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순천=황태종 기자】전남 순천시는 '제23회 순천 남승룡마라톤대회'가 오는 11월 11일 팔마종합운동장 등 순천시 일원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순천시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하프, 10km, 5km 코스 등 3개 부문으로 열리며, 5000명의 참가자를 10월 20일까지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은 대회 누리집에서 신청할 수 있고, 참가비는 하프와 10km 부문이 3만5000원, 5km 부문은 1만5000원이다. 참가자에게는 사전에 기념품, 배번호, 기록칩, 안내 책자 등이 제공되며, 완주자에게는 대회 당일 메달이 지급될 예정으로, 자세한 사항은 순천시체육회로 문의하면 된다. 지난해 대회는 이태원 사고로 인해 취소된 바 있으며, 이번 대회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남승룡마라톤대회'는 지난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높이고 체육 발전을 위해 노력한 순천 출신 고(故) 남승룡 선생의 애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1년부터 개최되고 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3-08-10 16:13:27[파이낸셜뉴스] 6일간 이어지는 추석연휴가 시작됐다. 추석 연휴을 겨냥해 세 편의 한국영화가 각축전을 벌인다. 강동원 허준호 이솜 이동휘 주연의 ‘천박사 퇴마 연구소: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과 하정우 임시완이 주연한 ‘1947 보스톤’ 그리고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크리스탈 주연의 ‘거미집’이 27일 동시 개봉했다. 우선 관객들의 선호도를 가늠할 수 있는 실시간 예매율을 살펴보면, 27일 오후 10시 기준 ‘천박사’가 32.8%로 선두를 달린다. 2위는 ‘1947 보스톤’(19.3%)이고 3위는 ‘거미집’(13.1%)이다. CJ CGV에서 세 영화의 여성 및 연령 비율을 살펴보면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영화는 강동원의 ‘천박사’(66.9%)다. 이어 송강호를 비롯해 임수정 전여빈 크리스탈처럼 젊은 여배우가 다수 출연하는 ‘거미집’이 60.1%로 2위다. ‘1947 보스톤’은 여성 비율이 58.1%다. 20대 선호도가 가장 높은 작품은 무엇일까? ‘거미집’이다. 21.6%로 ‘천박사’의 21.2%보다 소폭 높다. ‘1947 보스톤’이 16.1%로 가장 낮다. ‘천박사’는 30대(29.4%)와 40대(27.4%)의 비중이 가장 높은데, 도합 56.8%로 절반을 훌쩍 넘겼다. 50대(20.4%)보다는 20대(21.2%) 선호도가 살짝 높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이 연출한 ‘1947 보스톤’은 4050대의 선호도가 높다. 40대가 30.8%고 50대가 27.2%로 도합 58%다. 이어 30대가 23.2%, 20대가 16.1%다. '거미집'은 30~50대의 비율이 고른 편이다. 30대가 28.8%로 가장 높고 이어 40대 24.8%, 50대 23.1%다. 20대는 21.6%다. 20대부터 50대까지 다 20%대를 유지하면서 전 연령대 고른 선호도를 보였다. ‘천박사’와 '1947 보스톤‘은 12세 관람가고 러닝타임은 98분과 108분으로 2시간이 안 된다. ’거미집‘은 15세 관람가에 132분이다. ■ '천박사' '1947 보스톤' '거미집' 어떤 영화? ‘천박사’는 코미디와 호러, 판타지, 액션이 뒤섞인 오락영화다. 줄거리는 사기꾼처럼 보이는 퇴마사 ‘천박사’(강동원)가 어느 날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기생충’을 패러디한 초반부, 블랙핑크 지수가 영험한 무당(박정민 분)이 모시는 선녀로 특별출연하는 등 곳곳에 재밌는 요소가 있다. 천박사 강동원과 파트너 이동휘의 티키타카를 중심으로 코믹하게 시작하나 갈수록 웃음기가 사라진다. 인간의 영력을 사냥하는 악귀 ‘범천’(허준호)과의 본격적인 대결이 펼쳐지면서 호러와 판타지, 액션이 뒤섞인 퇴마물로 거듭난다. 반면 ‘1947 보스톤’은 담백하게 그려낸 실존 인물의 감동 실화다. 일제강점기 일장기를 달고 베를린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딴 손기정 선수가 육성한 '제2의 손기정' 서윤복이 1947년 제51회 보스턴마라톤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하여 신기록을 세운 이야기다. 호주 멜버른을 중심으로 구현된 보스턴마라톤대회는 그날의 영광을 사실감 있게 재현하며 손기정, 서윤복, 남승룡의 이름을 기억하게 만든다. 선후배 사이인 손기정과 남승룡이 티격태격하고 서윤복이 불우한 가정사를 딛고 마라토너가 되기까지 여정을 그린 전반부보다 이들이 덜컥거리는 비행기를 몇 번이나 갈아타고 미국에 도착해 예상치 못한 난관을 극복하고 극적 드라마를 써내려가는 후반부가 더 흥미롭다. '거미집'은 다 찍은 영화의 결말을 바꿔 걸작을 만들고 싶은 중견감독 김열(송강호 분)이 악조건 속에서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을 완성해내는 과정을 앙상블 코미디로 그렸다. 배우들의 연기와 1970년대 영화 현장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 미장센을 중시하는 김지운 감독의 작품답게 시각적 즐거움도 있다. 현실과 이상이 충돌하는 영화 촬영장은 컬러로, 영화 속 영화는 흑백으로 찍었다. 흑백 장면을 위해 당시 실제로 쓰이던 텅스텐 조명을 사용했으며 배우들은 극중극 장면에선 한국영화를 '방화'라 칭하던 시절, 그때의 과장된 연기와 말투로 연기를 한다. 장르는 그야말로 짬뽕이다. 극중극이 치정과 멜로, 호러에 재난, 괴기물까지 오가는 복수극이라면 촬영 현장은 좌충우돌 그 자체로 짠하고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는 블랙코미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9-27 16:49:20"용기와 희망을 주는 세 사람의 감동 실화에 뜨거움이 차올랐죠. 코로나 이후 힘든 우리 시대에 필요한 이야기 같았습니다." 영화 '쉬리'(1999), '태극기 휘날리며'(2004), '마이웨이'(2011)로 한국영화 산업화를 이끈 강제규 감독(60·사진)이 '장수상회'(2015) 이후 8년 만에 신작을 내놨다. 전성기 시절처럼 규모가 큰 200억원대 시대물이자 전설의 마라토너 손기정·남승룡·서윤복을 주인공으로 한 추석영화 '1947 보스톤'이다. "조선이라는 나라가 있나요?" 제2의 손기정을 꿈꾸는 서윤복이 미국 보스턴마라톤대회 중계방송 해설자의 무심한 말을 뒤로 하고 힘차게 땅을 내딛을 때마다 마음이 웅장해진다. 경기 결과를 아는데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역사적 순간을 스크린을 통해 목도하는 시간은 예상 외로 흥분되고 특별하다. 지금이야 'BTS와 블랙핑크의 나라'로 유명하지만, 76년 전 조선은 미군정 치하 '난민국'으로서 선수들의 가슴에 태극기조차 마음대로 달지 못했다. 한국인 선수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손기정(1912~2002)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일장기를 달고 달렸다. 당시 3위를 한 남승룡(1912~2001)과 함께 시상대에서 오른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월계수 나무로 옷에 새겨진 일장기를 가렸다. 남승룡은 훗날 "기정이가 딴 금메달보다 월계수로 일장기를 가릴 수 있다는 것이 그렇게 부러웠다"고 회고했다. 서윤복(1923~2017)은 그들에게 한으로 남은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1947년 제51회 보스턴마라톤대회에 출전한 주인공이다. '1947 보스톤'은 해방 직후 모든 것이 어렵고 혼란스러웠던 시기 '감독'이 된 손기정(하정우)이 남승룡(배성우), 서윤복(임시완)과 함께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보스턴마라톤대회에 출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강 감독은 "특정 역사와 인물을 다뤘기에 겸허한 마음으로 픽션은 최소화하고 인물의 원형과 역사적 사실에 최대한 가깝게 그리고자 했다"고 연출 방향을 설명했다. 다큐멘터리가 아니기에 세 인물의 갈등이나 서윤복의 가정사 등에 영화적 상상을 더했지만 큰 틀은 다르지 않다. 세 인물의 유가족이 시나리오도 감수했다. 그는 "캐스팅도 외적 일치감을 우선순위에 뒀다"며 "손기정과 서윤복 선생의 경우 하정우와 임시완의 일치율이 가장 높았다"고 말했다. "서윤복은 단신이라는 점을 제하면 마라톤에 가장 적합한 체격과 근육 구조를 갖춘 선수라고 하더라고요. 임시완이 유사한 근육 구조와 체형을 만들려고 준비 기간 3개월부터 5개월간 이뤄진 촬영까지 무려 8개월간 식단을 조절하며 고생했습니다." 이는 마라토너 체형으로 변모한 임시완의 몸이 증명한다. 그동안 흘린 피땀눈물이 고스란히 투영된 임시완의 몸은 영화의 감동을 이끄는 주된 요소 중 하나다. 강감독은 "임시완이 극중 육상구락부 선수 11명과 함께 훈련했는데, 단연 돋보였다"며 "임시완의 자세와 동작을 보면서 빨리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이켰다. 보스턴마라톤대회 백미 "호주 산불 속 날씨가 도와줬죠" '1947 보스톤'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보스턴마라톤대회 장면이다. 보스턴마라톤대회는 미국독립전쟁의 도화선이 된 '애국자의 날'을 기념하며 1897년에 제1회 대회가 개최된 올림픽 다음으로 오래된 마라톤대회다. 호주 멜버른을 중심으로 구현된 마라톤 장면은 그날의 영광을 흥미롭게 재현한다. 강 감독은 "가장 어렵게 찍었고, 가장 공을 들인 장면"이라고 말했다. "굉장히 단조로울 수 있는 마라톤 경기를 어떻게 보여줘야 관객이 직접 달리는 것 같은 희열과 긴장감, 재미를 줄 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죠." 그는 영화 '국가대표'를 언급하며 "(결과적으로 흥행했지만) 관객들이 스키점프 종목 자체도 잘 모르는데, 그 점프대에서 어떤 극적 재미를 줄 수 있을지 (주변에서) 굉장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서 당시 김용화 감독의 고민이 컸었는데 나 역시 비슷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남미까지 훑다가 극적으로 호주 멜버른을 찾아낸 뒤 마침내 재현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었다"고 돌이켰다. 하지만 2019년 호주 산불이 발목을 잡았다. "촬영 준비 할 때만 해도 공기 중 연기 입자 때문에 기침이 날 정도였죠. 배우들에게 어떻게 뛰라고 할지 걱정이 컸는데 운 좋게도 촬영 날부터 풍향이 바뀌더라고요. 반나절 비가 와 촬영이 중단된 것을 제하면 날씨 덕을 크게 봤죠." 서윤복은 당시 달리던 중 두 번의 위기를 겪는다. 하지만 영화에선 한번만 사용했다. 강 감독은 "두 번 다 사용하면 관객들이 오히려 영화적 장치라고 오해할까봐 자제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캐릭터와 대사가 현대적이고 동시에 절제미가 돋보인다. 강 감독은 "소재 자체가 애국심을 자극하거나 신파적 요소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담백하게 연출했다"며 "팩트 자체가 감동적이기에 그걸 담대하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이 영화가 왜 이 시대에 존재해야하는지 그 이유를 늘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세대일수록 역사를 들여다보면서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지, 나는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근원적 질문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과 달리 나라가 곧 나였던 시절에 살던 세 사람의 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이 무엇인지 묻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9-18 18:21:50[파이낸셜뉴스] “조선이라는 나라가 있나요?” 제2의 손기정을 꿈꾸는 ‘서윤복’ 역 임시완이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 중계방송 해설자의 무심한 말투를 딛고 힘차게 땅을 내딛을 때마다 마음이 웅장해진다. 경기 결과를 아는데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역사적 순간을 스크린을 통해 목도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흥분되고, 특별하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서 “내 이름은 몰라도 BTS와 블랙핑크는 알 것”이라고 발언했는데, 지금으로부터 약 76년전 조선은 미군정 치하 '난민국'으로서 선수들의 가슴에 태극기조차 마음대로 달지 못했다. 추석연휴를 앞두고 한국영화 4파전이 예고된 가운데 강제규 감독의 ‘1947 보스톤’이 베일을 벗었다. 추석연휴를 맞아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감동의 드라마로 손색없다. 영화는 일제강점기 일장기를 달고 베를린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딴 손기정 선수가 아니라 그의 제자 서윤복이 1947년 제51회 보스턴마라톤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하여 신기록을 세운 이야기다. 호주 멜버른을 중심으로 구현된 보스턴마라톤대회 코스는 1947년 그날의 영광을 사실감 있게 재현하며 손기정과 서윤복, 남승룡의 이름을 기억하게 만든다. 선후배 사이인 손기정과 남승룡이 티격태격하고 서윤복이 불우한 가정사를 딛고 마라토너가 되기까지 여정을 그린 전반부보다 이들이 덜컥거리는 비행기를 몇 번이나 갈아타고 미국에 도착해 예상치 못한 난관을 극복하고 대회를 치르며 극적 드라마를 써내려가는 후반부가 더 흥미롭다. ■손기정, 베를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그 순간 외교통상부 인물한국사에 따르면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히틀러는 아리아 인종이 마라톤에서 우승하는 장면을 통해 자신의 인종주의적 주장의 정당성을 증명하려 했다. 하지만 그해 8월 9일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에 운집한 12만명의 관중은 조선에서 온 과묵한 마라토너 손기정이 맨 처음으로 결승점을 통과하는 순간을 목도했다. 당시 마라톤 경기를 중계한 독일 방송은 “한국 대학생(koreanischer Student)이 세계의 건각들을 가볍게 물리쳤다”고 보도했다. 결승선에 도착하기 전 그의 마지막 100m 기록은 11초였다. 마지막까지 침착함을 잃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한 그의 기록은 2시간 29분 19초 2. 신기록이었다. 히틀러는 깡마르고 우울한 표정의 우승자 손기정과 기꺼이 악수했고, 히틀러를 도와 인종주의적인 다큐멘터리 ‘올림피아’를 제작하던 독일의 영화감독 레니 리펜슈탈은 3시간짜리 다큐멘터리 중에 10분 이상을 손기정의 뛰는 모습으로 채웠다고 한다. 손기정은 1등을 했지만, 만세도 하지 않고 환호도 부르지 않았다. 3위를 한 남승룡과 함께 스타디움에 일장기가 오르고 일본 국가 ‘기미가요’가 흘러나올 때 손기정은 더욱 고개를 숙였다. 그는 월계수 나무로 입고 있던 옷에 새겨진 일장기를 가렸다. ■제2의 손기정, 서윤복이 태극마크를 달다 1775년 4월 19일 영국군이 보스턴을 공격한다는 급보가 있자 주민들이 무기를 들고 이에 맞서서 싸움으로써 미국독립전쟁의 도화선이 됐다. 2013년 폭탄 테러로 더 익숙해진 보스턴마라톤대회는 이처럼 미국독립전쟁의 도화선이 된 ‘애국자의 날’을 기념하며 1897년에 제1회 대회가 개최됐고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는, 올림픽 다음으로 오래된 마라톤대회다.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한 조선 마라토너들의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다. 해방 직후 모든 것이 어렵고 혼란스러웠던 시기, 한국 마라톤의 전설 ‘손기정’(하정우)과 남승룡 그리고 또 다른 영웅 ‘서윤복’(임시완)이 보스턴에 가기까지 험난한 여정이 펼쳐지고, 대한의 독립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마라톤대회에 참여한 역사적 순간이 재현된다. ‘서윤복’ 역 임시완은 실제 마라톤 선수 훈련량의 60~70%까지 소화해 냈다고 하는데, 마라토너의 체형으로 변모한 그의 몸에서 그동안 흘린 피땀눈물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제작진에 따르면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를 비롯해 1950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 우승자 故함기용 선수, 한국 여자 마라톤 신기록을 세웠던 권은주 선수의 자문을 받아 경기 장면의 리얼리티를 한층 높였다. 강제규 감독은 앞서 “리얼리티에 가장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덕분에 1947년의 서울과 보스턴을 고스란히 재현한 미술팀과 CG팀의 고군분투가 눈길을 끈다. 9월 27일 개봉.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9-12 08:46:43[파이낸셜뉴스] 한국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VANK)가 23일 한국인 마라토너 손기정·남승룡 선수를 마치 일본인인양 소개해놓은 일본 올림픽 박물관의 행태를 지적하고 나섰다. ‘한국인’이라는 주요 사실을 빼는 방식으로 거짓을 적시하는 ‘꼼수’에 대한 문제제기다. 이에 반크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일본 올림픽위원회에 시정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와 함께 세계 최대 규모 청원사이트인 ‘체인지닷오아르지’에도 관련 청원을 게시했고, 손기정 선수를 올바르게 소개하는 영어·일본어·중국어·스페인어 포스터도 제작해 SNS에서 배포하고 있다. 오류 시정을 목적으로 국제사회의 동참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다. 포스터에는 가슴에 ‘KOREA’라는 글을 새기고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당시 우승 테이프를 끊는 순간의 손기정 선수 모습과 “나의 평생소원은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 손기정으로 기억되는 것이다”라는 문장이 담겼다. ■ “손기정 선수 日금메달리스트처럼 소개” 일본은 지난해 3월 도쿄올림픽 주 경기장 인근에 올림픽 박물관을 열었다. 관내에는 ‘역대 일본인 금메달리스트’를 전시하는 코너가 마련돼있다. 여기에 월계관을 쓴 손기정 선수를 최상단에 배치하면서 일본어로 ‘손기정, 1936년 베를린대회 육상경기 남자 마라톤 선수’라고만 설명을 달아 놨다. 교묘하게 핵심 사실을 제외해 관람자들이 손기정 선수를 일본인으로 오해하도록 꾸민 것이다. 도쿄 유학생들 제보로 이 사실이 알려졌다. 하지만 손기정 선수는 국내외 스포츠계에서 공식 한국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 손기정 선수 소개란에는 “당시 한국은 일제 강점기를 겪었다”는 설명과 함께 ‘Sohn Kee-chung of Korea (South Korea)’라고 쓰여 있다. 손기정 선수는 비록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경기에 출전했지만, 해방 이후 한국인으로서 후계자 양성에 힘썼다. 또 그는 대한체육회가 선정한 초대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이기도 하다. 손기정 선수와 같은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남승룡 선수의 이름도 해당 박물관 전시 코너에 일본어로 적혀 있다. ■ “두 선수는 한국인, 박물관에 시정 요구” 앞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지난 17일 도쿄올림픽 조직위 및 일본 올림픽위원회에 ‘정확한 설명을 넣어 오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의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반크가 힘을 실은 셈이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이미 1년 3개월 전부터 항의를 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박물관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있는 상태인데, 도쿄올림픽 전에 글로벌 청원 등을 동원해 국제사회에 실상을 알릴 것”이라며 “두 선수의 국적이 회복되지 않는 한 1945년 광복 이후 7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일본인들이 침략 과거를 반성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단장은 “(손기정 선수가 한국인이라는)주요한 사실을 누락한 것 자체가 의도적인 거짓이라고 본다”며 “올림픽이 정치판으로 변질되길 바라지 않는다면, 일본도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1-06-23 10:52:57[파이낸셜뉴스] 서울시는 '손기정 체육공원'에 러너들을 위한 거점공간인 '러닝러닝센터'(Running Learning Center)가 19일 개장한다고 밝혔다. 러닝러닝센터는 달리기를 통해 세상을 배우는 러너들을 위한 거점공간이다. 서윤복 선수가 지난 1947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해 금메달을 획득한 날인 4월 19일을 기념해 개장하게 됐다. 러닝러닝센터는 락커와 샤워실, 러닝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GX(단체운동) 스튜디오 등이 위치한 지하1층과, 전시 공간 및 카페가 들어선 지상 1층 등 총 2개 층으로 구성됐다. 지상공간에 위치한 전시공간에는 지난 1936년 손기정 선수가 한국인 최초로 베를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도록 도운 페이스메이커 남승룡 선수와 지난 1947년 대한민국 유니폼을 입고 최초로 국제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한 서윤복 선수에 대한 기록이 전시됐다. 또 지상공간에 마련된 카페(cafe RLC)에서는 서윤복 선수의 기록인 2시간 25분 39초를 기념하기 위해 오는 25일까지 1주일간 하루에 아메리카노 225잔을 100원에 판매하는 러닝러닝센터 개장 이벤트가 진행된다. 아울러 서울시는 다음달에 마라톤 국가대표 출신 코치가 이끄는 러닝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입문 및 중급과정으로 나눠 수준별로 체계적으로 누구나 쉽게 러닝을 시작하고, 목표기록에 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류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러너들의 성지'로 재탄생한 손기정 체육공원에서 대한민국 마라톤 영웅들의 역사와 영광을 살펴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1-04-18 17:26:39서울 손기정로에 위치한 '손기정체육공원'은 지난 1990년 손기정 선수의 모교인 양정보고 부지에 조성된 공원이다. 세계적인 마라토너이자 일제 강점기에 우리 민족에게 자긍심을 안겨주었던 손기정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었다. 그렇지만 축구장 중심의 동네 공원으로만 활용되다보니 정작 공원의 취지가 퇴색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28일을 시작으로 손기정공원은 이름에 걸맞게 새롭게 단장됐다. 도시재생 방식을 통해 공원이 '러너(Runner)의 성지'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여기에 서울로와 구 서울역사를 연결한 새로운 보행로도 만들어지면서 손기정공원과 서울역 일대가 도보로 연결됐다. 류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사진)은 12일 "모든 게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사업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단절됐던 공간을 연결하고 지역의 역사자원을 명소화해 서울역 일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밝혔다. '손기정 체육공원'과 '서울로, 구 서울역사 간 연결보행로'는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사업의 결과물이다. 류 실장은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은 철도로 단절된 동·서 지역을 보행으로 연결하고 낙후된 주변지역의 보행·역사·문화·산업·공동체 재생을 통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시작됐다"며 "5년여 간의 재생사업으로 서울로를 비롯한 다양한 보행길이 생겨났고 길이 생기니 사람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상권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자동차길에서 사람길로 재탄생한 서울로는 개통 후 현재까지 약 2800만명이 방문하는 서울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서울역 일대에 9개의 앵커시설(새롭게 조성되는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만한 핵심 자족 시설)이 조성돼 봉제산업육성, 주민커뮤니티 활성화 등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손기정공원은 '러너의 성지'가 될 수 있도록 서울시가 특별히 신경을 쓴 부분이다. 류 실장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손기정 선수, 당시 동메달을 따냈던 남승룡 선수를 비롯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많은 마라톤 영웅들의 이야기를 널리 알리기 위해 손기정공원을 '러너의 성지'로 조성하게 됐다"며 "손기정 기념관에 더해 새롭게 깔린 러닝 트랙과 러너들을 위한 샤워장, 락커가 비치된 러닝러닝(running learning)센터도 마련돼 러너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됐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류 실장은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은 상업·주거가 혼재돼 재개발 등의 다양한 도시정비수법이 적용되는 지역으로 민·관 협력을 통해 도시재생이 더욱 풍성하게 추진되고 새롭게 연결된 서울로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서울역 일대의 역사문화 자원을 즐기고 상권이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0-11-12 16:58:57[파이낸셜뉴스] 서울 손기정로에 위치한 '손기정체육공원'은 지난 1990년 손기정 선수의 모교인 양정보고 부지에 조성된 공원이다. 세계적인 마라토너이자 일제 강점기에 우리 민족에게 자긍심을 안겨주었던 손기정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었다. 그렇지만 축구장 중심의 동네 공원으로만 활용되다보니 정작 공원의 취지가 퇴색된 공간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28일을 시작으로 손기정공원은 이름에 걸맞게 새롭게 단장됐다. 도시재생 방식을 통해 공원이 '러너(Runner)의 성지'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여기에 서울로와 구 서울역사를 연결한 새로운 보행로도 만들어지면서 손기정공원과 서울역 일대가 도보로 연결됐다. 류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 사진)은 12일 "모든 게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사업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단절됐던 공간을 연결하고 지역의 역사자원을 명소화해 서울역 일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밝혔다. '손기정 체육공원'과 '서울로과 구 서울역사 간 연결보행로'는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사업의 결과물이다. 류 실장은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은 철도로 단절된 동·서 지역을 보행으로 연결하고 낙후된 주변지역의 보행·역사·문화·산업·공동체 재생을 통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시작됐다"며 "5년여 간의 재생사업으로 서울로를 비롯한 다양한 보행길이 생겨났고 길이 생기니 사람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상권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자동차길에서 사람길로 재탄생한 서울로는 개통 후 현재까지 약 2800만명이 방문하는 서울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서울역 일대에 9개의 앵커시설(새롭게 조성되는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만한 핵심 자족 시설)이 조성돼 봉제산업육성, 주민커뮤니티 활성화 등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손기정공원은 '러너의 성지'가 될 수 있도록 서울시가 특별히 신경을 쓴 부분이다. 류 실장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손기정 선수, 당시 동메달을 따냈던 남승룡 선수를 비롯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많은 마라톤 영웅들의 이야기를 널리 알리기 위해 손기정공원을 '러너의 성지'로 조성하게 됐다"며 "손기정 기념관에 더해 새롭게 깔린 러닝 트랙과 러너들을 위한 샤워장, 락커가 비치된 러닝러닝(running learning)센터도 마련돼 러너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됐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류 실장은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은 상업·주거가 혼재돼 재개발 등의 다양한 도시정비수법이 적용되는 지역으로 민·관 협력을 통해 도시재생이 더욱 풍성하게 추진되고 새롭게 연결된 서울로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서울역 일대의 역사문화 자원을 즐기고 상권이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약력 ▲1962년 ▲서울대학교 ▲서울시 주택공급정책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서울시 주택건축국장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0-11-12 14:24:53【파이낸셜뉴스 순천=황태종 기자】전남 순천시(시장 허석)는 오천 동천 저류지와 풍덕 산책로(그린웨이)를 잇는 동천 출렁다리를 오는 30일 개통한다고 밝혔다. 동천 출렁다리는 동천 팔마대교(남산로)에서 동천교(남승룡로) 사이 약 1㎞ 구간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시는 총 사업비 33억 7900만원을 들여 길이 181m, 폭 1.5m의 보행교로 설치했으며, 그동안 바닥판이 불편하고 위험하다는 시민의견을 반영해 누구나 이용 가능하도록 기능보강 작업을 해왔다. 시는 코로나19로 인해 실내 활동이 어려운 시기에 도심 가까운 곳에 볼거리와 즐길 거리,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이 새롭게 조성돼 언택트 시대에 겪을 시민들의 피로감을 덜어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석 순천시장은 개통을 하루 앞둔 29일 동천 출렁다리를 찾아 기능보강 사항을 최종적으로 점검하고 관계부서에 주변 경관과 어울리면서도 안전한 시설물 관리를 주문했다. 허 시장은 "출렁다리는 동천산책로 이용 불편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행사장과 도심을 잇는 다리로써 동천저류지에 설치될 전국 최대야시장 활성화와 2023국제정원박람회 성공 개최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0-09-29 13:58:13[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75주년 광복절인 15일 "모두가 함께 잘 살아야 진정한 광복"이라며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화두로 던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에서 "75주년 광복절을 맞아 과연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광복이 이뤄졌는지 되돌아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축식이 열린 DDP(옛 동대문운동장)는 경성운동장, 서울운동장, 동대문운동장을 거쳐 오는 동안 역사적 의미와 미래 지향적 이미지를 함께 지니고 있는 상징적인 장소다. 특히 자유해방 경축 전국종합경기대회, 임시정부요인 환국 기념행사, 김구 선생 장례식, 3.1절 국경일 기념식 등 다수의 역사적인 기념행사들이 개최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개인이 나라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나라를 생각한다"며 "그것은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는 헌법 10조의 시대다. 우리 정부가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는 그동안 자유와 평등의 실질적인 기초를 탄탄히 다지고, 사회안전망과 안전한 일상을 통해 저마다 개성과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한 사람의 성취를 함께 존중하는 나라를 만들고자 노력해 왔다"고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결코 우리 정부 내에서 모두 이룰 수 있는 과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사회가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믿음을 국민들께 드리고, 확실한 토대를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대한제국 시절 하와이, 멕시코로 노동이민을 떠나 조국을 잃고 돌아오지 못한 동포들을 기억한다. 그 눈물겨운 역사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며 "대한민국은 이제 단 한 사람의 국민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나라가 국민에게 해야 할 역할을 다했는지, 지금은 다하고 있는지, 우리는 물어야 한다"며 "그만큼 (대한민국은)성장했고, 그만큼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피력했다. 한일 정부간 갈등의 핵심인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서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2005년 네 분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의 징용기업을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2018년 대법원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다"며 "대법원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의 유효성을 인정하면서도 개인의 '불법행위 배상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의 판결은 대한민국의 영토 내에서 최고의 법적 권위와 집행력을 가진다"며 "정부는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문 대통령은 "피해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원만한 해결방안을 일본 정부와 협의해왔고, 지금도 협의의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대화의 손길을 내밀었다. 한편, 이번 광복절 경축식은 통상 진행되는 국가 기념식 의전과 달리 주빈이 애국지사가 될 수 있도록 애국지사 입장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문 대통령 내외가 먼저 행사장에 도착, 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입장하는 생존 애국지사 4분을 맞이했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광복을 위해 청춘을 바쳐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애국지사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이번 광복절을 계기로 보다 격상된 예우 방안을 실천함으로써 국가유공자에 대한 사회적 예우와 위상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4분의 애국지사들에게는 행사장까지 별도의 이동 차량과 경찰 협조를 통한 호위 차량의 격상된 의전이 시행됐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의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광복 75주년을 맞은 오늘,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나라의 독립을 이룬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과 정신을 되새깁니다. 오늘 경축식은 생존 애국지사님들을 맞이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임우철 지사님은 101세이시고, 다른 세 분도 백수에 가까우신 분들입니다. 어떤 예우로도한 분 한 분이 만들어온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발전과 긍지에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 곁에 생존해 계신 애국지사님은 서른한 분에 불과합니다. 너무도 귀한 걸음을 해주신 임우철, 김영관, 이영수, 장병하 애국지사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하는 힘찬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우리의 광복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민주공화국의 주인으로 함께 일어나 이룬 것입니다.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크고 작은 성취를 이룬 모든 분들이 오늘을 사는 우리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선열들은 '함께하면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다'는 신념을 '거대한 역사의 뿌리'로 우리에게 남겨주었고, 우리는 코로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함께 위기를 이겨내며, 우리 자신의 역량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기후이변으로 인한 거대한 자연재난이 또 한 번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역시 반드시 이겨낼 것입니다. 소중한 생명을 잃은 분들을 비롯하여 재난에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재난에 맞서고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기상이변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까지 대비하여 반복되는 아픔을 겪지 않도록 국민안전에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되어주신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경의를 표하며, 오늘의 위기와 재난을 반드시 국민과 함께 헤쳐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 우리가 모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조선시대 훈련도감과 훈련원 터였습니다. 일제강점기 경성운동장, 해방 후 서울운동장으로 바뀌었고, 오랫동안 동대문운동장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땀의 역사를 간직한 곳입니다. 그 가운데 식민지 조선 청년 손기정이 흘린 땀방울이야말로 가장 뜨겁고도 안타까운 땀방울로 기억될 것입니다. 1935년 경성운동장, 만 미터 경기 1위로 등장한 손기정은 이듬해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습니다. 일본 국가가 연주되는 순간 금메달 수상자 손기정은 월계수 묘목으로 가슴의 일장기를 가렸고, 동메달을 차지한 남승룡은 고개를 숙인 채 눈을 감았습니다. 민족의 자존심을 세운 위대한 승리였지만 승리의 영광을 바칠 나라가 없었습니다. 우리의 독립운동은 나라를 되찾는 것이자, 동시에 개개인의 존엄을 세우는 과정이었습니다. 우리는 독립과, 주권재민의 민주공화국을 수립하는 혁명을 동시에 이루었습니다. 다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당당한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우리 국민의 노력은 광복 후에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원조를 받는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 되었고, 독재에 맞서 세계 민주주의의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국가의 이름으로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고, 인권을 억압하던 시대도 있었지만, 우리는 자유와 평등, 존엄과 안전이 국민 개개인의 당연한 권리가 되는, '나라다운 나라'를 향한 발걸음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많은 위기를 이겨왔습니다. 전쟁의 참화를 이겨냈고,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일본의 수출규제라는 위기도 국민들과 함께 이겨냈습니다. 오히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로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으로 '소재·부품·장비의 독립'을 이루며, 일부 품목에서 해외투자 유치의 성과까지 이뤘습니다. 코로나 위기 역시 나라와 개인, 의료진, 기업들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극복해냈습니다. 정부는 방역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고, 국민들은 정부의 방침을 신뢰하며 스스로 방역의 주체가 되었습니다. 기업들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빠르면서도 정확한 진단 시약을 개발했고, 노동자들은 이웃을 먼저 생각하며 방역물품을 생산했습니다. 의료진들과 자원봉사자들, 국민과 기업 하나하나의 노력이 모여 코로나를 극복하는 힘이 되었고, 전세계가 인정하는 모범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더 높은 긴장이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백신 확보와 치료제 조기 개발을 비롯하여 바이러스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국경과 지역을 봉쇄하지 않고, 경제를 멈추지 않으면서 이룬 방역의 성공은 경제의 선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방역의 성공이 있었기에 정부의 확장재정에 의한 신속한 경기 대책이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전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는 올해 OECD 37개국 가운데 성장률 1위를 기록하고, GDP 규모에서도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많은 고통을 겪으면서도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는 우리 국민들께 다시 한 번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웃'의 안전이 '나'의 안전이라는 것을 확인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판 뉴딜'을 힘차게 실행하며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양 날개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혁신하고, 격을 높일 것입니다.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탄소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꾸며 다시 한 번 도약할 것입니다. '한국판 뉴딜'의 핵심을 관통하는 정신은 역시 사람 중심의 '상생'입니다. '한국판 뉴딜'은 '상생'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이며, '고용·사회 안전망'을 더욱 강화하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려 번영과 상생을 함께 이루겠다는 약속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격차와 불평등을 줄여나가는 것입니다. 모두가 함께 잘 살아야 진정한 광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와 미래세대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길에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해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국민 여러분. 2016년 겨울, 전국 곳곳의 광장과 거리를 가득 채웠던 것은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의 정신이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언제나 국민에게 있다는 사실을 촛불을 들어 다시 한 번 역사에 새겨놓았습니다. 그 정신이 우리 정부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저는 오늘, 75주년 광복절을 맞아 과연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광복이 이뤄졌는지 되돌아보며, 개인이 나라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나라를 생각합니다. 그것은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는 헌법 10조의 시대입니다. 우리 정부가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자유와 평등의 실질적인 기초를 탄탄히 다지고, 사회안전망과 안전한 일상을 통해 저마다 개성과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한 사람의 성취를 함께 존중하는 나라를 만들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결코 우리 정부 내에서 모두 이룰 수 있는 과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믿음을 국민들께 드리고, 확실한 토대를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는 대한제국 시절 하와이, 멕시코로 노동이민을 떠나 조국을 잃고 돌아오지 못한 동포들을 기억합니다. 그 눈물겨운 역사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조국은 동포들을 지켜주지 못했지만, 그분들은 오히려 품삯을 모으고, '한 숟갈씩 쌀'을 모아 임시정부에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며, 해외 독립운동의 뿌리가 되어주었습니다. 우리는 해방된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끝내 돌아오지 못한 동포들도 끝까지 기억해야 합니다. 나라가 국민에게 해야 할 역할을 다했는지, 지금은 다하고 있는지, 우리는 물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이제 단 한 사람의 국민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만큼 성장했고, 그만큼 자신감을 갖고 있습니다. 2018년 4월 30일, 가나 해역에서 피랍되었던 우리 선원 세 명이, 구출 작전을 수행한 청해부대 문무대왕함과 함께 조국으로 돌아왔습니다. 2018년 7월에는 리비아 무장괴한들에게 피랍된 우리 국민이, 2020년 7월에는 서아프리카 베냉 해역에서 피랍된 선원 다섯 명이 무사히 구출되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군용기를 이라크에 급파하여 우리 근로자 293명을 국내에 모셔왔습니다. 코로나 확산이 심각한 일곱 개 나라에는 특별수송기와 군용기, 대통령전용기까지 투입해 교민 2천 명을 국내로 안전하게 이송했고, 전세기를 통해 119개국, 4만6천여 명에 이르는 교민들을 무사히 모셔왔습니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었던 지난해 해외 독립유공자 다섯 분의 유해를 고국으로 모신 것도 뜻깊습니다. 자신의 존엄을 증명하고자 하는 개인의 노력에 대해서도 국가는 반드시 응답하고 해결방법에 대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2005년 네 분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의 징용기업을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2018년 대법원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대법원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의 유효성을 인정하면서도 개인의 '불법행위 배상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결은 대한민국의 영토 내에서 최고의 법적 권위와 집행력을 가집니다. 정부는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며, 피해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원만한 해결방안을 일본 정부와 협의해왔고, 지금도 협의의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함께 소송한 세 분은 이미 고인이 되셨고, 홀로 남은 이춘식 어르신은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작되자, "나 때문에 대한민국이 손해가 아닌지 모르겠다" 하셨습니다. 우리는 한 개인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 결코 나라에 손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것입니다. 동시에 3권분립에 기초한 민주주의,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국제법의 원칙을 지켜가기 위해 일본과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한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는 일본과 한국, 공동의 노력이 양국 국민 간 우호와 미래협력의 다리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국민 여러분, 동대문운동장은 해방의 환희와 남북분단의 아픔이 함께 깃든 곳입니다. 1945년 12월 19일, '대한민국임시정부 개선 전국환영대회'가 열렸고, 그날 백범 김구 선생은 "전 민족이 단결해 자주·평등·행복의 신한국을 건설하자"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1949년 7월 5일, 100만 조객이 운집한 가운데 다시 이곳에서 우리 국민은 선생을 눈물로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분단으로 인한 미완의 광복을 통일 한반도로 완성하고자 했던 김구 선생의 꿈은남겨진 모든 이들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진정한 광복은 평화롭고 안전한 통일 한반도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꿈과 삶이 보장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평화를 추구하고 남과 북의 협력을 추진하는 것도 남과 북의 국민이 안전하게 함께 잘 살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가축전염병과 코로나에 대응하고, 기상이변으로 인한 유례없는 집중호우를 겪으며 개인의 건강과 안전이 서로에게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했고, 남과 북이 생명과 안전의 공동체임을 거듭 확인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안보이자 평화입니다. 방역 협력과 공유하천의 공동관리로 남북의 국민들이 평화의 혜택을 실질적으로 체감하게 되길 바랍니다. 보건의료와 산림협력, 농업기술과 품종개발에 대한 공동연구로 코로나 시대 새로운 안보 상황에 더욱 긴밀히 협력하며,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와 함께 생명공 동체를 이루기 위한 상생과 평화의 물꼬가 트이길 바랍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인도주의적 협력과 함께, 죽기 전에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가보고 싶은 곳을 가볼 수 있게 협력하는 것이 실질적인 남북 협력입니다. 남북 협력이야말로 남·북 모두에게 있어서 핵이나 군사력의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안보정책입니다. 남북 간의 협력이 공고해질수록 남과 북 각각의 안보가 그만큼 공고해지고, 그것은 곧 국제사회와의 협력 속에서 번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전쟁 위협을 항구적으로 해소하며 선열들이 꿈꾸었던 진정한 광복의 토대를 마련하겠습니다. 남북이 공동조사와 착공식까지 진행한 철도 연결은 미래의 남북 협력을 대륙으로 확장하는 핵심 동력입니다. 남북이 이미 합의한 사항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실천하면서 '평화와 공동번영의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국가를 위해 희생할 때 기억해줄 것이라는 믿음, 재난재해 앞에서 국가가 안전을 보장해줄 것이라는 믿음, 이국땅에서 고난을 겪어도 국가가 구해줄 것이라는 믿음, 개개인의 어려움을 국가 살펴줄 것이라는 믿음,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될 것이라는 믿음. 이러한 믿음으로 개개인은 새로움에 도전하고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이러한 믿음에 응답할 때 나라의 광복을 넘어 개인에게 광복이 깃들 것입니다. 식민지 시대 한 마라톤 선수의 땀과 한, 해방의 기쁨과 분단의 탄식이 함께 배어 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역사의 지층 위에 오늘 개인의 창의성과 개성이 만발하고 있습니다. 100년 전 시작한 민주공화국의 길 너머, 개인의 자유와 평등이 넘치는 대한민국을 향해 국민과 함께 가겠습니다. 선열들이 꿈꾼 자주독립의 나라를 넘어, 평화와 번영의 통일 한반도를 향해 국민과 함께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2020-08-15 11:4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