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송은이, 황현희 등 유명인들을 사칭한 투자리딩방(투자 추천 대화방) 사기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판을 쳐 주의가 요구된 가운데, 이제는 증권사, 언론사 사칭으로 그 방식이 변화되고 있다. 최근 직장인 A씨는 온라인에서 기자인 지인의 이름으로 된 이상한 기사를 발견했다. 제목만 봤을 때는, 지난달 사회면을 장식했던 강형욱 반려견 훈련사 관련 뉴스로 ‘강형욱 갑질 논란에 KBS 개훌륭 결방‘이라는 평이한 기사였다. 하지만 이 기사를 클릭하자 ‘한국은행, 민희진 생방송에서 한 발언에 대해 고소’라는 전혀 엉뚱한 제목의 기사가 떴다. 소속 기자의 언론사 홈페이지 디자인과 유사했고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사진이 첨부돼 있어 첫 눈엔 진짜인지 가짜인지 헷갈렸다. 여기에 "속보: 저희는 'KBS' 채널의 독점 인터뷰에서 잘려나간 장면을 입수했습니다”라는 부제목이 붙어 있어 보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기사의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면 어색한 번역 투의 문장으로 전혀 사실과 다른 가짜 뉴스였다. 내용 중에는 “방금 휴대폰으로 Trade iPlex 360(파란색으로 굵게 처리)에 가입시켰어요. 이 플랫폼은 빨리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100% 완벽한 솔루션입니다”라는 내용의 민 대표 발언이 담겨 있다. 물론 이 내용은 허위다. 이 파란색으로 굵게 처리한 부분을 누르면 피싱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게 언론사 측의 설명으로, 뉴스 이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6-12 11:46:54[파이낸셜뉴스] “제 유튜브 채널은 하나인데 사칭채널은 50개다. 그런데 얼마나 광고를 쏟아 부었는지 이 사칭채널에서 올린 동영상이 2~3일 만에 50만 조회수가 나오더라.” 김미경 강사가 22일 오후 2시 30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사칭범죄의 심각성을 이같이 알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미경 강사를 비롯해 방송인 송은이, 황현희, 존리 '존리의 부자학교' 대표, 한상준 변호사,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참석했다 김미경 강사는 “지난 2월에 이 문제를 해결하느라 엄청 아팠다”며 “매일 아침 출근하면 전 직원이 사칭계정을 검색하고 이걸 유튜브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김미경이 돈에 미쳤나보다, 왜 이런 짓을 하나, 비난한다. 그러다 실제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피해를 입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억장이 무너졌다. 작년 하반기부터 아무리 (사람들에게) 내가 아니고, 가짜라고 얘기해도, 속수무책이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개인적 대응에 한계를 느껴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해결을 위한 모임 결성을 제안했다. 많은 분이 공감해줘서 유사모가 만들어졌다. 송은이 씨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알려줘서 유재석씨를 포함해 137명이 뜻을 함께하고 서명했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평판과 이미지가 자산인 시대에 살고 있다. 개인, 회사, 공공기관, 언론도 예외가 아니다. IT 생태계에서 먹고 살고 정보를 공유하는 지금 시대에 (이러한 사칭 범죄는)새로운 위협이다. 범 제도적인 준비,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 전 국민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송인 송은이는 “이렇게 무거운 자리에 서게 될 줄 몰랐다”면서 “(유명인의) 공감을 얻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팬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목소리를 내야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페이크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진짜가 진짜가 아니라고 얘기해도 아니라는 세상이다. 이런 현실이 더 심화될 것이다. 딥페이크 기술이 범죄에 이용되면 끔찍하고 무섭다는 것을 이 자리를 통해서 생각하길 바란다. 더 큰 피해가 없고, 이러한 범죄에 눈물 흘리는 일이 없도록, 사회적 관심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존리 대표도 “남의 명성과 신뢰를 도둑질해서 돈을 버는 게 너무나 쉽게 이뤄지는 세상이 왔다”고 동의했다. 그는 “기술이 발달하기 때문에 점점 더 피해가 커지면 커졌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당장 급한 것은, 제발 돈을 보내지 말라. 일단 돈을 보내라고 하면 다 가짜라고 생각해 달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주진형 전 대표는 피싱범죄 광고를 일상적으로 게재하는 온라인 플랫폼의 비윤리성을 꼬집었다. 그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해도 개인이 할 일이 별로 없다. 가장 무책임한 곳은 온라인 플랫폼이다. 사칭 광고가 올라오면 즉각 신고한다. 그런데 본인이 신고해도 안 내린다. 그렇게 번 광고료를 토해내지도 않는다. 온라인 매체라는 새로운 미디어가 생겨났는데, 이 매체의 윤리성은 미흡하고, 거기에 따른 (정부의) 규제도 준비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황현희는 “기자회견을 연 취지는 단 하나”라며 “많은 분들이 이런 광고가 사칭이고 사기라는 것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더 이상 피해가 발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튜브 등에서 사람들을 현혹한 뒤 카카오 오픈채팅방이나 네이버 밴드로 사람들을 유인한다. 한번은 나를 사칭한 오픈채팅방에 들어가서 황현희라고 주장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한상준 변호사는 유명한 사칭 사기 사건의 피해 금액이 일반적인 투자 사기보다 그 피해 규모가 크다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는 “보통 투자 사기는 피해액이 1억원을 넘지 않는데 유명인 사칭 리딩방 사기 금액은 1억원을 훌쩍 넘기 일쑤고, 30억원에 넘는 경우도 여러 명 봤다. 매일 10억원 넘는 피해자가 2-3명씩 상담하러 온다”고 설명했다. “유명인 사칭 리딩방, 피싱 사기만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피해가 발생하는 근본적 이유가 크게 두 가지다. 대형 플랫폼의 안일한 방치다. 두 번째는 미흡한 법 제도다. 범죄 수익금을 세탁하는 게 용이한 구조다. 온라인 피싱은 지급정지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피해구제 절차가 안 되어 있다”며 플랫폼의 대책 마련과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송인 유재석·송은이부터 가수 백지영·노사연, 배우 김남길·신애라 그리고 권일용 범죄 프로파일러, 존리 대표, 김미경 강사 등 137명의 유명 인사들이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해결’을 위해 공동 행동에 나섰다. 유사모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피싱범죄용 온라인 광고를 게재하는) 온라인 플랫폼은 사실을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또 “정부도 온라인 사칭 범죄를 일반적인 금융사기가 아닌 보이스피싱 범죄로 규정하고 전담팀을 꾸려 엄중히 수사하고, 강렬히 처벌해 달라”고 요청했다. 더불어 시민들께는 “유명인 사칭 범죄는 명백한 온라인 피싱 범죄”라며 “간악한 수법에 절대 속지 말고, 위험성과 심각성을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3-22 15:39:48북한 해킹조직 '김수키'(Kimsuky)가 올해에도 정부기관·언론사 등을 사칭한 이메일을 보내 국방·외교 분야 전문가를 비롯해 일반인까지 피해를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메일 내용과 아이디,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에 이어 가상자산 탈취까지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김수키의 활동 내용을 추적·수사한 결과 내국인 1468명의 이메일 계정이 탈취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피해자에는 전직 장관급 1명을 비롯해 외교·통일·국방·안보 분야의 전·현직 공무원 등 전문가 57명이 포함됐다. 또 회사원·자영업자·무직자 등 다양한 직군의 일반인 1411명도 피해를 봤다. 지난해 해킹 당시 피해자가 49명이었고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만 해당했던 것과 비교하면 공격 대상이 약 30배로 늘었을뿐 아니라 분야도 전방위적으로 확산한 것이다. 김수키는 국내외 서버 576대(43개국, 국내 194대)를 경유하며 IP주소를 바꾼 뒤 정부기관·기자·연구소 등을 사칭해 안내문이나 질의서 등 수신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으로 위장한 피싱 이메일을 발송했다. 수신자가 이메일에 첨부된 파일을 열람하면 PC 내부의 정보를 유출할 수 있는 악성 프로그램을 심었다. 이런 식으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가로채 피해자의 이메일 계정에 부정 접속해 내용을 들여다보고 주소록, 첨부파일 등의 자료를 빼냈다. 다만 탈취된 정보 중에 기밀자료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특히 사칭 이메일 수신자가 실제 소속된 기관의 누리집을 제작해 접속을 유도하는 등 수법이 더욱 교묘해진 것으로 파악됐다. 공격 대상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것은 북한 해킹조직이 암호화폐를 노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북한 해킹조직이 탈취한 피해자 정보를 바탕으로 암호화폐거래소 계정에 부정 접속해 절취를 시도한 사실도 확인됐다. 부정 접속 건수는 19건으로 확인됐지만 다행히 피해는 없었다. 해킹으로 장악한 경유 서버 147대에서 '가상자산 채굴 프로그램'을 관리자 몰래 실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북한 해킹조직의 공격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는 만큼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터넷 사용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며 "이메일과 가상자산거래소 계정의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변경하고 2단계 인증 및 일회용 패스워드(OTP) 설정, 해외 IP 접속 차단 등 보안 설정을 강화해달라"고 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3-11-21 18:35:32[파이낸셜뉴스] 북한 해킹조직 '김수키'(Kimsuky)가 올해에도 정부기관·언론사 등을 사칭한 이메일을 보내 국방·외교 분야 전문가를 비롯해 일반인까지 피해를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메일 내용과 아이디,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에 이어 가상자산 탈취까지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김수키의 활동 내용을 추적·수사한 결과 내국인 1468명의 이메일 계정이 탈취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피해자에는 전직 장관급 1명을 비롯해 외교·통일·국방·안보 분야의 전·현직 공무원 등 전문가 57명이 포함됐다. 또 회사원·자영업자·무직자 등 다양한 직군의 일반인 1411명도 피해를 봤다. 지난해 해킹 당시 피해자가 49명이었고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만 해당했던 것과 비교하면 공격 대상이 약 30배로 늘었을뿐 아니라 분야도 전방위적으로 확산한 것이다. 김수키는 국내외 서버 576대(43개국, 국내 194대)를 경유하며 IP주소를 바꾼 뒤 정부기관·기자·연구소 등을 사칭해 안내문이나 질의서 등 수신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으로 위장한 피싱 이메일을 발송했다. 수신자가 이메일에 첨부된 파일을 열람하면 PC 내부의 정보를 유출할 수 있는 악성 프로그램을 심었다. 이런 식으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가로채 피해자의 이메일 계정에 부정 접속해 내용을 들여다보고 주소록, 첨부파일 등의 자료를 빼냈다. 다만 탈취된 정보 중에 기밀자료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특히 사칭 이메일 수신자가 실제 소속된 기관의 누리집을 제작해 접속을 유도하는 등 수법이 더욱 교묘해진 것으로 파악됐다. 공격 대상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것은 북한 해킹조직이 암호화폐를 노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북한 해킹조직이 탈취한 피해자 정보를 바탕으로 암호화폐거래소 계정에 부정 접속해 절취를 시도한 사실도 확인됐다. 부정 접속 건수는 19건으로 확인됐지만 다행히 피해는 없었다. 해킹으로 장악한 경유 서버 147대에서 '가상자산 채굴 프로그램'을 관리자 몰래 실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북한 해킹조직의 공격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는 만큼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터넷 사용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며 "이메일과 가상자산거래소 계정의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변경하고 2단계 인증 및 일회용 패스워드(OTP) 설정, 해외 IP 접속 차단 등 보안 설정을 강화해달라"고 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3-11-21 14:51:01[파이낸셜뉴스] 기자를 사칭한 '피싱 e메일'을 보내 국내·외 외교안보 전문가들에게 접근하는 북한 해커들이 최근 들어 자주 발견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 법무부는 이 같은 북한의 사이버 범죄 등을 전담 수사할 '국가안보사이버부(NatSec Cyber)'를 신설한다는 입장문을 지난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북한, 안보전문가만 골라 '피싱 e메일' 공격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미 법무부의 입장을 소개하며, 기자를 사칭한 북한의 피싱 e메일 공격 12건의 실사례를 분석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는 국내 모 일간지 기자라며 한 피싱 e메일이 수신됐다. 당시 근무 중이던 연구원은 e메일로 받은 서면 인터뷰에 응했고, 북한 해커는 추가 질문이 있다며 새로운 메일을 보냈다. 그러나 메일에는 질문지와 함께 '구글 드라이브 연결 링크'가 담겼고, 해당 링크에는 연구원의 컴퓨터를 '좀비 PC(인지 못 한 채 원격 조종당하는 컴퓨터)'로 만드는 악성코드가 심겨 있었다. 올 1월 국제정치학자인 김재천 서강대 교수도 유사한 수법의 e메일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북한 해커는 자신이 RFA의 '양혜영 기자'라며 존재하지 않는 기자명으로 김 교수에게 접근했다. 해당 메일에도 암호화된 구글 드라이브의 링크가 있었다. 해커는 미심쩍어하는 김 교수에게 "우리 채널에선 비번(비밀번호) 없이 문서를 보내는 것이 불허돼 있다"라며 링크를 클릭할 것을 유도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탈북민 출신 안찬일 박사가 싱가포르 국영 방송인 CNA 기자를 사칭한 e메일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북한 해커는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군비 경쟁 우려를 다룬 1시간 분량의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이라며 인터뷰를 요청했다. 해당 메일 역시 악성코드를 품은 링크가 첨부돼 있었다. 기자 사칭해 신뢰 구축한 뒤 악성코드 링크 보내 관련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북한의 수법에 대해 "보안 경각심이 높은 사람을 대상으로 신뢰를 먼저 구축한 뒤 공격하는 ‘사회공학적 기법’의 전형적인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이중 사이버 보안업체인 시스코 탈로스 소속 애쉬어 말호트라 위협분석가는 "북한 해커들과 이메일로 이야기가 시작되면 신뢰를 쌓기 위해 천천히 대화할 것"이라며 "몇 주 동안 이메일을 주고받으면 악성코드 샘플을 보내 검토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미 정부는 북한 측의 사이버 테러가 지속되자 법무부 산하 국가안보부에 전담 수사 부서인 국가안보사이버부를 두기로 했다. 미 법무부는 "중국·러시아·이란·북한 등 사이버 안보를 위협하는 국가 등에 대항해 차단 활동과 사법 조치의 규모와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6-22 14:38:28[파이낸셜뉴스]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입기자와 태영호 국회의원실 비서 등을 사칭한 조직이 북한의 해킹조직으로 나타났다.. 25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이버수사국은 지난 4월28일 발송된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입기자를 사칭한 전자우편과 '태영호 국회의원실' 비서를 사칭한 전자우편(5월7일) '국립외교원'을 사칭한 전자우편(10월26일)에 대한 수사결과, 2013년부터 파악된 북한의 특정 해킹조직 소행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북한 해킹조직은 국내외 무차별 해킹을 통해 26개국 326대(국내 87대)의 서버 컴퓨터를 장악하며 사이버테러를 위한 기반을 확보했고, 이를 수사기관의 추적을 회피하기 위한 아이피(IP) 주소 세탁용 경유지로 이용했다. 북한 해킹조직은 IP주소를 세탁한 뒤, 기자·국회의원실 등을 사칭하며 피싱 사이트로 유도하거나 악성 프로그램을 첨부한 전자우편을 외교·통일·안보·국방 전문가에게 발송했다. 이러한 사칭 전자우편은 최소 892명에게 발송됐다. 피싱 사이트에 접속해 자신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한 외교·통일·안보·국방 분야 종사자 49명이 확인됐으며, 북한 해킹조직은 이들 피해자의 송·수신 전자우편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첨부 문서와 주소록등을 빼내 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로 북한 해킹조직이 금품 요구 악성 프로그램(랜섬웨어)을 유포한 사실이 국내에서는 최초로 확인됐다"며 "장악한 서버 중 일부에는 랜섬웨어를 감염시켜 금전을 요구했으며, 확인된 피해 규모는 국내 13개 업체의 서버 19대"라고 설명했다. 경찰청등 정부 기관은 그간 국내외 민간 보안업체에서 일명‘김수키(Kimsuky)’ 등으로 명명한 북한의 특정 해킹조직을 여러 차례 수사한 바 있다. 이번 사건 또한 기존 북한발로 규명된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사건(2014년)' 및'국가안보실 사칭 전자우편 발송사건(2016년)'과 비교해 △공격 근원지의 아이피(IP) 주소 △해외 사이트의 가입정보 △ 경유지 침입.관리 수법 △악성 프로그램의 특징 등이 같고 △ 북한 어휘를 사용하는 점 △범행대상이 외교·통일·안보·국방 전문가로 일관된 점 등을 근거로 같은 북한 해킹조직의 소행으로 판단했다. 경찰청은 피해자와 소속 기업에 피해 사실을 통보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 및 백신업체와 협력해 피싱 사이트를 차단하는 한편, 관계기관에 북한 해킹조직의 침입 수법·해킹 도구 등 관련 정보를 제공해 정보보호 정책 수립에 활용하도록 했다. 경찰청은 북한의 이러한 시도가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전산망에 대한 접근통제, 전자우편 암호의 주기적 변경 및 2단계 인증 설정, 다른 국가로부터의 접속 차단 등 보안 설정 강화를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치안 역량을 총동원해 조직적 사이버 공격을 탐지, 추적함과 동시에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하며 피해 방지를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2-12-24 00:24:56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한겨레 기자 출신인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MBC 기자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의혹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경찰을 사칭해 논란이 된 상황과 관련해 “제 나이 또래(기자)에서는 한두 번 안 해본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MBC 기자를 두둔한 것에 대해 “기자가 경찰을 사칭하는 것은 엄연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일보 기자 출신인 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을 사칭하는 보이스 피싱은 잘못된 것이고, 기자가 경찰을 사칭하는 것은 괜찮은 것인가?”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과거 기자 시절을 떠올리면서 “2001년 신문사에 입사한 후배기자에게 문자를 보냈다. ‘김기자, 사회부 기자할 때는 가끔 경찰 사칭해서 취재하는 일이 있었나?’”라며 “답이 왔다. ‘전혀 없다. 저희 때도 경찰 사칭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의원이 일했던 신문사의 취재윤리가 ‘경찰사칭 취재’를 당연히 여기는 수준이었나? 김 의원보다 먼저 신문사에서 일했던 저는 ‘경찰사칭 취재가 불법행위’라는 사실을 선배들로부터 교육받았다”며 “경찰을 사칭한 취재가 김 의원 주변에서는 흔한 일이었는지 모르지만, 저는 당시 생각해보지 못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기자가 수사권이 없어 경찰을 사칭했다’는 김 의원의 얘기는 또 무슨 궤변인가? 사면권이 없어서, 대통령 이름을 팔아서 ‘사면 장사’를 하는 것은 봐줘야 한다는 건가?”라며 “기자가 누리는 언론의 자유, 취재의 자유는 사법부가 허용하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취재의 자유가 마구잡이로 허용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의원은 “탈법과 편법, 불법의 경계를 아무 죄의식 없이 넘나들면서 부동산 투기에 목숨 걸었던 정권의 핵심들, ‘검찰을 믿지 못해 컴퓨터를 은닉해서 증거를 보전했다는 사람, 아무 때나 증명서 위조하는 시스템 갖춰놓고 ‘자식들을 위해서 누구나 다 하는 일인데 왜 그러느냐’고 우겨대던 사람들, 법의 기준과 잣대를 고무줄처럼 바꾸는 사람들, 피해자의 인권조차 우리 식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을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지긋지긋하게 목격했다”며 “긴 악몽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임을 김의겸 의원이 깨닫게 해줬다. ‘내가 법이고, 내가 정의다’라고 외치는 괴물들이 여전히 우리 주위를 배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1-07-12 23:05:56[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논문 검증 취재 과정에서 경찰을 사칭에 논란을 일으킨 MBC에 대해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12일 "흔한 일이었고, 아마 제 나이 또래에선 한두번 안 해본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두둔했다. 한겨레 기자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던 김 의원은 MBC를 형사고발한 윤 전 총장 측에 대해서도 "윤 전 총장이 이걸 고발한 건 너무 심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사칭은) 잘못 된 것이다. 그런데 좀 나이가 든 기자 출신들은 사실 굉장히 흔한 일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심지어는 전화를 받는 사람들이 전화번호가 뜨니까 상대방이 경찰이 한 것처럼 믿게 하려고 경찰서의 경비전화를 사용한 경우도 많았다"며 "세월이 흘렀으니 기준과 잣대가 달려졌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무엇보다 윤 전 총장의 고발을 문제 삼았다. 그는 "윤석열 총장도 스스로 대통령 후보로서 무제한의 검증을 받겠다고 호언장담을 하셨던 것 아닌가"라며 "그런데 이제 겨우 검증이 시작인데, 벌써부터 기자들의 입을 막으려는 건가, 아니면 벌써부터 겁을 먹은 건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윤 전 총장 측은 "방송통신위원회도 과거 채널에이 등 다른 사례에서 그랬던 것처럼 불법취재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즉각 진상규명에 나서달라"며 과거 MBC가 보도했던 검사장과 채널A 기자간와 검언유착 의혹까지 언급, MBC에 대한 압박강도를 높인 바 있다. 김 의원의 이같은 언급에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취재윤리 위반에도 내로남불, 일선 기자들과 국민을 모욕하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채널A의 취재윤리 위반행위를 앞장서서 비판했던 MBC는 실질적 피해자인 윤석열 전 총장을 빼놓고 사과하는 좀스러움을 보였다"며 "여권의 김의겸 의원은 이를 옹호했다. 얼음장 같던 대응이 따뜻한 봄바람으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양 대변인은 "내 편이면 착한 위반, 네 편이면 나쁜 위반이라는 잣대를 들이밀면서 언론개혁을 운운하는 것도 코미디가 따로 없다"며 "정치적 이익을 위해 취재윤리 위반행위까지 옹호하는 것은 현장에서 땀 흘리는 일선 기자들을 모욕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1-07-12 13:26:11[파이낸셜뉴스] 민갑룡 경찰청장을 사칭한 피싱메일이 기자들에 발송돼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경찰 출입 일부 기자들에 '경찰청 초대'라는 제목의 이메일이 발송됐다. 해당 이메일은 '존경, 우리는 이 편지가 받아들여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진행 중인 조사에 대해서는 경찰청에 신고하십시오. 첨부된 서류를 검토한 후 필요한 경우 변호사에게 문의하십시오'라는 내용이다. 해당 메일 끝에는 민 청장의 이름을 영문으로 표기한 'Min Gap-Ryong'과 경찰청 주소가 적혀 있다. 메일 발신인의 이메일 주소는 영어로 '초대'와 '사기'를 뜻하는 'invitations.fraud@police.go.kr'이다. 또 메일과 함께 첨부된 '문서.iso'이름의 파일은 악성 프로그램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두고 경찰 관계자는 "경찰청은 이와 같은 메일을 발송한 적이 없으며 경찰청을 사칭한 메일로 보인다"며 "피싱 메일로 의심돼 사이버테러수사대에서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2020-04-07 20:39:51방송국 기자를 사칭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단골 병원으로 알려진 차움병원을 취재하려던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4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3시46분께 신모씨(21·여)는 차움병원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어 자신을 모 종합편성채널 A기자로 소개하고 제보 받은 건이 있다면서 병원장 인터뷰를 요청했다. 이에 이동모 차움병원장은 신씨에게 인터뷰 거절 의사를 전하다가 결국 만나만 달라는 신씨의 요청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같은 날 오후 8시께 서울 도산대로 차움병원을 찾았고 이 원장과 30분 가량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자리에서 그는 차움병원이 박 대통령과 최씨 가족들에게 줄기세포 치료를 해줬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 질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원장은 인터뷰 과정에서 신씨가 전문용어는 물론 관련 내용도 잘 모르는 등 어딘가 어설프다는 점을 눈치 채고 신씨에게 명함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당황한 신씨는 명함을 지하 3층 주차장에 있는 자신의 차에 두고 왔다고 둘러댔다. 하지만 이 원장이 신씨와 함께 직접 주차장에 내려가 확인했지만 차량은 없었다. 신씨가 기자가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거짓말이 들통 나자 신씨는 자신이 최씨 측 관련자라고 핑계를 댔지만 이 원장 측은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신씨는 경찰서에 임의동행됐다. 경찰조사에서 신씨는 최근 방영된 '최순실 게이트' 관련 다큐멘터리와 언론 보도를 보고 불거진 의혹들이 사실인지 궁금해 기자를 사칭, 병원에 찾아갔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신씨를 법리검토 끝에 경범죄처벌법상 업무방해 혐의로 즉결심판에 넘기기로 했다. 이 원장도 23일 경찰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16-11-24 08:5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