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13일 단기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를 1월 31일에서 4월 30일로 3개월 연장키로 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임시본부에서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한은 대출 적격담보증권, 차액결제이행용 담보증권 및 공개시장운영 RP(환매조건부채권)매매 대상증권 범위 확대 조치를 3개월 연장한다. 차액결제이행용 담보증권 제공비율 또한 인상(70%에서 80%에서 상향) 일정을 5월 1일에서 8월 1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한국은행은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 필요시 기간물 RP매입을 계속 유지해나갈 계획"이라며 "이번 조치는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단기금융시장과 채권시장이 보다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통화정책 파급경로상의 제약요인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은은 향후 금융시장 상황과 연장 조치의 효과 등을 감안해 필요시 재연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1-13 10:46:09[파이낸셜뉴스]10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3조9000억원 증가하며 7개월 만에 최저폭 상승했다. 정부의 거시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지난 3월 이후 최저치로 꺾인 결과다. 연말까지 은행권의 가계대출관리가 지속될 예정인 만큼 당분간 가계대출 둔화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은행권 규제 강화에 가계대출 3월 이후 최저폭 증가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4년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39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9000억원 늘어났다. 지난 3월에 1조7000억원 감소한 이후 4월(5조원)을 기점으로 지난 9월(5조6000억원)까지 6개월 연속 5조원을 상회한 가계대출 증가폭이 한 풀 꺾인 것이다. 이는 가계대출을 견인하던 주택담보대출이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지속, 수도권 주택거래감소 등으로 증가폭이 크게 줄어든 결과다. 주택담보대출은 9월 6조1000억원 늘었으나 10월 3조6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이후에 수도권 중심으로 주택 가격과 거래가 모두 줄고 있고 금융권 전반의 가계대출 관리조치가 강화되고 있어 10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제2금융권까지 포함한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을 두고 ‘일시적 반등’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금융당국이 발표한 ‘10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6조6000억원 증가해 전월(5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박 차장은 “금융권 전체로 보면 6조원대로 증가폭이 확대됐지만 뜯어보면 부실채권 매상각, 추석상여금 유입 등의 계절 요인이 소멸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10월 금통위에서 예상한 일시적 반등이며 가계대출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주담대가 8월 고점 이후 줄고 있어서 전반적인 둔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가계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도 예측 가능한 흐름이라고 봤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2조7000억원 증가해 전월(3000억원 감소) 대비 크게 증가했다. 특히 주담대가 1조9000억원 증가하며 전월(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박 차장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이동했지만 이미 체결된 주택거래와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필요성 고려하면 대출이 용이한 업권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것은 불가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연말까지는 가계대출 둔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차장은 “정부의 가계대출 안정화 의지가 어느 때보다 확고해서 연말까지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담대 중심으로 둔화흐름 이어갈 것”이라며 “금융여건 완화 기대가 강화되면서 혹여 재차 가계대출 상승세가 확대될 가능성 있기에 잘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기업대출, 4월 이후 최대 상승...“은행권 수신 8.4조원↑”은행 기업대출은 8조1000억원 늘어며 전월(4조3000억원)에 비해 증가규모가 상당폭 확대됐다. 증가폭으로만 보면 지난 4월(11조9000억원) 이후 7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이다.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부가가치세 납부, 중소법인의 시설자금 수요 등으로 증가폭이 전월 3조5000억원에서 10월 5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대기업대출은 분기말 일시상환분이 재취급돼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회사채는 기관들의 양호한 투자수요, 일부 기업의 시설자금 수요 등으로 9월 1조3000억원 순상환에서 10월 6000억원 순발행으로 전환하며 6개월 연속 지속된 순상환 기조가 마무리됐다. 기업어음(CP) 및 단기사채는 공기업을 중심으로 1조1000억원 순발행에서 1조5000억원 순상환으로 전환했다. 은행 수신은 지난 10월 8조4000억원 증가했다. 전월(18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10조원 넘게 줄었다. 9월의 경우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자금이 늘며 수시입출식예금이 11조원 늘었으나 10월은 자금이 재유출되고 부가가치세 납부 등의 영향으로 12조5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정기예금은 9월 6조3000억원에서 10월 14조4000억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박 차장은 “은행의 규제비율 관리를 위한 예금유치 노력, 지자체자금 일시 예치 등으로 증가폭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9월 14조6000억원 감소에서 29조6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분기말 유출 자금이 재유입되면서 법인자금을 중심으로 17조5000억원 증가했다. 채권형펀드과 주식형펀드는 각각 5조6000억원, 1조3000억원 늘었고 기타펀드도 4조8000억원 자금이 유입됐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11-11 11:18:11'공이 있는 이에게는 반드시 상을 주고, 죄를 지은 이에게는 반드시 벌을 내리면 된다.' 법가의 사상을 담은 책 '한비자'에 나오는 문구다. '신상필벌(信賞必罰)'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보상도, 처벌도 '공정'하고 '엄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최근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판매한 은행들이 투자자가 입은 손실액의 30~65%를 배상하라는 금융당국의 결정이 나왔다. 시중은행들의 올해 1·4분기 H지수 손실 배상액은 1조665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ELS는 지난 2003년 처음 국내에 소개됐고, 20년 이상 '국민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을 받아왔다. 해마다 30조~40조원어치가 발행됐고, 2019년에는 76조원에 이르렀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저금리 상황과 맞물려 중위험·중수익의 대표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번에 문제가 불거진 ELS는 2021년 H지수가 고점에 가까웠을 때 발행된 물량이다. 만기(3년)가 돌아오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이 발생했다. 보통 ELS는 만기에 기초자산 가격이 최초 기준가의 60~70% 이상일 경우 약속한 금리를 받고 상환된다. 하지만 H지수는 2021년 2월 1만2000대를 찍었으나 올해 1월에는 5000대까지 떨어졌다. 2021년 홍콩 H지수가 고점 부근일 때 들어간 고객들은 손실 상태이지만 수개월이 지난 뒤 낮은 지수대에서 같은 상품에 들어간 고객은 수익을 내는 구간이다. ELS가 매월 2조~3조원어치가 발행된 점을 감안하면 수익을 본 투자자도 상당하다는 뜻이다. 그사이 판매 프로세스가 바뀌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불완전판매에 따른 손실은 보상하되, 이익은 상관없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금융당국의 검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증권사의 랩·신탁 제재도 이와 비슷하다. 단기자금 운용 시장에서 채권형 랩·신탁은 기업어음(CP) 장·단기 미스매칭 운용으로 투자자에게 고수익을 제공하며 급성장했다. 특히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장기 자산들이 증권사의 매입 확약 등 신용보강을 통해 단기 자산인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으로 리파이낸싱되고, 채권형 랩·신탁 운용자산으로 쓰이면서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에 엄청난 유동성을 부여했다. 지난 2022년 기준으로 시장 규모가 100조원을 넘었다. 그러다 2022년 말 레고랜드발 금리급등 및 신용경색으로 유동성이 급격히 감소하고, 시장이 혼란을 겪으면서 문제가 터졌다. 채권형 랩신탁은 급증하는 고객의 환매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자산 매각을 추진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심각한 유동성 부족으로 금융당국은 10차례 이상 여러 안정화대책을 쏟아냈다. 랩신탁을 운용하는 증권사는 투자자 보호 및 시장질서 유지를 위해 회사 고유자금을 활용해 고가 매수 운용으로 환매에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그 덕분에 시장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고, 자산들도 정상가격으로 회귀하면서 투자자, 증권사, 발행사 모두 안정을 되찾았다. 누구도 손실을 본 사람은 없다. 감독당국은 레고랜드발 사태를 겪고 난 지난해 증권사의 랩·신탁 검사에 들어갔고, 관련 제재 발표를 앞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관경고, 임직원 정직 등 강도 높은 제재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2016년 모증권사가 랩신탁에서 4년 이상 장기 불법성 자전거래로 업무정지(1개월) 및 과태료 징계를 받은 것과 비교해도 지나치다는 반응이 나온다. 투자자 보호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당시에는 불가피했던 조치들로 인해 엄중한 제재를 받는 상황이 돼버렸다. ELS 사태도, 랩·신탁 문제도 모두 시장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인 '테일 리스크(tail risk)' 측면도 있다. 신상필벌은 당연한 얘기지만 상이든 벌이든 동일한 기준, 동일한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 그래야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는다. blue73@fnnews.com
2024-05-19 19:45:55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주요국 금리인하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중동분쟁 전개 양상 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경계심을 가지고 관계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역시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것으로 우려될 경우 시장안정화 조치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금융시장 변동성 적극 대응" 최 부총리는 이날 한·중·일 아세안+3 재무장관회의 및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출장 중 터키 이스탄불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6차례 연속 금리동결 결정에 따른 국내외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로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6연속 동결 결정으로 한국과의 금리 차는 상단 기준 2%p를 유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파월 의장은 "다음 정책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다"며 "인플레이션 완화 확신을 얻기까지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인플레이션은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시장은 일부 안도했지만 불안감은 지속되는 모습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장중 1.2%까지 오르는 듯했으나 0.34% 하락 마감했다.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10bp 이상 하락했다가 5bp로 하락폭이 줄었다. 2년물 금리는 9bp 떨어진 4.96%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106 선을 넘다가 105.7로 소폭 하락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요국 경제지표 발표 등에 따라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우려가 있는 경우 적기 시장안정화 조치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외환시장 구조개선도 차질 없이 추진하는 한편 오는 9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목표로 국채통합계좌 개통 등 제도 기반을 완비하고, 주요 해외 투자기관과 소통도 확대해 가기로 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잠재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고금리 지속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부문에 대한 맞춤형 금융지원과 구조적 정책 대응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한은, 금리인하 내년으로 밀릴 수도 연준이 당분간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을 시사하면서 한은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이달 2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금리동결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한은의 금리인하 시점이 내년으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물가불안이 한은의 물가목표(2%) 달성을 어렵게 하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2.9%로 석달 만에 3%대에서 내려왔지만 여전히 국제유가와 과일 등 농산물 가격 탓에 물가목표를 크게 웃돌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예상한 하반기 월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인데, 유가 등이 안정돼 경로가 유지되면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있지만 이 경로보다 높아지면 하반기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불안한 환율 흐름도 한은이 금리를 섣불리 낮출 수 없는 이유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1원 내린 1375.9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6일 장중 1400원대까지 뛰었다가 다소 진정됐지만 여전히 1370∼1380원대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하가 지연되는 가운데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달러당 160엔 안팎까지 떨어진 '슈퍼엔저'를 계속 용인한다면 원화도 약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달러·원은 달러·엔 영향에 간접적으로 노출돼 있다"며 "달러·원 환율이 단기적으로는 1380원 기준으로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연말까지 본다면 연준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유로나 파운드가 먼저 움직이고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달러·원도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한은의 금리인하 전환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연준이 빨라야 9~12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한은의 금리인하 시점은 최소 연말이거나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이창훈 기자
2024-05-02 18:25:10[파이낸셜뉴스]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주요국 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중동 분쟁 전개 양상 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경계심을 가지고 관계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역시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것으로 우려될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금융시장 변동성 적극 대응" 최 부총리는 이날 한·중·일 아세안+3 재무장관회의 및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출장중 터키 이스탄불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6차례 연속 금리동결 결정에 따른 국내외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로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6연속 동결 결정으로 한국과의 금리 차는 상단 기준 2%p를 유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파월 의장은 "다음 정책 금리 인상될 가능성은 낮다"며 "인플레이션 완화 확신을 얻기까지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인플레이션은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시장은 일부 안도했지만 불안감은 지속되는 모습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장중 1.2%까지 오르는 듯 했으나 0.34% 하락 마감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10bp 이상 하락했다가 5bp로 하락폭을 줄였다. 2년물 금리는 9bp 떨어진 4.96%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106선을 넘다가 105.7로 소폭 하락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시장 상황 점검 회의에서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요국 경제 지표 발표 등에 따라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우려가 있는 경우 적기 시장 안정화 조치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외환시장 구조개선도 차질 없이 추진하는 한편 오는 9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목표로 국채통합계좌 개통 등 제도 기반을 완비하고, 주요 해외 투자기관과의 소통도 확대해 가기로 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잠재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고금리 지속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부문에 대한 맞춤형 금융지원과 구조적 정책 대응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한은, 금리인하 내년으로 밀릴수도 연준이 당분간 현재 금리수준을 유지할 것을 시사하면서 한은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이달 23일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에서 금리동결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한은의 금리인하 시점이 내년으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물가 불안이 한은의 물가 목표(2%) 달성을 어렵게 하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2.9%로 석달 만에 3%대에서 내려왔지만 여전히 국제유가와 과일 농산물 가격 탓에 물가 목표를 크게 웃돌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예상한 하반기 월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인데, 유가 등이 안정돼 경로가 유지되면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지만 이 경로보다 높아지면 하반기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불안한 환율 흐름도 한은이 금리를 섣불리 낮출 수 없는 이유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6.1원 내린 1375.9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6일 장중 1400원대까지 뛰었다가 다소 진정됐지만 여전히 1370∼1380원대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는 가운데 일본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달러당 160엔 안팎까지 떨어진 ‘슈퍼 엔저’를 계속 용인한다면 원화도 약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달러·원은 달러·엔 영향에 간접적으로 노출돼있다"며 "달러·원 환율이 단기적으로는 1380원 기준으로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연말까지 본다면 연준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유로나 파운드가 먼저 움직이고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달러·원도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한은의 금리 인하 전환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연준이 빨라야 9~12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은 최소 연말이거나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이창훈 기자
2024-05-02 16:19:46이스라엘이 이란을 무력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이 시장 모니터링 강화, 시장 안정화 조치 시행 등 향후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적시 대응하겠다고 15일 강조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시장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우리 금융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는 등 잠재적 시장 불안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시장 안정을 위한 철저한 대응태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회의 참석자들은 "분쟁 당사국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 익스포저가 크지 않고 금융권 외화조달 여건도 양호한 상황으로, 이번 중동사태가 단기적으로 국내 금융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이란과 이스라엘에 대한 익스포저는 각각 100만달러, 2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다만 향후 중동사태 전개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고 사태 악화 시 글로벌 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만큼 △이번 사태의 진행상황과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시장불안 발생 시 이미 가동 중인 94조원 규모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적극 대응하고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경우 관계부처와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신속히 추가 대책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한은도 같은 날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변동성 확대가 우려될 경우 시장안정화 조치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번 사태에 대해 "당분간 글로벌 위험 회피 흐름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의 대응 강도, 주변국 개입 여부 등 상황 전개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 지난 12일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가능성에 따른 중동지역 긴장 고조로 주요국의 국채금리와 주가가 하락하고 달러화와 국제유가가 강세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도 1375원을 넘어서며 1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한은은 앞으로 국제유가, 환율, 글로벌 공급망 상황 등을 면밀히 주시하며 해당 지표들이 국내외 성장·물가 등 실물경제에 미칠 파급효과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유 부총재는 "이번 사태에 대해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해 향후 진행양상과 국내외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경우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김동찬 기자
2024-04-15 18:20:20[파이낸셜뉴스] 원·달러 환율이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 15일 연고점을 재차 경신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6원 오른 138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22년 11월 8일(1384.9원)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전장보다 6.6원 오른 1382.0원에 개장해 장 초반 한때 1,386.3원까지 치솟았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중동 사태'가 악화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가 추가로 상승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재차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여기에 미국의 6월 금리 인하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주 회의에서 6월 인하에 무게를 둔 것도 강달러 압력이 유지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는 과정 속에서 환시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특히 4월은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수요로 인해 계절적으로 달러 유출 가능성이 높은 달이기 때문에 상단을 높여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차 저항선이었던 1380원을 넘어선 만큼 단기적으로 1400원대 진입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문다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유의미한 1차 상단은 빅피겨인 1400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또한 중동 갈등 전개 상황에 따라 확전으로까지 연결될 경우 2차 상단으로 1440원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규연 연구원 역시 "분기별 평균 환율은 1분기 1329원, 2분기 1360원, 3분기 1365원, 4분기 1375원, 연평균 1357원 내외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유류세 인하 조치를 2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도 이날 시장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53엔대 후반으로 급등하며 1990년 이후 34년 만에 최고치 수준까지 치솟았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9.72원이다.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897.63원)보다 2.09원 올랐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04-15 16:16:46[파이낸셜뉴스] 그동안 중국 리스크에 저평가 받아왔던 국내 증시가 중국 증시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차별화 흐름이 지속되려면 국내 경제와 기업의 본격적인 회복 시그널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떨어지는 中 증시..."정부 신뢰도 떨어졌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주식시장은 정부 여러 부처의 총동원 및 국가대표팀 자금의 투입에도 불구하고 6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전날(5일)에도 장 중 3.5%까지 급락했다가 1.0% 하락세로 마감했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일부에서 중국 증시의 바닥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중국 경기 불안감 및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 조짐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리스크 등으로 중국 증시의 반등 모멘텀을 찾기가 단기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정부에 대한 불신'이 꼽힌다. 박인금 연구원은 “중국 경제 지표와 경제주체 체감간의 괴리가 존재한다”면서 “2021년 공동부유 정책 이후 부동산 가격과 주가 하락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40%에 달하는 자산가치가 증발했다”라고 지적했다. 수급 우려도 존재한다. 주식시장의 하락세가 지속되자 2월 들어 스노우볼 상품의 대규모 청산이 발생하고 있다. 스노우볼 상품은 중국 CSI500지수 및 CSI10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이다. 박 연구원은 “추정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어 스노우볼 상품의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 쉽지 않지만, 현재 약 73%가 넘는 물량이 청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중국증권금융공사와 중앙후이진리팡투자공사 등 국영금융사와 정부 당국으로 칭해져 온 ‘국가대표팀’ 자금이 매도 자금에 견줘 역부족인 상황이다. 지난 달 23일 2조위안(약 371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화 자금 관련 외신 보도 이후 국가대표팀 자금의 본토 주식 매수가 점진적으로 시작된 바 있다. 박인금 연구원은 “주식시장을 둘러싼 루머에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 중인데 특히 공모펀드 환매와 공포심리에 따른 투매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외국인의 자금이탈도 지속 중”이라고 지적했다. "韓 증시, 中 증시와 차별화 중" 다행인 점은 중국 증시가 흔들리지만, 국내 증시가 중국시장과 차별화되고 있다는 거다. 박상현 연구원은 “중국 리스크에서 국내 경기와 증시가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국내 주가와 중국 주가가 차별화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의 강한 랠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지만 기업 벨류업 프로그램 기대감과 함께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에 힘입어 중국 증시와 차별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탈중국하는 자본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는 상황이라는 평가다. 그는 “무엇보다 중화권 증시 불안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규모 확대 현상은 다소 이례적 현상이라고 여겨진다”며 “이는 탈중국 자금이 국내로 일부 유입되고 있는 효과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가 경제와 기업의 펀더멘털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증시도 마찬가지다. 박상현 연구원은 "중국 경기와 증시의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증시와의 차별화 현상이 다시 약화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며 “동시에 탈중국 자금의 국내 주식 순매수 지속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국내 경제 및 기업 펀더멘탈의 본격적 회복 시그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인금 연구원도 “결국 패닉 장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그널은 춘절 연휴 이후에 증권거래소의 기관 매도 금지 조치의 해제가 필요하다”라며 “또한 중앙 정부의 객관적이고 시의적절한 정책의 등장이 필요하다. 현재 비관적인 시장참여자와의 시각 차이를 인지 및 인정해야 하며, 향후 저성장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는 부양책이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4-02-06 08:17:37[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가운데 국내 주요 경제 수장들이 국내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지 않도록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구체적으로 △주주가치 제고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수요기반 확충 등 세 가지 축으로 자본시장의 근본적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1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개최한 관계기관 합동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이 같은 정책 방향이 제시됐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개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모여 FOMC 금리 동결 결정에 따른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최 부총리는 모두발언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금리 조기 인하에 대한 기대가 축소되면서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다소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금번 FOMC 결과에서 나타나듯이 주요국 금리인하 시기와 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미 연준이 간밤 FOMC에서 4차례 연속 정책금리를 동결(금리 상단 5.5%) 하면서도 성명서를 통해 물가 목표 달성에 대한 더 큰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 금리 인하가 적절치 않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올해 중 금리 인하가 예상되지만 3월 인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했다. 이에 최 부총리는 우선 국내 금융·외환시장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초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는 과정에서 우리 금융시장이 다소 영향받는 모습을 보였으나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가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고 자금 시장도 회사채 등 발행이 원활한 가운데 단기금리가 하향 안정화되는 등 대체로 양호한 상황"이라며 "다만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내외 잠재 리스크 요인에 대한 우려도 상존하는 만큼 정부와 한국은행은 취약부문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필요시 관계기관 공조 하에 상황별 대응 계획에 따라 적기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시장의 안정적 관리와 함께 우리 자본 시장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한 정책 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주주가치 제고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수요기반 확충 등을 목표로 꼽았다. 최 부총리는 "기업 스스로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도록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하겠다"며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해 자사주 제도 개선, 불법 공매도 근절 등 후속조치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국내 투자자의 자산형성과 자본시장 수요 촉진을 위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ISA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 등 관련 법 개정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02-01 10:51:15[파이낸셜뉴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종료설에 국고채 금리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지만, 비우량 기업들이 시장에서 찍어내는 회사채 금리는 10% 안팎을 오가고 있다. 경기침체 불안감으로 비우량 기업들에 대한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비우량 기업들의 차환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 커졌다. 비우량 기업들, 10% 안팎 조달 지속 11월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지난 11월 28일 30억원 규모 6개월물 사모채를 연 9.5%에 발행했다. 지난 7월 1년물 50억원어치 발행금리(연 9.7%) 수준과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앞선 3월에는 1년물 사모채 총 130억원어치를 연 10.0% 수준에서 발행한 바 있다. 고금리 수준이 장기화하고 건설업계 한파가 맞물리면서, 비우량 기업들은 여전히 10% 안팎의 금리를 견뎌내고 있다. 새한에프앤비는 지난 11월 24일 1년 만기 사모채 120억원어치를 연 18.0% 금리에 발행했다. 신용등급이 없는 탓에 최근 발행기업 가운데 최고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됐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새한에프앤비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새한에프앤비는 새한창업투자의 지분 79.6%를 보유한 음식료업체다. 소액 자금을 구하기 위해 회사채 시장을 처음 찾은 중소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 도어락 전문기업 애니락은 11월 29일 5000만원 규모 회사채를 연 12.0%에 발행했다. 컴포어도 같은 날 연 10.0%에 700만원 규모 회사채를 연 10.0%에 찍었다. 신용보증기금의 보증도 고금리를 크게 낮추진 못했다. 신보가 보증을 서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임에도 8%대 금리가 속출했다. 지난 11월 27일 발행한 기업들의 P-CBO 금리를 살펴보면 하이스트종합건설 2년물이 연 8.072%, 전시전문기획사 씨씨오씨 1년물은 연 10.514%, 아느로인터내셔널이 발행한 1년물은 연 10.0%에 각각 발행됐다. 투자금 회수 움직임, 차환 이슈 '살얼음' 주식연계채권(메자닌 채권)은 비우량 기업들이 채권시장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이다. 기업이 0%에 가까운 금리를 제시하더라도 메자닌 채권에 투자자가 몰린 데는, 향후 주식으로 전환해 얻을 수 있는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고금리 장기화, 지지부진한 주식시장, 경기침체 등의 이슈가 겹치면서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희귀질환치료제 개발사인 이수앱지스가 지난 2021년 6월 말 발행한 전환사채(CB)에 대해 조기상환청구(풋옵션) 신청을 최근 한 달간 받은 결과 풋옵션 비율은 11월 29일 기준 82.99%(663억9000만원)에 달했다. 금액은 해당 수준보다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수앱지스는 오는 30일 해당 금액을 투자자에게 조기상환해야 한다. 티웨이홀딩스가 지난해 3월 발행한 650억원 규모 CB 관련 풋옵션 누적 비율은 58%에 달한다. 지난 9월 110억원을 조기상환했고 오는 25일 270억원어치를 조기상환해야 한다. 이 외 보안 솔루션 전문업체인 라온시큐어(200억원),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핸즈코퍼레이션(100억원) 등이 발행한 CB에 대한 풋옵션 비율은 100% 수준에 달했다. 이들 기업은 각각 오는 20일과 23일 투자자에게 원금을 상환해야 한다. 한편 내년 부동산PF 대출 만기 대거 도래, 기업들의 재무 구조 악화 등으로 크고 작은 크레딧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정부는 비우량 회사채, 건설사 및 증권사 보증 PF-ABCP 등 취약 부문을 대상으로 하는 안정화 조치는 1년 연장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 박경민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안정 프로그램 운영기간의 연장은 단기자금시장 불안이 재발될 수 있다는 시장 우려는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3-11-30 13:4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