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경제학상은 제도가 국가 경제발전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해 온 정치경제학 분야 석학들에게 돌아갔다. 대런 아세모글루(57), 사이먼 존슨(61), 제임스 A 로빈슨(64) 등 3인의 정치경제학자다. 아세모글루는 튀르키예 태생으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다. 영국 태생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존슨도 MIT에 재직 중이다. 영국 출신인 로빈슨은 미국 시카고대 교수로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14일(현지시간) "제도가 어떻게 형성되고 번영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 공로를 인정해 이들에게 노벨경제학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3인 석학의 연구는 왜 한 나라는 부강하고, 다른 나라는 가난한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했다. 아세모글루 교수는 로빈슨 교수와 함께 집필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책에서 이 같은 의문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우선 정부 기관의 역할과 제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문화사회학자들이나 인류학자들은 자유주의와 근면, 자원 분포가 각 문명의 성패를 갈랐다고 하지만 이들은 긴 시간에 걸쳐 나라의 기틀로 자리잡은 제도가 국민의 빈곤 또는 번영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국가 번영의 방법에 대해서도 제시했다. 기존 질서를 벗어던지고 혁신을 일으키는 '창조적 파괴'가 가능한 제도가 국가를 번영으로 이끈다는 것이다. 창조적 파괴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번영을 위한 동기를 없애는 착취적 제도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포용적 제도 아래에서 개인은 노력하고 개인, 사회는 혁신하면서 기존 질서를 흔드는 창조적 파괴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창조적 파괴'…번영 이끈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책은 국내 번역됐다. 제도적 측면에서 착취적 제도, 포용적 제도로 이분화하면서 현재의 한반도 상황 분석 틀로도 인용된다. 남한과 북한의 경제적 격차는 왜 생겼는가에 대한 해답으로서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는 "지구촌 빈부 격차를 설명하는데 아세모글루 교수 등은 열쇠가 역사 속에 있다고 말한다"며 "긴 시간에 걸쳐 나라의 기틀로 자리 잡은 제도가 국민의 빈곤 또는 번영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재국가의 문제는 제도 및 룰이 미비하기 때문에 생긴다는 논리"라고 덧붙였다. 아세모글루 교수 등 3인이 저술한 3부작에 상을 줬다는 평가도 있다. 3부작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좁은 회랑' '권력과 진보'다. 안상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아세모글루 교수 등에게 상을 줬다는 건 경제성장론에 상을 준 것"이라며 "수상자들은 경제발전이 중요하고 선진국만 아니라 후진국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이냐에 대한 주제를 고민한 학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는 남북한의 위성사진이 등장한다"며 "지리, 문화 조건이 유사한 남북한이 왜 경제발전이 다른지는 제도에 달려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세모글루 교수는 2022년 9월 한국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평화와 경제적 번영의 근간으로서 포용적 제도와 민주주의를 강조하며 이를 성취한 국가로 한국을 꼽기도 했다. 특히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완화, 민간주도 성장, 공평한 경쟁의 장 마련 등에서 코드가 맞아서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젊은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중 하나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꼽기도 했다. 한편 노벨경제학상을 끝으로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마무리됐다. 노벨상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 10일에 열린다. 물리학·화학·생리의학·문학·경제학상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평화상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수여된다. 수상자에게는 메달과 상금 1100만 스웨덴크로나(약 14억3000만원)가 주어진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최용준 기자
2024-10-14 21:26:06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대런 아세모글루 MIT 경제학과 교수, 사이먼 존슨 MIT 경제학과 교수, 제임스 A.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세 교수는 ‘국가 간 번영의 차이에 대한 연구’로 상을 받았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세 경제학자가 “국가의 번영을 위해 사회 제도가 중요하다는 점을 입증했다”며 “법의 지배가 부족하고 인구를 착취하는 제도가 있는 사회는 더 나은 성장이나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수상자들의 연구는 그 이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대런 아세모글루는 MIT 경제학과 특별교수이다. 1989년에 요크대학교를 졸업한 후 1990년에 런던정치경제대학교 수리경제학 및 계량경제학 분야에서 이학 석사 학위를, 1992년에 동 대학교 경제학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이먼 존슨은 IMF 수석 경제학자 출신으로 MIT 슬론 경영대학원 교수다. 글로벌 경제 및 경영학 그룹도 이끌고 있다. 지난 30년간 글로벌 경제 위기와 회복에 대해 연구했으며 뉴욕타임스 등에 300편 이상 글을 기고했다. 베스트셀러 ‘13인의 은행가’ 등의 저자다. 제임스 A. 로빈슨는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시카고대 해리스 공공정책대학원 정치학 교수다. 런던정경대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치경제와 비교정치 등을 전공하며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각국 정치·경제 체제와 역사를 깊이 연구했다. 한편 1968년 스웨덴 중앙은행은 노벨상의 창시자인 알프레드 노벨을 기념해 노벨경제학상을 제정했다. 1969년 이래 매년 경제학상 55개가 수여됐다. 지난해까지 93명이 경제학상을 받았다. 수상자는 1100만크로나(한화 약 14억3561만원)을 상금으로 받는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4-10-14 19:08:48[파이낸셜뉴스] 노별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90)이 27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카너먼이 이날 눈을 감았다면서 1993년부터 교수로 재직했던 프린스턴대도 이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카너먼은 사람들이 이성적인 경제적 결정을 내리는 경향에 대한 분석으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할 때 대대적인 분석을 거치는 대신 본능에 기초한 행동의 흐름을 좇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카너먼은 2002년 불확실성 하에서 사람이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 관한 경제학의 심리적통찰로 노벨경제학상을 공동수상했다. 이스라엘 출신인 카너먼은 경제적인간(호모 에코노미쿠스)이라는 개념의 바탕이 되는 심리를 연구하는 인지심리학자로 경제학 모델의 기초이지만 실제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이 호모 에코노미쿠스 기본가정에 대해 연구했다. 카너먼은 사람들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대신 자신이 확보한 정보들 안에서만 의사결정을 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이들 메시지가 서로 일관될 경우 여기서 만족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의사결정 편향성을 밝힌 자신의 업적이 인간의 비성적인 경향을 입증하는 대신 '현실에 관한 비현실적인 관념'을 반박하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스로를 경제학자라고 설명한 적이 한 번도 없지만 그의 연구결과들은 리처드 테일러를 비롯한 행동주의 경제학에서 자주 활용됐다. 카너먼은 1934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태어났지만 유년시절 대부분을 프랑스에서 보냈다. 카너먼의 부친이 프랑스 화학공장에서 연구책임자를 지냈기 때문이다. 카너먼 가족은 1944년 부친이 사망하고, 2차대전이 끝난 뒤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했다. 카너먼은 1958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에서 심리학 박사과정을 시작했다. 그는 1960년대에는 예루살렘에 연구소를 설립해 행동심리를 연구했다. 카너먼이 북미로 다시 돌아간 것은 1978년이다. 그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에서 교수를 지냈고, 뒤에 UC버클리로 옮겼다. 1993년부터는 프린스턴대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3-28 03:34:36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는 클로디아 골딘 미국 하버드대 교수다. 지난 9일(현지시간) 수상자로 선정되기 전까지 골딘 교수는 한국에선 낯선 학자였다. 기존 경제학상 수상자들에 비해서 말이다. 인터넷창에 뉴스 검색을 해보면 안다. 네이버 뉴스 검색에 '클로디아 골딘 교수'라는 단어를 치면 노벨 경제학상 수상 이후 관련 기사들이 쏟아진다. 수상 소식 전에 뜨는 기사는 총 26꼭지에 불과하다. 대부분 기사가 외신발 기사를 인용한 수준에 그친다. 그나마 10여년 전부터 골딘 교수의 인사이트를 알아챈 사람이 있긴 하다. 초당대 박종구 총장이 골딘 교수를 인용하며 여러 차례 칼럼을 게재한 게 눈에 띌 정도다.골딘 교수의 주요 연구 주제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성별 격차에 관한 연구'다. 거시경제가 아닌 여성에 국한된 노동경제학 분야라서 국내에서 주목받지 못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다. 한국이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초저출산 국가가 되면서 노벨상으로 공인된 학자를 우리의 현실로 초대했다. 그의 등장에 뜨끔한 면도 있다. 우리는 그를 잘 모르는데 그는 한국의 인구위기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노벨상 수상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인구문제 실상을 언급한 내용 3가지가 머리에 콕 박힌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86명이란 현실을 인식하고 있었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전통문화 간 충돌이 저출산 문제를 키웠다고 진단한다. 직장문화도 사회변화에 못 미쳐 여성의 사회진출이 더디고 저출산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골딘 교수의 학문적 업적은 100여년간 미국의 대졸 여성들을 다섯 세대로 나눠 성별 소득격차를 집요하게 추적한 결과물이다.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바뀌면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는 한때 감소했는데 20세기 이후 서비스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다시 늘기 시작했다. 여성의 교육수준도 지속적으로 향상됐다. 그런데 여성은 여전히 세계 노동시장에서 얻는 수입이 남성보다 적다는 게 문제다. 골딘 교수 연구의 궤적을 꿰뚫는 모델은 일명 'U자' 곡선이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줄어들던 여성 노동자도 덩달아 늘어 경제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U자 형태를 보인다. 문제는 여성의 경제참여율에 비해 그들이 받는 임금과 지위 보상은 U자에 못 미친다는 역설이다. 경제활동에 여성의 참여가 늘고 보상도 그만큼 늘어야 완전한 U자 곡선이 완성된다. 두 가지 모두 성립하지 않으면 인구위기 극복과 경제성장은 이룰 수 없다. U자 곡선은 인구 문제 연구에서 널리 검증됐다. 프랑스, 독일, 영국, 스웨덴 등 초저출산 국가들의 합계출산율이 상승반전하는 U자 곡선을 보였다는 연구들이 많다. 막대한 재정을 투입한 결과다. 주목할 점은 여성 고용률이 높아지면 출산율도 다시 높아진다는 현상이다. 출산율과 여성 고용률 간 U자형 관계가 확인된 것이다. 이런 결과가 나오려면 전제가 필요하다. 그 사회가 성평등 노동시장이라는 전제다. 한국의 인구해법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소위 이행의 늪(계곡)에 빠져 있다. 여성이 일과 돌봄을 동시에 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둘 중 하나를 취사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여성들은 출산기피 전략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인구정책의 목표를 U자 곡선에 둬야 한다. U자 곡선을 만드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저출산이나 고령화 등 기계적 단편적 현상만으로 접근해선 성과를 낼 수 없다. 인구위기의 큰 궤적을 읽고 판을 흔들어야 한다. 적당주의와 임시방편 정책으로 일관하면 L자형에 그칠 것이다. 작심하고 덤벼들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려 펑퍼짐한 U자 곡선에 머물 것이다. 기존의 콘크리트 문화를 깨고 전략적 올인을 할 때 U자 곡선을 그릴 수 있다. 우리가 가보지 않은 길을 미리 걸었던 유럽 국가들과 골딘 교수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논설위원
2023-10-16 18:27:10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노동시장 내 성별 격차에 대한 연구를 발전시킨 미국의 여성 경제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 클로디아 골딘 미국 하버드대 교수를 202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골딘 교수의 노동시장 내 성별 간 임금격차에 대한 연구를 수상 이유로 꼽았다. 골딘 교수는 1946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코넬대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했고 시카고대에서 경제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하버드대 경제학과 최초의 여성 종신교수(테뉴어)가 됐고, 2013년 전미경제학회장을 지냈다. 여성의 경력과 가정의 역사, 경구피임약이 여성의 커리어와 결혼에 미친 영향,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남성보다 높아진 이유 등을 연구하며 노벨 경제학상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노벨위원회는 "지난 반세기 동안 대부분의 고소득 국가에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늘었음에도 가장 성평등적인 국가에서조차 여성의 참여도가 낮고, 참여 시에도 더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며 "골딘 교수는 여성의 노동시장 성과와 소득에 대해 포괄적인 이해를 이끌어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노동경제학자인 동시에 경제 역사학자"라며 "노동경제학의 모델과 도구를 경제 역사에 도입해 자료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졌던 여성 노동에 대한 연구를 해냈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 처음 번역된 최신 저서 '커리어 그리고 가정'에서 골딘 교수는 현재 미국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성별 소득격차(임금격차)를 분석했다. 여기에서 성별 소득격차가 노동시장 구조와 가정에서의 역할에 의해 확대재생산된다고 지적한다. 더 많이 일한 사람이 더 많은 소득을 갖는 '탐욕스러운 일자리' 구조에서 여성은 가족 구성원에 대한 돌봄 책임을, 남성은 경제적 부양을 택하면서 승진·임금 등에서 남녀 격차가 나타난다는 뜻이다. 골딘 교수는 성별 소득격차를 해소하려면 노동시장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탐욕스러운 일자리를 덜 탐욕스럽게 하고, 유연한 일자리의 생산성은 높여 두 일자리 간의 임금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나아가 사회가 적극적 돌봄 활동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노벨위원회는 "골딘 교수는 200년 넘은 미국의 오래된 자료를 수집해 시간의 변화에 따라 소득·고용의 성별 차이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처음으로 설명했다"며 "이를 통해 인류는 앞에 놓인 해결해야 할 장벽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다"고 했다. 정수환 한국개발연구원(KDI) 노동시장연구위원은 "성별 임금격차에 대한 연구는 최근 장시간 노동시장을 기반으로 나타나는 추세"라며 "클로디아 골딘 교수의 연구가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도 충분히 고려될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노벨 경제학상은 1969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55차례 수여됐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3-10-09 21:36:29[파이낸셜뉴스] 노벨 경제학상, 클라우디아 골딘 하버드대학 교수.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3-10-09 18:51:36[파이낸셜뉴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직 임원 등 해외 석학이 다음달 한국은행을 찾아 '팬데믹 이후 정책과제'를 주제로 의견을 나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들과 '3인 정책대담'도 실시한다. 한국은행은 오는 6월 1일부터 2일까지 서울 중구 한국은행 신축별관 컨퍼런스홀에서 2023년 BOK 국제컨퍼러스를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4년 만의 대면 행사다. BOK 국제컨퍼런스는 국내외 학계와 저명 인사들이 모여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로 2005년 처음 시작됐다. 올해는 '팬데믹 이후의 정책과제'가 주제로 변화된 환경에 따른 정책과제와 대응방안에 대해 참석자들이 논의할 예정이다. 컨퍼런스 오프닝 세션은 FRB 임원이었던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국 로체스터대학교 교수의 기조 연설을 시작으로 이창용 총재,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토마스 사전트 뉴욕대학교 교수, 코처라코타 교수 간 3인 정책대담으로 구성된다. 3인 정책대담 형식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처음 도입되며 한국은행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한국은행은 "최근 고물가의 원인, 미국 국가부채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바람직한 정책대응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반 세션은 논문발표와 토론, 그리고 종합토론 성격의 패널 세션으로 구성된다. 각국의 저명 학자들과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결제은행(BIS) 등 중앙은행 및 국제기구 인사들이 참여한다. 국내 인사로는 김진일 고려대학교 교수와 이은희·윤택 서울대학교 교수가, 한국은행에선 김웅 부총재보와 서영경·신성환 금융통화위원이 참여할 예정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5-30 18:52:07[파이낸셜뉴스]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지난 1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작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필립 딥비그 미국 워싱턴대 교수를 면담하고 예금보험제도 개선 방향 등을 논의했다. 19일 예보는 "면담에서 금융안정을 위한 예금보험제도의 의미와 역할,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대응 방식에 대한 평가, 향후 예금보험제도 발전 방향 등을 주제로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SVB 사태 대응이 예금을 전액 보장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과 관련해 유 사장은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한 부분보호 원칙 등과 상충하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예금보험제도 기본 원칙이 변화한 것인지 등을 물었다. 딥비그는 이와 관련해 "SVB 사태는 부분보호 제도 취약점이 드러난 사례"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보호 한도 확대가 예금자들의 은행 건전성 감시 요인을 제거한다는 비판과 관련해 "위기 상황에서 예금자의 시장 규율은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보호 한도 확대 및 공평한 보험료 책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딥비그는 한국 예금보험제도 운영과 관련해 "부보금융회사(예금보험제도 적용을 받는 회사) 리스크를 정교하게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충분한 기금 적립을 통해 예금자 신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 사장은 "예금보험제도에 대한 이론적 연구는 아직 일천한 상황"이라며 "특히 최근 SVB 사태 등을 계기로 학계의 다양한 연구가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3-05-19 13:37:51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크레이머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한국의 저출산·고령화 문제의 해결책으로 '이민정책'을 제시했다. 크레이머 교수는 이날 인천 송도에서 열린 한국개발은행(ADB) 제56차 연차총회 행사인 '한국 세미나의 날'에 참석,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의 관련 질의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한국 경제의 도전과제"라며 "육아 복지를 개선하는 등 여러 정책이 필요하겠지만 이미 많은 나라가 채택한 게 이민정책"이라고 말했다. 크레이머 교수는 "완전한 이민정책을 펼치기 어렵다면 부분적으로 적용 가능하다"며 "돌봄, 가사노동, 아동돌봄 등 특정 업종에서 이민자를 허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싱가포르, 홍콩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부분적 이민을 허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민자를 받아들이면 정부 비용이 발생하는 게 아닌가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재정수입이 확대될 것"이라며 "여러가지 방법으로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크레이머 교수는 한국의 성장사례를 놓고는 "인적자본 투자에 성공했다"며 "한국에는 많은 분들이 고학력이고, 학습 정도도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개발도상국들에 한국이 가장 유효한 모델"이라며 "개도국들이 중앙집권에서 지방분권으로 가고 있는데 KDI가 지식공유사업(KSP) 측면에서 새마을운동과 유사한 사례를 제공하고 이 같은 운동을 일으키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크레이머 교수는 다음 팬데믹이 언제 올지 모르는 만큼 금융 인센티브를 통해 백신 개발을 도모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지금이 다음 팬데믹이 오기 전 약간의 평화라면 글로벌 역량을 추가해야 한다"며 "백신시험의 성공 확률이 낮기 때문에 생산시설을 미리 갖추는 게 필요하다. 백신개발 역량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3-05-02 18:18:14[파이낸셜뉴스] "(한국은) 출산율 제고 정책이 실효성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과 같은)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는 다른 선진국들은 이민 정책을 통해 경제활동인구를 확충하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크레이머(Michael Kremer) 시카고대 교수가 적절한 이민정책을 저출산 위기의 대응책으로 뽑았다. 크레이머 교수는 빈곤퇴치 방법론으로 개발 협력분야에서 2019년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내달 2일부터 인천 송도에서 개최되는 '2023 ADB(아시아개발은행) 연차총회'를 위해 방한하는 크레이머 교수는 25일 KDI(한국개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산업연구원, 조세재정연구원과 함께 사전 인터뷰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저출산 극복 대응책을 조언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최하위다.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부대책들도 쏟아지고 있다. 이민정책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 실제 법무부가 '출입국·이민관리청(이민청·가칭)'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7일에는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도 '이주배경인과의 동행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다만 이민을 통한 인구위기 극복은 성공사례가 많지 않다는 게 정책리스크다. 이민유입에 적극적이었던 독일 조차2010년 10월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가 집권 기독민주당(CDU) 청년 당원 모임에서 "다양한 문화적 배경의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다문화 구상'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밝혔을 정도다. '브렉시트'로 불리는 영국의 EU 탈퇴도 외국인 이민자들에 대한 사회적 불만이 도화선이었다. 크레이머 교수는 이와관련 "이민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최소화하고 국가 재정 및 후생에 긍정적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홍콩과 싱가포르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대상 특별 비자 프로그램'을 참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민확대의 파급효과는) 육아 및 노인 돌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고숙련 국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하는 동시에 내국인 저숙련 노동자의 임금 인상 등의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는 이와관련된 정책으로 지난해 한국어 능력이 우수하고 동일 사업장에서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한 외국인 근로자들은 출국이나 재입국 없이 최대 10년 까지 체류 할 수 있도록 고용허가제를 확대했다. 가사도우미 또한 취업 대상 직종에 포함시켰다. 저출산 뿐만 아니라 고령화 위기 역시 이민정책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크레이머 교수는 "이민자들로 구성된 의사, 간호사 또는 돌봄 서비스 근로자들이 노인 돌봄 인력 부족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우리나라가 주도할 수 있는 개도국과의 디지털 격차 해소, 재정적 지원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크레이머 교수는 "민간이 개발한 기술의 수익성이 낮으면 정부가 구매한다고 미리 약속하는 형태로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선구매약속을 통해 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이에 함께 크레이머 교수는 "한국은 디지털 기술 혁신의 선두 주자이고 비약적인 경제발전 경험을 가진 만큼, 선진국과 개도국 간 소득 및 디지털 격차 완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에듀테크, 디지털 농업, 디지털 헬스케어, 전자정부 분야를 언급했다. 크레이머 교수는 ADB 연차총회 '한국 세미나의 날' 행사에서 조동철 KDI 원장과 기조 대담을 갖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3-04-25 13:3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