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프로야구(MLB)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자신의 통역과 매니지먼트 업무를 담당해 왔던 미즈하라 잇페이(40)의 도박 사실을 몰랐다며 불법도박 연루설을 부인한 가운데 추가 도박 스캔들이 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디 애틀랜틱은 최근 홈페이지에 ‘오타니 쇼헤이의 도박 스캔들은 마지막이 아닐 것이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작가 키스 오브라이언은 미즈하라가 ESPN과의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450만달러의 도박 빚을 갚아주기로 했었다’고 말했다가 다시 번복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현재 일어나고 있는 스캔들의 세부 사항의 실체적 진실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야구는 1989년 이래 가장 큰 도박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가장 시장성이 높은 스타인 오타니가 연루돼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어 “결과가 어떻든, 미즈하라가 야구가 아닌 축구와 다른 스포츠에 돈을 건 혐의가 제기된 것은 사실”이라며 “스포츠의 최고 스타가 잠재적으로 불법적인 도박과 송금에 어떤 식으로든 연루됐다는 의혹은 이제 막 개막한 야구계에 악몽”이라고 적었다. 오타니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불법도박 연루설을 부인했다. 오타니는 “미즈하라가 도박 중독으로 인한 빚을 갚기 위해 내 계좌에서 돈을 훔쳤다. 내게는 거짓말했기 때문에 나는 그의 계획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나는 (그에게) 어떤 내기를 하거나 부탁한 적이 없다. 내 계좌에서 누군가에게 송금을 요청한 적도 없다”고 거듭 무관함을 강조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3-27 21:46:11[파이낸셜뉴스] 이제 그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모든 것을 이뤄서 오히려 공허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적을 결심하며 '우승 반지'를 목표로 삼았다. 야구장 안팎에서 많은 것을 이뤘지만, 월드시리즈 우승은 그에게도 혼자서는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었다. 월드시리즈는 고사하고 미국에 진출한 이후 가을에 야구를 해 본적이 없는 오타니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적 첫 해 오타니는 그 뜻을 이뤘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MLB) 강팀인 다저스 동료들과 첫 시즌에서 우승 반지를 거머쥐었다. 31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다저스는 뉴욕 양키스를 7-6으로 꺾으며 시리즈를 4승 1패로 끝냈다. 이전까지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소속으로 가을야구 문턱조차 넘지 못했던 그는 첫해에 우승 트로피와 입맞춤했다. 비록 월드시리즈에서는 타율 0.105(19타수 2안타)라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그의 정규시즌 활약은 역사적이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한 시즌 최다 타점(130)과 통산 최다 홈런(225개)을 기록했고, MLB 최초로 50홈런-5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위대한 기록 앞에는 포상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오타니는 NL MVP가 유력하다. 만장일치 여부만이 유일한 관심사일 뿐이다. 오타니는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과 올해 월드시리즈 승리를 통해 영광을 누렸으나 아픔도 있었다. 다나카 마미코와 결혼해 가정을 꾸린 그는 서울 시리즈 기간 중 전속 통역사의 불법 도박 스캔들에 휘말렸다. 조사 결과 무혐의 판정을 받았지만 배신감은 컸다.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타니는 성공적인 한 해를 마무리했다. 올해 타자 역할에만 전념했던 그는 내년에는 투수까지 겸업할 계획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11-01 13:04:46[파이낸셜뉴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돈에 손을 댄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의 ‘도박 스캔들’ 전말이 밝혀졌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미 연방검찰의 수사결과 등을 통해 미즈하라가 자신의 불법 도박 사실을 내부에 알린 순간부터 그가 기소되기까지를 담은 사건 과정을 보도했다. 오타니의 통역사였던 미즈하라는 통역사를 넘어 ‘야구 밖에 모르는’ 오타니의 생활 매니저이자 ‘실세’이기도 했다. 도박중독에 빠져 오타니의 돈을 야금야금 빼돌려 불법 도박을 하던 그는, 자신의 거짓말이 모두 드러난 순간에도 오타니에게 “내가 한 거짓말에 동참해달라”며 끝까지 매달렸다. 미 사법당국은 불법 도박 업자(매튜 보이어)를 수사하던 중, 오타니 계좌에서 그의 계좌로 수십만달러가 입금된 내역을 확인했다. 미 현지 언론들은 이 수상한 이체 내역에 대해 취재하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 1차전(LA 다저스 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달 19일, 서울에 있던 오타니의 에이전트에게 미 ESPN이 “왜 불법도박업자 계좌에 오타니 계좌에서 송금한 내역이 있는지 설명해달라”는 요청이 왔다. 진상을 알기 위해 오타니의 에이전트들이 미즈하라에게 “오타니에게 왜 이런 이체 내역이 있는지 물어봐달라”고 했는데, 이때부터 미즈하라의 거짓말이 시작됐다. 자신이 몰래 오타니의 계좌에서 돈을 빼낸 것을 은폐하기 위해 오타니에게 말을 전하지 않고 “사실은 오타니가 내 도박빚을 대신 갚아준 것”이라고 말을 지어내 에이전트와 소통 담당 대변인에게 전했다. 파문이 크게 일거라 생각한 다저스 구단 수뇌부는 서울시리즈 1차전이 끝난 지난달 20일 오후 10시 무렵 클럽하우스 미팅을 열고 다저스 선수들을 모두 불러모은다. 다저스 수뇌부는 선수들에게 “곧 안좋은 보도가 나올 거 같다”고 말문을 연 뒤 미즈하라에게 소명할 기회를 준다. 이 자리에서도 미즈하라는 “내가 도박 중독에 빠졌고, 막대한 빚이 생긴 걸 오타니가 대신 갚아줬다”며 자신으로 인해 곧 논란이 생길 것에 사과했다. 하지만 미팅이 영어로만 이뤄진 탓에 오타니는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고, 늦은 밤 둘이 다시 만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오타니는 이때 이 사건의 전말을 모두 알게 됐다. 모든 것을 털어논 미즈하라는 오타니에게 “내 거짓말에 너도 따라와주면 안되겠느냐. 네가 갚아준 것으로 해달라”고 매달렸다. 부탁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이를 거절하고 즉시 에이전트인 발레로를 회의실로 불러들였다. 이후 발레로는 LA 변호사, 뉴욕 위기 커뮤니케이션 임원, 새 통역사를 포함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연락했고, 회의 직후 그를 즉각 해임했다. 회의 이튿날인 지난달 21일 미즈하라는 별도 항공편을 이용해 LA로 돌아갔다. 공항에서 곧바로 연행된 미즈하라는 3주에 걸쳐 수사를 받았다. 미즈하라 휴대폰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됐다. 미 연방 검찰은 지난 11일(현지 시각) 미즈하라가 자신의 스포츠 도박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1600만 달러(약 219억 원) 이상을 빼돌리고, 오타니 은행 계좌에 접근하기 위해 은행 측에 거짓말을 한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즈하라가 오타니 몰래 계좌에서 돈을 빼내는 과정에서 어떻게 오타니가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했는지 의아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뉴욕타임즈는 연방검찰이 "2018년 오타니가 미즈하라와 함께 에인절스의 춘계 훈련이 열린 애리조나의 한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한 이후, 약 3년간 오타니는 단 한 번도 자신의 계좌에 온라인 로그인한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미즈하라가 오타니가 아닌 자신이 거래 알림과 확인을 받도록 계정 설정을 변경하기도 했다는 것이 뉴욕타임스의 설명이다. 검찰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2021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오타니의 예금 계좌에서 1600만 달러 이상을 몰래 빼돌려 도박업자에게 송금했다. 그는 오타니 은행 계좌에 연결된 연락처 정보를 바꿔놓는 수법으로 2년간 발각을 피했다. 또 자신이 오타니인 척 은행에 전화를 걸어 거액의 송금을 승인토록 했다. 엄청난 연봉을 버는데도 돈에는 너무나 초연한 오타니는 그야말로 ‘야구밖에 모르는 순진한 바보’였고, 미즈하라는 이런 오타니의 특성을 알고 처절히 악용한 셈이다. 이번 스캔들에서 오타니가 피해자였다는 게 미연방검찰의 판단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4-18 06:33:45[파이낸셜뉴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소속 오타니 쇼헤이의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40)가 '도박·절도' 논란 이후 이후 자취를 감췄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미국 LA타임스는 "오타니 쇼헤이의 전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가 공개적으로 목격되지 않고 있다"며 "인터뷰 요청에도 응하지 않는다. 그가 변호사를 선임했는지 여부도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LA 다저스 구단의 한 임원을 인용해 "한국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2024 서울시리즈'를 마친 뒤 로스앤젤레스(LA)로 돌아가는 전세기에 미즈하라 잇페이는 탑승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미즈하라의 (미국) 거주지는 분명하지 않다. LA 다이아몬드바에 그의 부모 집이 있을 뿐"이라며 "그곳 주민은 미즈하라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오타니가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뛰던 시절부터 7년 이상 통역사이자 친구로 지내온 미즈하라는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뒤 오타니 계좌를 통해 도박 브로커에게 약 450만달러(약 60억원)를 송금한 것으로 드러나 지난 21일 서울시리즈 1차전 뒤 LA다저스 구단에서 해고됐다. MLB에서는 선수나 구단 직원이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할 경우 1년 동안 출전이 제한되거나 영구 퇴출당할 수 있다. 미즈하라의 도박 스캔들에 휘말린 오타니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즈하라의 도박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자신이 불법 도박에 관여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4-03-30 14:52:38[파이낸셜뉴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불법 도박 연루 의혹을 전면 부인한 가운데, 미국의 스포츠 비즈니스 전문가는 재차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스포츠 비즈니스 전문가 조 폼플리아노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오타니의 기자회견에 의문점이 남았다고 적었다. 그는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첫째는 ‘어떻게 오타니의 통역사인 미즈하라 잇페이가 오타니의 통장 계좌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와 ‘어떻게 몇 달에 걸쳐 거액의 돈이 빠져나가는 사실을 오타니 본인이 모를 수 있었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폼플리아노는 “이 2가지 사실에 대한 대답을 듣기 전까지 그 무엇도 믿기가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야후스포츠 역시 “MLB 선수의 계좌에서 450만 달러가 사라지는 것을 어떻게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느냐”며 “미즈하라가 절도했다는 얘기가 사실이라면 송금 사실을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이 정말 아찔할 정도”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도 오타니의 연루 가능성에 관한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포브스는 지난 24일 ‘오타니가 왜 도박 스캔들에서 결백하기 힘든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정말 오타니가 450만 달러 송금을 몰랐다면 미즈하라는 사기와 신분 도용 혐의로 추가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짚었다. 이어 “(이러한 거액의 송금은) 오타니의 개인 정보 문서를 훔치거나 위조했어야 가능하다”며 “몇 달에 걸쳐 본인이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이 계좌에서 거액을 몰래 송금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ESPN도 “오타니의 대리인은 미즈하라의 절도 혐의를 어느 관계 당국에 신고했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확인 요청에 답변을 거부했다”라고 전했다. 오타니는 지난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스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통역사인 미즈하라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미즈하라가 불법 도박을 하고 오타니의 돈에 손을 댄 혐의로 구단에서 해고된 지 닷새만이다. 오타니는 “나는 스포츠 도박을 하거나 도박업자에게 의도적으로 돈을 보낸 적이 없다”며 미즈하라의 빚을 갚아주기 위해 도박업자에게 450만 달러(약 60억원)을 직접 송금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내가 믿은 사람이 이런 일을 했다는 사실에 매우 슬프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지금의 기분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오타니는 새로운 통역과 함께 약 11분 동안 미리 적어 온 메모를 읽었을 뿐, “이게 말씀드릴 수 있는 전부”라며 별도의 질문은 받지 않았다. 사진 촬영 역시 금지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3-28 05:30:28[파이낸셜뉴스] 전담 통역사와 함께 '도박 연루' 의혹에 휩싸인 미국프로야구(MLB) 선수 오타니 쇼헤이(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입장을 밝혔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터(WP) 등 외신에 따르면 오타니는 이날 다저스 스타디움 프레스 박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40)의 도박 스캔들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카메라 촬영은 금지됐고, 취재진의 질의응답도 없이 진행됐다. 그는 새로운 통역 윌리 아이어토와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내가 믿었던 사람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매우 슬프고 충격을 받았다"라고 입을 뗐다. 오타니에 따르면, 미즈하라의 도박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개최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서울 시리즈 1차전이 끝난 뒤였다.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도박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한국에서) 1차전이 끝난 뒤 클럽하우스에서 팀 미팅을 했을 때"라며 "미즈하라는 미팅이 끝나고 돌아가서 자세히 말해주겠다고 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호텔에서 기다려 그를 만났다는 오타니는 "이후 송금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결백을 거듭 주장했다. 오타니는 "미즈하라가 도박 중독으로 인한 빚을 갚기 위해 내 계좌에서 돈을 훔쳤다"라며 "나는 부채 상환에 동의하지 않았고 송금을 허가한 적도 없다"라고 했다. 오타니는 마지막으로 "솔직히 충격이라는 말이 맞는다고는 생각되지 않으며 말로 표현할 수 없다"라며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여기부터는 변호사에게 맡기고 경찰 수사에 전면적으로 협력하고 싶다. 평정은 어렵다. 하지만 시즌에 맞춰 시작하고 싶다. 이것이 최선"이라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사실은 지난 21일 외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미즈하라가 최근 불법 도박에 손을 댔고, 이 과정에서 오타니의 자금을 훔쳤다. 절도 금액은 최소 450만달러(약 6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뛰던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다. 이후 오타니가 2018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에는 전담 통역을 맡았다. LA 다저스는 21일 미즈하라를 해고했다. 미즈하라는 불법 도박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애초에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 빚을 갚아주려고 도박업자에게 직접 송금했다고 언론에 진술했다. 그러나 오타니 측이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절도 피해자라고 강력 반발하자 미즈하라 역시 말을 바꿔 사건의 의혹을 키웠다. MLB에서 선수나 구단 직원이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할 경우 1년간 출전이 제한되거나 영구 퇴출당할 수 있다. 미국 연방법에 의하면 오타니가 직접 도박에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사실을 알고 빚을 대신 갚아주기 위해 송금을 했다면 불법 도박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MLB 사무국도 이 문제를 주시하면서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3-26 08:39:32월드스타 배출의 새로운 창구가 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충무로 인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20여년전 칸영화제를 통해 K콘텐츠의 우수성을 알린 '취화선'(2002)의 최민식, '밀양'(2007)의 전도연도 예외가 아니다. 최민식이 24년 만에 안방 시청자와 만난 디즈니+의 16부작 드라마 '카지노'는 중장년층 남성의 압도적 호응을 얻었다. 어느덧 50대가 된 전도연이 킬러로 변신한 액션영화 '길복순'은 오는 31일 넷플릭스 공개를 앞뒀다. ■'카지노' 최민식 "꽃잎이 툭 떨어지듯, 차무식 종말과 어울리지 않나요?" 가진 것은 몸뚱이와 두둑한 배짱뿐인 배 나온 중년 아저씨가 필리핀 카지노업계를 접수했다. 지난 22일 3개월간의 대장정을 끝낸 '카지노'는 필리핀에서 카리스마 하나로 카지노 왕이 된 남자 차무식(최민식 분)의 연대기를 그렸다. 시즌1이 차무식의 어린 시절을 거쳐 필리핀의 카지노 전설이 되는 과정을 다뤘다면 시즌2에서는 경찰(손석구 분)의 추격 속에서 사라진 100억 행방을 둘러싼 끝없는 의심과 잔인한 배신이 이어졌다. 특히 중장년층 남성의 마음을 훔친 이 드라마는 차무식의 죽음에 "이대로 끝난 거냐?" "시즌3 가야 되는 거 아니냐?"는 반응을 얻고 있다. 종영 후 만난 최민식은 "장난해? 형 그렇게 죽는 거냐? 일주일에 한 번씩 챙겨봤는데 그렇게 허망하게 가냐고? 이렇게 묻는 문자를 많이 받았다"며 웃었다. 그는 "택시기사도 '카지노' 이야기를 해 인기를 실감했다"며 "(손)석구 아버님도 아들보다 차무식 이야기만 했다고 하더라"며 주위 반응을 전했다. 최민식은 '카지노'의 인기 비결로 '평범함'을 꼽았다. 밥상 장면 등에 공들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평범한 사람도 누구를 만나서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나락으로 빠질 수도 있고 더 좋아질 수도 있다"며 "알다가도 모를 불확실성의 인생, 그걸 차무식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도박, 카지노, 권력과 같이 마초들의 로망이 가득한 드라마인데, 그렇다면 우리는 이 드라마를 통해 뭘 보여줄 것인가? 강윤성 감독의 말처럼 욕망을 쫓아서 불나방처럼 모여들었다가 다 타죽는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차무식의 종말이 지금과 같이 된 것도 연장선상에 있다. 차무식은 양정팔(이동휘 분)과 차를 타고 가다가 '화무십일홍'(열흘 붉은 꽃은 없음)을 언급한다. 그는 "욕망을 쫓던 인간이 느닷없이 죽어버리는 그 허무함, 그걸 표현하고 싶었다. 특히 정팔은 무식에게 아픈 손가락이었다. 말 안 듣는 자식, 막냇동생 같은 그놈이 나를 죽여야 인생이 더 허무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차무식의 죽음이) 느닷없지만, 느닷없어서 좋았다. 꽃송이가 비와 같이 외부의 힘에 의해서 떨어질 수 있지만, 자기 삶이 버거워서, 스스로 낙화하는 경우도 있다. 꽃잎이 뚝 떨어지듯, 차무식의 종말로 어울리지 않나?" ■킬러로 돌아온 전도연 "길복순은 전도연과 닮은꼴" 드라마 '일타스캔들'로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되찾은 전도연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에서 살벌한 모습을 선보인다. '밀양' 이후 특정 이미지에 갇혀 연기 갈증이 컸다는 전도연은 제작발표회에서 "(액션영화라는 이야기를 듣고) 기뻤다"며 "시나리오를 안보고 선택한 첫 작품"이라고 말했다.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사춘기 딸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회사와 재계약 직전,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전도연은 "(시나리오를 읽고) 생각보다 액션이 많아서 놀랐다"고 돌이켰다. "무섭고 두려웠지만, 내 몸이 부서져도 꼭 해야 한다고 나를 세뇌시켰다"고 부연했다. 전도연을 킬러로 만든 이는 영화 '불한당' '킹메이커'의 변성현 감독이다. 변 감독은 "전도연이 그동안 좋은 작품을 많이 했는데, 내가 무엇을 같이 할 수 있을까? 필모그래피에 액션이 별로 없더라, 그래서 액션영화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장르부터 결정하고 시나리오를 썼다. 전도연 배우를 지켜보다가 엄마 전도연과 배우 전도연의 간극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배우라는 직업을 킬러로 치환했다"고 말했다. 변 감독은 극중 살인청부업을 "슛 들어간다" 등과 같이 영화업처럼 표현한다. 여기에는 전도연에 대한 존경의 마음도 담았다. 그는 "극중 킬러를 칼로 표현하는데, 그 칼은 곧 배우라는 의미를 담았다"며 "'오래된 칼은 날도 무뎌지고, 쓸모가 없어진다는 지적에 길복순의 보스(설경구 분)가 '그 무딘 칼이 더 아프다'고 답하는데, 그 대사가 바로 전도연, 설경구에 대한 헌사였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3-27 18:56:43[파이낸셜뉴스] 월드스타 배출의 새로운 창구가 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충무로 인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20여년전 칸영화제를 통해 K콘텐츠의 우수성을 알린 ‘취화선’(2002)의 최민식, ‘밀양’(2007)의 전도연도 예외가 아니다. 최민식이 24년 만에 안방 시청자와 만난 디즈니+의 16부작 드라마 ‘카지노’는 중장년층 남성의 압도적 호응을 얻었다. 어느덧 50대가 된 전도연이 킬러로 변신한 액션영화 ‘길복순’은 오는 31일 넷플릭스 공개를 앞뒀다. ■‘카지노’ 최민식 “꽃잎이 툭 떨어지듯, 차무식 종말과 어울리지 않나요?” 가진 것은 몸뚱이와 두둑한 배짱뿐인 배 나온 중년 아저씨가 필리핀 카지노업계를 접수했다. 지난 22일 3개월간의 대장정을 끝낸 ‘카지노’는 필리핀에서 카리스마 하나로 카지노 왕이 된 남자 차무식(최민식 분)의 연대기를 그렸다. 시즌1이 차무식의 어린 시절을 거쳐 필리핀의 카지노 전설이 되는 과정을 다뤘다면 시즌2에서는 경찰(손석구 분)의 추격 속에서 사라진 100억 행방을 둘러싼 끝없는 의심과 잔인한 배신이 이어졌다. 특히 중장년층 남성의 마음을 훔친 이 드라마는 차무식의 죽음에 “이대로 끝난 거냐?” “시즌3 가야 되는 거 아니냐?”는 반응을 얻고 있다. 종영 후 만난 최민식은 “장난해? 형 그렇게 죽는 거냐? 일주일에 한 번씩 챙겨봤는데 그렇게 허망하게 가냐고? 이렇게 묻는 문자를 많이 받았다”며 웃었다. 그는 “택시기사도 ‘카지노’ 이야기를 해 인기를 실감했다”며 “(손)석구 아버님도 아들보다 차무식 이야기만 했다고 하더라”며 주위 반응을 전했다. 최민식은 ‘카지노’의 인기 비결로 ‘평범함’을 꼽았다. 밥상 장면 등에 공들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평범한 사람도 누구를 만나서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나락으로 빠질 수도 있고 더 좋아질 수도 있다”며 “알다가도 모를 불확실성의 인생, 그걸 차무식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도박, 카지노, 권력과 같이 마초들의 로망이 가득한 드라마인데, 그렇다면 우리는 이 드라마를 통해 뭘 보여줄 것인가? 강윤성 감독의 말처럼 욕망을 쫓아서 불나방처럼 모여들었다가 다 타죽는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차무식의 종말이 지금과 같이 된 것도 연장선상에 있다. 차무식은 양정팔(이동휘 분)과 차를 타고 가다가 ‘화무십일홍'(열흘 붉은 꽃은 없음)을 언급한다. 그는 “욕망을 쫓던 인간이 느닷없이 죽어버리는 그 허무함, 그걸 표현하고 싶었다. 특히 정팔은 무식에게 아픈 손가락이었다. 말 안 듣는 자식, 막냇동생 같은 그놈이 나를 죽여야 인생이 더 허무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차무식의 죽음이) 느닷없지만, 느닷없어서 좋았다. 꽃송이가 비와 같이 외부의 힘에 의해서 떨어질 수 있지만, 자기 삶이 버거워서, 스스로 낙화하는 경우도 있다. 꽃잎이 뚝 떨어지듯, 차무식의 종말로 어울리지 않나?” ■킬러로 돌아온 전도연 "길복순은 전도연과 닮은꼴" 드라마 ‘일타스캔들’로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되찾은 전도연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에서 살벌한 모습을 선보인다. ‘밀양’ 이후 특정 이미지에 갇혀 연기 갈증이 컸다는 전도연은 제작발표회에서 “(액션영화라는 이야기를 듣고) 기뻤다”며 “시나리오를 안보고 선택한 첫 작품”이라고 말했다.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사춘기 딸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회사와 재계약 직전,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전도연은 “(시나리오를 읽고) 생각보다 액션이 많아서 놀랐다”고 돌이켰다. “무섭고 두려웠지만, 내 몸이 부서져도 꼭 해야 한다고 나를 세뇌시켰다”고 부연했다. 전도연을 킬러로 만든 이는 영화 ‘불한당’ ‘킹메이커’의 변성현 감독이다. 변 감독은 "전도연이 그동안 좋은 작품을 많이 했는데, 내가 무엇을 같이 할 수 있을까? 필모그래피에 액션이 별로 없더라, 그래서 액션영화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장르부터 결정하고 시나리오를 썼다. 전도연 배우를 지켜보다가 엄마 전도연과 배우 전도연의 간극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배우라는 직업을 킬러로 치환했다”고 말했다. 변 감독은 극중 살인청부업을 "슛 들어간다" 등과 같이 영화업처럼 표현한다. 여기에는 전도연에 대한 존경의 마음도 담았다. 그는 "극중 킬러를 칼로 표현하는데, 그 칼은 곧 배우라는 의미를 담았다"며 "'오래된 칼은 날도 무뎌지고, 쓸모가 없어진다는 지적에 길복순의 보스(설경구 분)가 '그 무딘 칼이 더 아프다'고 답하는데, 그 대사가 바로 전도연, 설경구에 대한 헌사였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3-27 11:14:392016년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치열하게 경쟁하였다. 선거과정에서 힐러리 지지자들이 재미있는 구호를 들고 나왔다. '하나 사면 덤으로 하나 더 드려요(buy one, get one free)'가 그것이다. 힐러리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으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덤으로 얻게 된다는 뜻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성추문으로 명성에 손상은 입었지만 경제를 부흥시킨 성과를 인정받아 미국 국민들 사이에 인기가 많았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지지 연설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아내의 선거를 도왔다. 힐러리가 당선될 경우 빌 클린턴이 최초의 '퍼스트 젠틀맨'이 된다는 기사도 쏟아졌다. 하지만 선거결과를 보니 남편 빌 클린턴을 내세운 선거 전략은 그다지 먹히지 않았던 것 같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시절에 발생한 개인 e메일 스캔들이 집요하게 그녀를 괴롭혔고 어설픈 대응이 악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유권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준 것은 배우자가 덤으로 오는 효과보다 후보 본인의 국정운영 능력이나 도덕성이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거대 양당 후보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경쟁을 하고 있지만 두 후보 모두 불행하게도 가족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한쪽은 아들의 불법 도박과 성매매 의혹, 다른 한쪽은 배우자의 이력서 경력 부풀리기 의혹이다.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는 "제가 없어져 남편이 남편답게만 평가받을 수 있다면, 차라리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통령 가족 문제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유난히 예민하다. 과거 현직 대통령의 가족이 호가호위하다가 구속되어 교도소에 갔던 사례들을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이다. 죄목도 횡령, 뇌물 수수, 사기, 수뢰 및 탈세 등 다양하다. 법을 위반하지는 않더라도 대통령의 가족이기 때문에 갖추어야 하는 덕목이 있고 지켜야 할 규범이 있는데, 이를 어기는 사례는 아직까지 반복되고 있다. 최근 실시된 설문조사에서도 가족 검증이 당연하다는 응답은 68%, 부적절하다는 응답은 28%로 나타났다. 무엇을 기준에 두고 후보를 선택할지 판단은 국민의 몫이지만 관심이나 비판이 후보자의 공약이나 국정운영 철학보다 가족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다. 과거의 잘못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는 것이다. 또, 선거를 하는 이유는 국가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내년 대선에는 향후 5년을 이끌고 나갈 새로운 정부가 탄생한다. 5년 전에는 최순실 사건으로 얼룩진 국정에 대한 실망으로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통해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였다.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하에 탄생한 정부였지만, 지난 5년의 국정평가는 내년 3월 9일 국민들이 직접 내려 줄 것이다. 경제 침체와 사회의 양극화 심화, 아파트 가격의 급등으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 최악의 청년실업 등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산적해 있다. 내년 탄생할 새로운 대통령은 내편만의 이념구현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나라 발전과 모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나 혼자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
2021-12-29 16:54:042017년 "거래소 폐쇄 의견도 논의" 2021년 "9월에 다 폐쇄될 수 있다" 2009년에 등장한 비트코인 12년째 질긴 생명력 이어가 어른들, 청년층에 훈계보다 선제적 안전판 마련 나서길 [파이낸셜뉴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가상화폐 거래소가 200개가 있지만 다 폐쇄가 될 수 있다. 9월에 갑자기 폐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답변에서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암호화폐 또는 가상화폐) 투자자들로선 까무라칠 일이다. 정말 다 문을 닫을까? 2017년에도 정부는 폐쇄 운운했다. 하지만 공수표에 그쳤다. 그로부터 4년 뒤. 이번엔 정말 거래소가 문을 닫을까. 글쎄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둔 더불어민주당이 최대 장벽이다. 은 위원장이 이 장벽을 돌파할 수 있을까? NO! ◇1막: 2017~2018년 문재인정부 첫해인 2017년 하반기에 비트코인 광풍이 불었다. 덩달아 정부도 바빠졌다. 연말 정부는 '가상통화 특별대책'을 내놨다.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를 도입하고 불법행위에 법정최고형을 구형한다는 내용 등이다. "법무부는 가상통화 거래소 폐쇄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건의했다"며 "향후 거래소 폐쇄 의견을 포함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열어 놓고 대응 방안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는 대목도 보인다. 이어 박상기 당시 법무장관이 2018년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한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고, 거래소 폐쇄까지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시장에서 난리가 났다. 비트코인 세대인 20∼30대 청년들의 반발이 컸다. 급기야 얼마뒤 정부는 "법무장관이 언급한 거래소 폐쇄 방안은 향후 범정부 차원에서 충분한 협의와 의견조율 과정을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해명하는 자료를 냈다. 한 발 물러선 셈이지만, 그렇다고 거래소 폐쇄 아이디어가 쓰레기통에 처박힌 것은 아니다. 박상기 장관으로선 억울한 측면도 있다. 거래소 폐쇄 이야기를 불쑥 꺼낸 게 아니라서다. 이미 보도자료에 나온 걸 한번 더 강조했을 뿐인데 여론의 반응은 확 달랐다. 장관이라는 자리가 갖는 무게가 그렇게 달랐다. 당시 최흥식 금융감독원장도 구설에 올랐다. 최 원장은 2017년 말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결국 (비트코인) 거품이 빠질 것"이라며 "내기를 해도 좋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을 도박이라고 비판하던 금융당국의 수장이 스스로 내기를 걸었으니 여론이 들끓을 수밖에.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2018년 초 국회 정무위에서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를 전면 폐쇄하거나 불법행위를 저지른 거래소만 폐쇄하는 두 가지 방안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예나 지금이나 금융당국이 가상자산을 보는 시각은 부정일색이다. ◇2막: 2020년~ 작년 초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구촌을 덮쳤다. 미국 등 주요국이 일제히 돈을 풀어 대공황급 위기를 막았다. 하지만 마구 푼 돈은 대가를 치르게 마련이다. 돈도 상품이다. 공급이 늘면 값어치가 떨어진다. 법정화폐의 대안으로 주목을 받는 게 바로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다. 비트코인은 작년 여름 슬슬 오름세를 타더니 가을부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 시작했다. 올들어서도 굴곡은 있지만 상승세가 완전히 꺾인 건 아니다. 덩달아 정부도 바빠졌다. 지난 22일 국무조정실은 4~6월 석 달을 범정부 특별단속기간으로 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때 정부는 두 가지 일정을 강조했다. 먼저 9월24일. 은성수 위원장이 "9월에 갑자기 폐쇄될 수 있다"고 말한 바로 그 날이다. 가상자산 사업자들은 이날까지 일정한 요건을 갖춰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한다. 일정 요건이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등을 말한다. 이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한 의무사항이다. 특금법 개정안은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했다.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세탁 등을 막는 게 목적이다. 이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한국을 비롯한 회원국에 요청한 사안이기도 하다. 개정안은 1년 유예를 거쳐 올 3월(25일)부터 시행됐다. 다만 거래소 신고 등은 9월(24일)까지 6개월 말미를 줬다. 눈여겨 볼 두번째 날짜는 2022년 1월이다. 이때를 기점으로 정부는 가상자산 차익에 세금을 물린다. 관련 소득세법 개정안은 작년 정기국회에서 통과됐다. 한 해 250만원 넘게 벌면 양도차익에 20% 세금을 매긴다. 이제 공은 은행으로 넘어갔다. 검증 부담을 떠안은 은행이 깐깐하게 굴면 가상자산 거래소가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을 트기가 어렵다. 그런데 요즘 은행들은 라임·옵티머스펀드 사태로 잔뜩 몸을 사리고 있다. 가상자산 스캔들에 휘말릴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다. 은 위원장의 '폐쇄' 발언은 은행에 주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대형 거래소 4사(빗썸·코인원·업비트·코빗)는 살아남을 공산이 크다. 그러나 군소 거래소들은 목숨이 위태롭다. 투자자들도 비상이 걸렸다. 은 위원장은 "가상자산에 투자한 이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 설명자료(2021년 4월22일)에 따르면 가상자산 사업자 수는 100~200여개로 추산된다. 가상자산 사업자는 거래업자, 보관관리업자, 지갑서비스업자를 말한다. 이 중 거래업자(거래소)만 100여곳에 이른다. ◇보호는 없지만 세금은 내라? 은 위원장의 강경 대응 방침은 일견 이해할 만하다. 누가 봐도 가상자산 시장엔 거품이 끼었다. 언제 푹 꺼질지 모른다. 금융당국이 경고음을 울리는 것은 바람직하다. 박상기·최종구·최흥식·은성수의 발언에서 보듯 거래소 폐쇄는 아직 살아 있는 카드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 보자. 세금은 걷으면서 투자자 보호는 내 알 바 아니라는 태도가 과연 옳은 것인가. 내 눈엔 모순이며 정부의 오만으로 비친다. 갱단도 보호를 대가로 수금하는데, 정부가 이래서야 쓰나. 손실을 보전하란 얘기가 아니다. 주식처럼 가상자산 투자에서 돈을 잃으면 100% 본인 책임이다. 아무리 '경험치' 낮은 20~30대라도 이걸 모를까. 중뿔나게 어른이 나서서 가르칠 필요조차 없다. 다만 주식·채권·사모펀드·파생상품 시장과 마찬가지로 가상자산 시장에도 최소한의 룰이 필요하다. 이미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 규모가 전통 증시를 넘어섰다. 아무리 눈엣가시라도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무자격 거래소를 퇴출할 때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마구잡이 코인 상장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장차 코인이 어디로 튀든 투자자 곧 납세자를 위해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정부의 책무다. ◇대선·정치가 변수 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암호화폐 정책, 그때도 틀렸고 지금도 틀렸다"고 비판했다. '그때'는 2018년 박상기 장관 발언, '지금'은 2021년 은성수 위원장 발언을 뜻한다. 이 의원은 투자자 보호를 외면한 과세에 대해 "청년들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웅래 의원 역시 22일 페이스북에서 "내년부터 20% 양도세를 걷겠다면서 최소한의 투자자 보호조차 못 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은 위원장의 발언을 걸고 넘어졌다. 노 의원은 "가상화폐를 미래 먹거리로 활용할 생각은 안 하고, 투기 수단으로 폄훼하고 규제하는 것은 금융권의 기득권 지키기이자 21세기판 쇄국정책"이라고 비꼬았다. 1991년생 전용기 의원은 아예 은 위원장의 발언을 "기성세대의 잣대로 청년들의 의사결정을 비하하는 명백한 ‘꼰대’식 발언"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전 의원은 “금융위원장의 경솔한 발언에 상처받은 청년들께 죄송의 말씀 올린다”며 대신 사과했다. 민주당은 23일 비상대책회의에서 "당 차원에서 청년세대에게 가상화폐 투자가 불가피한 현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과, 소통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말했다(최인호 수석대변인). 4·7 보궐선거에서 청년층은 민주당을 버렸다. 야당 국민의힘은 반사이익을 얻었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청년 민심을 겨냥한 양당의 러브콜은 필연이다. 경제·금융도 결국은 정치의 영역이다. 정치가 목소리를 내면 가상자산 정책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비트코인의 운명 가상자산의 운명을 누가 알겠는가. 비트코인·도지코인 낙관론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모르고, 비관론자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모른다. 확실한 건 2009년에 모습을 보인 비트코인의 생명력이 생각보다 길다는 것이다. 이럴 땐 성급한 판단보다 추이를 지켜보는 게 상책이 아닐까. 비트코인 투자를 장려할 필요도 없고, 거래소를 폐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을 필요도 없다. 대신 금융당국이 진짜로 해야 할 일이 있다. 가상자산 시장 덩치가 산만큼 커졌다. 자칫 금융 시스템 리스크를 부를까 걱정이다. 장기 폭락에 대비한 선제적인 스트레스 테스트를 금융당국에 권한다. paulk@fnnews.com 곽인찬 논설실장
2021-04-23 17:5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