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공약한 북극항로 개발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주 북극항로 개발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북극항로 상업화와 조선·에너지 등과 연계한 발전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범정부 북극항로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의 북극항로 개척 및 활성화 지원 특별법도 국회에 상정됐다. 해수부의 부산 이전도 신속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이재명 정부가 어느 정부보다 북극항로 개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실질적인 성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북극항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새로운 해상 실크로드다. 기후변화로 북극의 빙하가 녹고 항로가 열리고 있다. 부산항에서 출발한 화물선이 유럽 최대 항구인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까지 가는 데 수에즈운하가 아닌 북극항로를 통과하면 운항거리는 최대 40%, 운송기간은 10일 이상, 운송비용은 25%까지 줄일 수 있다.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주요국들이 경쟁적으로 북극항로와 북극해 개발에 나서는 이유도 북극의 풍부한 자원과 항로의 경제적 가치 때문이다. 중국은 북극항로를 '빙상 실크로드'로 부르며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고, 일본은 올 하반기에 전용 쇄빙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미국은 알래스카를 거점으로 북극자원 개발과 항로를 선점하기 위해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고까지 했다. 과거 정부들은 남북한과 중국, 러시아와 북극해까지 가스·전력·항로·철도 등의 인프라 개발을 확장하는 북방정책을 추진해왔다. 지난 2013년 북극 종합정책 추진계획을 마련하고, 5년 후 북극활동 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 간 경제협력, 북극항로 개척과 가스·철도 등을 러시아 등과 연결하는 '신북방 정책'을 앞세웠다. 국제 정세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성과가 없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다섯 차례 북극항로를 지나는 시범운항을 했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은 러시아 북극해 가스전 야말 프로젝트에 투입될 쇄빙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0여척을 건조했다. 이 쇄빙선은 현재 북극항로에서 운항 중이다. 북극해와 북극항로의 전략적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 희토류 자원이 있다. 북극항로는 러시아 사할린과 일본 홋카이도 사이의 라페루즈해협을 통과해 동해를 거쳐 부산으로 이어진다. 항로가 열리면 부산항이 거점항만이 될 것이다. 에너지 수입 의존국이자 세계 10위권 무역대국인 한국 입장에서 북극해와 북극항로 개발은 국익과 안보를 확보하는 미래의 '젖줄'이다. 그러나 단기간에 이뤄질 일이 아니다. 협력 파트너인 러시아의 전쟁 등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다. 장밋빛 전망을 앞세우기보다 체계적인 추진계획과 준비로 차분하게 접근해야 한다. 자원과 항로 개발에는 조선·해운·무역금융 등 여러 산업과 인프라 협력이 필요하다. 북극항로 시대가 본격화하기 앞서 부산항만 개발과 전후방 산업의 체계적 투자로 우리의 역량을 높여야 한다. 북극항로 시대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북극해 관련국과 전략적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2025-06-29 19:06:26[파이낸셜뉴스]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이 연내 일본을 넘어서 세계 4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인도 국가경제정책기구 니티 아요그(국가개혁위원회) 소속 경제학자 아르빈드 비르마니는 26일(현지시간) 인도 PTI 통신과 인터뷰에서 "인도는 세계 4위 경제 대국이 되는 과정에 있으며, 2025년 말까지 그것이 실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르마니 박사는 전 인도 정부 수석 경제 고문이자 국제통화기금(IMF) 이사 출신이다. 그는 지난달 IMF가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토대로 올해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6.2%를 기록, 명목 GDP는 올해 말 4조1870억 달러(약 5727조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반면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0.6%에 불과해 올해 말 명목 GDP는 4조1860억 달러(약 5726조원)를 기록, 인도가 근소하게 앞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올해 말 인도는 미국과 중국, 독일에 이어 GDP 기준 세계 4위 경제 대국으로 떠오르게 된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인 인도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을 제외하면 지난 10년간 연평균 7%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해왔다. 2014년 GDP 기준 세계 10위로 올라섰고, 2022년에는 식민 지배하던 영국을 넘어서 세계 5위 경제 대국이 됐다. 다만 2025년 기준 인도의 1인당 국민소득은 2880달러에 그쳐 세계은행(WB) 기준 중·저소득 국가에 머무를 전망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5-27 16:54:10[파이낸셜뉴스] 중국의 신예 바둑 기사가 대국 중 휴대전화와 인공지능(AI)을 사용한 것이 적발돼 프로 자격을 박탈당했다. 26일 중국위기협회(중국바둑협회)는 중국의 신예 바둑 기사 친쓰웨 2단(19)의 프로 자격을 박탈당하고 8년 간 출전 금지 처분을 내렸다. 협회는 "지난해 12월 친쓰웨가 전국바둑선수권대회 여자부 9라운드에서 휴대전화를 소지하면서 AI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이 적발됐다"며 "경기 규율을 경시하고 은폐 행위를 범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친쓰웨의 부정행위는 경기 중계와 현장 심판 등의 증언으로 적발됐다. 현지 언론은 친쓰웨의 지난해 승률이 전년 대비 30%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중국위기협회 규율 및 윤리 공작위원회는 친쓰웨 프로 기사 자격을 박탈한다"며 "향후 중국위기협회 및 회원 단체가 개최하는 대회에 8년 동안 출전할 수 없다"고 전했다. 2006년생인 친쓰웨는 지난 2020년 전국 바둑 예선 대회에 참가해 프로 1단으로 승급했으며, 지난해 6월에 프로 2단으로 승급했다. 협회는 "바둑에서 공평과 공정은 생명선"이라며 "AI의 발전으로 바둑은 새로운 시대에 직면했다. 중국위기협회는 이와 관련한 부정행위를 엄격히 조사하며 적발 시 강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5년 전 한국 바둑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당시 13세였던 김은지 2단(현 9단)은 온라인 기전 중 AI 프로그램을 사용해 대국을 치렀다. 이에 한국기원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소속 기사 내규와 전문기사 윤리규정을 위반한 김은지에게 자격정지 1년 징계 처분을 내린 바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2-28 07:37:47중국, 러시아, 인도 등 주요 신흥 경제대국들의 연합체인 브릭스(BRICS)에 아세안 최대 경제국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가 합류했다. 트럼프 2기 시대의 미국 독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신흥 경제 대국들이 뭉쳐 미국에 대응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러시아, 중국이 브릭스를 지렛대로 미국을 견제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올해 BRICS 의장국인 브라질이 인도네시아의 가입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정부는 성명에서 "인도네시아의 가입을 환영한다"며 "동남아시아 최대 인구와 경제대국으로 인도네시아는 다른 소속 국가들과 함께 글로벌 정부 기구들의 개혁을 약속하고 깊은 개발도상국 협력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도 7일 성명을 통해 "이번 성과는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이슈에서 점점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보다 포용적이고 공정한 글로벌 구조를 만들기 위해 다자간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기존 브릭스 국가들은 지난 2023년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인도네시아를 가입 후보로 추천했으나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해 10월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가입에 관심이 있다고 공식으로 통보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5-01-07 18:35:51【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2025년은 승풍파랑(乘風破浪)의 자세로 미래 100년 번영과 대한민국의 선진대국시대를 향한 원대한 꿈을 향해 나아가겠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6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 대회의실에서 지난 1년 간 시정성과를 발표하는 송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2025년 시정 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홍 시장은 "2024년은 쇠락한 대구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한반도 3대 도시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시정 전 분야에 대구혁신 100+1의 틀을 완성한 한 해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한민국은 비상계엄발 탄핵 정국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비상시국에 직면해 있다"면서 "그러나 2025년은 승풍파랑(乘風破浪)의 자세로 미래 100년 번영과 대한민국의 선진대국시대를 향한 원대한 꿈을 향해 나아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시는 민선 8기들어 시정 전 분야의 100가지 혁신과 대구경북 통합을 더해 100+1 혁신을 역점적으로 추진 중이다. 올해 말까지 100가지 혁신 중 이미 63개를 완료했으며, 대구경북 신공항, 달빛철도 등 핵심 과제들은 차질 없이 추진, 대구굴기의 기반을 견고히 다졌다. 홍 시장은 "대구경북 통합은 100년 동안 8도 체제를 혁파하고, 진정한 국토균형 발전을 실현하는 지방행정 일대혁신이다"면서 "대구경북이 통합되면 특별법에 포함된 규제 프리존, 획기적 권한 이양과 재정특례 등을 기반으로 경제산업발전은 물론 시·도민의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추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홍 시장은 "대구경북 신공항은 지방채 한도액 초과 발행, 토지 조기보상 등을 골자로 한 개정안이 현재 국회 법사위 통과 후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신속하고 안정적인 추진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이자만 14조8000억원에 달하는 불합리한 기부대양여 사업방식을 공영개발로 전환했으며, 개정안 추가 발의 등 후속절차도 진행 중이다"면서 "이달 초 '군위 하늘도시' 등 대구경북 신공항 배후지역 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했고, 공항이 떠난 K-2 후적지도 두바이식 규제 프리존으로 차질 없이 개발을 준비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홍 시장은 "이재명 대세론은 허구다. 박근혜 탄핵의 학습 효과로 지금과는 분위기가 다르다"면서 "보수우파 진영에서 당장 조기 대선 실시해도 불리하지 않다. 그렇게 해야 (진영이)괴멸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국회 해산권이 없는 데 '제왕적 대통령제'는 어불성설이다"면서 "이재명과 트럼프는 범죄자 출신, 여성 스캔등이 닮았다"라고 꼬집었다. 홍 시장은 "만약 대구시장직에서 사퇴하더라도 대구시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1월 중순 행정부시장을 내정하고 임명될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에서 절차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4-12-26 14:30:30[파이낸셜뉴스] 유럽의 인구 대국인 독일이 초저출산 국가가 됐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 통계청을 인용해 지난해 독일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이 1.35명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유럽내 초저출산 국가는 몰타, 스페인, 이탈리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룩셈부르크, 그리스, 핀란드, 사이프러스 등 9개국이었으며 여기에 독일과 에스토니아, 오스트리아가 추가된 것이다. 에스토니아와 오스트리아의 2023년 합계 출산율은 각각 1.31명, 1.32명이다. 초저출산 국가가 아닌 유럽의 다른 나라도 출산율은 떨어지고 있다. 핀란드는 2010년 합계출산율이 1.87명을 기록했고 2010년 중반까지는 출산율이 EU 평균을 웃돌았다. 그러나 이후 하락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26명까지 떨어졌다. 프랑스는 2022년 합계출산율이 1.79명으로 EU 국가 중 가장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776년 자국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저치인 1.67명으로 하락했다. 이들 국가는 가족 친화적 정책과 양성 평등 정책을 통해 출산율을 높였지만 최근 하락고 있다. 전반적인 출산율 하락의 이유로는 늘어나는 30대 출산, 주택 구입 같은 목표 달성의 지연,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꼽힌다. 윌렘 아데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회정책국 수석연구원은 출산율 하락은 부분적으로 "30대가 되기 전까지는 부모가 되는 것을 연기하는 현상"을 반영한다며 "생체시계 때문에 원하는 만큼의 아이를 가지지 못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우샘프턴 대학교의 앤 베링턴 인구통계학 교수는 "직장이 있지만 이를 잃을까 걱정하거나 인플레이션이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걱정한다면 아이를 갖는 것을 주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12-25 13:56:08[파이낸셜뉴스]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의 연립정부가 중도 우파 세력의 이탈로 사실상 분해됐다. 지난 2021년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및 경제난으로 휘청거렸던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내년 1월에 퇴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영국 BBC 등 유럽 매체들에 따르면 숄츠는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에게 린드너의 해임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숄츠는 린드너에게 내년 정부 예산과 관련한 타협안을 제시했으나 거부당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무책임한 행동이며 총리로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숄츠는 린드너에 대해 "너무 자주 신뢰를 깼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자신의 지지자와 당의 생존에만 관심을 뒀다. 그런 이기주의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린드너는 숄츠가 “독일을 불확실성으로 이끌고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 2021년 9월에 총선을 치른 독일에서는 과거 16년 동안 집권했던 우파 계열의 기독민주연합(기민련)·기독사회연합(기사련) 연합이 몰락하면서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숄츠가 이끌던 좌파 계열의 사회민주당(사민당)은 1당을 차지했으나 과반을 얻지 못했다. 그는 대신 다른 좌파 계열의 녹색당 및 중도 우파 성향의 자유민주당과 손잡고 연립정부를 세웠다. 숄츠는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총리에 올랐고 자유민주당의 대표였던 린드너에게 재무장관을 맡겼다. 녹색당의 로베르트 하베크 대표는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에 올랐다. 이들의 연립정부는 각 당의 대표 색깔을 따서 ‘신호등 정부’라고 불렸다. 3당 대표들은 우크라 전쟁으로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이 끊기고, 중국의 경기 침체로 독일 경제마저 불황을 겪자 경제 문제로 자주 다퉜다. 지난달 독일 정부 관측에 따르면 독일의 올해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린드너는 연정 출범 이후 난민 혜택과 실업수당 등 사회복지를 축소하고, 법인세 인하 등으로 기업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의견을 꾸준히 냈다. 반면 숄츠와 하베크는 공공 부채 한도를 제한한 헌법을 고쳐 정부가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린드너는 지난달 숄츠가 경기 부양을 논의하기 위해 재계 관계자들을 소집하자 같은 날 따로 재계 간담회를 열어 불만을 드러냈다. 숄츠는 오는 14일 내년 예산안 의회 심의를 앞두고 린드너와 하베크를 불러 최종 합의를 시도했으나 의견조율에 실패했다. 현지 매체들은 린드너가 해임되면 볼커 비싱 독일 교통장관 등 다른 자유민주당 소속 각료도 사임한다고 예측했다. 이어 자유민주당의 연립정부 탈퇴로 인해 숄츠의 사민·녹색 연합이 더 이상 원내 최대 세력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녹색당의 하베크는 일단 사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숄츠는 총리직 유지가 어려운 상황에서 내년 1월 15일 의회에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를 부치겠다고 밝혔다. 숄츠는 신임투표로 의회가 조기 총선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며, 부결되면 내년 3월 총선을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숄츠는 의회의 총리 신임을 받을 경우 녹색당과 소수 정부를 운영하거나 제 1야당인 기민당과 협력해서 정부를 꾸려야 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1-07 08:47:58[파이낸셜뉴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4가' 프리필드시린지 제품이 인도네시아에서 최종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23일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스카이셀플루는 유정란 방식이 아닌 세포배양 백신으로, 국내에서 개발된 독감백신이 인도네시아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카이셀플루는 임상을 통해 우수한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입증하며 세포배양 방식으로는 세계 최초로 WHO 품질(PQ) 인증을 획득한 독감백신이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 가능한 독감백신 중 유일하게 세포배양 방식이 적용됐다. 효과의 안정성 역시 강점이다. 세포배양 방식으로 제조한 경우 유정란을 이용해 생산한 백신 대비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 변이의 가능성이 낮다. 이 때문에 세포배양 방식이 유정란 방식에 비해 실제 유행하는 바이러스 유형과 일치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스카이셀플루는 말레이시아, 태국, 미얀마, 이란, 싱가포르, 파키스탄, 몽골, 브루나이 등 아시아권 국가들에서 잇따라 품목허가를 획득했고 지난해엔 중남미권 국가의 주요 거점인 칠레에서 허가를 받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향후 각국의 품목허가를 기반으로 스카이셀플루의 본격적인 글로벌 시대를 열 계획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우리 기술로 만든 백신이 세계 곳곳에서 허가되며 수출길을 열고 있다는 건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독감뿐 아니라 대상포진, 수두, 장티푸스 등 SK의 다양한 백신들이 WHO PQ 인증과 국가별 허가를 연이어 확보해가고 있는 만큼 한국을 넘어 글로벌 백신 브랜드로의 성장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8000만명에 달하는 인구대국으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바탕으로 의약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인사이트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독감백신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3850만 달러(한화 약 527억원)에서 2030년에는 약 6910만 달러(한화 약 926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10-23 08:55:41[파이낸셜뉴스] #. 1960년대 초,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약 1200달러 이하에 불과한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다. 이후, 50년간 유례없는 고성장을 달성하며,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23년 약 3만3000달러를 기록했다. 세계은행(WB)이 한국을 '성장 슈퍼스타'라고 평가하면서, '중진국 함정'을 극복한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WB는 한국이 개방으로 경쟁을 촉진하고 인프라·기술·교육 투자로 생산성 높인 것을 성장 배경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발전사는 모든 개도국의 '필독서'라고 제언했다. 최빈국→세계 10위 경제대국, 비결은WB는 1일(현지시간) 한국의 성장 사례를 집중 조명한 '2024년 세계개발보고서-중진국 함정'을 발표했다. 세계개발보고서는 1978년부터 매년 개발 협력 관련 특정 주제를 선정해 발간된다. WB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을 '중진국 함정'을 극복의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중진국 함정'은 많은 개발도상국이 중진국에 진입한 후 고소득국으로 도약하지 못하고 성장이 정체되는 것을 의미한다. WB는 "한국은 수출 장려를 통해 개방을 우선시하고, 글로벌시장을 활용해 국내 기업을 경쟁에 참여하도록 했다"면서 "1990년에서 1997년까지 물적 자본이 GDP 성장의 60%를 견인하는 등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급속한 경제 성장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또한 "해외 기술의 도입 및 R&D, 교육 등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효과적으로 생산성을 제고했다"고 분석했다. 위환위기마저도 기회로 바꿨다고 평가했다. WB는 "1997년 외환위기 등을 계기로 금융, 재벌 등에 대한 포괄적인 개혁을 통해 시장 담합과 지배력 집중을 완화했다"며 "경쟁시장을 조성하고 국내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높은 교육열…여성 노동참여율↑한국의 남다른 교육열에 대해서도 조명했다. WB는 "1950년대에 의무 교육을 시행하고 교육 예산의 80% 가량을 초등 교육에 투입해 10년 만에 취학률을 약 40%에서 90%로 높였다"며 "기초 능력 향상을 위한 노력이 집약적이고 계획적으로 추진되었기에, 비교적 단기간에 한국은 고급 능력으로 방향을 돌릴 수 있었다"고 짚었다. 여성들의 높은 경제활동 참여율도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1990년 한국의 1인당 GDP(구매력 평가 기준, PPP)는 2020년 인도와 동일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1990년 한국의 여성 노동 참여율은 약 51%였던 반면, 2020년 인도의 여성 노동 참여율은 30%였다. WB는 "한국의 경제사는 일생 동안 높은 소득 수준을 달성하고자 하는 모든 중소득국가의 정책 입안자들이 반드시 숙지해야 할 ‘필독서’"라고 강조했다. 생산성 높은 기업 육성해야WB는 최근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한 무역과 투자의 위축, 포퓰리즘과 공공부채의 증가, 기후변화 등이 중진국 성장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중진국 정부에 시장개방 등을 통해 자본을 유입시키고, 고등기술 개발 역량 강화와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 제고를 주문했다. 또한 중소기업 과보호나 대기업을 옥죄는 것에서 벗어나 생산성이 높은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08-01 14:38:282017년 7월 싱가포르 외교가가 갑자기 발칵 뒤집혔다. 세계적 명성의 싱가포르 국립대에 리콴유 대학원을 설립하고 13년째 초대 학장을 맡고 있던 키쇼어 마부바니 교수를 전직 외교장관과 대사들이 공개적으로 비판했기 때문이다. 발단은 '소국은 언제나 소국답게 행동해야만 하는 것'이 국제정치의 불문율이며, 싱가포르는 남중국해 등 중국이 중시하는 사안에 대해서 함부로 나서지 말고 극히 말조심해야 한다는 마부바니의 언론 기고문이었다. 마부바니는 '소국'인 싱가포르는 '대국'인 중국의 심기를 거스르는 말과 행동을 삼가고, 때로는 원칙을 굽히고 타협하는 것이 실리 확보를 위한 현명한 외교라고 주장했다. 싱가포르의 대표적 베테랑 외교관 출신인 마부바니의 이런 주장에 대해 그의 옛 동료들이 싱가포르 국익을 해치는 극히 위험한 발상일 뿐만 아니라 국부로 추앙받는 리콴유가 정립한 국익중심 원칙외교에 대한 모욕이라고 발끈한 것이다. 싱가포르는 서울보다 조금 넓은 면적에 인구도 570만 수준으로 그야말로 진짜 '소국'이다. 외교 상대는 모두 자신보다 덩치가 큰 '대국'들이다. 마부바니의 옛 동료들은 싱가포르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발전에 성공하고 국제사회에서 당당한 주권국가로 인정받고 있는 이유는 마부바니의 주장과 달리 1965년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한 이래 결코 한 번도 '소국답게' 외교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외교차관과 유엔대사 등을 역임한 빌라하리 카우시칸은 강대국이 좌우하는 국제정치에서 '소국' 싱가포르는 소국이라는 사실만으로 무시당하거나 강대국 간 흥정의 대상이 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소국답게 행동'하는 순간 전략적 존재감은 사라지고 국익을 지킬 수 있는 기반도 하루아침에 허물어진다고 마부바니를 맹비난했다. 그는 만약 싱가포르가 독립 이후 이웃의 덩치 큰 '대국'들의 수많은 외교적 압박에 스스로 알아서 굴복하고 타협했다면 이미 지도상에서 사라졌을 것이라고까지 했다. 그래서인지 마부바니는 그해 말 학장직을 그만두었다. 지도상에서 동남아의 '작은 붉은 점'으로 불리는 싱가포르는 적을 만들지 않고 모든 국가를 친구로 만드는 외교를 추구해 왔다. 이는 소국으로서 당연한 외교 지향이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강대국들의 자발적 선의에 기대거나 우호적 국제환경에 대한 어떠한 환상도 배제한 냉정한 현실주의 외교를 추구해 왔다. 또 국익과 원칙에 기반해 정립한 외교정책은 강대국의 어떠한 압력과 요구에도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다는 일관된 외교규범을 지켜왔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판하며 대러제재에 동참한 나라는 동남아에서 싱가포르가 유일하다. 중국의 온갖 회유와 압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만에 보병·기갑·포병 합동 전술훈련을 할 수 있는 훈련장을 3개나 유지하면서 대만과 군사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미군이 1990년대 초 필리핀에서 철수하자 다른 동남아 국가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군사협력 협정을 맺어 미국 항공모함이 창이 해군기지에 기항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역내에서 힘의 공백을 방지하고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고자 한 '소국' 싱가포르의 전략적 결단이었다. 또 전투기 등 미국의 첨단 군사장비를 꾸준히 도입하여 유사시를 대비한 상당한 국방력도 보유하고 있다. 바로 이런 점들이 '소국' 싱가포르가 중국을 비롯한 주변 '대국'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배경이다. 싱가포르 소국 논쟁의 결론은 명확하다. 소국은 결코 '소국답게'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국과 소국의 우호적 관계는 굴종이 아니라 상호존중의 바탕 위에서만 가능하다. 소국이 자발적으로 굴복하거나 타협한다고 해서 대국의 존중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상대의 요구에 국익과 원칙을 타협하고 선의를 기대하는 것은 실리외교가 아니다. 더구나 국제정치에서 소국과 대국은 절대적인 구분이 아니라 상대적 개념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외교를 어떻게 하는가이지 나라 크기가 아니다. 외교가 곧 국력이다. 최원기 국립외교원 교수
2024-05-12 18:3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