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4조원대에 이르는 불법 도박사이트 자금을 세탁하기 위해 IT업체까지 설립, 중소벤처기업부 인증서까지 받아 낸 기업형 도박사이트 운영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이들은 이렇게 번 돈으로 스포츠카와 명품을 구입하고 도박사이트 운영사무실로 이용하기 위해 캄보디아에 3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매입했다. 울산경찰청은 도박 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도박사이트 운영 총책 40대 A씨 등 13명을 구속하고 37명을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 일당은 2019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해외에 서버를 두고 필리핀, 태국 등 외국과 인천, 부평 등 국내에 컴퓨터 등을 갖춘 사무실에서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이 도박사이트에서 오고 간 판돈의 규모는 약 4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불특정 다수에게 '지금 가입하면 포인트 지급' 등이 담긴 문자메시지 등을 무작위로 보내거나,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도박사이트를 홍보하며 회원들을 모집했다. 도박 참여자들이 회원으로 가입하면 해외에서 중계되는 카지노, 불법 스포츠토토 등에 돈을 걸게 했다. 이들은 또 자금 흐름을 감추기 위해 회원들이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현금을 사이버머니로 바꾸게 한 뒤 가상계좌를 통해 도박사이트를 이용하도록 했다. 이들은 이런 시스템을 갖추고자 애플리케이션 개발사나 결제대행사(PG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영입한 후 개발사, PG사 등 IT 업체 3곳을 직접 설립하고 가상계좌 수만 개를 만들었다. 실제 이들이 설립한 IT 기업 중 1곳은 정관을 두고 주식을 발행하는 정상적인 기업인처럼 운영돼 중소벤처기업부 인증 '혁신성장형 벤처기업 확인서'까지 받았다. 이들은 회원들이 도박으로 잃은 금액의 최대 30%를 챙겨 최소 300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수익금을 일당인 상품권 취급업자 계좌에 넣어뒀다가 세탁한 후 현금화했다. 상품권 취급업자가 상품권 구매를 목적으로 인출 요청을 하면 은행이 큰 제약 없이 인출을 승인하는 점을 노린 것이다. A씨 등은 범죄수익금으로 아파트와 스포츠카, 명품 시계 등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의 계좌 분석 등을 통해 부동산과 명품, 예금 등 총 100억원 상당을 기소 전에 추징 보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이 크다 보니 캄보디아에 3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매입한 후 100명 정도가 숙식하면서 환전팀, 보안팀 등 업무를 나누고 사무실을 운영하기도 했다"라며 "수익금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에 검거한 총책 외에도 필리핀 인터폴과 이민국 공조를 통해 올해 7월 필리핀 현지에서 해외 총책을 검거해 현재 송환 절차를 진행 중이다. 또 도박사이트 이용자 중 신원이 확인된 107명을 도박 혐의로 입건했다. 이 중에는 청소년도 있으며, 과거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려 구속된 저축은행 직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해외 도피 중인 나머지 운영진을 끝까지 추적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라고 밝혔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4-11-14 15:15:58[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인을 통해 딸 다혜씨에게 거액을 송금했다는 의혹에 대해 "돈 세탁을 하려고 한 사람이 무슨 자기 실명을 적어서 송금을 하느냐"라며 "돈 세탁이라면 벌써 지금 기소됐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5일 조 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여사가 올 초 지인을 통해 딸 다혜씨에게 5000만원을 송금한 일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양산(문 전 대통령 사저)에 왔다 갔다 하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물었더니 당시 김 여사가 은행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어서 지인에게 송금을 부탁한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당시 문 전 대통령 자택에서 은행으로 가는 길에 극우단체가 엄청나게 시위를 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김 여사가 나이가 들어 그런지 또는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전화기로 송금하는 일을 잘 못한다. 그래서 김 여사가 아는 분을 불러 '딸에게 송금해야 하는데 이런 상황이다. 바깥에 너무 시끄럽고 은행에 가면 (시위대가) 따라올 테니 대신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으로부터 김 여사가 지인에게 부탁하면서 '내 이름을 넣어주세요'라고 언급했다고 들었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검찰도 이 같은 전후 사정을 다 알 것"이라며 "대리송금을 해준 사람도 이미 불러 조사했을 텐데, 앞뒤 다 빼고 '5000만원을 송금했다'며 '뭉칫돈', '돈세탁'이라는 보도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돈세탁을 하는 사람이 왜 자기 이름을 적겠나"라고 꼬집으며 "거두절미하고 '5000만원 송금', '뭔가 숨겨둔 돈을 몰래 넣은 것 같네' 이런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고 질타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9-05 13:35:08[파이낸셜뉴스] 수사기관 등을 사칭하며 피해자들에게 수억 원을 가로채고 환전소를 통해 범죄 수익을 세탁한 보이스피싱 조직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부산경찰청은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보이스피싱 조직의 국내 총책인 중국 국적 A씨(30대)와 운반책, 수거책 등 총 11명(구속 5명·불구속 6명)을 검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 중 5명은 중국 국적의 외국인이었으며, 이 중 3명은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월~3월 사이 검사, 금융기관을 사칭하거나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피해자 9명에게 총 2억 7000만 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다. 조사 결과 이들은 피해자들로부터 가로챈 돈을 환전소에서 위안화로 세탁하고, 총책의 해외 계좌로 송금했다. 해당 수법은 금융 당국의 조사가 어려워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송금 수단으로 활용되는 방법이다. 지난 3월 피해자 신고를 받은 경찰은 부산에서 수거책을 붙잡아 일당의 접선지를 파악했다. 경찰은 이들이 경남 창녕과 창원 등에서 현금을 수거해 부산역 물품 보관함을 거쳐 서울의 최종 수거책에게 전달하는 것을 확인하고 검거했다. 경찰이 범죄 수익을 위안화로 세탁한 환전소를 압수수색한 결과, 거래 내역이나 장부 기록 등이 업는 불법 거래소임이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중국 총책에게 범죄 수익을 넘긴 국내 총책과 의류배송업으로 위장해 돈을 세탁한 환전책 2명도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피해액 중 1억 원 상당을 회수하고 일당을 검찰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당의 중국 계좌를 확인했으며, 해외 총책도 추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2024-07-17 11:15:45[파이낸셜뉴스] '투자 리딩방' 등을 통해 신종 투자사기를 벌인 조직의 범죄수익금 수십억원을 자금세탁해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신종사기 자금세탁책 일당 8명을 특정경제범죄법(사기),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닉 및 가장) 혐의로 검거하고 이 중 6명을 구속해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상품권 매매 법인을 허위로 설립한 뒤 입금받은 피해금을 현금으로 세탁해준 혐의를 받는다. 이들 조직은 사기 피해금을 세탁하기 위해 상품권 업체들과 공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설립한 A 업체는 사기조직이 전달한 피해금을 수표로 출금한 뒤 실제 상품권 업체 B에서 상품권과 교환했다. 이후 또 다른 C 업체에게 상품권을 전달했고, C 업체는 다시 상품권을 A 업체에게 전달하고 현금을 받았다. 이 현금은 현금 수거책과 자금세탁총책을 통해 사기조직으로 넘어갔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허위의 상품권 매입·매도 영수증을 작성하고 상품권 업체 방문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촬영해 놓는 등 정상적인 업체를 운영하는 것처럼 가장했다. 이들이 세탁해준 사기 피해금은 해외에 거점을 둔 조직의 범행으로 파악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오픈채팅방을 통해 "최소 50% 이상 수익률 보장", "저가에 주식을 매입해 300~600%의 안정적 수익 가능" "코인 거래사이트 투자시 큰 수익 창출" 등으로 투자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기조직은 유명 투자 전문가를 사칭하거나 유튜브 주식방송을 통해 신뢰를 쌓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부업 알바사기, 금·오일 투자사기, 인공지능(AI) 이용 투자사기, 로맨스형 사기 등 신종 악성 사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피해자는 총 86명, 피해금은 9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기조직의 법인계좌 4개를 추적해 자금세탁한 피해금 총 420억원을 특정, 범죄수익은닉법을 적용해 추가 피해자를 확인하고 있다. 해외 체류 중인 사기조직 등 공범은 아직 특정되지 않았다. 베트남으로 도피한 자금세탁 총책 1명과 현금 수거책 1명을 포함해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를 통해 추적할 예정이다. 자금세탁 조직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현금 22억원, 람보르기니 등 차량 4대, 명품시계 등 총 28억3968만원의 범죄수익은 압수됐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각종 신종사기 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올해 최우선 목표로 선정해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다"며 "SNS에서 '유명 투자자'라고 접근하거나 재택 아르바이트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유혹하는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3-18 16:29:37[파이낸셜뉴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내 이름을 돈세탁에 그만 사용해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9일 전우원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을 통해 “회사 관련해서 배당금을 돌려받으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내 이름이 그만 사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씨는 이날 방송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된 비상장 회사 주식 ‘웨어밸리’를 언급하며 “배당금은 아버지인 전재용씨에게 가고, 관련 서류는 박상아씨에게 가게 돼 있다”며 “내 동의를 받지 않은 주식 거래가 이뤄졌고, 이에 대해 확인하려 하니 ‘보지 못한다’고 막고 있다”고 말했다. 전씨는 “실질적인 피해가 없으니 관련 서류를 제공할 수 없다고 하는데, 전재용 씨가 이전에도 내 이름으로 된 (차명) 재산에 대한 세금을 안 냈고, 그 피해가 또 발생할까 봐 우려된다. 혹여라도 내 이름이 도용된 회사로 인해 세금이 나오면 난 낼 여력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손수삼씨에게 부탁드린다”며 “제발 내 이름으로 된 그 주식을 팔아 달라. 그러면 그 돈을 기부하고, 좋은 일에 쓰겠다”고 말했다. IT업체 웨어밸리는 전씨의 부친인 전재용씨가 대표로 있다가 현재 전 전 대통령 최측근인 손수삼씨가 운영하고 있다. 전우원씨는 웨어밸리 지분 7%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웨어밸리 측이 전우원씨에게 지급했다는 배당금 1억6000만원이 지급되지 않았다는 게 전씨의 설명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5-22 19:16:20[파이낸셜뉴스] 범죄수익금으로 골드바로 매입한 뒤 다시 환전하는 등 4차에 걸친 돈세탁을 일삼은 보이스피싱 조직원 12명이 붙잡혔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강북경찰서(정재일 서장)는 보이스피싱 중간관리 조직원 12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3명을 구속했다. 그 과정에서 1억원 상당의 골드바 및 현금을 압수해 피해자에게 돌려줬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4월까지 피해자 9명의 휴대 전화에 악성 앱을 설치하고 저금리 대환 대출을 핑계로 4억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해외 콜센터의 지시를 받아 국내에서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세탁해 국외로 송금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세탁 방식은 △피해금으로 골드바 매입 △골드바를 수거해 현금으로 환전 △현금 수거 및 전달 △해외 송금 등 4차에 걸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최초 보이스피싱 의심 신고 접수 후 1차 현금수거책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피해금으로 골드바를 매입해 2차 수거책에게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고, 조직적인 범죄수익금 세탁 수사에 나섰다. 경찰 수사 결과 골드바를 받아 현금으로 환전한 2차 수거책 조직원 중에는 10대 청소년까지 포함돼 있었다. 경찰은 "이들은 해외 조직원들과 위챗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대화 및 범행 지시를 받고 있었다"며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청소년들까지 범행에 가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은 절대로 전화나 문자로 자금 이체를 요구하는 경우가 없는 만큼 무작위로 보내지는 대출·투자 안내 메시지, 금융 정보 입력을 유도하는 URL(인터넷 주소 링크)은 누르지 않고 무시할 것"을 당부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3-04-10 09:28:26[파이낸셜뉴스] 고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 등 범죄 의혹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발한 손자 전우원씨가 일가 비자금에 대한 폭로를 이어갔다. 전우원씨의 폭로에 따르면 비자금은 우선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호원에 전달돼 웨어밸리라는 회사 설립으로 이어졌다. 이후 회사의 비상장 주식과 자산이 전씨 본인과 친형인 전우성씨에게로 양도가 됐다고 한다. 이어 해당 주식과 자산은 자신의 새어머니인 박상아씨에게로 양도됐다고 한다. 이는 지난 2016년 아버지인 전재용씨(전두환의 차남)가 노역을 하고 나와 돈이 없다면서 양도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실제 전재용씨는 지난 2016년 탈세 혐의로 확정된 벌금을 내지 못해 교도소에서 청소하며 벌금을 감액받은 바 있다. 당시 전재용씨는 일당이 400만원으로 알려지면서 '황제노역'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다만 전우원씨는 비자금이 경호원에게 전달된 부분과 새어머니인 박상아씨에게 양도된 주식과 자산이 아버지인 전재용씨로 넘어간 부분은 증명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친모인 최모씨와 관련해 전우원씨는 "제 친모 최ㅇㅇ씨는 주변 지인들과 가족들을 이용해 비자금 세탁을 해왔다"며 "주변 지인들을 철저히 조사하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모친은) 암 수술을 여러 번 받았다. 어머니를 사랑하지만 돈세탁은 금융범죄"라며 "전두환 일가가 어떻게 돈을 세탁하는지 제 어머니만큼 잘 아시는 분이 없다. 공범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전재용씨가 박상아씨와 바람 피우는 걸 쉬쉬해주는 대신 최소 수십억이 되는 비자금을 장기간에 걸쳐 받아왔다"며 "어머님의 입막음을 위해 친가 측에서 어머님께 해를 가할 수 있다. 어머님의 안전을 보호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에 범죄자인 가족을 보호하기 시작하면 사회에 정의는 사라진다. 오직 이 길 만이 그들의 죄를 밝힐 방법"이라며 "욕먹을 각오는 이미 했다. 부모를 버린 패륜아라고 불러달라.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라고 말해달라. 저는 그 어느 때보다 침착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미국 뉴욕의 한 회계법인에 근무 중이라고 밝힌 전우원씨는 현재 퇴사 절차를 밟고 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3-03-16 12:42:51[파이낸셜뉴스] 미국 검찰이 돈세탁 혐의 등으로 조사 중인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경영진 등에 대한 기소 여부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이(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 등에 따르면 미 검찰은 자금세탁 및 자산 회수과(MARS), 시애틀의 워싱턴 서부지방검찰청, 국가 암호화폐 집행팀 등 3개 팀이 2018년부터 돈세탁 및 불법 송금 혐의로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그러나 혐의 입증을 두고 수사에 참여한 검사 간 의견이 갈라지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최소 6명의 연방 검사는 이미 수집된 증거로 자오창펑 등 경영진에 대한 범죄 혐의 입증이 가능하다고 한 반면 다른 검사들은 더 많은 증거를 검토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소식통들은 검찰이 자오창펑 CEO와 다른 임원들을 조사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최종 기소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계 3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였던 FTX 붕괴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에 빠진 점도 바이낸스와 경영진에 대한 기소를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다. 바이낸스는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로 FTX가 붕괴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지배력이 이전보다 강해졌다. 바이낸스의 변호인단인 미국 로펌 깁스 던 변호사들은 최근 몇 달간 검찰과 수사에 관해 논의한 자리에서 기소는 침체에 빠진 가상자산 시장에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바이낸스는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이후 미 국세청 출신들을 대거 영입하고, 대형 로펌을 선임해 검찰 수사에 대응해 왔다. 미 언론에서는 검찰이 궁극적으로 바이낸스와 경영진을 기소할 수도 있고 양측간 합의를 통해 형을 낮출 수도 있으며, 기소 없이 사건을 종결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앞서 미 언론들은 바이낸스가 FTX 사태 이후 공개한 재무구조가 미심쩍다는 비판을 해왔다. 지난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지난 한 달 동안 암호화폐 월렛 주소에 대한 세부 정보를 공개하고, 외부 회계법인을 고용해 고객들의 코인을 회사가 보유하고 있다는 ‘준비금 증명 보고서’(proof of reserve report)를 발표했다. 바이낸스는 당시 "준비금 증명 보고서는 우리가 보관 중인 모든 고객들의 자산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며 "고객 자산을 1대 1로 커버할 수 있는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바이낸스의 최근 행보가 투자자들의 모든 의문을 풀어주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미 상장기업 회계감독위원회 수석 감사관 출신 더글러스 카마이클 뉴욕 바루크 대학 회계학 교수는 “이 보고서가 투자자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없다"며 "보고서는 단지 회사 자산이 담보로 블록체인에 존재하며 바이낸스의 통제 아래 있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라고 말했다. WSJ는 바이낸스가 발표한 준비금 보고서는 글로벌 회계법인인 마자스의 남아프리카 자회사가 작성한 5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로 감사보고서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 보고서는 마자스가 바이낸스의 요청에 따라 작성했으며 재무상에 대한 어떤 의견이나 결론도 없다고 지적했다. WSJ는 "이는 마자스가 보고서에 담긴 수치를 보증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새로운 의혹을 불러왔다. 보고서에 기재된 바이낸스의 부채와 자산은 각각 59만7692개의 비트코인과 58만2486개의 비트코인으로 나와있는데, 부채가 자산보다 3% 많았다. 이는 바이낸스가 주장한 것처럼 고객 자산 대비 준비금이 1대 1로 충족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환산하면 부채는 2억4500만달러에 달한다. 미 럿거스대학의 할 슈뢰더 회계학 교수도 “정확한 장부와 기록 보관 시스템 등 바이낸스의 내부통제 수준에 대한 정보가 없다면 이 보고서는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2-12-13 09:22:50【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미국이 러시아의 가상 자산 자금 세탁을 더욱 더 강력하게 제재한다.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의 러시아 경제제재를 피하기 위해 가상 자산을 활용한다는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서다. 또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유럽연합) 등과 연합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가하고 있는데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증가한 국가를 2차 제재하는 법안도 새로 만들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재무부는 러시아가 가상 자산을 활용해 자금세탁을 하는 것을 막겠다는 입장을 이날 또 한번 확인했다. 이날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강화 논의를 위해 미 재무부를 소집한 자리에서다. 이 자리에서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은 가상자산을 활용한 러시아의 자금세탁 가능성을 재무부에 물었다. 이에 엘리자베스 로젠버그 미국 재무부 테자금 담당 차관보는 "러시아가 가상자산을 활용해 대 러시아 경제제재를 회피할 수 있다"고 확인했다. 서방의 경제제재를 회피하고 최소 수억 달러를 세탁하기 위해 가상자산을 이용한 북한처럼 러시아도 이런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미국은 이미 러시아에 기반을 둔 다크넷 마켓 히드라(Darknet Market Hydra)와 가상자산 거래소인 가란텍스(Garantex)를 제재했다. 러시아가 이 기관들을 회피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또한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가 가상자산을 세탁하기 위한 믹서(암호화폐를 쪼개 누가 전송했는지 알 수 없도록 만드는 기술) 에 대한 제재도 계속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워렌 상원의원이 미국의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미국 재무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미 재무부 조치에 대해 코인베이스의 최고 법률 책임자인 폴 그레왈(Paul Grewal)은 "재무부가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고 말했는데 로젠버그 차관보는 "효과적이다"고 받아쳤다. 이어 그는 "가상자산을 활용한 러시아의 돈세탁을 미국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미국 상원은 미국 등 G7(주요 7개국)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를 신속히 도입하기로 한가운데 가격 상한을 초과한 금액에 원유를 구매하거나 수입 물량을 늘리는 경우 2차 제재를 가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산 에너지 가격이 내려가면서 수입량을 늘린 것을 사실상 겨냥한 것인데 가격 상한제에 동참하지 않거나 수입 물량을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보다 줄이지 않을 경우 중국과 인도는 미국의 2차 제재 대상이 된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2-09-21 08:27:12[파이낸셜뉴스] 최근 북한의 가상자산 절도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 정부의 관계자가 가상자산 시장에 적절한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가상자산을 이용해 세계 각국의 경제 제재를 우회한다고 보고 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앤 뉴버거 사이버·신기술 담당 부보좌관은 9일(현지시간) 미국외교협회(CFR)가 주최한 좌담회에서 가상자산과 북한을 언급했다. 뉴버거는 "우리는 디지털 자산을 금융 거래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산업을 허락게 하는 혁신을 일으킬 기회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또 다른 측면에서, 우리는 일부 리스크도 잘 알고 있다"면서 "랜섬웨어 사용자나 북한 같은 국가에서 가상자산을 불법적으로 이용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가상자산 생태계를 제재 회피의 원천으로 사용한다"고 비난했다. 앞서 베트남 게임 기업 스카이 마비스는 지난 3월 말 발표에서 자사가 운영중인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 게임(엑시 인피니티)에서 대규모 해킹이 발생했다고 알렸다. 해킹으로 6억달러(약 7460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이 사라졌다. 미국은 해당 사건의 배후로 북한과 연계된 해커 조직 ‘라자루스’를 지목하고 지난달 14일과 22일에 해당 조직이 사용한 가상자산 지갑 4개를 제재해 자산 동결을 시도했다. 그러나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23일 보도에서 가상자산 추적 업계를 인용해 북한이 제재에도 불구하고 훔친 가상자산을 빼돌렸다고 알렸다. 뉴버거는 9일 해당 사건 역시 언급했다. 그는 "북한은 (이런 범죄를 통해) 미사일 프로그램을 진전시키며 역내뿐 아니라 국제적 위협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은 불법 자산일 경우 취소하도록 고안될 수 있다"며 "우리가 가능한 기준으로 접근할 수 있는 한, 이 같은 기능을 요구하는 것이 전략적 차원에서 위험을 줄이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뉴버거는 가상자산을 이용한 돈세탁 방지가 중요하다며 가상자산으로 제재 대상의 돈세탁을 돕는 이른바 ‘믹서’ 기업 역시 제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일로 미국 정부는 단체인 가상화폐 거래소뿐 아니라 불법적 거래가 존재한다면 믹서까지 추적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05-10 09:54:17