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28나노(㎚, 10억분의 1m) 반도체에 대한 대중국 제재가 '전략적 구멍'이 되고 있다는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지적이 나왔다. 또 미국 대형 반도체 제조사는 당국 조치에 비협조적이라는 보도도 있다. 미국의 중국 반도체 견제가 '삐걱'거리는 형국이다. 9일(현지시간) CRS 홈페이지에 따르면 연구진은 '글로벌 맥락에서 본 반도체 및 반도체법(CHIPS Act)'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가 28나노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제정된 반도체법은 보조금 수혜 기업이 향후 10년간 중국에서 28나노 미만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문턱을 설정했다. 그러나 미 상무부가 지난달 발표한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 규정에서는 28나노 이상의 반도체 패키징 작업과 관련한 '완전공핍형 실리콘 온 인슐레이터(FD-SOI)'가 규제 대상인 '국가안보에 핵심적인 반도체' 목록에서 제외됐다. 중국 정부가 28나노 반도체 기술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미중 간 접근법상의 차이로 인해 미국 기술이 중국으로 이전되는 전략적 구멍을 중국에 남겨준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28나노 반도체는 5세대(5G) 기술, 전기차 전력장치, 휴대전화, 사물인터넷(IoT) 등 상업용뿐 아니라 군사용으로도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비용 대비 효과가 좋다는 특징이 있다. 28나노는 범용(레거시) 반도체로 통하지만, 차세대 반도체라도 기존 기술 가운데 80%가량을 쓸 정도로 겹치는 부분이 많은 만큼 28나노를 통해 첨단 반도체 기능을 구현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진은 "중국이 세계적으로 28나노 반도체 생산을 주도하고 이를 이용해 기술 밸류체인을 더 선진적으로 끌어올릴 위험이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정책·지원 덕분에 중국이 이 부문에서 상당히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중국의 시장 규모, 전자제품 소비재 생산기지로서의 지위, 반도체 관련 기술 발달 등도 중국의 이점으로 꼽았다. 관찰자망 등 중국 매체는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를 인용, 최근 몇 달 사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규제 진전 속도가 늦어졌다면서, 여기에는 엔비디아·인텔·퀄컴 등 미국의 대형 반도체 제조사들의 반발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 업체는 중국에 대한 판매 감소로 피해를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려던 정부 움직임도 궤도를 벗어날 수 있다고 7월부터 직설적으로 경고해왔다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제재로 중국이 독립적인 반도체 산업 구축에 속도를 낼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세계가 중국제 반도체에 의해 지배되는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관찰자망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은 약 3분의 1 비중을 차지하며 엔비디아·인텔·퀄컴은 총 500억달러(약 67조원)가 넘는 연간 수입을 올렸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인공지능(AI)에 들어가는 최첨단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 장비의 대중국 수출과 관련한 추가 제재안 마련을 위해 막바지 검토 작업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주요 외신은 복수의 소식통 말을 빌려 이번 작업은 미국 정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했던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의 허점을 메우고 규제를 추가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지우 기자
2023-10-09 18:04:55【베이징=정지우 특파원】 28나노(㎚, 10억분의 1m) 반도체에 대한 대중국 제재가 ‘전략적 구멍’이 되고 있다는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지적이 나왔다. 또 미국 대형 반도체 제조사는 당국 조치에 비협조적이라는 보도도 있다. 미국의 중국 반도체 견제가 ‘삐걱’거리는 형국이다. 9일(현지시간) CRS 홈페이지에 따르면 연구진은 ‘글로벌 맥락에서 본 반도체 및 반도체법(CHIPS Act)’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가 28나노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제정된 반도체법은 보조금 수혜 기업이 향후 10년간 중국에서 28나노 미만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문턱을 설정했다. 그러나 미 상무부가 지난달 발표한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 규정에서는 28나노 이상의 반도체 패키징 작업과 관련한 ‘완전공핍형 실리콘 온 인슐레이터(FD-SOI)’가 규제 대상인 ‘국가안보에 핵심적인 반도체’ 목록에서 제외됐다. 중국 정부가 28나노 반도체 기술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미중 간 접근법상의 차이로 인해 미국 기술이 중국으로 이전되는 전략적 구멍을 중국에 남겨준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28나노 반도체는 5세대(5G) 기술, 전기차 전력장치, 휴대전화, 사물인터넷(IoT) 등 상업용뿐 아니라 군사용으로도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비용 대비 효과가 좋다는 특징이 있다. 28나노는 범용(레거시) 반도체로 통하지만, 차세대 반도체라도 기존 기술 가운데 80%가량을 쓸 정도로 겹치는 부분이 많은 만큼 28나노를 통해 첨단 반도체 기능을 구현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진은 “중국이 세계적으로 28나노 반도체 생산을 주도하고 이를 이용해 기술 밸류체인을 더 선진적으로 끌어올릴 위험이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정책·지원 덕분에 중국이 이 부문에서 상당히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중국의 시장 규모, 전자제품 소비재 생산기지로서의 지위, 반도체 관련 기술 발달 등도 중국의 이점으로 꼽았다. 관찰자망 등 중국 매체는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를 인용, 최근 몇 달 사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규제 진전 속도가 늦어졌다면서, 여기에는 엔비디아·인텔·퀄컴 등 미국의 대형 반도체 제조사들의 반발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 업체는 중국에 대한 판매 감소로 피해를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려던 정부 움직임도 궤도를 벗어날 수 있다고 7월부터 직설적으로 경고해왔다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제재로 중국이 독립적인 반도체 산업 구축에 속도를 낼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세계가 중국제 반도체에 의해 지배되는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관찰자망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은 약 3분의 1 비중을 차지하며 엔비디아·인텔·퀄컴은 총 500억달러(약 67조원)가 넘는 연간 수입을 올렸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인공지능(AI)에 들어가는 최첨단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 장비의 대중국 수출과 관련한 추가 제재안 마련을 위해 막바지 검토 작업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주요 외신은 복수의 소식통 말을 빌려 이번 작업은 미국 정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했던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의 허점을 메우고 규제를 추가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10-09 11:40:58수소자동차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연료전지 촉매의 가격을 10분의 1로 줄이면서도, 안정성은 대폭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촉매 개발 기술이 발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11일 나노입자 연구단(단장 현택환) 연구팀이 이같은 기술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료전지는 촉매를 이용해 수소 등의 연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다. 에너지 변환 효율이 70% 내외로 높고, 부산물로 물만 발생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문제는 현재 촉매로 사용되는 백금의 가격이 1kg당 1억원 이상인 고가라는 점과 사용할수록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불안정성이었다. 연료전지와 수소자동차의 상용화를 위해 가격과 성능 문제를 모두 해결한 비(非)귀금속 촉매 개발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현택환 단장, 성영은 부연구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새로운 구조의 탄소 기반 나노 촉매를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진은 크기가 서로 다른 기공(구멍)이 송송 뚫린 ‘계층적 다공 나노구조’를 도입했다. 지금까지 계층적 다공 나노구조가 촉매 활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은 알려졌지만, 각 기공의 크기가 연료전지의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규명되진 않았다. 새로 제작된 촉매는 세 종류의 기공을 가진다. 지름을 기준으로 마이크로 기공(<2nm), 메조 기공(2~50nm), 마크로 기공(>50nm)이다. 연구진은 각 나노 기공의 역할을 정량.정성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지름이 2~50nm 크기인 메조 기공은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촉매의 표면적을 넓혀, 전기화학적 활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2019-02-11 13:22:45알루미늄 표면에 나노 구멍들(1㎚=10억분의1m)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산화 알루미늄 박막을 대량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우 박사와 독일 막스플랑크 마이크로구조물리학연구소 연구팀은 펄스를 이용해 나노다공성 산화알루미늄 박막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기술로 만든 나노다공성 알루미늄 박막은 광결정과 맞춤형 나노선 등 나노구조체와 고기능성 첨단기술 제품 생산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되며 이 결과는 ‘네이처 나노테크놀러지’에 게재됐다. 알루미늄에 나노수준의 구멍을 뚫으면 전기절연성이나 항부식성이 좋아지는 물성 개선 효과가 있다. 지금까지 이런 가공은 높은 전압과 전류밀도에서 황산을 이용하는 ‘하드애노다이징’과 낮은 전압과 전류밀도에서 가공하는 ‘마일드애노다이징’ 공정이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이 공정들은 구멍 크기와 배열이 균일하지 않고 피막 표면이 균열되며 공정속도도 느린 문제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알루미늄에 고전압과 저전압을 펄스 형태로 규칙적으로 가해주는 ‘펄스애노다이징’ 기술을 개발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구멍의 성장 방향으로 조성이 규칙적으로 변화된 산화 알루미늄 박막층이 생성되며 구멍의 지름이 규칙적으로 바뀐 3차원적 나노 다공성 산화 알루미늄도 만들 수 있다. 이 기술로 만든 나노다공성 산화 알루미늄 박막은 광결정, 맞춤형 나노선, 나노튜브와 같은 나노구조체나 패터닝 마스크 및 필터 등 고기능성 첨단기술제품 생산에 적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박사는 “이 연구는 구멍 형성과 관련된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함으로써 양극산화를 통해 새로운 다공성 산화피막 생산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며 “이 기술이 알루미늄 산업계와 나노과학기술계를 잇는 교량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conomist@fnnews.com이재원기자
2008-03-24 10:06:13SK하이닉스의 3·4분기 역대급 실적 뒤에는 추격자로서의 절박함과 아낌없는 기술 연구개발(R&D) 투자가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재계에서 드문 이공계 출신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리더십과 더불어 현대 계열사인 현대전자로 시작해 LG반도체를 품고 나중에 SK에 편입된 후 삼성전자 출신도 과감히 영입하는 등 4대 그룹의 조직문화가 융합되면서 전사적으로 자리 잡은 치열한 토론과 소통의 문화도 고대역폭메모리(HBM)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SK하이닉스는 24일 3·4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도 HBM 물량도 고객사와 모두 공급 협의를 마쳤다"면서 모건스탠리 등 일부 증권사가 제기한 'HBM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를 불식했다. 향후 SK하이닉스는 레거시(구형) 제품 라인을 HBM3E 제품을 비롯해 기업용 데이터저장장치(eSSD), DDR5 D램 등 첨단 제품 위주로 공정을 조기 전환해 수익성 극대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HBM 성공 신화 뒤 '절박함' 있었다이날 SK하이닉스의 '어닝 서프라이즈' 배경에는 HBM이 있었다. 수요 회복이 더딘 PC·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일반 D램과 달리 D램을 쌓아서 만드는 HBM의 AI향 수요가 폭발하면서 SK하이닉스는 3개월 만에 지난 분기 세운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HBM은 일반 D램 대비 3배에서 5배 이상 가격이 비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HBM 판매비중이 높아질수록 수익성이 높아진다. 현재 SK하이닉스는 HBM '큰손'인 엔비디아에 HBM 물량을 사실상 독점 공급 중이다. 4세대인 HBM3에 이어 5세대인 HBM3E 8단을 공급 중이고, HBM3E 12단 역시 지난달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해 이번 분기 내 출하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HBM 글로벌 시장점유율에서 '메모리 1위'인 삼성전자를 앞서고 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20나노급 D램을 4단으로 쌓은 HBM 개발에 성공한 SK하이닉스는 개발비용이 비싸고 생산공정이 어려워서 초기에는 제품화에 회의적 시각으로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당시 1등인 삼성전자는 거대한 캐파(생산능력)를 기반으로 선택과 집중에 나설 수 있었지만, 추격자인 SK하이닉스는 작은 시장이라도 일단 진출해야 하는 절박함이 있었다"면서 "당장의 실적이 아닌 AI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미래에 대한 경영진의 과감한 결단이 이번 역대급 실적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HBM 기적'의 뒤엔 '기술 중시' 기업문화도 한몫 톡톡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세화 기술 등 전공정에 관심이 몰리며 후공정은 '찬밥' 신세였다. 이와 달리 SK하이닉스는 2009년부터 'TSV기술개발팀'을 만들고 후공정 기술에 대한 투자를 이어갔다.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은 D램 칩에 수천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층과 하층 칩의 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중 하나로, SK하이닉스가 깐깐한 엔비디아의 퀄(품질) 테스트를 통과하는 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최태원 회장 뚝심 '재조명'SK하이닉스가 미래 기술이었던 HBM에 집중할 수 있었던 원인으로 SK그룹 차원의 과감한 투자도 꼽힌다. SK그룹에 편입된 직후인 2012년은 '메모리 겨울'이 닥치면서 대다수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 규모를 예년 대비 10% 이상 줄이던 시기였음에도 SK는 그룹 차원에서 투자를 확대하며 승부수를 걸었다. 이때 불확실성을 가진 HBM에 대한 투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고려대 물리학과 출신인 최태원 회장은 하이닉스 인수 이후는 물론 그 전부터 반도체 석학들과 수시로 만나며 반도체에 대한 공부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이공계 출신 그룹 총수와 여러 회사의 기업문화가 합쳐지면서 순혈주의나 사내 정치보다 기술을 중시하는 풍토가 미래 기술인 HBM을 선점할 수 있었던 원인"이라고 짚었다. ■"투자 늘리고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HBM의 견조한 수요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호실적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게 업계와 증권가의 예측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HBM 매출비중이 3·4분기엔 30%, 4·4분기인 연말 기준으론 4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객사의 수요에 따라 HBM 시장 수요가 내년에는 HBM3E 12단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레거시 제품을 조기에 선단공정 생산으로 전환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강화할 예정이다. AI붐으로 인한 제품 수요에 발맞춰 올해 연간 투자 규모도 당초 계획보다 증가한 10조원 중·후반대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이보다 소폭 증가한 투자를 집행하며 AI 시대 주도권 굳히기에 나설 방침이다. 향후 SK하이닉스는 용인 클러스터를 비롯해 이천, 청주, 용인 세 지역을 삼각축으로 삼아 AI 시장 리더십 공고화에 나선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임수빈 기자
2024-10-24 18:02:12#OBJECT0# #OBJECT1#[파이낸셜뉴스]SK하이닉스의 3·4분기 역대급 실적 뒤에는 추격자로서의 절박함과 아낌없는 기술 연구·개발(R&D)투자가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재계에서 드문 이공계 출신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리더십과 더불어 현대 계열사인 현대전자로 시작해 LG반도체를 품고 나중에 SK에 편입된 후 삼성전자 출신도 과감히 영입하는 등 4대그룹의 조직문화가 융합되면서 전사적으로 자리 잡은 치열한 토론과 소통의 문화도 고대역폭메모리(HBM)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SK하이닉스는 24일 3·4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도 HBM 물량도 고객사와 모두 공급 협의를 마쳤다"면서 모건스탠리 등 일부 증권사가 제기한 'HBM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를 불식했다. 향후 SK하이닉스는 레거시 제품 라인을 HBM3E 제품을 비롯해 기업용 데이터저장장치(eSSD), DDR5 D램 등 첨단 제품 위주로 공정을 조기 전환해 수익성 극대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HBM 성공 신화 뒤 '절박함' 있었다이날 SK하이닉스의 '어닝 서프라이즈' 배경에는 HBM이 있었다. 수요 회복이 더딘 PC·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일반 D램과 달리, D램을 쌓아서 만드는 HBM의 AI향 수요가 폭발하면서 SK하이닉스는 3개월 만에 지난 분기 세운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HBM은 일반 D램 대비 3배에서 5배 이상 가격이 비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HBM 판매 비중이 높아질수록 수익성이 높아진다. 현재 SK하이닉스는 HBM '큰손'인 엔비디아에 HBM 물량을 사실상 독점 공급 중이다. 4세대인 HBM3에 이어 5세대인 HBM3E 8단을 공급 중이고, HBM3E 12단 역시 지난달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해 이번 분기 내 출하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HBM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서 '메모리 1위'인 삼성전자를 앞서고 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20나노급 D램을 4단으로 쌓은 HBM 개발에 성공한 SK하이닉스는 개발 비용이 비싸고 생산 공정이 어려워서 초기에는 제품화에 회의적인 시각으로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당시 1등인 삼성전자의 경우 거대한 캐파(생산능력)을 기반으로 선택과 집중에 나설 수 있었지만, 추격자인 SK하이닉스는 작은 시장이라도 일단 진출해야 하는 절박함이 있었다"면서 "당장의 실적이 아닌 AI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미래에 대한 경영진의 과감한 결단이 이번 역대급 실적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HBM 기적'의 뒤엔 '기술 중시'의 기업 문화도 한몫 톡톡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세화 기술 등 전공정에 관심이 몰리며 후공정은 '찬밥' 신세였다. 이와 달리 SK하이닉스는 2009년부터 'TSV기술개발팀'을 만들고 후공정 기술에 대한 투자를 이어갔다.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은 D램 칩에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층과 하층 칩의 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중 하나로, SK하이닉스가 깐깐한 엔비디아의 퀄(품질) 테스트를 통과하는 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반도체 과외까지 받은 최태원 회장 뚝심 '재조명'SK하이닉스가 미래 기술이었던 HBM에 집중할 수 있었던 원인으로 SK그룹 차원의 과감한 투자도 꼽힌다. SK그룹에 편입된 직후인 2012년은 '메모리 겨울'이 불어닥치면서 대다수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 규모를 예년 대비 10% 이상 줄이던 시기였음에도, SK는 그룹 차원에서 투자를 확대하며 승부수를 걸었다. 이때 불확실성을 가진 HBM에 대한 투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고려대 물리학과 출신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하이닉스 인수 이후는 물론 그 전부터 반도체 석학들과 수시로 만나며 반도체에 대한 공부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이공계 출신 그룹 총수와 여러 회사의 기업문화가 합쳐지면서 순혈주의나 사내 정치보단 기술을 중시하는 풍토가 미래 기술인 HBM을 선점할 수 있었던 원인"이라고 짚었다. "투자 늘리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전환"HBM의 견조한 수요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호실적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게 업계와 증권가의 예측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HBM 매출 비중이 3·4분기엔 30%, 4·4분기인 연말 기준으론 4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객사의 수요에 따라 HBM 시장 수요가 내년에는 HBM3E 12단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레거시(구형) 제품을 조기에 선단 공정 생산으로 전환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강화할 예정이다. AI붐으로 인한 제품 수요에 발맞춰 올해 연간 투자 규모도 당초 계획보다 증가한 10조원 중후반대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이보다 소폭 증가한 투자를 집행하며 AI 시대 주도권 굳히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향후 SK하이닉스는 용인 클러스터를 비롯해 이천, 청주, 용인 세 지역을 삼각축으로 삼아 AI 시장 리더십 공고화에 나선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임수빈 기자
2024-10-24 16:16:02[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수소·연료전지연구단 김진영 박사팀은 물을 수소와 산소로 전기분해하는 수전해 장치의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기술은 물을 전기로 분해하는 장치 속에 들어가는 값비싼 이리듐을 20분의 1만 사용하고도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것보다 4배 이상의 성능을 낼 수 있다. 물을 전기분해하는 수전해는 현재 가장 친환경적인 그린수소 생산방법이지만 이 장치를 만드는데 백금과 이리듐 등 값비싼 금속이 들어가 생산비용이 높다. 그린수소의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그레이수소 대비 2~3배 높은 생산 가격을 낮춰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수전해 장치 생산비용의 약 40%를 차지하는 이리듐 등의 양극 촉매 귀금속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진은 올록볼록한 표면구조를 가지며 속이 비어있는 이리듐 기반 나노튜브 구조 합성법을 개발했다. 즉 장치에 들어가는 양극 촉매를 나노구조 조절을 통해 이리듐 사용량을 대폭 줄였다. 이를 통해 전극 내부가 다양한 형태의 나노크기의 구멍이 있는 구조를 단계적으로 형성해 부피 대비 표면적이 넓고 전기전도성과 수소·산소 기체 이동이 쉽게 만들었다. 그 결과, 전극 내 작은 구멍을 통해 빠른 촉매 반응과 기체 배출이 가능해져 수전해 장치가 빠르게 작동했다. 연구진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촉매의 성능과 비교하기 위해 이번에 개발한 나노튜브 촉매를 수전해 장치에 넣어 실험했다. 촉매 사용량에 따른 성능 시험 결과, 현재 상용 수준보다 이리듐 사용량을 20분의 1 수준인 1㎠당 0.05㎎으로 줄였음에도 1.7 V 기준으로 상용 촉매에 비해 약 4배 높은 수전해 성능을 보였다. 또한, 100시간 내구 평가에서도 5% 이내의 성능 감소를 나타내며 안정적인 수전해 작동 특성을 확보했다. 이는 이리듐을 적게 사용하고도 기존 상용 촉매 수준의 수전해 성능을 보여 그린수소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연구진은 상용화를 목표로 수전해 장치에 적용할 수 있는 균일하고 넓은 크기의 전극 제작 공정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진영 박사는 "물리적 구조를 변형해 기존의 귀금속 저감형 수전해 촉매의 성능 개선 한계를 극복했다"며, "이 기술을 통해 그린수소의 생산 단가를 크게 낮춰 친환경적인 수소 생산의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세계 최고의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9-29 10:37:10【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일회용 종이컵에서 면역세포의 염증을 일으키는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인하대학교는 일회용 종이컵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발견하고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인하대 바이오시스템융합학과 조건호 박사과정 학생(지도교수·기계공학과 김선민, 생명공학과 전태준)과 김기동, 진위현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지도교수·생명과학과 손세진)은 폴리에틸렌(PE)으로 코팅된 일회용 종이컵에서 머리카락 굵기의 약 10만분의 1에 해당하는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보다 작은 플라스틱 입자를 발견했다. 발견된 작은 플라스틱 입자가 면역세포의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미세 플라스틱의 크기는 수십 나노미터부터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까지 다양한 크기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은 전자현미경, 나노 입자 추적 분석기(NTA), 국소 표면 플라즈몬 공명(LSPR) 등의 분석기기를 통해 검출됐다. 그러나 기존 기술과 장비는 나노미터 이하 크기의 물질을 찾아낼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 나노포어 센싱 방법으로 나노미터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을 찾아냈다. 나노포어 센싱은 나노포어(pore·구멍)가 있는 단백질(알파-헤몰라이신)에 통과시키면서 실시간으로 피코 단위 전류(1조분의 1암페어)의 변화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개발한 기술을 통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폴리에틸렌 코팅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가득 채우면 1.3해(垓) 개의 나노미터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이 종이컵에서 용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나노미터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도 마이크로, 나노미터의 미세 플라스틱과 같이 면역세포의 염증을 일으킨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염증을 유발하는 정도는 같은 질량의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과 비교했을 때 약 88%로 밝혀졌다. 입자가 작을수록 인체에 쉽게 흡수되기 때문에 마이크로, 나노 미세 플라스틱 못지않게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논문은 ‘폴리에틸렌 코팅 종이컵에서 나노미터 이하의 플라스틱 나노포어 검출 및 그들의 염증 반응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환경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IF: 15.1)에 최근 온라인 게재됐다. 조건호 인하대 바이오시스템융합학과 박사과정 학생은 “지도교수님과 함께한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환경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미세 플라스틱의 심각성을 알리고 관련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실(BRL), 중견연구 지원사업 및 환경부의 환경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4-07-12 10:08:59[파이낸셜뉴스] "대학에서 컴퓨터나 인공지능(AI)을 전공할 것이다." "'통재(通才)'가 돼 국가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겠다." "베이징대와 칭화대에 동시에 합격했다. 전자공학이나 반도체 쪽 공부를 할 계획이다." 中 수능 이과 수석들은 의대 대신 '이 학과' 선호 지난달 7~10일 치러진 중국의 대학 입시 시험인 '가오카오(高考)'의 성(省)별 결과가 잇달아 발표 중인 가운데, 3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각 성별 700점 이상의 고득점자들은 이같이 향후 지원 계획을 밝혔다. 가오카오는 750점 만점으로 중국 최상위 명문대학인 베이징대나 칭화대에 지원하려면 가오카오 응시 지역과 난이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통상 680~700점 정도가 지원선이다. 각 성의 '장원(전체수석)'급 점수는 통상 710~720점 사이를 오간다. 의대가 블랙홀이 된 한국의 입시와 달리, AI와 반도체의 기본이 되는 전자공학 등의 공학계열 전공이 이과 최상위권의 선택을 받으며 두터운 중국 이공계 인재풀의 기반이 되었다는 평가다.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문과생의 경우 경영학과와 함께 베이징대와 칭화대의 자율전공학과인 '원페이학원'과 '신야서원'이 최상위권의 선택을 받았다. 이과생의 경우 단연 컴퓨터·AI 관련 전공이 인기다. 칭화대의 '야오반'·'인텔리전스클래스(즈반)'같은 컴퓨터과학실험부가 인기이다. 야오반은 튜링상(컴퓨터 업계의 노벨상) 수상자인 야오치즈 칭화대 교차정보연구원장이 개설한 학과다. 수학 올림피아드, 물리 경진대회, 정보 올림피아드 등에서 1, 2등 경력이 있는 고등학생과 각 성의 이과 장원급 학생에게만 입학 기회가 주어진다. 칭화대 교차정보연구원은 야오반 외에도 인공지능 중심의 '즈반'을 개설했으며, 2021년에는 양자컴퓨터 관련 기술을 연구하는 '양자정보반'을 만들었다. 이 밖에도 칭화대의 공학 전공이 최상위권 사이에서 인기다.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 거주하는 한 아이의 엄마인 마모씨는 "의사나 치과의사가 그리 인기가 있지 않다"면서 "자녀를 이과로 보낸다면 최근에 정부 차원에서 밀어주는 인공지능이나 아니면 수학, 물리와 같은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도 충분해 과학자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마씨는 "최근 중국의 대졸자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안정적인 의사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곤 있지만 아직은 컴퓨터나 AI 관련 전공이 단연 선호도가 더 높다"라고 덧붙였다. "아낌없는 인적·물적 투자"...中 반도체 버팀목 되나 약 2년 동안의 고강도 제재에 중국 반도체업계는 자력갱생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지난 5월 중국 정부는 3440억위안(약 64조6720억원)의 뭉칫돈을 반도체에 쏟아붓기로 결정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이미 10년 전부터 자국 반도체 산업을 키워 자립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정부 주도의 빅펀드를 조성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바 있다. 이번이 세 번째로, 금액은 약 26조원이었던 1차 펀드와 37조원 수준이었던 2차 펀드를 합친 것보다도 더 많은 액수다. AI와 반도체 관련 두터운 인재풀도 중국 반도체를 뒷받침하고 있다. AI 인재의 이동을 추적하는 미국 시카고대 폴슨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은 2018년부터 대학 학부에 2000개가 넘는 AI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칭화대 같은 최고 명문 대학에만 300개가 넘는 프로그램이 집중됐다. 상하이 푸단대는 오는 9월부터 1년간 100개의 AI 과정을 개설한다. 폴슨연구소는 "더 많은 컴퓨터 및 기초과학 전공자들이 AI 산업에 합류하면서 중국 연구자들이 최첨단 AI 연구의 중추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폴슨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세계 상위 2% 수준의 AI 엘리트 연구자의 국적을 분석한 결과, 중국 출신이 26%로 미국(28%)을 거의 따라잡았다. 상위 20% 수준 연구자까지 폭을 확대하면, 47%가 중국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한국의 비중은 2%에 불과하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미국의 고강도 제재에도 불구하고 백기투항은 커녕 레거시(구형)와 제재의 틈새를 찾아 숨구멍을 만들고 있다"면서 "이같은 배경엔 아낌없는 정부차원의 지원과 더불어 두터운 이공계 연구·개발(R&D) 인력풀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7나노 이어 이번엔 HBM까지? 미국의 고강도 제재에 중국 반도체기업들은 선단공정을 이용한 제품 양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는 미국이 제재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아니라 기존에 수입해 둔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사용해 7나노미터(1nm=10억분의1m) 칩을 양산했다. 대만 TSMC에서 생산된 제품과 비교해 크게 뒤떨어진다는 테스트 결과가 나왔지만, 미국 제재를 뚫고 미세공정 제품 양산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반도체업계를 놀라게 했다. 최근에는 AI 학습에 필수적인 AI 가속기(AI 반도체의 일종)를 직접 설계하고, 양산에 돌입했다. 또, 제재의 틈을 이용해 자동차·전자제품 등에 쓰이는 레거시 반도체 생산량을 점점 늘리고 있다. 중국 해관(세관)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중국 반도체 수출액은 626억1300만달러(약 86조31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반도체 제조사들의 생산력 증대로 중국은 2025년 글로벌 웨이퍼 총 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하며 시장 지배력을 오히려 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메모리업체들도 AI 시대 핵심 반도체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도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일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이번에는 HBM 반도체 제조를 위해 중국 국영 반도체 기업인 우한신신과 손잡았다고 1일 보도했다. SCMP는 "미국 블랙리스트에 오른 화웨이가 HBM 칩에 진출하는 것은 미국의 기술 제재를 무시하려는 화웨이의 가장 최신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주요 D램 반도체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도 HBM 개발에 뛰어들었다. 지난 5월 로이터 통신은 CXMT가 퉁푸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HBM 칩 샘플을 개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미국의 제재 속에서 HBM이나 파운드리에서 단기간에 성과를 거두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공격적인 외부 인력 영입과 물량공세, 그리고 R&D 인력까지 세계 정상급이라 쉽게 무너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4-07-02 19:39:40[파이낸셜뉴스] 블랙야크가 브랜드 모델 배우 손석구와 함께 2024년 첫 번째 봄 캠페인을 본격 전개한다. 자연을 마주하며 벅차오르는 감동의 순간, '야크 모먼트'를 담은 영상을 통해서다. 15일 블랙야크에 따르면 봄을 맞아 블랙야크와 손석구가 함께한 첫 번째 봄 캠페인 영상은 24 SS 시즌 새롭게 돌아온 'AWC 자켓' 시리즈를 중심으로 선보인다. 캠페인 영상은 산에서 숨을 고르는 손석구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산길을 오르며 가쁜 숨을 몰아쉬고, 거친 바람에도 자켓의 후드를 쓰며 거침없이 위를 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침내 산 정상에 다다랐을 때 눈 앞에 펼쳐진 절경에 빠져들고, '바람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벅차오르다'라는 손석구의 나지막한 음성으로 영상은 마무리된다. 움직임으로 인해 발생하는 열기와 땀, 습기는 밖으로 내보내고 쾌적함만 남기는 블랙야크의 뛰어난 기술력과 함께 자연을 적극적으로 마주하고 다양한 '야크 모먼트'를 경험하길 바란다는 블랙야크의 핵심 메시지를 전달한다. 영상 속에서 손석구는 'AWC 자켓' 시리즈의 바람막이 '나노AWC 자켓'과 '미드레이어AWC자켓'을 함께 착용했다. 레이어링 시스템에 특화된 'AWC 자켓' 시리즈는 블랙야크의 스테디셀러로, 날씨와 기온의 변화가 잦은 봄철 아웃도어 활동에서 입을 수 있도록 방수와 투습 등 다양한 기능성을 갖췄다. 특히 나노AWC 자켓은 나노쉴드를 적용해 매우 뛰어난 통기성과 투습 기능, 쾌적한 착용감으로 봄철 마운티니어링에 최적화된 등산 자켓이다. 국내에서 블랙야크가 독점으로 사용하고 있는 기능성 소재 나노쉴드는 매우 작은 구멍의 나노 멤브레인 필름을 적용해 탁월한 투습력을 갖췄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02-15 09:5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