단 1건에 그쳤다. 나머지 52건은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유일한 가결 사례는 2022년 4월 26일 당시 박광온 법제사법위원장의 위원장석을 점거해 회의 진행을 방해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징계안이다. 이에 대해 박 평론가는 "징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징계안 제출을 남발하고 있다"며 "서로를 불신하고 죽여야 하는 정치 내전 상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례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2024-10-15 18:19:31[파이낸셜뉴스] 22대 국회들어 국회의원에 대한 징계안 제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가 정쟁에만 몰두하는 사이 협치는 실종된 국회의 현주소라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에서 총 12개의 국회의원 징계안이 제출됐다. 반면 2020년 5월 30일 임기를 시작한 21대 국회에서는 같은 날까지 국회의원 징계안이 총 5차례 제출됐다. 22대 국회에서 대략 2.6배 많은 징계안이 제출된 셈이다. 최근 장경태, 양문석, 김영배 의원에 대한 징계안이 제출된 사유는 '막말 논란' 때문이다. 장경태 의원의 '이종호, 뻥카여도 상관없다', 양문석 의원의 '청와대 기생집', 김영배 의원의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혈세 낭비'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21대 국회와 비교했을 때 6개월 만에 2.6배 많은 징계안이 쏟아지면서, 징계안 발의가 남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조지연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민주당의 폭주와 격에 맞지 않는 발언들의 결과"라며 "명백한 사유들이 있어 제출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21대 국회보다 더 많은 징계안이 제출된 원인으로 '협치 실종'을 지목했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기생집', '혈세 낭비'와 같은 발언은 1차적으로 발언 의원 본인의 자질 부족에서 기인한 문제지만, 양당이 국회에서 사활을 건 전쟁 수준의 대치를 하고 있는 것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22대 국회가 '정치적 내전 상태'를 겪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회 개원식이 95일 지연되는 '최장 시간 지각' 사태를 언급하며 "문제가 생기면 협치를 하기보다 고소·고발과 윤리위 제소 등을 남발하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매번 국회에서 의원들에 대한 징계안이 제출되지만 실제 징계로 이어지는 사례는 드물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4년간 징계안은 53건이 발의됐지만 가결은 단 1건에 그쳤다. 나머지 52건은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유일한 가결 사례는 2022년 4월 26일 당시 박광온 법제사법위원장의 위원장석을 점거해 회의 진행을 방해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징계안이다. 이에 대해 박 평론가는 "징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징계안 제출을 남발하고 있다"며 "서로를 불신하고 죽여야 하는 정치 내전 상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례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2024-10-15 13:48:21[파이낸셜뉴스]"여기 계신 선생님들 모두 60~80년 동안 이 길을 걸어왔다. 뭐가 아쉬워서 그랬겠나. 우리의 문화,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서 걸어온 분들이다. '기생' 소리 듣자고 여기까지 왔겠는가. 이런 사람은 국회에서 내려 보내야 한다." 국악계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튀어나온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기생" 발언을 직접 나서 규탄했다. 국악계는 양 의원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국가무형유산 보유자 신영희 명창, 이영희 명인을 비롯한 국악인 일동 50명은 14일 국회소통관에서 '양문석 의원의 기생 발언 관련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처럼 밝혔다. 이영희 명인은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저희들을 귀히 여기고 청와대 영빈관으로 모두 초청해 전통을 지키는 데 열심히 일해달라고 부탁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영부인인 김정숙 여사께서도 김대중 대통령 이상으로 저희를 아껴주시고 영빈관에 모두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며 "이렇게 저희를 지극히 아껴주시고 활동에 많은 도움을 주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도 우리 공연을 보셨으니까 그 자리를 기생의 자리로 인식하셨겠나"라고 되물었다. 앞서 양 의원은 지난 10일 문체위 국감에서 지난해 4월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김건희 여사와 무형무산 원로 등이 참석한 오찬 간담회를 두고 "문화예술을 사유화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정승판서 앞에서처럼 공짜 공연을 시키느냐. 이 분들이 기생인가. (청와대를) 기생집을 만들어놨나"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신영희 명창은 "72년 평생을 소리만 했다. 예술을 공부하고 전통을 이어가면서 고생했는데, 가야금 하고 창을 한다고 해서 어떻게 기생 취급을 할 수 있나"라며 "사죄하지 않으면 우리는 끝까지 싸우겠다"고 전했다. 이춘희 명창은 "뼈 아프게 피눈물을 쏟아가면서 노력해 온 후학들, 아이들을 위해서 이곳에 왔다"며 "한 나라의 국회의원, 한 지역을 대표하는 분이 그런 막말을 해서 되겠나. 반드시 후학들을 위해서라도 이 분의 사과를 꼭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도소리 정진철 선생은 "양문석 의원은 그런 일 말고도 여러차례 거쳐 많은 물의를 일으킨 분"이라며 "우리 국악은 민족의 근간이고 뿌리다. 과연 (양 의원은) 국회의원 자격이 있나. 사과해서 끝날 일이 아니다. 국회의원 옷을 벗어야 한다"고 말했다. 언제까지 사과를 기다릴지를 묻는 질문에 이춘희 명창은 "그 분의 인격에 달렸다고 본다"며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 2~3일 내 답이 올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잘못을 모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양 의원을 포함한 장경태, 김영배 의원을 이날 국회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이러한 막말 정치를 단호히 거부하며, 민주당 막말 3인방에 대해 반드시 징계 조치를 취해 국회가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4-10-14 15:32:36[파이낸셜뉴스]양반집 규수가 때묻은 놋그릇을 연신 문지릅니다. 전쟁으로 쓰러진 집안을 일으켜 세울 유일한 길이라는 믿음으로 얼굴에 그을음이 묻은 줄 모르고 열심입니다. 드라마 '연인'의 한 장면인데 놋그릇을 만든 재료가 '동전'입니다. 화폐가치가 떨어진 상황을 역이용한 발상은 좋지만 그때도 지금도 '불법'입니다. 놋그릇을 내다 팔아 번 돈으로 시장의 말린 생강을 모두 사들입니다. 이 또한 위법 소지가 크지만 '그녀'의 진취적인 사업 행보를 보다보면 '처벌 받아야 마땅한데?'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연인 파트2' 놋그릇 팔아 생각을 매점 매석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병자호란이라는 아픈 역사적 배경 속에서 재해석한 드라마 ‘연인’의 파트2가 지난 13일 밤 공개됐습니다. 작가 황진영은 한 인터뷰에서 “비극적인 시대에 내동댕이쳐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어 ‘연인’ 대본을 썼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전작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도 홍길동 이야기를 각색해, 소용돌이치는 시대 민초가 어떤 방식으로 갈려나가고 뭉개지는지 유쾌하게 그려냈습니다. ‘대장금’ 이후 MBC 사극에서 가부장 중심의 유교사회의 질서를 거부한 ‘당찬 여성상’을 표현한 작품은 꾸준히 이어져왔습니다. ‘연인’ 속 유길채(안은진 분)는 기생집을 돌며 장신구를 팔고, 시장의 말린 생강을 모두 사들여 청나라 사신에게 비싼 값을 받습니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위계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한 조선 후기 몰락한 양반가의 여인. 장사꾼이 되어 집안을 일으켜세우는 장면에는 페미니즘의 서사가 담겼습니다. 유길채의 ‘연인’ 이창현(남궁민 분)도 청나라와 조선을 오가며 홍삼 무역을 독점해 이문을 남깁니다. 접경지대에 거점을 마련하고 ‘죽력’ 등 당시 조선에서도 구하기 힘들었던 약재와 갖은 물건을 청나라에 공급해 부를 끌어모았습니다. 시장의 규모가 작고 상업의 발달정도가 낮은 사회에서, 상품의 유통은 제한적입니다. ■독점을 규제하는 이유는 불공정거래 막기 위해 실학자 박지원은 18세기 비슷한 내용의 소설 ‘허생전’을 지어 양반의 몰락과 상업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특정 상품을 사들여 가격을 통제하는 매점매석 행위는 현실에서 불법입니다. 최근 품절대란을 일으켜 경유차 소유자의 혼란을 불러온 ‘요소수와 요소’가 대표적인 매점매석 금지상품입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마스크와 손소독제도 정부가 고지한 매점매석 금지 품목이었습니다. 길채는 매점매석뿐만 아니라 시장에서의 지배적 지위를 활용해 경제력을 키웠습니다. 조선 왕조가 발행한 동전의 가치가 실물 구리보다 낮아지자 이를 녹여 놋그릇을 만든 것입니다. 연이은 청나라와의 전쟁으로 쇠붙이는 모두 동이 난 상황에 동전을 녹여 구리를 얻었습니다. 물론 동전을 녹여 구리를 얻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불법입니다. 하지만 집안이 망해가도 제사상에 놋그릇을 올리지 못해 ‘송구스러운’ 양반가의 질서를, 길채는 파고들었습니다. 놋그릇 시장을 사실상 독점했으니 가격도 평소의 곱절, 세곱절은 받을 수 있었습니다. 현대 국가에서 독점을 규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같은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 규제와 공정거래를 전담하는 국무총리실 산하 조직입니다. 경제활동에 조사와 처벌 권한을 갖춰 준사법기관 역할을 합니다. ■독점을 가장 까다롭게 규제하는 나라? 바로 미국 미국의 연방거래위원회, 독일의 연방카르텔청, 일본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유사하지만 조금 다른 측면도 있습니다. 시장에서 독점을 가장 까다롭게 규제하는 나라는 미국입니다. 미국은 1890년 세계 최초의 반독점법 '셔먼법'을 제정하고 원인규제주의에 따라 광범위한 독점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원인규제주의는 독점을 원칙적이고 엄격하게 통제하기 위해 독점 자체를 위법으로 보는 원론적인 입장입니다. 1990년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윈도우 운영체계에 인터넷 브라우저를 끼워팔았다는 이유로 미국 법무부에게 고소당했습니다. 지난달 미 법무부가 2020년 10월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 재판이 다시 열렸습니다. 법무부는 미국 검색엔진 시장의 약 90%를 장악한 구글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보았습니다. 구글이 자사의 검색엔진을 스마트폰 등 기기에 탑재하기 위해 애플, 삼성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수십억 달러를 주고 경쟁을 피했다는 것입니다. 독점으로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을 차지한 MS가 25년만에 검색엔진 분야에선 독점의 피해를 봤다고 증언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만약 구글이 재판에서 진다면 일부 사업영역을 분할 매각해야 합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도 독점 이유로 난항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주요국은 연방거래위원회법의 영향을 받아 반독점기구를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독점 자체가 위법은 아니지만, 공익을 침해하는 경제적 폐해를 만들 때에만 규제합니다. 이른바 폐해규제주의입니다.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는 원인규제주의와 폐해규제주의를 절충하는 방식을 채택합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우리나라에서는 허가받았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허가받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두 기업이 합병하면 파리, 런던, 바르셀로나 등 주요 도시와 서울을 잇는 노선에서 독점적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게 EU 독점기구의 입장입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3-10-13 17:51:21[파이낸셜뉴스] 역사왜곡 논란을 일으킨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방송 2회 만에 폐지가 결정됐다. 그동안 많은 사극들은 고증 오류, 역사성 등에 대한 논란을 불러 일으켜 왔다. 그러나 이번처럼 방송 폐지와 해외 송출 반대 시위까지 일어나진 않았다. 대체 '조선구마사'에는 무슨 일이 있는 걸까. ■태종의 학살과 세종의 패륜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판타지 드라마이다. 그러나 실재 했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태종과 세종대왕 등 실재 했던 인물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묘사가 '굳이 저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 싶을 정도로 왜곡됐다. 때문에 본 기사에서는 '판타지' 드라마가 갖는 설정에 대한 논란은 담지 않는다. 우선 태종이 양민을 학살하는 장면이 나온다. 태종에 대한 대중적 이미지는 '숙청'과 '철혈 군주' 이미지가 강하다. 이 때문에 네티즌들은 '킬방원(Kill+이방원)'이라는 별명도 붙여줬다. 그러나 역사적으로는 권신과 외척들만 숙청 했을 뿐, 백성들에겐 관대한 임금이다. 그런데 드라마에선 그가 백성들을 숙청한 것으로 사실을 왜곡했다. 심지어 백성들을 숙청한 지역은 자신의 고향인 함주(함흥)이다. 함흥은 태종의 고조부, 태조 이성계의 증조부 때부터 이성계 일가가 살아온 터전이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존경 받는 왕인 세종대왕도 왜곡의 피해를 입었다. 드라마에서 충녕대군(훗날 세종)은 서역에서 온 사제에게 “6대조인 목조께서도 기생 때문에 삼척으로 야반도주를 하셨던 분인데 그 피가 어디 가겠냐”는 대사를 한다. 이 대사에 대한 역사적 근거도 없을 뿐더러, 충과 효를 국가의 통치 이념으로 하는 유교 국가였던 조선에서, 일국의 왕자가 조상을 욕보이는 일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의 패륜에 가깝다. ■굳이 중국식 소품을? 국내 사극에서 나오는 고증 오류는 대부분 '시대 오류'에서 나온다. 고대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드라마인데 조선시대 복장을 하고 있는 인물처럼 말이다. 그런데 조선구마사에서는 중국식 소품과 세트가 눈에 띈다. 국내 사극 제작 환경에서 오히려 찾기 어려운데도 말이다. 드라마에 태종의 큰 아들인 양녕대군은 환도 대신, 중국식 검을 휘두른다. 조선의 세자였던 양녕대군의 손에 굳이 중국식 검을 들게 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방패도 극중 정체불명의 판타지 방패를 사용한다. 그러나 조선에서는 모양이 둥근 모양인 원방패와 장방형인 장방패를 사용했다. 무녀들이 입는 옷은 대부분 천녀유혼, 고장극 등 중화권 사극 영상 매체를 그대로 표절한 듯한 인상을 준다. 당시 조선에서 일반인들은 하얀 옷을 입더라도 무당들은 화려한 색상의 무복을 입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반대로 묘사했다. 세트와 음식도 문제다. 충녕대군이 서역에서 온 신부 등을 접대한 장면에서 중국식 인테리어가 등장한다. 먼저 기생집이 전형적인 중국식 가옥이다. 또한 조선시대와 어울리지 않는, 의자에 앉아서 식사하는 입식으로 묘사된다. 식탁에는 월병, 중국술, 중국식 만두가 차려져 있다. 기사에서 다룬 고증 오류는 일부에 불과하다. 다만 '의도'를 의심케 하는 주요한 오류만을 담았다. ■작가마저 중국과 연관? 조선구마사의 작가는 박계옥씨다. 직전 작품인 '철인왕후'에서도 조선왕조실록 폄훼 등 역사 왜곡 논란이 있었다. 심지어 철인왕후의 원작인 중국 웹드라마 '태자비승직기'의 작가도 혐한 논란 이력이 있는 인물이다. 박씨는 철인왕후 종영 이후 중국계 제작사인 쟈핑픽처스와 계약을 맺었다. 쟈핑픽쳐스는 중국 정부의 국영지 인민일보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쟈핑코리아의 안은주 이사는 인민일보 한국대표처 이사로 알려져 있다. 안씨는 이름과 달리 중국 하얼빈에서 태어나고 자란 중국인이다. 작가 박씨에게는 '중국 조선족' 출신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다만 드라마 제작사 측에서 "조선족이라는 관련 루머는 절대 사실이 아니고 말도 안 되는 억지이다. 조선족은 물론 중국계도 아니며 중국에 살지도 않고 그곳에 친척도 없다"고 밝혔다. 이에 네티즌들은 "제작사 측의 해명을 못 믿겠다", "귀화한 조선족이 아니냐"는 의혹을 여전히 제기하고 있다. ■판타지에 왜 국뽕? 판타지도 극찬 받을 수 있다 '병든 왕을 둘러싸고 흉흉한 소문이 떠돈다. 어둠에 뒤덮인 조선, 기이한 역병에 신음하는 산하. 정체 모를 악에 맞서 백성을 구원할 희망은 오직 세자뿐이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은 좀비가 나오는 '판타지' 드라마이다. 그럼에도 국내외에서 작품성과 역사성 모두 극찬을 받았다. 드라마 킹덤을 쓴 김은희 작가는 킹덤을 쓰면서 대동여지도를 보며 준비했다고 전해진다. 김은희 작가의 남편인 장항준 감독은 한 방송에서 "'킹덤' 속에 나오는 마을은 전부 가상이지만, 마음 속엔 여기가 상주라고 생각하면서 당시 지형을 공부한 것 같다"며 "실제 작품 속에 나오지는 않더라도 등장인물의 경로를 자세히 파악하기 위한 작업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킹덤에서도 갑옷 고증에 문제가 많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갓, 융복, 환도 차는 법 등을 제대로 재현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를 접한 외국인들이 조선의 전통적인 갓에 대해 신기해 하며, 한국의 전통문화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사건과 인물, 이슈 등에 대해 '딱 1인치'만 더 깊게 파고드는 기사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많은 악플과 격려 바랍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03-26 11:1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