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야당에 방송4법 입법 강행 중단 및 원점 재검토를 요청하며 법안 논의를 위한 범국민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모두 방송법을 둘러싼 극한 대립에서 한발짝씩 물러나 잠시 냉각기를 갖고 정말 합리적인 공영방송 제도를 설계하자"며 이같이 말했다. 우 의장은 "이 볼썽사나운 모습을 대체 언제까지 봐야 하는지 국민들께서 묻고 있다"며 "할 말이 없다. 원구성에서 채해병 특검으로, 다시 방송법으로 의제만 바뀌고 있을 뿐 교섭단체 간 교섭도, 그리고 교섭을 위한 진지하고 치열한 노력도 부족한 상황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 의장은 "방송법을 둘러싼 여야 극한 대치가 언론계 내부 갈등을 넘어서 극심한 국론 분열로 이어지고 있다"며 "심각한 위기감을 느낀다"고 우려를 표했다. 우 의장은 "지난 13개월 동안 직무대행을 포함해 방송통신위원장이 7번 바뀌었다"며 "방통위원장 탄핵안 발의와 사퇴라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동안 한시가 급한 민생 의제들도 실종되고 있다. 멈춰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우 의장은 "양 교섭단체, 정부 여당과 야당의 극심한 대치 상황에 국회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이 자리에 섰다"며 "여당은 대통령과 정부의 권한으로 밀어붙이고 야당은 숫자로 밀어붙이는 악순환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여당을 향해 우 의장은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일정 중단과 파행적 방통위 운영 및 정상화 조치를 촉구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는 방송4법 입법 강행 중단 및 방통위원장 탄핵소추 논의 중단을 제안했다. 우 의장은 "방송 공정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법안에 합의하기 위해 국회의장 책임 아래 집중적으로 논의에 착수할 것을 제안한다"며 "여야 정당과 시민사회, 언론 종사자와 언론학자가 고루 참가하는 논의 기구를 구성하고 두달의 시일 동안 결론을 도출하자"고 요청했다. 민주당은 방송4법 처리를 위해 오는 18일 국회 본회의 개회를 요구했다. 그러나 우 의장이 협의체를 제안하며 본회의는 미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우 의장은 "(제안에 대해) 최소한 일주일은 답변을 기다릴 생각"이라며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하면 상황을 보고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4-07-17 15:48:47[파이낸셜뉴스] 신용보증기금이 벤처캐피탈(VC)의 펀드 조성 출자금을 지원하는 'VC펀드 출자금보증'을 출시했다. 3일 신보에 따르면 'VC펀드 출자금보증'은 투자 실적은 우수하지만 일시적인 유동성 불일치 및 투자시장 위축으로 펀드 조성에 어려움을 겪는 VC의 출자금을 지원함으로써 벤처 투자 냉각기를 극복하고 민간투자 시장의 회복을 견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원대상은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주)과 한국벤처투자의 자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유한책임회사형VC, 신기술사업금융회사로, 이들이 자펀드 결성에 필요한 출자금 조성을 위해 대출을 받을 때 신보가 보증하는 방식이다. 위탁운용사별 지원한도는 최대 50억원이며 △보증비율(95%) △고정보증료율(1.0%) △별도 심사방법 적용 등 다양한 우대 혜택도 제공된다. 신보 관계자는 "그동안 신보는 보증연계투자를 통한 직접 투자만을 집행했으나 'VC펀드 출자금보증' 출시로 VC를 통한 간접지원으로 투자영역을 더욱 확대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01-03 10:10:21[파이낸셜뉴스] 딜(거래) 냉각기에 회원제 18홀 규모 김해컨트리클럽(CC) 매각이 흥행 분위기다. 숏리스트(인수적격후보)만 10여곳에 달했는데 대부분이 실제 골프장 운영사로 진성 매수자로 파악된다. 약 700억원에 달하는 회원예수금도 승계하는 것도 포인트다. 최근 어려워진 자금 시장과 고금리를 고려하면 인수 후 운영에 따라 투자 가치가 크게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해CC를 보유한 호텔롯데와 매각자문사 삼일PwC는 숏리스트만 10여곳을 선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실사 진행 중으로 2023년 1월 말 본입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상사가 1300억원을 들여 건설한 진례면 송현리와 주춘면 양동리 일대 102만8225㎡ 규모 골프장 및 유휴부지가 매각 대상이다. 호텔롯데가 2021년 롯데상사로부터 매입한 금액은 354억원이다. 감정평가액 1083억원 중 부채 756억원을 차감한 액수다. 홀당 60억원 가량에 매입한 셈이다. IB업계에서 논의되는 이번 매각 가격은 홀당 80억원 가량이다. 호텔롯데가 롯데상사로부터 인수 한 후 골프장 가치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골프장은 2030 내장객에 힘입은 영향이 큰 만큼 최근 조정을 받고 있지만, 김해CC는 프라이빗라운딩이 가능한 회원제 골프장"이라며 "부산, 창원, 김해 등 경상남도 주요 대도시에서는 아직 골프장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서부산 일대가 주거단지, 산업단지 등으로 대규모 개발이 예정돼 있는 것을 고려하면 밸류애드(가치상승)가 가능한 자산"이라고 분석했다. 김해CC는 2008년 11월에 개장했다. 스카이, 힐 코스로 나뉜다. 내장객수는 2015년 8만8000명에서 올해 12만5000명으로 급증 추세인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최고 골프코스 설계사로 평가되는 '장골프연구소'가 디자인했다. 남부 컨트리클럽, 신원 컨트리클럽, 마이다스밸리 컨트리클럽, 골드레이크 컨트리클럽 등을 설계한 곳이다. 넓은 페어웨이, 해저드, 벙커를 적절하게 배치했다는 평가다. 골프장 산업도 아직까지는 성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골프 산업의 규모를 2019년 6조7000억원에서 2023년 9조2000억원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고 전망했다. 골프존에 따르면 최근 골프 신규 유입자의 65%는 20~40대다. 신한카드 리포트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1년 여성 골프 유입율은 2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높았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3-01-02 06:00:58[파이낸셜뉴스] 비핵화에 관련된 북한의 특별한 움직임이나 태도 변화가 없다면 북·미 간 현재 냉각기는 한동안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이 대선 국면 등 중요 정치 일정이 있기 때문에 북한 문제가 중요도에서 밀리고 있지만 다시 북핵문제가 대두된다고 하더라도 미국은 북·미 대화의 공을 북한에 넘겼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변화 없이는 냉랭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과 대화에 나섰지만 실질적으로 비핵화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올해 11월 재선을 앞둔 상황에서 성과를 보여줄 수 없다면 북한 문제는 부각되지 않는 편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훨씬 더 유리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 국회의사당에서 2020년 국정연설을 했다. 연설에서 북한과 관련된 문제가 언급될 것이라는 추측에도 불구하고 1시간 넘게 이어진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언급은 1초도 없었다.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철저한 무관심은 비핵화와 관련된 어떤 실체적 행동도 보이지 않는 북한을 ‘골칫거리’로 여기면서 무관심과 관리를 통해 돌출적 행동을 막는 선에서 상황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북한과 대화를 나누는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로선 북한 문제에서 급할 것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고, 북한이 원하는 체제안전보장과 대북제재 완화는 오직 미국만이 해줄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 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연말시한’을 설정하고 미국의 태도변화가 없다면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을 것이라는 위협을 했다. 또 올해를 출발하면서도 ‘충격적 실제행동’에 나서겠다며 엄포를 놨지만 특별한 군사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 6일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따르면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거론하지 않은 것은 현재 북·미 관계와 상황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재선에 걸림돌이 되지 않으리라는 판단이라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고 대통령 탄핵 심판이 종료되는 등 정치적 안정기가 찾아올 경우 다시 북한 문제가 중요 관심사가 될 수 있는 여지는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 국장은 북한 문제는 중요도에서 밀렸던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곧 상원의 표결을 통해 탄핵심판에서 벗어나고 난 이후 북한을 포함한 외교정책을 다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트럼프 #북하 #북핵 #비핵화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0-02-06 10:25:40오는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이낙연 국무총리의 참석 가능성이 높아지고,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후 처음으로 오는 18일 주한 외교단을 청와대로 초청하면서 냉각기의 한일관계가 전환점을 맞을 지 주목된다.현재로선 문희상 국회의장의 방일도 예정돼 있지만 당장의 양국간 관계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보다는, 양국간 우호협력 증진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수준에서 '탐색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11일 외교가에 따르면, 22일 일왕 즉위식에 문 대통령 불참이 확실시되면서 당분간 한·일 갈등의 변곡점 마련을 위한 여건 조성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아직 공식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 총리의 참석 가능성이 높다.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이 총리가 문 대통령 대신 즉위식에 참석하는 지'를 묻는 질문에 "(공식)발표가 있을때 배경 등을 말할 수 있을 거 같다"고만 밝혔다.정치권 등에서 문 대통령의 즉위식 참석을 권고하는 상황이지만, 아직 한일정상간 관계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시그널이 오가지 않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참석이 자칫 무성과로 이어질 경우 외교적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수근 중국 산동대 객좌교수는 "일왕 즉위식 같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행사에서 한·일 정상이 톱다운으로 문제에 직접 나서는 것 이상의 효과는 아무래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현재로선 당장 한일간 갈등구조가 쉽게풀릴 가망이 별로 없어 청와대도 (문 대통령의 참석을) 꺼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교수는 다만 "추후에 별도 계기를 통해 한일간 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문 대통령이 일왕 즉위식 나흘 전인 오는 18일 취임 후 처음으로 주한 외교단을 청와대로 초청, 일본 수출 규제가 석 달 넘게 이어져오는 상황에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와의 만남 여부가 주목된다. 하지만 주한 외교단 85개국 주한대사들을 초청하는 자리인 만큼 한일갈등이라는 '특화된' 의제를 논의하기에는 적합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그간의 노고를 격려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일각에선 나가미네 대사와의 인사를 통해 양국간 관계개선을 희망하는 문 대통령의 포괄적인 메시지가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한편 문희상 국회의장이 11월 4일 주요 20개국(G20) 국회의장회의 참석을 위해 방일할 예정이어서 일본 지도층과 친분이 두터운 문 의장이 참의원·중의원 의원들과 두루 접촉하면서 관계개선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19-10-11 17:44:14용광로처럼 들끓던 한·일 관계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일본은 8일 한국행 반도체 소재 1건의 수출을 허가했다. 지난달 초 반도체·디스플레이 3개 품목을 개별허가로 바꾼 뒤 처음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엄정한 심사를 거쳐 안보상 우려가 없는 거래임을 확인하고 수출허가를 부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7일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공포했으나 추가 규제품목을 따로 지정하지 않았다.한국도 맞대응을 자제했다. 당초 8일 일본 수출규제 대응 관계장관회의에선 일본을 한국판 화이트리스트(가지역)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보류했다. 이낙연 총리는 같은 날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일본이 어제(7일) 3대 수출규제 품목의 하나인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의 한국 수출을 처음으로 허가했다"고 확인했다.우리 정부의 인내심을 높이 평가한다. 지금은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고 현 수준에서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긴급 주재한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일본의 무역보복은)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승자 없는 게임"이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아베 총리는 무모한 게임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일본은 자유무역의 챔피언인 양 행세했다. 하지만 이제 보니 경제보복을 일삼는 보호무역 국가라는 게 드러났다. 이낙연 총리가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공격은 세계지도국가답지 않은 부당한 처사"라며 "자유무역의 최대수혜국으로서 자기모순"이라고 지적한 것은 타당하다.한·일 관계에선 완승도 완패도 있을 수 없다. 앞으로 양국은 냉각기를 가지면서 타협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국민 감정을 고려할 때 공개적인 협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외부 여론을 의식하면 자연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달 초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강경화 장관과 고노 다로 외상은 얼굴을 붉히며 설전을 주고받았다. 그보다는 특사든 밀사든 물밑 협상을 통해 타협안을 조율하는 게 필요하다. 시기는 이를수록 좋다. 고동진 삼성전자 모바일부문 사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 "서너달은 준비되어 있지만 이를 넘어서 지속되면 상당히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인의 솔직한 심정이 담긴 말이다. 기업은 당장 소재·부품 조달이 급하다. 길게는 몇년이 걸릴지 모를 국산화는 중장기 과제다. 정부가 그 고충을 헤아려주기 바란다.
2019-08-08 17:47:36북·미 간 비핵화 냉전모드가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의 역할론을 놓고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청와대와 정부는 중단된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우리의 '촉진자' 역할로 부각시키며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통해 비핵화 대화 재개의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구상이지만 북·미 간, 한·미 간 비핵화의 설정 코드가 워낙 편차가 큰 상황이다.북·미 간 비핵화 '패'의 설정 범위와 깊이가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우리 정부의 '중재자' 또는 '촉진자' 역할 수행이 한계에 봉착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외교가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사실상의 단계적 비핵화를 의미하는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거래)'을 새로운 비핵화 해법으로 내놓았지만 북·미 간 입장은 여전히 강경하다.미국은 여전히 '일괄타결식 비핵화가 없다면 제재완화도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고, 북한은 대화중단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냉각기가 지속 중인 북·미 관계의 개선을 위해 비핵화 중개인으로 보폭을 늘려온 우리 정부 입장에선 난감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우리 정부의 새로운 비핵화 로드맵 개념인 '굿 이너프 딜'은 북한을 설득해 포괄적 비핵화 조치 이행에 나서게 하고, 강경일변도인 미국에는 '통큰 양보'를 이끌어내 북·미 간 비핵화 대화를 재개하려는 복안이다.하지만 대화의 당사자인 북·미가 강경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우리의 '굿 이너프 딜' 구상은 먹혀들기 어려운 '낭만적 발상'이라는 비관론이 나온다.박휘락 국민대 교수는 "굿 이너프 딜은 지나치게 이상적이고 낭만적인 발상에서 나온 방안"이라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밝혀진 만큼 정부는 미국의 제재완화를 지렛대로 삼을 것이 아니라 북한 설득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정부의 촉진자론도 현재 상황이 대화를 견인할 수 있는 국면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이제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외곽 스태프가 아닌 북핵의 직접 당사자로서 '당사자론'을 펼쳐야 할 시점에 왔다"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19-03-19 17:48:07북미간 비핵화 냉전모드가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의 역할론을 놓고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중단된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우리의 '촉진자' 역할로 부각시키며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통해 비핵화 대화 재개의 모멘텀 확보한다는 구상이지만 북미간, 한미간 비핵화의 설정 코드가 워낙 편차가 큰 상황이다. 북미간 비핵화 '패'의 설정 범위와 깊이가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우리 정부의 '중재자' 또는 '촉진자' 역할 수행이 한계에 봉착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외교가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사실상의 단계적 비핵화를 의미하는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거래)'을 새로운 비핵화 해법으로 내놓았지만 북미간 입장은 여전히 강경하다. 미국은 여전히 '일괄타결식 비핵화가 없다면 제재완화도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고, 북한은 대화중단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냉각기가 지속중인 북미관계의 개선을 위해 비핵화 중개인으로 보폭을 늘려온 우리 정부 입장에선 난감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의 새로운 비핵화 로드맵 개념인 '굿 이너프 딜'은 북한을 설득해 포괄적 비핵화 조치 이행에 나서게 하고, 강경일변도인 미국에는 '통 큰 양보'를 이끌어내 북미간 비핵화 대화를 재개하려는 복안이다. 하지만 대화의 당사자인 북미가 강경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우리의 '굿 이너프 딜' 구상은 먹혀들기 어려운 '낭만적 발상'이라는 비관론이 나온다. 박휘락 국민대 교수는 "굿 이너프 딜은 지나치게 이상적이고 낭만적인 발상에서 나온 방안"이라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밝혀진 만큼 정부는 미국의 제재완화를 지렛대로 삼을 것이 아니라 북한 설득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촉진자론도 현재 상황이 대화를 견인할 수 있는 국면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이제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외곽 스태프가 아닌 북핵의 직접 당사자로서 '당사자론'을 펼쳐야할 시점에 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굿 이너프 딜'에 대해 "마치 정부가 새로운 전략을 편다거나 강조를 하기 위해 쓴 용어는 아니라고 보인다"며 "용어가 나온 전체적인 맥락을 봐야 한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19-03-19 16:22:05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회담이 결렬된 직후까지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감정적인 대립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북한 측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배려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준비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미국은 제재 강화까지 언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적절한 중재가 수반되지 않으면 북·미 관계 냉각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김정은에 매우 실망"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복구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보도가 맞다면)김정은 위원장에게 매우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하노이 회담 뒤 서해 미사일 발사대가 재건되고 있다"며 "3월 2일 촬영한 상업용 위성 이미지는 북한이 서해 장거리 로켓 기지를 재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도 7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동창리와 산음동 연구단지를 포함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가 사실이라면 북한의 의도된 행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시설인 동창리 동향도 외부에 노출시켜 미국의 전향적인 자세를 이끌어 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미국을 괴롭히기 위해 핵무기를 만드는 활동을 가시적으로 보여줄 것"이라며 "미국에 안보위협을 가하면 여론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문제 해결을 요구할 것이며, 그런 상황 하에 재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美, 제재강화 가능성 북한의 움직임에 미국도 강경 대응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확실한 비핵화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대북 강경파에 속하는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한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제재를 강화하는 방법을 검토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특히 북한이 최근 동창리 동향 등을 바탕으로 향후 실제적인 도발을 위한 진전된 움직임을 보인다면 미국은 미국은 제재를 더 강화할 수 있다며 압박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의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미국으로 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만나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상세한 내용과 평가를 공유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회담도 이달 내 추진할 예정이다. 조성렬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 정부는 미국과 대화해 중재안을 만들고, 이런 안을 북한에 전달해 절충안을 만드는 북·미간 중재자적 역할을 맡아야 한다"며 "개성공단·금강산관광 같은 남북경협 사업들은 준비는 하되 나중에 진행을 하더라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강중모 박종원 기자
2019-03-07 15:28:33LG이노텍이 소형 냉장고와 정수기 등에 탑재되는 컴프레서(냉각기)를 대체할 신개념 반도체를 독자 기술로 개발했다. 미립자 소재를 적용한 '나노 다결정 열전 반도체'로 내년 상반기 양산되면 소형 가전의 경량화와 소음 절감 등의 획기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최근 독자 기술로 개발한 나노 다결정 열전(Thermoelectric) 반도체 개발에 성공해 경남 구미공장에 생산라인을 구축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제품은 내년 상반기 양산될 예정이다. 열전 반도체는 전기를 공급해 냉각·가열 기능을 구현하고, 온도 차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혁신 부품이다. 열전 반도체에 전기를 주입하면 한쪽은 발열, 다른 한쪽은 냉각되는 '펠티어 효과(Peltier effect)'와 양쪽에 온도차를 주면 전력을 발생하는 '제벡 효과(Seebeck effect)'를 이용한다. LG이노텍의 열전 반도체는 이 회사가 독자 개발한 나노 다결정 소재를 적용했다. 나노 다결정 소재는 10억분의 1m 수준인 나노미터(nm) 단위의 초미세 결정 구조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기존 단결정 소재의 강도와 효율을 크게 개선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열전 반도체는 열저항을 최소화시킨 자체 모듈 구조를 적용해 단결정 열전 반도체 모듈 대비 냉각 효율을 30% 높여 동일 온도로 냉각 시 소비전력을 최대 30%까지 낮출 수 있다"며 "특히, 나노 다결정 소재는 단결정 소재 대비 2.5배 이상 강도가 높아 진동으로 소재가 깨지기 쉬운 차량이나 선박 등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열전 반도체를 냉장고, 정수기 등 소형 가전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 컴프레서 방식의 소형 냉장고 소음이 29데시벨(dB) 수준인 반면, 열전 반도체를 적용하면 소음을 최대 19dB까지 낮출 수 있다. 이는 방송국 스튜디오(20dB)보다 조용하다. 또, A4용지 절반 크기의 열전 반도체 모듈을 장착해 컴프레서보다 최대 40%까지 크기와 두께를 줄일 수 있다.LG이노텍 관계자는 "내년 양산시 소형가전 뿐아니라 혈액 보관용 특수 냉장고 등 대형 제품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통신 분야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광 송·수신기 등 통신용 데이터 전송 장비에 열전 반도체를 적용하면 광통신 부품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데이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광통신 부품은 일정 온도가 유지되지 못하면 파장 변화, 출력 감소 등으로 데이터 전송 효율이 저하된다. LG이노텍은 향후 열전 반도체를 차량과 선박 분야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차량이나 선박에서 연료 소모시 발생하는 폐열을 전기로 변환해 열전 반도체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연료와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1600cc 디젤 자동차 기준, 연비가 L당 18㎞일 경우 열전 반도체를 적용하면 리터당 19.8㎞까지 연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약 9~12%의 연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선박도 열전 반도체를 적용하면 폐열을 재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열전 반도체 글로벌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억7155만 달러에서 2020년 6억2673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열전 반도체를 신성장 동력으로 키울 방침"이라고 밝혔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2018-06-12 17:3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