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헌론이 분출하고 있다. 각론은 다르지만 총론은 하나다. 권력이 집중된 현 대통령제를 손보지 않으면 앞으로 탄핵과 체포당하는 굴욕의 대통령이 역사적으로 또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더 큰 배경은 탄핵의 굴레 속에서 더 이상 국민의 일상과 서민경제가 피폐해져선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탄핵 정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북핵 고도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대내외적으로 안보와 경제외교 및 국제무역 질서가 요동치는 와중이어서 더 우려스럽다. 자칫 그동안 일궈온 대한민국의 소중한 성과가 허물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는 총 3회에 걸쳐 정치권의 개헌 연구 성과와 제도별 장단점을 들여다보고, 현안 인터뷰를 통해 바람직한 개헌의 방향성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그야말로 국가 초유의 사태다. 지난해 12월 3일 헌법 77조에 따라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발동될 수 있는 계엄령이 선포됐다. 여당 의원 18명을 포함한 의원 190명은 계엄을 해제했다. 국회는 속전속결로 같은 해 12월 14일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올해 1월에는 현직 대통령이 체포·구속되는 전례 없는 일이 이어졌다. 비상계엄 사태로 반복되는 정치사의 비극을 막기 위해선 87년 체제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결론에 도달했다. 피로 일궈낸 87년 체제이지만 38년이 지난 유물이기도 하다. 그대로 남겨두기엔 너무 낡았다는 문제의식이 분출되고 있다. ■여당에 부는 '개헌風' 비상계엄 선포 이후 개헌론을 주도하고 있는 세력은 집권 여당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소장파부터 지도부, 원로까지 모두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여당 소장파가 계엄 후 처음으로 개헌을 언급했다. 지난해 12월 5일 김재섭·김소희·김예지·우재준·김상욱 의원은 임기단축 개헌을 띄웠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를 줄이면서 4년 중임제를 시행하자는 것이었다. 개헌 논의가 지도부로 확장되면서 '바람'으로 성장했다. 권성동 당시 대표 권한대행이 개헌열차의 시동을 걸었다. 권 대행은 같은 해 12월 13일 우원식 국회의장, 1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현 대통령제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비대위도 개헌열차에 올랐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지난 10일 대한민국헌정회 정대철 회장을 만나 개헌을 논의했다. 자리에 참석한 이시종 전 충북지사는 통화에서 "분권형 대통령제, 책임총리제, 국회 양원제, 지방분권 개헌이 필요하다고 전했다"며 "(여당이)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여당은 개헌특위를 구성해 논의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권 비대위원장은 20일 "현 대통령제에 문제가 있어서 대부분의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불행한 일을 겪게 됐다"며 "조만간 개헌특위를 구성해 개헌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야권, 계엄 이후 '시큰둥' 반면 민주당과 이 대표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당이 개헌을 꺼낸 이유를 탄핵정국의 '시선 돌리기'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윤 대통령 임기 중 개헌론을 먼저 띄운 것은 야권이었다. 명태균 게이트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고 "김영선이를 좀 해 줘라"라는 녹취가 공개되자 야권에서 '임기단축 개헌연대 준비모임'을 구성해 개헌 논의를 시작했다. 지금은 다르다. 현재 민주당은 개헌열차에 동참하면 윤 대통령 수사·탄핵 정국의 열기가 식을 수 있다고 본다. 민주당 관계자는 "개헌 논의가 시작되면 모든 이슈를 삼킬 것"이라고 말했다. 개헌의 키는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쥐고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이 대표가 20대 대선에 출마했을 당시 4년 중임제를 공약으로 들고나온 만큼 개헌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대철 헌정회장 역시 이 대표와 오랜 시간 통화하며 개헌 동조를 설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로부터 '검토해 보겠다'는 답을 받았지만 정 회장과의 회동은 아직 성사되지 않았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개헌에 가장 적극적인 인물은 우원식 의장이다. 우 의장은 지난해 6월 취임 당시 개헌특위를 제안했고, 지난 2일 시무식에서도 올해 개헌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실행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여야가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개헌에 진지한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2025-01-22 18:19:37[파이낸셜뉴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조만간 개헌 특위를 구성해 개헌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비대위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현 대통령제에 문제가 있어서 대부분의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불행한 일을 겪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대통령 개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그런 제도를 고친 뒤에 대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진작부터 해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권 비대위원장은 "개헌을 해야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질 수 있다"며 "40년된 87년 체제가 바뀔 때가 됐다고 생각하고 어떻게 바꿔야 더 이상 불행한 사태의 반복을 막을 수 있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야당도 같이 했으면 좋겠는데, 국회의장은 개헌에 적극적인데 야당 의원들은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다"며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개헌을 지지하는 분들과 연합해 여론을 더 들어보고 필요한 정치 제도, 정부 형태에 대해 여론을 형성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5-01-19 12:34:18[파이낸셜뉴스] 정의화 전(前) 국회의장이 지난 14일 한국정치학회가 주관하는 '제1회 국가지도자상'을 수상했다. 정 전 의장은 온화한 성품에다 풍부한 의정활동과 노련미로 19대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시절, 다양한 여야 갈등을 중재하는 '거중조정자' 역할을 해왔다는 평이다. 정 전 의장은 이날 최근 대한민국을 뒤흔든 비상계엄 선포 및 탄핵 정국에 대한 소회를 밝히면서 권력 집중의 현 대통령제의 폐해 극복 등을 위해선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꾸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의장은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 강당에서 한국정치학회 주관으로 열린 제1회 국가지도자상 수상식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훌륭한 정치 지도자의 역할이 컸는데 지금은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슬픈 현실을 맞고 있다"며 "어처구니없는 비상계엄 사태는 권력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다"라고 밝혔다. 정 전 의장은 특히 잇따른 야당 주도의 장관, 판사, 검사 탄핵과 관련, 거대야당이 원내 다수당인 제22대 국회를 '괴물'에 비유했다. 그는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로 의회민주주의가 궤멸의 길로 들어섰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참극도 이런 상황에서 벌어졌다”며 “윤 대통령 탄핵 결정 후 국민통합이라는 정치 본연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타협과 중용의 정치 구현을 주문했다. 한편 국가지도자상은 한국정치학회가 정치적 비전 제시와 국민 통합으로 한국 발전에 기여한 지도자를 기리기 위해 올해 제정한 상이다. 한국정치학회측은 “정 전 의장은 국회의장 재임 때 청와대의 직권상정 요구에 맞서 국회의 독립적인 역할을 지켜냈고, 여야 지도부와 타협안을 도출해온 뚝심의 중재자로서 훌륭한 국가지도자의 귀감을 보여줬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조화순 한국정치학회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 강당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정 전 의장은 소통·화합·통합의 리더십으로 의회 민주주의 원칙을 지켜온 진정한 의회주의자”라면서 “국가지도자상이 한국의 미래 지도자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2-18 15:06:50[파이낸셜뉴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는 사태가 헌정사상 세 번째 발생하면서 정치권에서는 현행 대통령제인 '5년 단임제'가 수명을 다했다는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이른바 1987년 체제가 만들어낸 제왕적 대통령제가 한국 정치사에 반복적인 비극을 낳고 있다는 시각에서다. 여야 모두 개헌의 필요성에 원론적으로는 공감하지만 그동안 당리당략에 따라 개헌 논의가 별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실질적인 개헌이 이뤄질 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일단 탄핵정국에서 정치적 환경이 유리해진 원내 1당 더불어민주당이 개헌을 뒷전으로 미룰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 이후 △대통령 4년 중임제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 등으로 개헌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정계에서 쏟아지고 있다. 대통령에 집중된 권력을 분산해야 제2의 계엄사태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물론, 극단적인 정치 갈등과 국민 분열을 끊어낼 수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실제로 1987년 개헌 이후 국내 경제·문화·사회가 크게 발전했음에도 헌법이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개헌은 그간 대선마다 주요 후보들의 공약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후 유불리를 따지는 양당의 수싸움에 본격적인 논의를 거치지 못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지난 20대 대선 공약으로 대통령 4년 중임제와 대선 결선투표제를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정치 상황의 급변으로, 이 대표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 입장에서는 빨리 대통령으로 취임해야하는 판에, 개헌이 몇달 걸릴 줄 알고 추진을 하겠느냐"며 "개헌은 끝난 이야기"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개헌을 당장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현행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부각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의 어려움을 짚을 수 있는 만큼, 여권 내 전략의 한 축으로 풀이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지금이 헌법을 개정할 적기"라며 국회 차원에서 논의를 마무리 짓자고 요청했다. 이에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야당 측은 개헌 동력을 잃었다고 하고, 여당은 동력을 얻었다고 하는데, 이는 개헌 논의에서 항상 반복된 문제"라며 "자신들이 권력을 잡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당에서 늘 개헌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표적인 개헌론자로 개헌 논의의 키를 쥐고 있는 우 의장은 취임 이후부터 오는 2026년 6월 전국 동시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같이 진행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의장실 관계자는 "개헌 필요성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지만 아직은 급한 정국 수습이 우선"이라면서도 "탄핵 인용이 결정되기 전에 다시 개헌 의제를 논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내년 5~8월경 차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대선과 함께 '핀셋 개헌' 등을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제안이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ming@fnnews.com 전민경 박문수 기자
2024-12-16 16:59:26오는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탄핵의 고삐를 죄려는 야당과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을 앞세우고 있는 여당이 정면 충돌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죄로 재차 규정하며 당장 탄핵 절차를 통해 윤 대통령의 직무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탄핵·특검·예산 독주로 국정마비가 초래된 점을 지적한 여당은 섣부른 탄핵보단 대안 모색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국회는 11일 본회의를 열고 대정부 긴급현안질의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모두 참석했다. 최근 비상계엄령 선포·해제 사건을 내란죄라고 규정지은 야당은 한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한 총리는 수차례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윤석역을 직무정지시켜야 한다. 황당한 쿠데타를 일으킨 윤석열이 또 다시 어떻게 군사적인 위험을 저지를지 모른다"며 "그래서 우리 국회에서는 이번 토요일 윤석열 탄핵안을 올리고 그 탄핵안을 통과시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행범 내란 수괴는 영장 없이 즉각 체포가 가능하다"며 "국회와 국회의원들의 이름으로 윤석열을 당장 체포하고 당장 구속시킬 것을 촉구드린다"고도 덧붙였다. 야당은 한 총리에 대한 질타도 쏟아냈다. 같은당 박범계 의원은 "권력 탄해도 아니고 하야도 아니고 한동훈-한덕수 양 체제를 만들어 탐욕스러운 권력을 추구했다"며 "위헌이고 위법이다. 한덕수 총리는 마땅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총리는 "법적 책임을 질 것"이라면서도 "제 담화문엔 이에 관한 이야기가 한마디도 없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야당은 대북 무인기 도발이 윤 대통령에 의해 실행에 옮겨졌다고 주장하며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다는 점, 추가적인 경제 피해가 불가피한 점 등을 위험 요소로 거론하면서 윤 대통령의 탄핵이 즉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재차 쐐기박았다. 여당은 윤 대통령의 정치적·사법적 책임 외 국회에서 대안 모색이 병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의 입법·탄핵·예산 폭주로 이번 사태가 초래됐다는 취지의 주장도 나왔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물론 예산 폭주, 탄핵 폭주, 입법 폭주를 통해서 (이번 계엄사태를) 정당화시킬 수는 없지만, 그간 민주당이 22대 국회 들어서 얼마나 많은 입법 폭주를 해왔나"라며 "현재 공직자 중 몇 명이 직무정지 돼 있나. 고위공직자 22명이 탄핵을 당해서 직무정지가 돼 있다"고 했다. 이에 한 총리는 "많은 국무위원들과 치안 등 중요한 국정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업무가 정지가 되고 있어서 국정의 안정적인 운영을 하는 데 많은 지장을 받고 있다"면서도 "그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계엄을 대응책으로 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에 합치해야 하고 또 대단히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단순히 대통령 탄핵이 아닌 대통령제를 뜯어고쳐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윤 의원은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의 끝은 비극이었다. 이제 이 비극을 끝내야 한다. 그 길은 대통령제 탄핵"이라며 "대통령제 폐해를 끝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만들어야 할 결단은 국회에 있다. 이재명 대표도 결단해 달라. 제왕적 대통령제를 뜯어고치지 않으면 다음 대통령도 똑같은 비극을 회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최형두 의원 또한 "국회가 여야 지도자들끼리 또 여야 의원들끼리 제3의 길은 없는지, 8년 전 탄핵의 불행을 반복하지 않을 방법은 없는지를 논의하고 싶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막지 못한 점에 대해 수차례 사과했다. 한 총리는 "(12월 3일) 반대하는 의사를 분명히 했고, 국무위원들을 소집해서 국무회의를 명분으로 대통령의 의지를 설득하기 위해서 노력했다"며 "그러나 궁극적으로 막지 못했다. 정말 송구스럽게 죄송하게 생각하고 많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주원규 최아영 기자
2024-12-11 18:28:12[파이낸셜뉴스] 오는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탄핵의 고삐를 죄려는 야당과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을 앞세우고 있는 여당이 정면 충돌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죄로 재차 규정하며 당장 탄핵 절차를 통해 윤 대통령의 직무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탄핵·특검·예산 독주로 국정마비가 초래된 점을 지적한 여당은 섣부른 탄핵보단 대안 모색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국회는 11일 본회의를 열고 대정부 긴급현안질의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모두 참석했다. 최근 비상계엄령 선포·해제 사건을 내란죄라고 규정지은 야당은 한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한 총리는 수차례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윤석역을 직무정지시켜야 한다. 황당한 쿠데타를 일으킨 윤석열이 또 다시 어떻게 군사적인 위험을 저지를지 모른다"며 "그래서 우리 국회에서는 이번 토요일 윤석열 탄핵안을 올리고 그 탄핵안을 통과시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행범 내란 수괴는 영장 없이 즉각 체포가 가능하다"며 "국회와 국회의원들의 이름으로 윤석열을 당장 체포하고 당장 구속시킬 것을 촉구드린다"고도 덧붙였다. 야당은 한 총리에 대한 질타도 쏟아냈다. 같은당 박범계 의원은 "권력 탄해도 아니고 하야도 아니고 한동훈-한덕수 양 체제를 만들어 탐욕스러운 권력을 추구했다"며 "위헌이고 위법이다. 한덕수 총리는 마땅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총리는 "법적 책임을 질 것"이라면서도 "제 담화문엔 이에 관한 이야기가 한마디도 없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야당은 대북 무인기 도발이 윤 대통령에 의해 실행에 옮겨졌다고 주장하며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다는 점, 추가적인 경제 피해가 불가피한 점 등을 위험 요소로 거론하면서 윤 대통령의 탄핵이 즉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재차 쐐기박았다. 여당은 윤 대통령의 정치적·사법적 책임 외 국회에서 대안 모색이 병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의 입법·탄핵·예산 폭주로 이번 사태가 초래됐다는 취지의 주장도 나왔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물론 예산 폭주, 탄핵 폭주, 입법 폭주를 통해서 (이번 계엄사태를) 정당화시킬 수는 없지만, 그간 민주당이 22대 국회 들어서 얼마나 많은 입법 폭주를 해왔나"라며 "현재 공직자 중 몇 명이 직무정지 돼 있나. 고위공직자 22명이 탄핵을 당해서 직무정지가 돼 있다"고 했다. 이에 한 총리는 "많은 국무위원들과 치안 등 중요한 국정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업무가 정지가 되고 있어서 국정의 안정적인 운영을 하는 데 많은 지장을 받고 있다"면서도 "그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계엄을 대응책으로 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에 합치해야 하고 또 대단히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단순히 대통령 탄핵이 아닌 대통령제를 뜯어고쳐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윤 의원은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의 끝은 비극이었다. 이제 이 비극을 끝내야 한다. 그 길은 대통령제 탄핵"이라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탄핵해야 할 절호의 찬스를 맞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통령이 조기 하야하고 바로 대통령 선거가 있으면 차기 대통령에서 헌법 개정은 물건너간다"며 "대통령제 폐해를 끝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만들어야 할 결단은 국회에 있다. 이재명 대표도 결단해 달라. 제왕적 대통령제를 뜯어고치지 않으면 다음 대통령도 똑같은 비극을 회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최형두 의원 또한 "탄핵으로 인한 탄핵은 대통령의 직무정지일 뿐이다. 심판까지는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최장 6개월이 걸린다"며 "그 사이 광장과 여의도와 광화문에 나눠서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분열과 혼란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여야 지도자들끼리 또 여야 의원들끼리 제3의 길은 없는지, 8년 전 탄핵의 불행을 반복하지 않을 방법은 없는지를 논의하고 싶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막지 못한 점에 대해 수차례 사과했다. 한 총리는 "(12월 3일) 반대하는 의사를 분명히 했고, 국무위원들을 소집해서 국무회의를 명분으로 대통령의 의지를 설득하기 위해서 노력했다"며 "그러나 궁극적으로 막지 못했다. 정말 송구스럽게 죄송하게 생각하고 많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향후 경제 대응과 관련해선 "저희로선 정말 잘못된 일이긴 하지만, 대한민국 경제가 유지될 수 있도록 의원님들이 조금만 경제 문제에 대해선 냉정해지고 협조해주길 간곡히 당부드란다"고 호소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주원규 최아영 기자
2024-12-11 16:59:11[파이낸셜뉴스] 야 4당이 22대 총선 개혁 과제로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대통령 결선 투표제 도입, 법률안 거부권 행사 제한 등이 대안으로 꼽혔다. 야 4당(더불어민주당, 녹색정의당, 새진보연합, 진보당)과 연합정치시민회의는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정치개혁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22대 총선 정책과제 공동 1차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용혜인 새진보연합 상임선대위원장, 강성희 진보당 원내대표, 김종민 녹색정의당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홍 원내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시민들이 야권이 뜻을 모아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며 4월 총선은 선거를 넘어서 정책 연합까지 더해진 진정한 야권이 공동의 선거 전선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용 위원장은 “국민이 발전시킨 민주주의가 뿌리부터 윤 정부로부터 흔들리고 있다”며 "선거를 앞두고 급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비전을 선보일 수 있는 대안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강 원내대표는 "우리가 연대하고 연합하는 것이 그저 후안무치한 윤석열 정권 심판에 그친다면, 새로운 정치의 대안이 없다면 촛불 항쟁 이후 실패를 다시 반복할 것"이라며 “이번 총선의 목표는 야권이 단결해 윤 정부의 폭정 심판에서 넘어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만드는 것이며, 이번 토론이 촉매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개혁 대안으로는 대통령 결선 투표제 도입이 제기됐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혁하기 위해서 일부 대통령 권한에 대한 제한이 필요하다”며 “대통령 결선 투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일 전 장안대학교 총장은 “대통령 결선 투표제 도입은 소수의 가치와 이익을 구현하는 장치”라며 “이를 통해 당선된 대통령은 정당성이 강력해질 뿐 아니라 권력 행사에 대단히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이는 현재 대통령의 권력 집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행사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태홍 진보당 공동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역대 최다 9건의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민주주의와 민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안들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했고, 무엇보다 가족 비리와 관련된 특검법마저 거부를 했는데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김종민 정책위의장은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에 대해 “전국 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상당히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라고 답했다. 녹색정의당은 오는 17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4-02-16 16:45:28[파이낸셜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11일 고별 기자회견 "다당제 실현과 함께 개헌을 통해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했으면 한다" "도덕적이고 깨끗한 정치로 바꾸도록 힘 보탤 것" "바르게 살아온 사람들 함께 해주길, 청년·전문직 참여 필요, " ming@fnnews.com 전민경 김해솔 기자
2024-01-11 13:43:15[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정부 때 좌초됐던 4년 중임 대통령제 도입을 골자로 한 헌법개정이 재추진 될 조짐이다. 더불어민주당이 4년 중임제 개헌안 선호도가 가장 높다는 설문조사를 발표한 데 이어 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이 4년 중임제 개헌을 제안하면서다. 김 의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75주년 제헌절 경축사를 통해 “여야가 모두 찬성하고 대통령과 국민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 수준에서 개헌을 추진하고자 한다”면서 4년 중임제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국무총리 국회 복수 추천제 등을 담은 개헌안을 내년 4월 총선 때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제안을 했다. 김 의장은 4년 중임제에 관해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성을 높이고 안정적인 국정 구상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폭 넓은 공감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는 지난 14일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의뢰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4월 16~17일 및 19~20일, 전국 1521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결과 62.8%가 개헌에 ‘찬성’ 응답을 했고, 이 중 권력구조에 대해 4년 중임제 선호 응답이 47.7%로 가장 높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행 5년 단임제는 37.8%로 나타났다. 민주당 정권이던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정부·여당 모두 4년 중임제 개헌안을 내놨던 만큼, 지난 2월 개헌특위가 출범할 때도 4년 중임제 개헌 재추진 관측이 많았다. 다만 개헌특위 관계자는 김 의장의 제안과 개헌특위 논의는 별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개헌특위 논의는 아직 진행 중이라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고, 설문조사는 국민 선호도를 가늠한 것뿐이지 논의 방향과는 무관하다”며 “김 의장의 제안도 별개로, 개헌특위와 따로 소통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개헌특위는 설문조사에서 개헌 시기에 대한 질문도 포함시켰다. ‘총선 후 다음 국회에서’ 응답이 31.8%, ‘총선 전 이번 국회에서’가 31.2%, ‘다음 대선 후 다음 정부에서’가 27.3%로 응답률이 비슷했다. 이런 가운데 김 의장은 총선 때 국민투표를 진행하자는 구체적인 시기를 제안했는데, 민주당이 과반 이상 의석을 차지한 현재 국회에서 개헌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3-07-17 15:01:34[파이낸셜뉴스] 국민 10명 중 6명이 개헌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권력구조의 경우 4년 중임 대통령제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의뢰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4월 16~17일 및 19~20일, 전국 1521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에 따르면 62.8%가 헌법 개정에 ‘찬성한다’는 응답을 했다. 반대는 20.7%에 그쳤다. 개헌 찬성 응답 중 개헌 내용으로는 핵심 쟁점인 권력구조에 관해 4년 중임 대통령제 선호 응답이 47.7%로 가장 높았고, 현행 5년 단임제가 37.8%, 분권형 대통령제(6%)와 의원내각제(4.8%) 순으로 집계됐다. 또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에 관해선 61.5%가 찬성했고 필요없다는 응답은 35.9%에 그쳤다. 지난 5월 18일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제안으로 화제가 됐던 5·18 헌법 전문 수록에 관해선 67.7%가 동의했고,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은 27.5%에 그쳤다. 종합하면 현행 대통령제와 대선 방식의 변화에 대한 의견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4년 중임 대통령제 개헌안을 내놨고, 당시 야당인 국민의힘은 의원내각제 안을 제시했는데 공방만 벌이다 결국 개헌이 무산된 바 있다. 개헌 추진 의지는 국회의 경우 야권을 중심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전부터 개헌 필요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5·18 수록 원포인트 개헌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은 이 대표가 국면전환을 위해 개헌을 악용하는 것이라 비판한 바 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3-07-14 22:3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